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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감히 나한테 화를 내?

성혜인은 순간 얼어붙었다. 반승제가 무슨 속셈으로 그런 소리를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로즈가든으로 돌아가 자신이 가장 아끼는 미술 도구들을 갖고 익숙하게 호텔로 향했다.

반승제의 호텔 방에 도착하자, 창문 앞 캔버스에 놓인 한 폭의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그 그림을 보자마자 성혜인은 단번에 이것이 스승님이 그린 것이라는 걸 알았다.

“반 대표님?”

그녀는 욕실에서 물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얼마 안 가, 반승제가 문을 열고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나왔다.

“시환이가 나한테 준 그림이야. 주영훈 선생님께서 절반만 그리고 가셨다지 뭐야, 마저 채워 넣을 수 있겠어?”

성혜인은 그림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그것은 산수화였는데 스승님 특유의 자유분방한 붓질을 모방하면 채워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을 올려 반승제를 조용히 바라보며 물었다.

“얼마나 주실 생각이신데요?”

그녀의 말에는 아무런 감정도 들어가 있지 않았다. 흡사 반승제가 돈을 주지 않으면 바로 자리를 뜰 것처럼 말이다.

반승제는 손에 들고 있던 수건을 휙 던지고는 그녀를 바라보며 다가갔다.

“이런 기회는 잡고 싶어도 못 잡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맞는 말이었다. 그가 이 그림을 세상에 내놓는다면 수많은 화가는 물론이고 업계에서 이름을 떨친 유명한 사람들도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지원할 테니까 말이다.

반승제에게 신세를 지게 하는 건 절대 돈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성혜인은 곧바로 다리를 들어 밖으로 나갈 자세를 취했다.

“대표님, 죄송하지만 오늘 밤 일이 있는 걸 깜빡했습니다.”

조금도 망설이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자 반승제의 표정은 순간 차가워졌다. 그는 소파에 앉으면서 그녀를 끌어당겨 자신의 품에 안았다.

“왜? 오늘 밤 기분이 안 좋아?”

그가 성혜인의 허리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성혜인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어제의 일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그의 얼굴에 손을 날리고 싶을 정도로 확실히 그녀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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