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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더는 이런 취급 받지 말고

불길은 모두 꺼져있는 상태였다. 성혜인은 건물 안 가장 구석진 곳에 웅크리고 있었다. 밧줄은 이미 풀려있고, 입안의 천들도 모두 빠져있었다.

조금 전 번진 큰불은 하마터면 그녀를 덮칠 뻔했는데, 마침 누군가가 제때 그녀를 끌어갔다.

머리에 씌워져 있던 마대 자루가 벗겨지고 혜인이 바라보니 그 사람은 다름 아닌 SY그룹의 청소원이었다.

“괜찮으세요?”

청소원은 가냘픈 얼굴에 온통 걱정으로 가득 찬 모습을 해 진심으로 그녀를 걱정해주고 있었다.

성혜인은 이 청소원이 어딘가 낯익은 얼굴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때, 성휘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여자는 당황하며 황급히 어딘가로 뛰어갔다.

성휘는 성혜인이 구석에 혼자 웅크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비록 다친 곳은 없었지만, 그녀의 옷은 더러워질 대로 더러워졌고 머리카락도 온통 먼지들로 뒤덮여있었다.

안에서는 아직도 불에 타는듯한 매캐한 연기가 자욱해 코를 찔렀다.

입안이 피비린내로 가득했던 성휘는 사람을 시키며 말했다.

“가... 가서 사람 부축해요.”

두 보디가드들은 서둘러 성혜인의 앞으로 다가갔지만, 그녀는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일어났다.

성휘의 상태가 온전치 못하다는 것을 그녀는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아빠...”

그녀가 부르자 성휘는 피를 토해내며 곧바로 뒤로 꼿꼿이 쓰러졌다.

사실 조금 전 반승제의 대답에서 이미 쓰러질 뻔했으나, 혜인이의 상태가 어떤지 불확실했기에 정신력으로 버틴 것이었다.

그녀가 멀쩡하다는 것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자 성휘는 더는 버티지 못했다.

“아빠!”

놀란 성혜인은 얼른 그에게 다가갔다.

성휘는 흐리멍덩한 눈으로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혼해, 더는... 더는 이런 취급 받지 말고.”

시커먼 먼지가 뒤덮인 얼굴을 하고 성혜인은 급히 옆에 있던 보디가드를 불렀다.

“빨리!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 주세요!”

그러자 보디가드들이 냉큼 달려와 성휘를 부축해 차에 실었다.

성휘는 성혜인의 손을 꼭 잡아당기며 놓지 않으려 했다.

그 모습을 본 성혜인은 눈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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