All Chapters of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Chapter 511 - Chapter 520

1132 Chapters

제511화 선진 그룹을 찾은 진희수

이에 진희수는 목놓아 울기 시작했고, 청순한 스타일링까지 더해 보기만 해도 보호 본능을 자극했다.심지안은 팔짱을 끼고 빨간 입술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어떻게 보면 진희수와 심연아 같은 여자도 참 대단했다. 수도꼭지도 아니고 어떻게 툭하면 울음을 터뜨릴 수 있냐는 말이다.성연신은 진희수를 보더니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위로금으로 3개월 급여 준다고 해.”흠칫 놀란 진희수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대표님, 돈을 달라는 게 아니라...”“아닌데 왜 울어?”어제오늘 두 번 만났는데 그녀는 다 울고 있었다.한 번 울면 동정심이라도 유발하지만, 회수가 잦아지면 짜증밖에 더 나지 않겠는가?게다가 직장에서 울고불고하는 여자는 딱 질색이다.“전 보광 중신에 남고 싶어요. 열심히 일할 테니까 제발 자르지 마세요, 네?”진희수가 간곡하게 애원했다.“그쪽 오빠가 성형찬과 손잡고 우리를 고소한다는데 희수 씨를 스파이라고 충분히 의심해볼 만한 상황 아닌가요? 그리고 당신 아버지와 성형찬은 한패가 되어 남의 등을 처먹으려고 하잖아요. 이러든 저러든 서로 적대시하는 관계인데, 굳이 희수 씨를 남길 필요가 있을까요?”심지안이 성연신의 뒤에서 불쑥 튀어나와 조리 있게 분석하며 따졌다.그럴싸한 가정에 반박할 여지가 전혀 없었다.그녀를 노려보는 진희수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저년이 아까부터 일부러 숨어서 자신이 망신당하는 꼴을 지켜보고 있었단 말인가?“지안 씨, 우리 오빠와 아빠 때문에 업무에 영향 주는 일은 없을 거로 장담할게요.”“정정할게요, 지안 씨가 아니라 사모님이라고 불러주세요.”심지안은 미소를 살짝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권고사직 관련 사유는 이미 전달했고, 보상으로 위로금도 주겠다고 했잖아요. 아직 볼 일이 남아서 이 정도로 협의하는 거로 합시다. 그래도 납득이 안 간다면 고소하세요.”다시 말해서 더는 그녀와 말을 섞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현재 상황에서 볼 때 회사 측은 적절한 해결 방안을 제시한 셈이다. 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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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임시연의 비밀

심지안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황당한 말투로 물었다.“2억이요?”“네, 맞아요.”“희수 씨가 2억 원의 값어치를 하는 것 같아요?”정녕 생각을 거치고 이런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지 궁금했다.“물론이죠.”진희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심지안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이유는?”“제가 보광 중신에 입사하지 않으면 성가신 일도 덜 시달릴 거예요. 회사에 기웃거릴 때마다 지안 씨는 위기감을 느낄 테니까.”그녀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럼 입사해보든가.”심지안은 고개를 숙여 모니터만 바라보고 그녀를 무시했다.“정말 하나도 두렵지 않아요?”“어차피 입사할 수 없는 상황인데 2억까지 주면 괜한 짓 아닌가요? 바보도 이런 바보가 있나요?”심지안이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아직 말이 안 끝났어요!”진희수가 되레 발끈하며 외쳤다.“네, 얘기하세요.”“3년 전 성원그룹에 면접하러 간 적이 있는데, 제 의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돈을 챙겨주면서 가보라고 했죠.”심지안이 흠칫하더니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나도 모르는 사람인데 임시연의 사진을 몇 장 주면서 비슷하게 스타일링해서 면접 보라고 하더라고요.”“그래서요?”“그 사람이 임시연과 한패일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죠. 아니면 임시연을 위해 일해주거나.”심지안은 임시연이 결코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진작에 들었지만, 몇 년 전부터 계획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작 성씨 집안에 시집가려고 이렇게 먼 길을 돌아왔단 말인가?어쩌면 또 다른 거대한 음모가 숨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곰곰이 되씹을수록 소름이 돋았다.심지안은 저도 모르게 등골이 서늘했다.“그 사람 어떻게 생겼어요? 이름은 뭐죠?”진희수는 강하게 밀어붙였다.“이름이 뭔지는 몰라요. 하지만 어떻게 생겼는지 알려줄 수 있는데 전제는 2억을 먼저 주는 거죠.”“나한테 거짓말하는지 어떻게 알아요?”“그때 녹음했거든요.”심지안은 넋을 잃고 말았다.“2억이 왜 필요하죠?”진희수의 눈에 별안간 분노와 슬픔이 차올랐다.“집에서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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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살해

