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421 - 챕터 430

2246 챕터

제421화 비수 같은 말

한편, 성혜인은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있었다.그녀가 막 일어나 집에 갈 채비를 하려는데, 하영진이 걸어들어왔다.“성 사장님, 여기는 저희 몇 사람의 사직서입니다. 확인 부탁드려요.”성혜인은 눈썹을 추켜올렸다. 그들이 이렇게 주동적으로 사직을 하리라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러자 그녀의 안색이 많이 누그러졌다.“안심하세요. 퇴직 위로금은 넉넉히 드릴 테니까요.”하영진은 성혜인의 곁에 서 있었고, 혜인은 앉아서 조금 전 받아든 사직서들을 집중해 살펴보고 있었다.하지만 가면 갈수록 그녀는 더욱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사직서에 오류가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던 그녀가 머리를 들고 하영진에게 얘기하려는데 순간, 코를 찌르는 듯한 냄새와 함께 머리가 어지러워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하영진은 청소원에게 커다란 쓰레기통을 갖고 오게 하며 위협했다.“오늘 당신이 본 건 기억에서 모조리 지워. 그렇지 않으면 다음은 당신이 될 거야!”회사 내에서 최하층 직원에 불과했던 청소원은 놀라 벌벌 떨며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영진은 그제야 만족하는 듯했다.“이 쓰레기통을 끌고 지하주차장으로 가,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 얼른 나를 따라오고.”얼굴에 온통 불안과 초조함으로 가득 찬 청소원은 하영진의 입에서 교외 폐공장에 관한 얘기가 나오자 입술을 굳게 오므렸다.통화가 종료되고, 하영진은 무뚝뚝하게 우두커니 서 있는 청소원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이곳 SY그룹에서 일한 지 어언 2년이 되었는데 평소에도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직원들의 행패도 개의치 않았다. 또 그녀는 하영진이 다른 사람과 바람을 피우는 장면을 몇 번이나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 입 뻥긋하지 않았다.그 때문에 하영진은 거침없이 행동할 수 있었다.“예전처럼만 침묵을 지켜준다면, 이 일이 끝나는 즉시로 당신 월급을 세배로 올려줄게.”청소원은 알겠다는 듯 급히 고개를 숙였다.쓰레기통을 지하주차장으로 옮기자, 그곳에는 이미 파란색 미니밴이 대기하고 있었다. 차 번호판은 인위적으로 가려진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12
더 보기

제422화 처음으로 바라는 두 사람의 이혼

‘내가 미움을 안 사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아직도 부족한 건가?’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통화가 종료되자 납치범은 그녀를 발로 한번 걷어찼다.“성혜인 씨, 들었어? 당신은 남편 마음속에 아무런 가치가 없는 사람이야.”그러더니 한 남자가 성혜인의 머리카락을 잡아 강제로 머리를 들게 했다.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본 남자는 침을 꿀꺽 삼켰다.“되게 예쁘게 생겼네? 이렇게 이쁜데 반승제가 좋아하지 않는다고?”그는 성혜인의 머리에는 마대 자루를, 입에는 누더기 천 같은 걸 물리더니 곧장 그녀를 들쳐메고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공장 안에는 윤단미가 있었다. 그녀 역시 머리에는 마대 자루가 씌워져 있었지만, 성혜인과 다르게 입에 천을 물고 있지는 않아 계속 울고 있었다.“풀어줘! 나 좀 풀어달라고!”성혜인을 들쳐멘 남자는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 말했다.“뭘 멍하니 서 있어, 빨리 철수하지 않고! 몇 분 있으면 반승제가 올 거야. 여기 남아서 걔 사냥감이 될 작정이야?”조금 전 반승제에게 전화를 걸 때만 해도 남자의 태도는 매우 강했다.왜냐하면, 40억이 걸린 일이니까 말이다.이렇게 많은 돈은 그들이 목숨을 판다 해도 평생 볼 수 없는 돈이었다. 비록 죽을 각오로 이 일에 뛰어든 것 맞지만, 살 수 있다면 살아야지, 세상 어느 누가 죽음을 바라겠는가.성혜인을 씌운 마대 자루 안에는 바람조차 통하지 않았다.그러나 얼마 안 가 그녀는 사람들이 철수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에는 윤단미의 울음소리 외에 헬리콥터의 굉음도 뚜렷하게 들렸다.‘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헬리콥터까지 준비했네?’성혜인을 때렸던 그 납치범은 가장 마지막에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을 본 이상 아무것도 안 하고 가기에는 손해 보는 거로 생각했는지, 그는 곧장 성혜인의 머리에 씌워져 있던 마대 자루를 걷어내고 그녀의 옷을 찢었다.이윽고 성혜인의 눈동자가 움츠러들더니 남자는 몸을 숙여 그녀에게 키스하려 했다.그때, 다른 한 납치법이 돌아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12
더 보기

