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애처가 대표님과 결혼했어요: Chapter 801 - Chapter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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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1화

심유진은 그들 부자 사이의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다른 한 사람에게 관여해야만 했다.**심유진은 열 시 반까지 기다렸다. 하은설이 이때쯤이면 호텔에 도착할 것 같아 카톡으로 문자를 보냈다.“뭐해?”이번엔 입력 중이라는 상태도 없이 바로 그녀를 무시한 듯했다.십 분을 기다려도 답장이 없자 심유진은 영상통화를 보냈다. 하지만 응답이 없어 이내 끊어졌다.심유진은 하은설에게 대 여섯 번 전화했다. 아마도 하은설은 짜증이 났는지 전화를 받자마자 욕설을 퍼부었다.“심유진, 너 미쳤지?!”심유진은 울려서 아픈 귀를 부여잡고 헤벌쭉 웃으면서 물었다.“왜, 방해되었나?”하은설은 노발대발해서 소리 질렀다.“꺼져!”심유진은 하은설이 소리 지르기 전부터 휴대폰을 멀리에 댔다. 아니면 고막이 터지는 참사가 일어났을 것이다.“말해봐.”심유진은 자세를 바꾸어 침대에 기대면서 베개 하나를 허리에 받쳤다.“그 남자 이름은 뭐야? 나이는? 어디 사람이고? 무슨 일을 한대?”“심유진, 넌 정말 미친 거야!”하은설은 똑같이 욕을 했지만 이번에는 기세가 꺾였다.“올해 중순쯤 정밀검사를 받아본 후 내가 미쳤는지 미치지 않았는지 결론을 내고, 먼저 네 남자 친구 얘기나 하지. 오늘 저녁에 오빠랑 마주친 그 사람 말이야.”하은설은 이 화제를 피해 갈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남자 친구가 아니야. 기껏해야 섹스 파트너야.”“뭐라고?!”충격이 너무 큰 탓에 심유진은 목소리 조절을 하지 못했다. 옆방에서 아이를 재우던 허태준도 이쪽으로 관심을 돌렸다.그는 조급히 그녀의 방문을 열면서 긴장해서 물었다.“왜 그래?”심유진은 멋쩍게 웃으면서 손안의 핸드폰을 흔들면서 말했다.“아니에요, 하은설과 통화 중이에요.”허태준은 알겠다는 듯이 대답하고 걱정스레 그녀를 다시 한번 보고 문을 닫았다.“너네 허 대표는 아직 안 갔네?”하은설도 이쪽 상황을 듣고 심유진한테 물었다.심유진은 그녀가 화제를 돌리지 못하게 막았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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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첫눈에 반하다.”연애학적으로 보면 참 낭만적인 일이다. 대다수 젊은 남녀가 기대하고 갈망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봤을 때 가능성이 매우 작은 일이다. 심유진은 심지어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틀렸다.심유진은 화내지 않고 오히려 하은설을 위해 기뻐했다.“세상에! 완전 청춘 드라마가 따로 없잖아?”심유진은 흥분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첫눈에 반한 데다 우연한 만남의 연속이라니, 그야말로 청춘 드라마의 클리셰가 아닐 수 없었다. 하은설의 얼굴도 여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 남자는 어떨지 몰라도...“잘생겼어?”심유진은 격동에 겨워 목소리마저 떨렸다.“음...”하은설은 몇 초 망설이다가 부끄러우면서도 자랑스럽게 말했다.“너네 허 대표보다는 못하지만 잘 생겼어. 오관이 너네 허 대표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그렇게 정교하진 않아. 풍기는 아우라도 전혀 다르고. 허 대표가 차가운 스타일이라면 그 사람은 조금 더 따뜻한 스타일이라고나 할까?”