성연신은 잠깐의 침묵을 끝으로 입을 열었다.“아마도 헛소리일 가능성이 커요.”임시연은 사생활이 깔끔한 편은 아니지만, 뒤를 봐주는 사람이 딱히 없었다.게다가 시골 출신이라서 어둠의 세계에 몸담은 세력과 접촉할 기회는 드물었다.만약 약간의 낌새라도 있다면 5년 전에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심지안이 발끈하면서 말했다.“그럼 지금 와서 저랑 같이 녹음 파일 확인해요.”“알았어요, 급한 일만 마무리하고 30분 뒤에 도착할게요.”“네.”진희수가 떠난 지 얼마 안 되었으니까 왕복하는데 30분 정도 걸릴 것이다.15분 뒤, 진희수는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었다.“빠른데요? 집에 가서 가져온 게 아닌가 봐요.”“당연하죠, 이렇게 중요한 물건을 집에 둘 리가 있나요?”심지안도 그녀의 말에 수긍했다.“올라와요.”“지안 씨가 내려와요. 공공장소에서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회사 맞은편에 있는 카페 어때요?”“좋아요.”심지안이 흔쾌히 동의한 이유는 그렇게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만약 진희수가 꿍꿍이를 꾸민다고 해도 공공장소에서는 불리하기 마련이니까.심지안은 옷걸이에 걸어 놓은 정장 재킷을 챙겨서 회사 로비를 나섰고, 맞은편에 긴장한 표정으로 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진희수를 한눈에 발견했다.진희수가 손을 흔들자 심지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길을 건너려고 했다.이때, 빨간불임에도 불구하고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느닷없이 진희수를 들이받았다.진희수의 몸이 공중으로 붕 날아오르더니 바닥에 쿵 하고 떨어졌다.검은색 승용차는 만에 하나라도 숨이 붙어있을까 봐 그런지 아예 그녀를 깔고 지나갔다.심지안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마치 뼈가 우두둑하고 부러지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싶었다.진희수는 기괴하게 뒤틀린 자세로 바닥에 누워 있었고, 온몸에서 시뻘건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눈길은 마침 심지안이 서 있는 방향으로 향했는데, 두 눈에 채 가시지 않은 공포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사고 장면은 그야말로 끔찍했다.심지안은 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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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살인 혐의