제423화 더는 이런 취급 받지 말고

불길은 모두 꺼져있는 상태였다. 성혜인은 건물 안 가장 구석진 곳에 웅크리고 있었다. 밧줄은 이미 풀려있고, 입안의 천들도 모두 빠져있었다.조금 전 번진 큰불은 하마터면 그녀를 덮칠 뻔했는데, 마침 누군가가 제때 그녀를 끌어갔다.머리에 씌워져 있던 마대 자루가 벗겨지고 혜인이 바라보니 그 사람은 다름 아닌 SY그룹의 청소원이었다.“괜찮으세요?”청소원은 가냘픈 얼굴에 온통 걱정으로 가득 찬 모습을 해 진심으로 그녀를 걱정해주고 있었다. 성혜인은 이 청소원이 어딘가 낯익은 얼굴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때, 성휘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여자는 당황하며 황급히 어딘가로 뛰어갔다.성휘는 성혜인이 구석에 혼자 웅크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비록 다친 곳은 없었지만, 그녀의 옷은 더러워질 대로 더러워졌고 머리카락도 온통 먼지들로 뒤덮여있었다.안에서는 아직도 불에 타는듯한 매캐한 연기가 자욱해 코를 찔렀다.입안이 피비린내로 가득했던 성휘는 사람을 시키며 말했다.“가... 가서 사람 부축해요.”두 보디가드들은 서둘러 성혜인의 앞으로 다가갔지만, 그녀는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일어났다.성휘의 상태가 온전치 못하다는 것을 그녀는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아빠...”그녀가 부르자 성휘는 피를 토해내며 곧바로 뒤로 꼿꼿이 쓰러졌다.사실 조금 전 반승제의 대답에서 이미 쓰러질 뻔했으나, 혜인이의 상태가 어떤지 불확실했기에 정신력으로 버틴 것이었다.그녀가 멀쩡하다는 것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자 성휘는 더는 버티지 못했다.“아빠!”놀란 성혜인은 얼른 그에게 다가갔다.성휘는 흐리멍덩한 눈으로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이혼해, 더는... 더는 이런 취급 받지 말고.”시커먼 먼지가 뒤덮인 얼굴을 하고 성혜인은 급히 옆에 있던 보디가드를 불렀다.“빨리!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 주세요!”그러자 보디가드들이 냉큼 달려와 성휘를 부축해 차에 실었다.성휘는 성혜인의 손을 꼭 잡아당기며 놓지 않으려 했다.그 모습을 본 성혜인은 눈시울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12
더 보기

