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 Chapter 1421 - Chapter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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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1화 꿈

사실 케빈 자신도 언제부터 시영을 좋아했는지 몰랐다. 다만 그는 시영이 자신의 존재 이유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케빈은 시영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었다. 심지어는 목숨까지도.케빈은 시영이가 남학생에게서 받은 고백 편지를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졌고 그녀를 보지 못할 때는 마음이 불안해졌다.하지만 시영이가 처음으로 자신에게 관심을 보였을 때 그가 느낀 것은 기쁨이 아닌 두려움이었다.두 사람의 신분은 현저히 달랐을 뿐만 아니라 그는 큰집에서 보낸 사람이기에 그와 시영의 만남은 권력 싸움의 도구에 불과했다.‘아가씨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비열한 배신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실망할까.’결과가 잘못된 것이라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낫다.그때의 케빈은 시영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저 소녀의 일시적인 감정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시영은 결국 자신에게서 흥미를 잃을 것이라고 믿었다. 자신이 매력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시영은 그의 예상보다 훨씬 더 끈질겼다. 시영의 목소리가 늘 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케빈 오빠.”“케빈 오빠.”때로는 화난 목소리로 때로는 기쁜 목소리로. 시영의 목소리는 그를 묶어두는 그물처럼 그의 마음을 감쌌고 그는 그녀의 포로가 되었다.케빈은 자신과 시영의 결말을 무수히 상상해 보았다. 가장 좋은 결말은 그가 시영을 보호하다가 죽어 모든 죄악과 불필요한 감정이 사라지는 것이다.꿈에서조차도 그는 시영과 연인이 되는 것을 감히 상상하지 못했다.하지만 지금은...병실에서 케빈은 시영을 쳐다보며 고개를 숙였다. “감히 그럴 수 없었어요. 저는 그저 보디가드일 뿐이에요.”사실 시영은 그의 대답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싶었다. 그래서 시영은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그래서 지금도 감히 그럴 수 없다고? 그렇다면 나도 굳이 붙잡진 않을게, 이제 그만하자.”케빈은 엄청나게 당황했지만 여자를 달래는 법을 몰랐다. 주먹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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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2화 유혹

케빈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시영은 예전처럼 그를 졸랐다. “제발 말해줘. 그럼 다시는 이 얘기 안 꺼낸다고 약속할게.”케빈은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어서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시영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오히려 더 과감하게 물었다. “꿈속에서 나는 어땠어? 열정적이었어, 아니면 순수했어? 혹시... 음란했어?”마지막 두 글자를 말할 때 시영의 발끝이 케빈의 다리를 슬쩍 스쳤다.케빈은 가슴이 답답해지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영은 그의 이런 태도에 화가 나서 눈썹을 찌푸렸다.“내가 말하라고 했잖아, 못 들었어?”시영은 방금 자신의 말투가 기억을 잃은 케빈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목소리를 부드럽게 바꾸었다. “케빈 오빠, 왜 이렇게 날 화나게 만드는 거야.”케빈은 지금의 시영이 예전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떻게 되었든 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아가씨였다.케빈은 어렵게 입을 떼어 진실을 털어놓았다. “아가씨께서 꿈속에서 제 방안으로 들어와 어둠이 무섭다며 제 침대에 올라탔어요...”시영은 웃음을 참으며 손가락으로 그의 뜨거운 귀를 살짝 스쳤다. “오빠가 이렇게 솔직하게 말했으니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게, 어때?”...잠시 후, 병실의 불이 꺼졌다. 케빈은 침대에 누워 눈을 질끈 감았다.끼익- 문이 살짝 열렸고 시영이가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케빈이가 일어나 앉아있자 시영은 침대 옆에 엎드리며 말했다.“케빈 오빠, 너무 어두워서 무서워. 오빠 침대에서 같이 자면 안 돼?”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보게 된 시영은 예전처럼 순수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케빈은 자신이 알던 시영을 보는 듯했다. 그는 정말 꿈속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어 약간 쉰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이건 규칙에 어긋나요.”시영은 불쌍한 표정으로 말했다. “케빈 오빠, 정말 너무 어두워서 그래. 함께 자지 않으면 무서워서 죽을 것 같아.”시영은 케빈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침대로 올라탔다. 케빈이 반응하기도 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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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3화 기억