그 말을 들은 경찰은 창백한 안색의 심지안을 바라보며 동료에게 증거를 수집한 봉투를 가져오라고 했다.휴대폰을 몇 분 동안 만지작거리더니 마침내 심지안과 진희수의 통화 기록과 4천만 원이 입금되었다는 알림을 찾았다.“심지안 씨, 저희랑 경찰서로 가서 진술서를 작성해 주세요.”“제가 한 게 아니에요!”심지안은 절박하게 해명했다.이때, 진성태는 사방에 침을 뱉으며 버럭버럭 호통쳤다.“당신 말고 있을 리가 없어. 어제 우리 희수가 성씨 집안 안주인 자리를 뺏어갈까 봐 질투했던 거잖아!”“그 입 다물어요.”성연신의 싸늘한 눈빛이 진성태를 향했다.진성태는 깜짝 놀라 부르르 떨더니 씩씩거리며 입을 다물었다.진용택이 의미심장한 말투로 끼어들었다.“설마 찔리는 구석이 있어서 화를 낸 건 아니죠?”성연신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차갑게 식어간 심지안의 작은 손을 꼭 잡고 경찰에게 말했다.“변호사한테 연락할게요.”“네.”변호사라는 말을 듣는 순간 진용택은 온몸이 바짝 긴장했다.경찰차.심지안은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물었다.“나 믿어주는 거예요?”성연신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당연하죠.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녹음기를 확인해보면 모든 게 밝혀질 거예요.”“네...”녹음기가 있는 한 그녀가 거짓말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할 수 있을 테니까....장학수가 경찰서에 도착하자 오지석도 나타났다.진희수의 교통사고 현장이 관할 구역은 아니라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기에 조언 정도밖에 해 줄 수 없었다.자초지종을 전해 듣고 오지석은 그리 심각하지는 않다며 의자에서 일어섰다.“일단 수사에 협조해서 진술서를 작성해. 내가 가서 녹음기를 미리 확보할 수 있는지 경찰과 얘기해볼게.”이곳에 지인은 별로 없지만 안면이 있는 사람은 몇 명 되었다.장학수도 고개를 끄덕였다.“진희수가 다시 찾아왔다는 건 거짓말이 아니라는 가능성이 크다는 뜻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성연신이 기다란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렸고, 잘생긴 얼굴은 먹구름이 드리웠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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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기도

아무리 돈에 눈이 먼 장학수라 할지언정 진성태의 꼴을 보자 비웃음을 금치 못했다.“죽은 지 고작 3시간밖에 안 되었는데, 딸의 죽음을 이용해서 돈을 벌기 급급한 모습이라니, 이런 아버지가 있다는 자체가 너무 비참하군요.”진용택이 맞받아쳤다.“당신이 뭘 알아? 죽은 사람은 부활할 수 없는 법, 살아서 집에 도움이 안 되었으니 죽음으로 힘을 보낼 수 있다면 저승에 가서도 영광으로 생각할 거야.”“호랑이도 제 새끼는 이뻐한다고, 가족은 더더욱 챙겨줘야 하지 않겠어? 네 일거수일투족을 하늘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기억해. 이름이 거창하면 뭐 해? 매번 이름값도 못 하는데, 지은 죄가 너무 커서 업보를 치른 탓에 그렇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은 진용택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진성태가 엄한 목소리로 호통쳤다.“입만 살면 뭐 해? 당신도 사랑하는 아내가 감옥에 갇혀있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겠지?”성연신은 꼿꼿이 서서 턱을 살짝 치켜든 채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물론이죠.”진성태가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조건을 제시하려던 찰나, 성연신이 대뜸 화두를 바꿨다.“이번 사건에 개입한 사람을 찾아낸다면 한 놈도 봐주지 않을 테니까 무사히 넘어가길 기도나 하세요.”진성태의 표정이 돌변하더니 말투도 차갑게 변했다.“지금 겁을 줘도 아무 소용 없어. 굴복하는 게 그렇게 어렵나? 아니면 고작 여자 한 명 때문에 체면 잃을 정도는 아니라는 건가?”그의 예상이 맞는다면 심지안은 성연신의 마음을 어느 정도 사로잡은 사람이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진용택도 맞장구를 치더니 자신만만하게 조건을 내걸기 시작했다.예전 같았으면 진씨 집안에서는 감히 성연신에게 이런 어조로 말을 걸 엄두조차 못 냈을 테지만, 지금은 사업 얘기를 하는 게 아니었다.그는 성연신이 아무리 능력이 있다고 해도 경찰서에서 용의자를 구해낼 정도는 아니라고 굳게 믿었다.입꼬리를 살짝 올린 성연신의 모습은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장학수는 저도 모르게 부르르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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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성연신의 어머니 소식