제424화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고통

“혜인 씨,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보디가드는 반승제의 못된 말에 그녀가 상처를 받아 아무 말 안 하는 줄 알았다.성혜인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럼 아빠 깨시면 집에 모셔다드리세요. 다른 사람들한테 방해 안 받게 조심해주시고요.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 같은 분들한테요. 꼭 잘 보살펴주세요, 부탁드립니다.”“알겠습니다.”보디가드의 태도는 매우 공손했다. 소윤에게 일이 생기고 나서 성씨 집안의 실세는 성혜인이 되었기 때문이다.게다가 현재는 SY그룹 지분까지 보유하고 있으니, 상속자로 되기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성혜인은 그렇게 신신당부하고는 밑에 있는 운전기사와 함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때는 이미 새벽 두 시가 다 되었다.로즈가든에 돌아와서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았다.얼굴은 더러워졌고 머리카락은 건초들을 태운 뒤 공중에 떠다니는 먼지와 재들로 가득했다.마대 자루에 오랜 시간 씌어있으면서 정장 역시 못 쓰게 되었다.그녀는 느릿느릿 목욕을 끝마치고 잠옷을 걸치고 나왔다. 기진맥진했는지 침대에 눕자마자 바로 잠이 들어버렸다.성혜인이 직접 납치범을 조사하지 않은 건, 이 사건에 윤단미도 연루되어있으니 반승제 쪽에서 분명 찾아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아니나 다를까, 그 시각까지 반승제는 잠자리에 들지 않았다.울고불고하던 윤단미는 이미 집으로 보낸 상태였다. 다친 곳은 없었고 단지 많이 놀란 모양이었다.“승제야, 오늘 일 꼭 제대로 조사해내야 해.”호텔로 돌아온 반승제는 심인우와 마주쳤다.“대표님, 알아냈습니다. 그 사람들 계좌를 이미 오래전에 해외로 옮기고 하룻밤 사이에 모두 도망갔습니다. 준비를 어찌나 철저히 했는지, 6억을 주고 전세기를 빌려서 갔더라고요. 아마 평생 돌아오지 않을 작정인가 봅니다.”이런 사람들은 가장 찾아내기 어려운 부류의 사람들이었다.성혜원은 성휘에게 받은 60억에서 무려 40억을 납치법들에게 송금했다. 그 납치범들은 예전부터 전문적으로 이런 일을 도맡아 했고, 문제가 생길 시에는 누구보다도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12
더 보기

제425화 반승제에게 묻고 싶었다

“여기서 일 한진 얼마나 되셨어요?”“2년이요.”그 말인즉슨 그녀는 성훈, 아니 라정옥보다도 더 일찍이 성휘가 별장에 산다는 것, 또 제원에 회사를 세웠다는 것을 알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녀는 2년 동안 늘 침묵을 지켰다.어젯밤 역시 그녀가 성휘에게 알린 것이었다.성혜인은 여자의 옷소매 아래 있는 파란 멍 자국을 발견했다. 인제 보니 성훈은 아직도 가정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듯했다.한설아는 성혜인이 더는 아무 말이 없는 것을 보자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사장님, 제발 저를 해고하지 말아 주세요.”놀란 혜인은 얼른 그녀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뭐 하시는 거예요?”한설아는 고개를 푹 숙였다.“사장님께서 우리 가족을 싫어하시는 거 압니다...”성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정말 한설아에 대한 인상이 깊지 않았다. 하지만 빼빼 마른 몸에, 산전수전 다 겪은 창백한 얼굴, 온몸 곳곳 가죽 벨트에 맞은 흔적을 하고 있는 한설아를 보자 순간 약간의 동정심이 생겨나는 것 같기도 했다.“해고하려던 적 없으니 우선 녹음기부터 경찰 쪽에 넘겨주세요.”한설아는 성혜인이 혹시라도 말을 번복할까 봐 급히 고개를 들어 자리를 떠났다.그녀가 떠나자 혜인은 손으로 미간을 눌렀다.‘이곳에서 2년이나 일했는데도 아빠는 저 사람이 작은아버지 아내라는 걸 몰랐단 말이야?’그러고는 옆에 있던 서류를 열어 확인하려는데 마침 반승제가 메시지를 보내왔다.그것도 혜인의 개인 핸드폰 번호로 말이다.바꿔 말하자면, 이것은 승제가 자신의 아내에게 보낸 메시지였다.메시지는 아주 간결했다.「받아.」이윽고 그녀의 핸드폰에는 계좌이체 알림이 떴다. 무려 80억이었다.이것은 반승제가 밤새 생각해낸 서류상의 아내를 달랠 방법이었다.성혜인은 입술을 물어뜯었다. 그녀 역시 이 돈이 무슨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다.첫째는 어젯밤의 사건을 보상해주는 의미였고 둘째는 그녀의 입을 막아, 할아버지에게 고자질 못 하게 하는 것이었다.성혜인의 눈빛은 순식간에 담담해졌다.「이혼하시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13
더 보기

제426화 감히 나한테 화를 내?

