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29화 좋아하는 게 아니면 도대체 뭐야?

반승제가 침대로 돌아오자 성혜인은 몽롱해서 그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한 손으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러자 그는 돌아누워 자세히 그녀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높은 콧대에 좋은 피부, 또 속눈썹은 길지 않았지만, 숱이 촘촘했다.

머리를 잘라서인지 잘 때의 모습도 어딘지 귀여웠다.

그는 참지 못하고 그녀를 꽉 껴안았다. 그러고는 머리를 숙여 숨을 크게 들이쉬었는데 마치 하얀 고양이가 품에 안겨있는 것 같았다.

그 바람에 성혜인은 잠깐 깨어났는데 그의 얼굴을 보자 갑자기 웃는 것이었다.

“가짜임이 틀림없어.”

그녀는 그날 본 편지를 두고 하는 얘기였다. 반승제는 자신의 옆에 누워있으니까 말이다.

꿈을 꾸며 잠꼬대를 한 성혜인은 이 말을 끝으로 다시 잠에 빠졌다.

그녀의 미소진 얼굴을 본 반승제는 마치 누군가에게 심장을 두들겨 맞은 듯 얼얼해진 느낌이 들었다.

“뭐가 가짜라는 거야?”

그는 그 말의 의미를 알고 싶었다.

성혜인은 또 몽롱하게 눈을 뜬 채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달콤한 말끝이 약간 길게 늘어져서 마치 반승제의 뼛속으로 퍼져가는 것 같았다.

그는 혜인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온시환이 해준 얘기들이 생각나며 곰곰이 돌이켜보니 확실히 그녀는 말이 안 되는 행동들을 많이 한 것 같았다.

결혼한 여자가 남자에게 약을 발라주고 그에게 깔렸을 때 얼굴이 발그레해지며 또 몰래 그를 그리고 전에는 자주 그를 바라보며 멍을 때리고...

‘이게 좋아하는 게 아니면 도대체 뭐야? 입으로 절대 인정하지 않는 걸 보면, 무슨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가?’

반승제가 남녀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많이 생각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윤단미에게서도 이런 감정을 느껴보지 못했다.

단지 늘 이성적으로 그녀에게 잘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할 뿐이었다.

어려서부터 삶이 순조로웠던 그는 타고난 총명함으로 뭘 하든 성공해냈다.

그건 그의 형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반승제는 집안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한때는 금융을 배우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