장학수가 멈칫했다.“그 관계를 잊을 뻔했네.”어르신도 평생 군에 몸담고 계셨으니 많은 공을 세우셨다. 퇴직한 지 몇 년 되셨다. 직위는 없어졌지만, 명망은 여전하셨다.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심지안을 인맥을 통해 빼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 일 것이다.심지안은 통보를 받았을 때 정말 기뻤다. 마침내 불안했던 마음이 진정되는 것 같았다.그녀는 사인을 하러 따라가던 중에 다른 경찰 두 명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들 사이에는 이제 막 자백을 마쳤을 것으로 추정되는 한 여자가 있었다.그 여자는 머리 길이가 허리까지 왔다. 검은색 머릿결이 윤기가 날 정도로 좋아 보였다.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 얼굴을 보진 못했다. 하지만 나이가 어려 보이진 않았다. 분위기가 꼭 부잣집 사모님 같았다.경찰은 동료에게 상황을 설명했다.“공공장소에서 절도했습니다.”“자주 있는 일이잖아. 근데 표정이 왜 그래?”“절도는 흔하죠. 흔하지 않은 건 이 여자가 도둑맞은 사람한테 자기가 훔쳤다고 먼저 알려줬답니다. 그러니 빨리 신고하라고 재촉했답니다. 꼭 빨리 감옥에 가고 싶은 것처럼요.”“... 너무 거만하네.”심지안은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그 여자를 바라보았지만, 그럴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절차를 마치고 경찰서를 나오니 성연신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괜찮아요?”심지안은 고개를 젓다가 또 끄덕였다.“네, 괜찮아요.”단지 그녀는 오늘 놀랐을 뿐이다. 덕분에 배가 살살 아팠다. 아이에게 문제가 없는지 모르겠다.성연신은 눈을 가늘게 떴다.“저 사람들이 괴롭혔어요?”성연신은 경찰을 가리키며 말했다.“아니요. 그냥 몸이 좀 안 좋아서요. 쉬면 괜찮을 것 같아요.”“기사님한테 먼저 지안 씨부터 데려다 달라고 할게요.”성연신은 머뭇거리더니 눈썹을 치켜올리며 진지하게 말했다.“어머니의 행방에 대한 소식을 들어서 가 봐야 해요.”심지안은 깜짝 놀랐다. 이렇게 빨리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바로 동의했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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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병원에 간 것을 들키다

“저 밖에 볼일이 있었어요.”성연신은 핸드폰을 꽉 잡은 채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지안씨가 병원에 갔어요?”“사랑하는 내 손자며느리보다 더 중요한 일이 뭐야?”“어떤 사람이 해신 광장에서 어머니를 봤다고 해서요.”성수광은 잠시 침묵했다.“찾았니?”“아니요. 아마 잘못 본 것 같아요.”“아니면 송씨 가문에서 널 속이기 위해 헛소리를 하고 있을 가능성은 없는 거니?”“할아버지가 어떻게 생각하시든 전 어머니가 살아서 도망쳤다고 믿어요. 절대로 오래전에 돌아가신 건 아니에요.”성수광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그런 뜻이 아니라. 나는 우리 성씨 가문이 평안하길 바랄 뿐이야.”“성씨 가문의 평안과 어머니가 살아계신 건 아무런 관련도 없어요. 애초에 저희가 나약해서 생긴 일이에요.”“됐다. 나도 이 나이까지 살 만큼 살았는데 뭐가 더 무섭겠어. 네가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 이놈의 자식.”성수광은 말하다가 기침했다.기침 소리가 마치 거대한 돌이 심장을 누르는 것처럼 압박감이 있었다.성연신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화제를 바꿨다.“할아버지는 지안 씨가 병원에 갔다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장 의사가 병원에 약이 떨어졌다고 하더구나. 백호한테 다른 병원에 가보라고 했더니 우연히 지안이를 봤대.”“백호 아저씨가 지안 씨한테 물어봤대요?”“아니, 지안이는 통화 중이어서 못 봤을 거야.”“알겠어요. 할아버지 요즘 전우분들하고 밖에 다니지 마세요. 집에서 요양 잘하세요.”“난 상관하지 마라. 어서 지안이한테 무슨 일인지 가 봐. 몸이 어디 불편한지.”“네.”심지안은 돌아가는 길에 성연신의 전화를 받았다.그녀는 핸드폰에 뜨는 번호를 보며 의문이 들었다.“기사님, 길가에 차 좀 세워주세요.”“네.”그녀는 차의 창문을 올려 밖에 시끄러운 소리를 차단했다. 그다음 손가락으로 수락 버튼을 가볍게 터치했다.“어디예요?”성연신이 물었다.“나 유진이하고 같이 있어요. 왜요? 일 끝났어요?”그는 몇 초간 침묵했다.“집에 안 있고 어디를 돌아다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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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내가 너무 잘해줬죠