창밖에는 바람이 몰아치고 습한 공기가 곧 쏟아질 폭우를 예고하고 있었다. 창문을 닫지 않아 물기 어린 바람이 방 안으로 들어오고 빗방울이 침대 가장자리를 적셨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번쩍이는 번개 속에서 침대 위의 남녀는 서로 뒤엉켜 있었다. 케빈의 건장한 등에 가득한 상처는 마치 하늘을 가로지르는 번개 같았다. 시영의 가늘고 긴 손가락이 그 상처를 헤집으며 새로운 상처를 만들었다. 케빈은 잠깐의 고통을 느낀 후 곧 깊이 파고드는 가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마치 새 살이 돋아나는 것 같았다.케빈은 침대 위에 흩어진 검은 머리카락을 바라보며 유혹적인 웨이브 머리 너머로 어둠 속에서 갈망했던 달을 보았다. 그녀는 그가 항상 보호하던 시영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자신의 아래에서 매혹적인 미소를 띠고 있었다. 마치 혼을 빼앗는 요정 같았다. 어떻게 케빈을 미치지 않게 할 수 있었겠는가.마침내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폭우는 창문을 때리며 내리쳤다. 그것은 방 안의 광란과 혼란을 덮어버렸다. 케빈은 경건하게 고개를 숙이고 시영에게 입을 맞췄다. 그는 쉰 목소리로 시영을 반복해서 불렀다.“아가씨.”“아가씨.”그것은 케빈의 집착을 쏟아내는 것 같기도 했고 시영의 부름에 대한 응답 같기도 했다.열정에 휩싸여 시영은 케빈의 등을 다시 피가 나도록 긁었고 그의 목덜미를 물어 피와 살이 뭉개지게 만들었다. 케빈은 움직이지 않았고 저지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시영이가 이를 다치지 않게 근육을 이완시켰다. 그리고 서툴게 시영의 등을 두드렸다. 한 번 또 한 번.두 사람은 번쩍이는 번개 속에서 눈을 마주치고 길게 울리는 천둥소리 속에서 서로 뒤엉켜 있었다. 극도의 환희 속에서 시영은 케빈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케빈은 시영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왠지 모르게 그녀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케빈은 시영을 단단히 안고 한 번 또 한 번 그녀를 두드렸다.희미한 기억 속에서 케빈은 몇 가지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두 사람은 같은 폭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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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4화 보호색

시영은 케빈이 깨어난 후 그와 다시 시작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케빈의 기억 상실이 하늘이 주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두 사람은 관계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시영은 더 이상 이전처럼 악담을 퍼붓거나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진짜 감정을 억누르고 다른 방식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시영은 케빈이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두 사람의 과거를 모를 것이며 자신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케빈은 모든 것을 알아차리고 말없이 그녀가 진짜 자신을 숨기고 있는 것을 보았다.케빈의 시선을 마주치자 시영은 심장이 떨리기 시작했다. 마침내 시영은 천천히 손을 들어 그의 눈을 가리며 말했다. “케빈, 넌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거야. 지금부터 다시 시작할 거니까 과거를 묻지도 찾으려고도 하지도 마. 알겠어?”케빈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아가씨.”보상으로 시영은 케빈에게 상상도 못할 쾌락을 선사했다. 이 밤이 지나면 죽는다 해도 케빈은 후회가 없을 것이다.아침이 되어 햇살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케빈이 눈을 뜨자 시영은 소파에 앉아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 케빈은 급히 일어났는데 지난밤의 황홀함이 환상이었는지 현실이었는지 분간할 수 없었다.시영은 케빈이 깨어난 것을 보고 립스틱 뚜껑을 닫고 머리를 정리하며 나른하게 말했다. “난 너 때문에 거의 죽을 뻔했는데 넌 오히려 늦게 일어났네.”시영의 말을 듣자 케빈의 머릿속에 지난밤의 광란한 장면들이 떠올랐다. 케빈은 입이 바싹 말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시영은 눈썹을 찡긋거리며 말했다. “뭐가 죄송하다는 거야?”시영은 침대 옆으로 다가왔다. 아침의 햇살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다. 시영은 케빈에게 귀엽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어제 정말 잘했잖아. 아니야?”케빈이 숨을 쉬기 어려워하고 있을 때 시영은 시계를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가서 씻으면 나랑 같이 아침 먹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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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5화 의심

