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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위세를 부리기 위해

“성혜인이라고 합니다. 그 아이는 아버님께서 점 찍어준 사람이라 아무리 반씨 가문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움을 샀다고 해도 그 자리에서 굳건히 앉아있을 거예요.”

김경자도 그녀의 말뜻을 알아차리고는 피식 웃었다.

“그 아이한테 전화해서 내일 한번 오라고 해라. 자세히 좀 봐봐야겠어. 도대체 뭐가 잘나서 승제에게 시집을 갈 수 있는 건지.”

김경자는 원래 반태승과 사이가 안 좋은 거에 더해 부처를 모시고 있어서 예전에도 일 년에 한 번 정도밖에 오지 않았다. 그러다 반승우에게 일이 생긴 이후에는 완전히 이사를 가버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김경자는 반승우를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손자라며 끔찍이 여겼었다.

그러나 반승제를 대함에 있어서는 항상 엄했다.

그녀가 굳이 내일 오라고 한 이유는 다름 아닌 오늘 저녁 반씨 저택에서 반씨 일가가 모두 모여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말인즉슨 성혜인 때문에 식사 자리를 망치고 싶지 않다는 얘기다.

반씨 가문에 있는 김경자의 아랫사람들은 전부 그녀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한 번씩 얼굴을 비추고 갔지만, 반태승과 반승제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

이튿날, 반씨 저택의 부름을 받은 성혜인은 그제야 김경자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는 반씨 가문에 시집온 3년 내내 한 번도 김경자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예전에 반태승이 그녀에게 잘 지내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귀띔해준 기억은 있었다.

성혜인은 스승님이 김경자에게 선물하라고 보내주셨던 그림을 꺼냈다.

반씨 저택에 도착해 문을 열어준 도우미는 그녀를 보자 화들짝 놀라 눈을 뒤집었다.

성혜인이 이곳에 온건 처음이 아니었지만, 매번 올 때마다 백연서에게 꾸중을 듣는 바람에 도우미들도 늘 백연서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도우미의 뒤를 따라 거실로 들어섰다. 그곳에는 헐렁한 차림에 손목에 염주를 세 줄이나 찬 노인이 앉아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친절하기보다는 엄격한 사람인 것 같았다.

“할머님.”

그녀는 공손한 태도로 예의 바르게 김경자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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