“어... 나 혼자가 아니라 유진이하고 같이 갔어요.”그녀는 앞뒤 가리지 않고 아프면 병원부터 달려갔다.여기서 문제는 성연신이 예리하다는 것이다. 그녀가 방금 1초라도 머뭇거렸다면 그는 분명 이상함을 눈치 챘을 것이다.“진유진하고 함께 갔다고요?”“네 네. 유진이가 생리불순이라 병원에 같이 가달라고 해서요.”심지안은 약간 죄책감이 들어 코를 만지며 말했다.“아까는 유진이가 옆에 있어서요. 알잖아요. 여자들은 그런거 민망해 하잖아요. 프라이버신데 내가 마음대로 남자한테 말하는 것도 좀 그렇고.”성연신이 눈살을 찌푸렸다.“생리불순?”“네네.”‘유진아 미안해. 베프가 어려운데 이정도는 도와줄 수 있지?’한동안 말없이 서로 바라보기만 했다.밖에는 마지막 석양이 지고 있었다. 집안은 어두컴컴했다. 성연신은 어둠속에 갖힌듯이 온몸에 온기가 하나도 없는 것같았다.심지안은 안절부절못하며 그의 눈을 똑바라 바라볼 수 없었다.“나 먼저 가서 샤워할게요...”말을 마치고 그녀는 겁에 질려 도망쳤다.심지안은 성연신이 자기를 쉽게 놓아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평소와 다른 행동이 묘하게 불안했다.샤워를 절반쯤 했을 때 심자안은 문득 핸드폰을 현관에 두고 가져오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그녀는 서둘러 몸을 닦은 뒤 밖으로 나갔다.하지만 결국 한발 늦었다. 성연신이 이미 현관에서 손에 그녀의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심지안은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본능적으로 뛰어가서 핸드폰을 뺏었다.화면에 고청민과 5분 동안 통화한 기록이 떠 있었다.고청민이 그녀에게 전화했는데 그것을 성연신이 받았다.살려주세요. 어떻게 이런 우연히!심지안은 급하게 설명했다.“고청민이 아마 내가 말한 쥬얼리 제작 문제 때문에 전화한 걸 거예요. 다른 이야기는 나눈 적 없어요.”“고청민이 오늘 오후에 같이 있었다고 하던데요.”성연신이 차갑게 말했다.“네? 불가능해요. 그럴 리가 없어요.”심지안의 마음속에서 고청민은 겸손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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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진희수의 녹음 펜을 갖고 와, 그럼 살려줄지 고민해 볼 테니