식사 중 케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거의 나았으니 제가 운전해서 모셔다 드릴 게요.”시영은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괜찮으니까 쉬고 있어.”아침 식사를 마친 후 케빈은 문 앞에서 시영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시영은 외투를 입고 돌아서며 문 앞에 서 있는 케빈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더니 손짓을 보냈다.케빈이 다가오자 시영은 그의 옷깃을 다듬으며 말했다. “낮에는 내가 일해야 하지만 밤에는 내 시간이 전부 네 거잖아.”시영은 눈을 들어 케빈을 쳐다보며 유혹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잘 쉬고 있어. 안 그러면 밤에 어떻게 힘을 낼 수 있겠어?”케빈은 시영의 눈을 마주치자 숨이 달아올랐고 외롭던 가슴이 순식간에 뜨거워졌다.“알겠습니다.”시영이가 떠난 후 케빈은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쳐다보며 서 있었다. 간호사가 와서 그의 붕대를 교체해 줄 때까지.간호사는 붕대를 풀고 상처를 정리한 후 말했다. “몸은 거의 다 회복하셔서 더 이상 붕대를 감을 필요는 없습니다. 상처들은 될수록 물에 닿지 않게 조심하셔야 하고 후두부의 상처는 아직 주의하셔야 합니다.”간호사가 떠난 후 케빈은 욕실 안의 거울을 통해 자신의 상처들을 살펴보았다. 그중 일부는 싸움에서 생긴 상처로 보였지만 대부분 상처가 채찍이나 둔기에 의한 상처였다. 모두 치명적이지 않은 상처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가한 것이었다.케빈은 그 상처들을 보며 오랫동안 침묵했다. ‘내가 정말 10년 동안 아가씨와 만났었다면 왜 이런 상처들이 있을까?’ ‘아가씨와 만나지 않았다 해도 아가씨의 경호원인 나한테 이렇게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지난밤 시영의 갑작스러운 광기를 떠올리자 케빈의 마음속에 하나의 답이 떠올랐다. 그는 아가씨의 경호원이기에 아가씨가 그를 때리고 괴롭히는 것은 상관없었다. 케빈이 신경 쓰는 것은 시영이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였다.그의 현재 기억 속에서 시영은 순수하고 착했다. 심지어 자신이 시영을 구하려다 다쳤을 때 그녀는 울면서 사과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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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6화 선택

두 사람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자 장현정은 화를 내며 말했다. “시영의 저 말은 도대체 무슨 뜻인 거지? 정말로 케빈과 만나려는 건 아니겠지?”민용국은 한숨을 연달아 쉬며 말했다. “시영이도 너무 고생하면서 살았으니 이제 시영이가 원하는 대로 하게 내버려 두자.”“시영이가 그동안 고생했기 때문에 절대 평범한 사람과 만나선 안 돼. 만약 시영이가 보디가드와 만난다면 사람들은 우리 시영이가 그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보디가드와 결혼했다고 생각할 거야! 우리 민씨 가문의 아가씨, 백제 그룹의 부대표가 보디가드와 결혼하다니, 이 일이 알려지면 시영이는 웃음거리가 될 거야!”민용국은 그 말에 설득되었다. 그는 시영의 선택을 존중해 주고 싶었지만 그녀가 충동적인 결정을 한 것일까 봐 걱정했다. 민용국은 초조하게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하지만 시영의 성격은 당신도 알잖아. 겉으로는 친절하지만 시영의 결정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엄마로서 장현정도 시영을 잘 알고 있었다. 장현정은 고민 끝에 말했다. “그러면 먼저 케빈의 의사를 알아보자. 케빈이가 떠나준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야.”...침실 안.케빈은 문 앞에 서서 어지러운 방 안을 보며 조용히 들어갔다. “아가씨, 저녁을 가져올까요?”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병 하나가 날아오더니 시영이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아까 아빠가 너를 오빠로 받아들이자고 말했는데 케빈 넌 어떻게 대답했지?”“모두 아가씨의 뜻을 따르겠습니다.”시영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내 뜻을 따른다고? 내가 동의하면 너도 동의한다는 거야?”“네.”케빈의 한결같은 태도에 시영은 화가 더욱 치솟았다. 그녀는 케빈을 가리키며 말했다.“내가 너를 오빠로 받아들이면 우리 사이에 다른 가능성은 없어질 거야. 그래도 상관없어?”케빈은 잠시 망설이더니 대답했다. “아가씨의 요구라면 따르겠습니다.”짝-시영은 다가가 케빈의 뺨을 때렸다. “다시 대답해!”“아가씨의 요구라면 따르겠습니다.”또 한 번 뺨을 때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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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7화 보양식

