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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반승제에게 묻고 싶었다

“여기서 일 한진 얼마나 되셨어요?”

“2년이요.”

그 말인즉슨 그녀는 성훈, 아니 라정옥보다도 더 일찍이 성휘가 별장에 산다는 것, 또 제원에 회사를 세웠다는 것을 알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녀는 2년 동안 늘 침묵을 지켰다.

어젯밤 역시 그녀가 성휘에게 알린 것이었다.

성혜인은 여자의 옷소매 아래 있는 파란 멍 자국을 발견했다. 인제 보니 성훈은 아직도 가정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듯했다.

한설아는 성혜인이 더는 아무 말이 없는 것을 보자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사장님, 제발 저를 해고하지 말아 주세요.”

놀란 혜인은 얼른 그녀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뭐 하시는 거예요?”

한설아는 고개를 푹 숙였다.

“사장님께서 우리 가족을 싫어하시는 거 압니다...”

성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정말 한설아에 대한 인상이 깊지 않았다. 하지만 빼빼 마른 몸에, 산전수전 다 겪은 창백한 얼굴, 온몸 곳곳 가죽 벨트에 맞은 흔적을 하고 있는 한설아를 보자 순간 약간의 동정심이 생겨나는 것 같기도 했다.

“해고하려던 적 없으니 우선 녹음기부터 경찰 쪽에 넘겨주세요.”

한설아는 성혜인이 혹시라도 말을 번복할까 봐 급히 고개를 들어 자리를 떠났다.

그녀가 떠나자 혜인은 손으로 미간을 눌렀다.

‘이곳에서 2년이나 일했는데도 아빠는 저 사람이 작은아버지 아내라는 걸 몰랐단 말이야?’

그러고는 옆에 있던 서류를 열어 확인하려는데 마침 반승제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것도 혜인의 개인 핸드폰 번호로 말이다.

바꿔 말하자면, 이것은 승제가 자신의 아내에게 보낸 메시지였다.

메시지는 아주 간결했다.

「받아.」

이윽고 그녀의 핸드폰에는 계좌이체 알림이 떴다. 무려 80억이었다.

이것은 반승제가 밤새 생각해낸 서류상의 아내를 달랠 방법이었다.

성혜인은 입술을 물어뜯었다. 그녀 역시 이 돈이 무슨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다.

첫째는 어젯밤의 사건을 보상해주는 의미였고 둘째는 그녀의 입을 막아, 할아버지에게 고자질 못 하게 하는 것이었다.

성혜인의 눈빛은 순식간에 담담해졌다.

「이혼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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