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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반승제만의 차가운 기운

두 시간 내내 무릎 꿇고 있었던 성혜인은 더위를 먹은 것처럼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더 이상 운전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벤치에 앉아 숨이라도 돌려야 했다.

또다시 헛구역질이 올라와 머리를 숙이니 문득 무릎이 보였다. 성혜인은 바지를 말아 올려 무릎을 드러냈다. 어쩐지 살짝 움직일 때마다 아프다 했더니, 역시 무릎은 껍질이 한 층 벗겨졌을 뿐만 아니라 빨갛게 부어 있었다.

성혜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두 조각 난 채로 차 안에 있는 주영훈의 그림이 저릿저릿 아픈 무릎과 함께 떠올랐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머리를 숙인 채 무릎에 난 상처만 물끄러미 바라봤다.

다른 한쪽에서 우연히 성혜인을 발견한 심인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때마침 빨간불이 카운트다운을 시작해서 그는 빠르게 말했다.

“대표님, 저쪽에 페니 씨가 있는 것 같은데요.”

반승제는 고민하다 못해 결국 심인우에게 길가에 차를 세우라고 했다. 그리고 물과 우산을 챙겨 들고 차에서 내렸다.

성혜인은 나무 그늘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날씨가 더운 관계로 그늘이라고 해도 그다지 시원하지 않았다.

성혜인의 앞으로 다가간 반승제는 차가운 표정으로 물을 건넸다. 그리고 바로 그녀의 무릎에 난 상처를 발견하고 미간을 구겼다.

갑자기 시선 안으로 들어온 물을 보고 성혜인은 천천히 머리를 들었다. 반승제의 얼굴을 발견하고서는 물을 받아 드는 것도 잊은 채 넋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반승제가 물을 들고 있는 손을 거두려고 할 때가 되어서야 정신을 차리고 손을 올리며 말했다.

“고마워요.”

반승제는 깔끔한 정장에 은으로 만든 손잡이를 달고 있는 비싼 우산을 들고 있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그 고귀한 자태에 기가 눌릴 정도였다.

그는 한참 가만히 서 있다가 갑자기 손을 뻗어 성혜인을 일으켜 세웠다. 중심을 잃은 성혜인은 그의 품으로 넘어졌고, 순간 차가운 기운이 코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나를 욕할 때는 그렇게 팔팔하던 사람이 웬일이래?”

반승제의 비꼬는 말투에 그날 일이 떠오른 성혜인은 바로 사과했다.

“대표님, 그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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