성혜인은 순간 얼어붙었다. 반승제가 무슨 속셈으로 그런 소리를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그녀는 로즈가든으로 돌아가 자신이 가장 아끼는 미술 도구들을 갖고 익숙하게 호텔로 향했다.반승제의 호텔 방에 도착하자, 창문 앞 캔버스에 놓인 한 폭의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그 그림을 보자마자 성혜인은 단번에 이것이 스승님이 그린 것이라는 걸 알았다.“반 대표님?”그녀는 욕실에서 물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얼마 안 가, 반승제가 문을 열고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나왔다.“시환이가 나한테 준 그림이야. 주영훈 선생님께서 절반만 그리고 가셨다지 뭐야, 마저 채워 넣을 수 있겠어?”성혜인은 그림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그것은 산수화였는데 스승님 특유의 자유분방한 붓질을 모방하면 채워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을 올려 반승제를 조용히 바라보며 물었다.“얼마나 주실 생각이신데요?”그녀의 말에는 아무런 감정도 들어가 있지 않았다. 흡사 반승제가 돈을 주지 않으면 바로 자리를 뜰 것처럼 말이다.반승제는 손에 들고 있던 수건을 휙 던지고는 그녀를 바라보며 다가갔다.“이런 기회는 잡고 싶어도 못 잡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맞는 말이었다. 그가 이 그림을 세상에 내놓는다면 수많은 화가는 물론이고 업계에서 이름을 떨친 유명한 사람들도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지원할 테니까 말이다.반승제에게 신세를 지게 하는 건 절대 돈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성혜인은 곧바로 다리를 들어 밖으로 나갈 자세를 취했다.“대표님, 죄송하지만 오늘 밤 일이 있는 걸 깜빡했습니다.”조금도 망설이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자 반승제의 표정은 순간 차가워졌다. 그는 소파에 앉으면서 그녀를 끌어당겨 자신의 품에 안았다.“왜? 오늘 밤 기분이 안 좋아?”그가 성혜인의 허리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성혜인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어제의 일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그의 얼굴에 손을 날리고 싶을 정도로 확실히 그녀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이내 이성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13
더 보기

제427화 80억과 억울함

성혜인의 눈매는 매우 아름다웠는데 특히나 빨갛게 번질 때 가련하면서도 불쌍한 그 모습이 어쩐지 보기 좋았다.그녀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이를 꽉 깨물고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이런 표정은 정말이지 키스를 부르는 얼굴이었다.하지만 반승제가 80억을 송금한 일이 생각나 그녀는 이내 마음을 가라앉혔다.80억으로 그녀의 억울함을 맞바꾼다면 손해 볼 게 없었기 때문이다.그녀는 고개를 숙였다.“죄송합니다, 대표님.”아직 두 사람은 협력상태에 있다. 고객은 혜인에게 있어서 왕 같은 존재였다.그러므로 자신의 ‘왕’에게 다짜고짜 화를 내는 건 정말이지 안될 일이었다.반승제는 자라오면서 처음으로 반태승이 아닌 누군가가 자신에게 이렇게 함부로 대하는 것을 겪어봤다.그러나 그는 전혀 화는 나지 않았고 오히려 조금은 신기했다.그녀가 이글이글 불타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볼 때, 그의 피도 함께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굳어버린 반승제는 침을 두 번 꿀꺽 삼키더니 곧장 그녀의 뒤통수를 끌어안고 키스를 퍼부었다.성혜인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살짝 비켰다.“네 번째는 오늘 밤인가요?”그녀의 차가운 얼굴을 보자 반승제는 어딘가 마음이 답답해 나는 것 같았다.방에 있는 창문을 열지 않아서인지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았다.성혜인은 천천히 그를 밀어내더니 창문 앞에 놓인 그림을 보며 말했다.“60억이면 반 대표님을 도와 마저 완성하겠습니다.”반승제는 침묵했다.성혜인의 생각은 간단했다. 반승제 같은 사람은 돈이 부족한 사람이 아닌 걸 알기 때문에 이왕 가질 수 있으면 많이 가져놓자는 게 그녀의 속셈이었다. 왜냐하면, 그녀도 돈이 부족한 상황이었으니까 말이다. 하물며 몇십억은 반승제에게 있어서 큰돈이 아니었다.반승제 역시 오늘 밤 성혜인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고 네 번째 관계를 갖기에는 안된다고 생각했다.“그래, 60억으로 하자.”그제야 성혜인은 자신이 갖고 온 물감을 하나하나 펼쳐놓더니 욕실에 가서 물을 담아왔다.반승제는 소파에 앉아 그녀가 바쁘게 욕실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13
더 보기

