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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조금만 살살

성혜인은 자기최면을 거는데 소질이 있었다.

‘이 수표를 가져가서 현금으로 바꿔 통장에 넣으면 카드에 순식간에 140억이 생기는 거네!’

그렇게 생각하니 어쩐지 걷는 것도 더 힘이 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목에 난 붉은 자국들을 보자 그녀는 또 미간을 찌푸렸다.

‘다음부터는 조금만 살살 물라고 말해야 하나, 매번 스카프를 두르고 다니는 것도 이상하잖아.’

호텔을 갓 빠져나오는데 경찰서에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영진이 성혜원의 이름을 고발했다는 소리였다.

그 시각 성혜원은 이미 해외에 도착해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증거가 확실했기 때문에 다국적으로 수배를 내릴 수 있었고 일단 그녀가 해외에서 발견되기만 하면 바로 국내로 송환할 수 있었다.

그녀가 자신의 진짜 이름을 숨기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하영진을 비롯해 잡혀 온 몇몇 임원들은 이미 SY그룹에 돌아갈 수 없다. 그리고 현재 SY그룹은 이 사람들의 사직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에 부닥쳐있다.

그 와중에 다행히 성혜인이 BK사와의 협력 건을 추진해왔고 BK사에서는 서민규에게 파견을 보냈다.

사람을 잘 다루는 이선은 서민규와 성혜인의 관계가 괜찮은 것을 파악하고 일부러 서민규를 보냈다. 또 그건 간접적으로 성혜인에게 정을 판다는 소리이기도 했다.

성혜인은 곧바로 이선에게 전화를 걸어 거듭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고 서민규와의 거래도 성공적으로 체결했다.

“여동생은 어떻게 됐어요?”

“그냥 조금 놀랐나 봐요. 상처 꿰매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서민규는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성혜인과의 거래에서는 확실히 분명히 하는 게 있었다. 그건 바로 묻지 말아야 할 것은 묻지 않는 것과 지켜야 할 말은 절대 지키는 것.

예를 들어 지난번 장석호에게 납치당했을 때와 같이 말이다. 성혜인에게 전화를 걸라는 말에 그는 두들겨 맞아 거의 정신을 잃어가고 있음에도 절대 전화를 걸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분명히 성혜인이 평범한 실내 디자이너라고 알고 있을 텐데 어떻게 내화를 대표로 계약을 체결하는지, 서민규는 궁금할 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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