케빈은 돌아서자 전혀 모르던 소녀가 그의 앞에 서 있었다. 케빈은 아는 체하지 않고 다시 문을 쳐다보았다.민지는 케빈이가 시영이 외의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성격에 익숙했다. 그녀는 케빈이가 기억을 잃었을 줄은 예상하지도 못했기에 그저 자신을 무시한다고 여겼다. 민지는 계속해서 말했다. “저도 들었어요, 시영 아가씨를 구하려다 다쳤다면서? 정말 용감해요! 그런데 후두부는 아직도 낫지 않은 거예요?”“게다가 상대가 백 명 넘게 있었다면서요? 그럼 한 명씩 일대일로 싸운 거예요? 아니면 놈들이 떼로 몰려와서 케빈 씨를 공격한 거예요? 백 명 넘게 떼로 덤볐다면 분명 벌써 죽었을 텐데.”민지는 혼자 계속 말했지만 케빈은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다. 곧 민지는 침을 삼키며 시영의 문을 두드리려 했다. 케빈은 바로 앞에 서서 민지를 막으며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뭐 하시는 거예요.”민지는 손에 든 것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시영 아가씨를 위해 준비한 보양식을 가져왔어요. 사모님이 저를 보내왔어요.”케빈은 자신이 그걸 가지고 들어가면 시영을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케빈은 그것을 가져가려 했지만 민지가 안고 있었다. “이봐요, 왜 억지로 빼앗으려고 하는 거예요? 저도 시영 아가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단 말이에요!”이때 시영의 다정한 목소리가 방 안에서 들렸다. “민지 씨, 왔어요? 어서 들어와요.”민지는 승리한 듯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들어갔다....민지는 보양식을 전하고 나온 후 여전히 문 앞에 서있는 케빈을 보고 호기심에 물었다.“여기는 위험할 게 없는데 왜 여전히 지키고 있는 거예요?”“케빈 씨가 시영 아가씨보다 더 위험해 보여요. 예전에 그렇게 심하게 다친 데다가 그렇게 지저분하고 낡은 곳에서 지내셨으면서.”이 말을 듣자 케빈은 눈살을 찌푸렸다. ‘지저분하고 낡은 곳?’“그게 무슨 말이죠?”민지는 그가 드디어 입을 열자 더 빠른 속도로 말했다. “예전에 케빈 씨가 지내던 곳 말이에요. 창문도 없고 정말 더럽고 허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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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8화 목욕

똑똑-갑자기 울린 노크 소리가 물에 돌을 던진 듯한 파문을 일으키며 아름다운 장면을 깨뜨렸다.“아가씨.”케빈이 트레이를 들고 들어와 차탁 위에 놓고는 손을 늘어뜨린 채 옆에 섰다.시영은 잠시 서 있다가 머리를 돌려 탁자 위의 야식을 보았다.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시영은 천천히 다가가 젓가락을 집었다. 그리고 케빈의 얼굴에 있는 손자국을 보며 그를 손짓으로 불렀다. “이리 와.”케빈이 다가가 몸을 숙여 무릎을 꿇었다. 시영은 자신의 차가운 손으로 케빈의 얼굴에 있는 손자국을 스치며 부드럽게 말했다. “케빈 오빠, 오빠가 날 이렇게 화나게 만들었으니 나도 어쩔 수 없었어. 많이 아팠지? 나한테 화난 건 아니지?”케빈은 고개를 저었다. “아가씨께서 뭘 하셔도 괜찮습니다.”시영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내가 뭘 해도 괜찮다고? 그럼 내가 아가씨라서 날 감히 원망하지 않는다는 거야?”케빈은 시영이가 갑작스레 화를 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사회성이 부족하고 말주변도 없어서 말이 많아지면 더 실수할까 두려워 침묵할 뿐이었다.시영은 케빈의 가슴을 칼로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그가 지금 기억을 잃었다는 것을 생각하며 억지로 참았다. 시영은 옆자리를 두드리며 말했다. “오빠도 저녁도 못 먹었잖아. 앉아서 같이 먹자.”이후 시영은 방금의 불쾌함을 잊은 듯 음식을 집어 케빈에게 먹여주기 시작했다.케빈은 익숙하지 않아 직접 먹으려 했지만 시영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지며 말했다. “케빈 오빠, 내가 지금 오빠를 위로해 주고 있는데 나를 거절할 거야?”케빈은 입을 벌려 음식을 먹었다. 시영은 웃으며 그의 입을 닦아주고 국을 먹여주었다.저녁을 먹고 케빈이 일어나서 정리하려는 순간 두 팔이 그를 감쌌다.“나 씻고 싶어.”며칠 동안의 치근덕거림을 거쳐 시영의 접근이 쉽게 케빈의 충동을 일으켰다. 그는 애써 욕망을 억누르며 차분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욕실에는 김이 자욱했다. 케빈은 물을 채우고 고개를 돌려 시영을 부르려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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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9화 애교