제428화 뼈가 간지러운 느낌

늘 체력단련을 했던 반승제의 힘은 어마어마했다. 그는 성혜인을 공중으로 붕 뜨게 안은 뒤 차가운 벽에 밀어붙였다.“대표님, 네 번째예요.”그녀는 비교적 온순한 태도로 시선을 아래도 내렸다.반승제는 그자세로 그녀에게 키스했다. 쏟아지는 뜨거운 물 속에서도 그의 얼굴은 유난히 빛났다.성혜인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확실히 그녀가 여태껏 봐온 얼굴 중에 반승제는 제일 잘생긴 얼굴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의 생김새는 날카로우면서도 입술은 얇은 게 감정이 격해질 때면 M자 모양이 더욱 선명해져 자신을 절제하려는 듯한 모습이 눈에 확 보였다.늘 시크하고 고고한 그에게 이런 표정을 짓게 하는 것은 정말이지 은밀한 만족감을 느끼게 했다. 이건 인간의 나쁜 근성이다.성혜인은 그제야 왜 민지가 늘 반승제와 자서 손해 볼게 없다고 얘기했는지 알 것 같았다.그녀가 조금 부드러워진 것 같아지자 반승제도 더는 사양하지 않았다.욕실 안은 뜨거운 열기로 자욱했고 그들의 소리는 오랫동안 지속 되었다.한참 뒤, 반승제에게 안겨 욕실에서 나온 성혜인은 마치 면발처럼 축 늘어져 있는 상태였다.이불에 눕혀졌을 때 그녀는 반승제가 계속하려는 것을 눈치채고 미간을 구기며 몸을 돌렸다.“아파요.”밤이 기므로 반승제는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앞에서 포효하고 있는 남성의 몸이 그녀의 눈에는 아무런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는지, 성혜인은 어느새 깊은 잠이 들고 말았다.그녀에게 있어 열 번은 단지 완수해야 할 임무에 그치지 않았다.반승제는 어려서부터 많은 여자가 그를 쫓아다녔다. 이성을 거절하다 못해 거절하는 게 귀찮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웬일인지 혜인이 자신에게 조금도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에 그는 살짝 불쾌해졌다.“페니야?”그는 혜인의 얼굴을 붙잡으며 말했다.그러자 그녀는 잠결에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홱 뿌리쳤다.그래서 반승제는 하는 수없이 침대에 누웠다.성혜인에 대한 반승제의 느낌은 많이 이상했다. 긁고 싶어도 긁을 수 없는 마치 뼈가 간지러운 느낌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13
더 보기

제429화 좋아하는 게 아니면 도대체 뭐야?

