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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여러 번이나 같이 잤는데

신이한은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지금 페니 씨를 도와주고 있는 거잖아요. 윤단미가 반승제한테 찰싹 붙어있는 저 꼴 못 봤어요?’

신이한의 말소리를 들은 윤단미는 참지 못하고 투덜거렸다.

“별꼴이야 정말. 페니 씨는 결혼도 했으면서 신이한 씨한테 작업을 건 거야? 신이한 씨도 취향 참 독특한가 보네. 남편 없는 틈을 타서 집에까지 몰래 가려고 하다니.”

반승제의 마음은 갑자기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승제야, 나 데려다줘.”

“심 비서한테 데려다주라고 얘기할게.”

“근데 나 아직 다친 몸이란 말이야.”

윤단미가 다친 거라곤 납치범에게 뺨 두 번 맞은 것과 발을 접질린 것밖엔 없었는데 그마저도 이미 부기가 다 빠진 상태였다.

“나 회사 돌아가서 회의에 참석해야 해.”

그가 회사로 돌아가 회의를 한다는 말을 듣자 윤단미도 더는 성가시게 굴지 않았다.

한편, 성혜인은 신이한과의 통화가 종료된 후에도 당최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신이한이 그녀를 일깨워준 게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모름지기 결혼한 사람이라면 집안에 반드시 남자 신발 두 켤레쯤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곧바로 집 아래 슈퍼마켓으로 달려가 싸구려 가죽구두와 슬리퍼 몇 켤레, 또 남성 잠옷 몇 벌을 구매했다.

그러고는 집으로 올라가 봉지를 뜯고 막 진열을 끝냈는데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정말 온 거야?’

성혜인은 그 사람이 신이한인 줄 알았다.

신이한이라면 이런 일을 할 만한 사람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문을 살며시 열었다.

“신 대표님...”

그러나 뜻밖에도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은 신이한이 아닌 반승제였다.

그를 본 성혜인은 무의식적으로 뒤로 한걸음 물러서더니 재빨리 문을 막아섰다. 다른 뜻은 없었고 단지 오늘은 정말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안 들여보내 줄 거야?”

그는 멋들어진 정장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정장이 벗겨지는 순간 반승제는 또다시 그녀의 말은 무시한 채 오히려 입으로 강하게 틀어막을 걸, 성혜인은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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