심지안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긴 속눈썹이 눈빛을 가리고 있었다. 그녀는 혼자서 웃음을 터트렸다.이것이 그녀가 선택한 것이니 견뎌야 했다.힘든 하루였고 그녀도 지쳐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너무 피곤해서 자고 싶었다.잠을 자면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것이다.다행히 이번 달이 마지막이다.생각하다가 짧은 안도감을 느낀 뒤 더 깊은 고민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성연신은 미친 듯이 차를 몰고 성원그룹에 도착했다.마침 비서가 하반기 기업 프로젝트 계획서를 갖고왔다.성연신은 감히 진성태의 회사가 신청한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성연신은 크게 화를 내며 만년필로 진성태의 이름에 X자를 쳤다.그의 힘이 너무 강해서 종이가 찢어졌다.“지시 사항 통지하세요. 지금부터 성원그룹에서 진성태는 블랙리스트에 넣습니다. 현재 진성태와 협력하고 있는 회사들도 성원그룹과 협력할 기회는 없을 겁니다.”비서는 깜짝 놀랐다. 대표님은 지금 비틀거리는 진성태를 아예 무너뜨리겠다는 것이었다.진씨 가문은 이제 제경에서 살아남기를 바라지 말아야 할 것이다.성연신은 비서를 올려다보았다.“이해가 안 됩니까?”“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처리하겠습니다.”짧은 시간 안에 진성태의 회사는 수많은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을 것이다.직원 전원이 그 자리에서 해고 되었고 실업난에 빠졌다.진성태는 엉망이 된 회사를 보더니 휘청하며 바닥에 쓰러졌다.성연신은 어떻게 이렇게 독할 수 있을까? 수천억을 손해 보게 만든 것으로 모자라 아예 사지로 내몰았다.진성태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성원그룹으로 가서 따져보기로 했다.아쉽게도 맞은편에서 오는 트럭에 치여 사고가 났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구급차에서 생명이 위험하다는 통보를 받았다.성연신은 이 소식을 이진우의 모델하우스에서 들었다.연어회를 먹던 장학수는 큰소리로 웃었다.“쯧, 인과응보야. 벌을 빨리도 받았네.”하지만 그도 변호사가 된 이후로 최소한의 기준도 없는 사건들을 많이 맡았다.다음 날 절에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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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심지안은 그의 것이다

성연신은 눈을 가늘게 뜨며 장학수에게 말했다.“끊어 버려.”“응.”장학수는 1초도 더 낭비하지 않고 재빨리 전화를 끊었다. 그런 다음 핸드폰은 소파에 던졌다.“넌 녹음 펜이 바꿔치기 당했다고 생각하는 거야?”이진우는 궁금해서 물었다.오늘 진희수에게 그런 일이 있다는 걸 다들 알고 있었기에 모두 영문을 몰랐다.“죽은 자는 말할 수 없어. 확실하지 않아.”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렸다. 아무런 소식도 없는 핸드폰을 보니 짜증이 났다.‘바보 멍청이 밤새도록 나를 찾지도 않고 많이 컸네.’손남영은 그의 기분이 안 좋은 것을 눈치채고서 술잔을 들고 그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우리가 1년에 몇 번이나 이렇게 다 모이겠어? 기분 좋게 마시면서 놀자.”성연신의 머릿속엔 온통 심지안 뿐이었다. 애초에 손남영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닥쳐.”“여자 때문에 이럴래?”이진우는 어이가 없었다. 예쁘장한 잘생긴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자기의 좋은 친구가 왜 이렇게 변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는 아직 심지안의 매력을 알지 못했다.하지만 예쁘장한 외모에 분위기는 괜찮아 보였다.고로 여자는 옷과 같고 친구는 손과 발 같은 존재라는 것이 네 명의 공통적인 좌우명 아니었나?성연신은 도도한 태도를 바꾸며 진지하게 말했다.“너희는 몰라. 결혼을 해봐야 알지. 집안엔 여자가 있어야 해.”“아무튼 난 결혼 안 할 건데. 그렇지, 학수야?”이진우가 타트를 던지고 있는 남자에게 눈썹을 치켜 올렸다.“우리 둘이 파트너 한 명만 찾으면 되지.”몸이 필요할 때 데리고 놀면 된다.“꺼져. 난 게이가 되고 싶지 않아.”“지안 씨가 그렇게 신경 쓰이면 전화해 봐.”손남영이 보다못해 말했다.“고개만 숙이면 해결은 문제도 아니야.”성연신의 눈썹이 꿈틀했다.“내일 지안이가 병원에 가서 대체 뭘 했는지 알아봐야겠어.”“너 지안 씨 감시하니?”‘감시’ 두 글자가 너무 날카로워 성연신은 눈살을 찌푸렸다.“아니.”“그럼, 그러지 마. 지안 씨도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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