반승제가 침대로 돌아오자 성혜인은 몽롱해서 그에게 다가갔다.그러고는 한 손으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그러자 그는 돌아누워 자세히 그녀의 얼굴을 살펴보았다.높은 콧대에 좋은 피부, 또 속눈썹은 길지 않았지만, 숱이 촘촘했다.머리를 잘라서인지 잘 때의 모습도 어딘지 귀여웠다.그는 참지 못하고 그녀를 꽉 껴안았다. 그러고는 머리를 숙여 숨을 크게 들이쉬었는데 마치 하얀 고양이가 품에 안겨있는 것 같았다.그 바람에 성혜인은 잠깐 깨어났는데 그의 얼굴을 보자 갑자기 웃는 것이었다.“가짜임이 틀림없어.”그녀는 그날 본 편지를 두고 하는 얘기였다. 반승제는 자신의 옆에 누워있으니까 말이다.꿈을 꾸며 잠꼬대를 한 성혜인은 이 말을 끝으로 다시 잠에 빠졌다.그녀의 미소진 얼굴을 본 반승제는 마치 누군가에게 심장을 두들겨 맞은 듯 얼얼해진 느낌이 들었다.“뭐가 가짜라는 거야?”그는 그 말의 의미를 알고 싶었다.성혜인은 또 몽롱하게 눈을 뜬 채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너.”달콤한 말끝이 약간 길게 늘어져서 마치 반승제의 뼛속으로 퍼져가는 것 같았다.그는 혜인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거기다 온시환이 해준 얘기들이 생각나며 곰곰이 돌이켜보니 확실히 그녀는 말이 안 되는 행동들을 많이 한 것 같았다.결혼한 여자가 남자에게 약을 발라주고 그에게 깔렸을 때 얼굴이 발그레해지며 또 몰래 그를 그리고 전에는 자주 그를 바라보며 멍을 때리고...‘이게 좋아하는 게 아니면 도대체 뭐야? 입으로 절대 인정하지 않는 걸 보면, 무슨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가?’반승제가 남녀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많이 생각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그는 윤단미에게서도 이런 감정을 느껴보지 못했다.단지 늘 이성적으로 그녀에게 잘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할 뿐이었다.어려서부터 삶이 순조로웠던 그는 타고난 총명함으로 뭘 하든 성공해냈다.그건 그의 형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반승제는 집안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한때는 금융을 배우고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13
더 보기

제430화 조금만 살살

성혜인은 자기최면을 거는데 소질이 있었다.‘이 수표를 가져가서 현금으로 바꿔 통장에 넣으면 카드에 순식간에 140억이 생기는 거네!’그렇게 생각하니 어쩐지 걷는 것도 더 힘이 나는 것 같았다.그러나 목에 난 붉은 자국들을 보자 그녀는 또 미간을 찌푸렸다.‘다음부터는 조금만 살살 물라고 말해야 하나, 매번 스카프를 두르고 다니는 것도 이상하잖아.’호텔을 갓 빠져나오는데 경찰서에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영진이 성혜원의 이름을 고발했다는 소리였다.그 시각 성혜원은 이미 해외에 도착해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증거가 확실했기 때문에 다국적으로 수배를 내릴 수 있었고 일단 그녀가 해외에서 발견되기만 하면 바로 국내로 송환할 수 있었다.그녀가 자신의 진짜 이름을 숨기지만 않는다면 말이다.하영진을 비롯해 잡혀 온 몇몇 임원들은 이미 SY그룹에 돌아갈 수 없다. 그리고 현재 SY그룹은 이 사람들의 사직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에 부닥쳐있다.그 와중에 다행히 성혜인이 BK사와의 협력 건을 추진해왔고 BK사에서는 서민규에게 파견을 보냈다.사람을 잘 다루는 이선은 서민규와 성혜인의 관계가 괜찮은 것을 파악하고 일부러 서민규를 보냈다. 또 그건 간접적으로 성혜인에게 정을 판다는 소리이기도 했다.성혜인은 곧바로 이선에게 전화를 걸어 거듭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고 서민규와의 거래도 성공적으로 체결했다.“여동생은 어떻게 됐어요?”“그냥 조금 놀랐나 봐요. 상처 꿰매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서민규는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성혜인과의 거래에서는 확실히 분명히 하는 게 있었다. 그건 바로 묻지 말아야 할 것은 묻지 않는 것과 지켜야 할 말은 절대 지키는 것.예를 들어 지난번 장석호에게 납치당했을 때와 같이 말이다. 성혜인에게 전화를 걸라는 말에 그는 두들겨 맞아 거의 정신을 잃어가고 있음에도 절대 전화를 걸지 않았다.그리고 현재, 분명히 성혜인이 평범한 실내 디자이너라고 알고 있을 텐데 어떻게 내화를 대표로 계약을 체결하는지, 서민규는 궁금할 법도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14
더 보기
이전
1
...
4142434445
...
225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