케빈이가 시영의 요구대로 모든 것을 벗겼을 때 그의 이마에는 이미 땀방울이 가득했다.시영은 그의 모습을 보며 웃음을 터뜨리고 검은색 하이힐을 신은 발을 들어 그의 무릎에 올렸다. “이거 잊었잖아.”케빈은 시영의 힘에 따라 천천히 무릎을 꿇고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하이힐 한 짝이 벗겨진 뒤 시영은 다리를 들어 나머지 하이힐을 벗게 했다.하이힐이 바닥에 떨어졌지만 케빈은 그녀의 발목을 놓지 않고 오히려 시영의 발목을 더 세게 쥐었다.시영은 그의 동요를 눈치채고 얼굴을 손으로 받치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내가 좋아? 갖고 싶어?”케빈은 전기 충격을 받은 듯 시영의 발목을 놓고 고개를 숙였다. 그의 부끄러운 표정에 시영은 웃음을 터뜨리고 물을 움켜쥐어 그의 머리에 뿌렸다. “뭐가 걱정이야? 전에 안 해본 것도 아니잖아.”케빈은 그런 장면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고개를 더 숙였다. 시영은 인내심을 잃고 호되게 말했다. “고개 들어!”케빈이가 고개를 들자 시영은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케빈 오빠, 오빠가 날 안 보면 보면 내가 매력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게 될 거야.”“아닙니다.”분명 한마디뿐이었지만 케빈은 말하기가 매우 어려웠다.시영은 만족스러워하며 케빈의 가슴을 발로 찼다. “그럼 마음을 보여줘. 케빈 오빠, 응?”분명히 애교를 부리는 목소리였지만 그 속에는 분명한 조롱이 담겨 있었다. 시영은 그가 가장 비참한 욕망을 드러내도록 만들고, 케빈이가 자신에게 빠져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케빈은 시영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 게다가, 아가씨가 원한다면 그가 못할 일은 없었다....욕실의 수증기는 점점 더 많아졌고, 호흡의 열기가 더해지면서 물방울이 벽 욕조 가장자리 남자의 등에 맺혔다.욕실의 수증기가 비처럼 내릴 정도로 가득 찼을 때 시영은 케빈의 머리카락을 잡고 그의 고개를 들어 올렸다. “말해 봐, 지금 뭐 하고 싶어?”건장한 가슴이 격렬하게 오르내리며 케빈은 시영을 갈망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케빈은 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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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0화 기억

다음 날.시영이 깨어났을 때 케빈은 소파 옆에 서서 그녀가 일어나 아침을 먹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영은 침대에 엎드려 머리를 받치고 케빈을 쳐다보며 말했다. “케빈, 내가 말했잖아. 이제 넌 내 남자친구니까 이런 거 안 해도 돼.”케빈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제가 하고 싶습니다.”이 말이 듣기 좋은지 시영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녀는 세수하고 나서 소파 옆에 앉았다.아침을 먹고 나서 시영은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며 말했다. “말해봐. 나한테 할 말이 있거나 부탁할 게 있는 거지?”케빈은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시영이 어떻게 알아차렸는지 궁금해했다. 시영은 립스틱을 꺼내며 힐끔 그를 쳐다보았다. “내가 밥 먹는 동안 계속 날 쳐다보잖아. 내가 눈치 못 챌 줄 알았어?”케빈은 몇 초 동안 침묵했다. 지금의 시영은 예전처럼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는 소녀가 아니었다. 그녀는 똑똑하고 예리하며 자신의 모든 행동을 알아차리고 있었다.“아가씨, 저...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시영은 화장을 하며 무심코 말했다. “말해봐. 내 옆에서 운전하고 싶은 거야? 아니면 날 매일 볼 수 있는 자리라도 원해?”케빈은 무릎 위에 놓인 주먹을 꼭 쥐며 말했다. “저희 정말 연인인가요?”퍽-시영은 파우더 팩트를 닫으며 미소를 지으며 케빈을 바라보았다. “나를 의심하는 거야?”“아닙니다.”“그런데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거지?”“단지 알고 싶었을 뿐이에요. 이 1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혹여나 제가 당신을 다치게 했는지...”“그만!”방금까지 침착했던 시영은 순간적으로 폭발했다. 시영은 탁자 위의 주스 잔을 집어 그의 얼굴에 던지며 소리쳤다. “케빈! 내가 그동안 너무 잘해줘서 내 말을 안 듣는 거야? 내가 뭐라고 했어? 과거를 묻지 말라고 했지! 너 귀머거리야?”기억을 잃은 케빈이든 예전의 케빈이든 시영의 벌을 받을 때는 피하지 않았기에 잔이 눈썹 뼈에 부딪혔다.케빈은 눈을 감고 나직하게 말했다. “아가씨가 저를 미워한다면 저는 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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