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호는 목이 메어 뒤에 말을 겨우 뱉었다.“그럼, 넌 우리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니까, 난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은지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듯이 듣고 있었다.준호는 주먹을 꽉 쥐었다.“차 아래 있으니까, 집에 가자!”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갈 때, 닫힌 공간에 두 사람만 있었다.엘리베이터 문에 반사된 은지는 눈을 아래로 깔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은지가 준호 차로 다가갈 때, 준호가 자연스럽게 은지에게 문을 열어주려고 했다. 그러나 손잡이를 잡자마자 준호는 눈앞의 이 여자가 곽도원을 죽인 살인범이라는 생각에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참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준호는 은지를 신경 쓰지 않고 차에 탔다.그리고 힘껏 문을 닫아버렸다.그러나 은지는 준호의 행동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듯 다른 쪽으로 차에 탔고 안전벨트까지 했다.차에 시동을 걸려고 하는데, 준호가 눈썹을 찌푸렸다.‘이상해, 너무 이상해.’준호가 계속 시동을 걸지 않자, 은지는 준호를 보았다.준호가 어릴 때부터 곽도원의 곁에 붙어 있었고 또 부대에서 여러 해 근무했기에 주위의 환경에 아주 민감했다.아무것도 보이지는 않았지만, 준호는 누군가 자신을 미행하고 있다고 느꼈다.이럴 때는 보통 적이다.이런 생각을 하자, 준호는 아무렇지 않은 듯 시동을 걸었다.“누군가 지금 우리를 미행하고 있어. 조금 있다가 무슨 일이 나든 소리 내면 안 돼.”준호는 이 말을 뱉고 나서 쓸모없는 말을 한 것 같았다. 왜냐하면 은지는 원래 아무말도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시동이 걸리자, 조용하던 주차장에 준호의 차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차가 주차장에서 빠져나가는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내가 잘못 느낀 건가?’그러나 준호는 여전히 긴장을 풀지 않고 경각심을 세웠다.차가 병원에서 나온 뒤, 준호는 평소대로 집을 가지 않고 여러 번 돌아서 가려고 했다차를 몰다 보니 준호는 교외에 와 있었다.차가 점점 적어지자, 준호는 뒤에 따라오던 차 두 대를 발견했다
Last Updated : 2024-10-1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