하은설의 말투에서 심유진은 하은설이 매우 만족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심유진은 혀를 끌끌 차더니 물었다.“너한테 첫눈에 반했다고 하고 너도 호감이 있는 것 같은데 왜 이참에 연애를 안 하고?”섹스 파트너라는 것은 결국 불안정한 관계다.“그 사람은 사업이 국내에 있고 또..., 말하진 않았지만, 옷차림새나 행동거지로 봤을 때 간단한 집안 같지 않았어. 연애를 한다면 그 집 사람들이 지구 반 바퀴를 날아와 날 죽이려 들걸?”하은설은 자신을 비웃으면서 말했다.“그건 모르지. 그 사람 가족이 날아와서 200억을 주면서 떠나라고 한다면? 넌 그러면 부자가 되는 거 아니야?”“그러네!”하은설도 심유진의 말에 맞장구를 쳐줬다.“그러면 그 돈을 너랑 별이와 나눠야지. 우리 셋이 한평생 근심 걱정 없이 살 수 있겠네. 너무 좋다!”두 사람은 한참 시끌벅적하게 웃고 떠들다가 갑자기 침묵 하였다.“진짜 좋아한다면 나라가 달라도, 가정 조건이 달라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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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3화

하은설은 내색하지 않으려 했지만 심유진은 그녀의 표정에서 슬픔을 볼 수 있었다.“둘이 아직 연락해?”심유진이 물었다.“연락하지. 별이랑 허 대표가 따로 있을 때처럼 매일 저녁 반 시간씩 영상통화 하고 있어.”하은설은 뒤에 기대면서 고개를 들었다. 두 눈은 초점 없이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재미가 없어.”“재미가 없으면 그만둬!”심유진은 하은설을 자극했다.하은설은 심유진을 흘겨보면서 말했다.“왜 그만둬야 하는데? 그 사람과 연락한다 해도 다른 남자랑 잘 수 있는 건데! 그리고 앞으로 더 만날 수도 있을지 누가 알아?”“다른 남자랑 자는 걸 못 봤는데...?”심유진은 유리잔을 깨물면서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렸다.“뭐래?”하은설은 심유진을 노려보았다.“얼마나 많은 남자가 내 꽁무니를 따라다니는지 알아? 내기할래? 내일부터 한 달 동안 매일 다른 남자를 데리고 와서 잘 거야!”“믿어! 믿지!”심유진은 급히 하은설을 제지했다.“부탁인데 내 아들의 심신 건강을 위해 남자를 데리고 오지 말아 줘!”“그래?”하은설은 눈썹을 치켜들었다.“심유진 씨, 앞뒤가 다르네요!”“뭐가?”심유진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너는 남자를 집에 데리고 와도 되고 난 네 아들 심신 건강에 영향 준다는 거야?”심유진은 무의식적으로 반박하려 했다.“내가 언제 남자를 데리고 왔어? 허튼소리 하지 마!”“허 대표는 남자가 아니야? 한번 데려왔다 하면 일주일씩 있는데.”하은설은 심유진의 장딴지를 살짝 걷어찼다.“아이고...”하은설은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일주일 동안 둘이 진도를 뺐어?”“우리가 무슨 진도를 빼?”심유진은 조마조마하여 술잔을 입에 갖다 댔다. 술을 마신다는 핑계로 하은설의 질문을 회피하려 했다.“짜증 나게 이렇게 회피하고 꾸물거리지만 말고.”하은설은 술잔에 든 와인을 한입에 마시고 말했다.“재결합할 거면 일찍 하고. 그래야 별이도 일찍 온전한 가족을 갖게 될 거 아냐. 재결합하기 싫다면 얘기 잘하고. 그 사람 희망 고문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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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허태준은 더 이상 심유진 집에 묵지 않았지만 이튿날 아침 제시간에 맞춰 그녀의 집 문 앞에 도착했다. 호텔에서 풍성한 아침도 싸 왔다.하은설은 아침을 먹으면서 허태준한테 칭찬을 늘어놓았다.“허 대표님은 진짜 세상 좋은 남자십니다! 마음이 이미 다른 곳에 있는 게 아니라면 제가 모든 곤란을 헤쳐가면서도 따라다닐 텐데!”허태준은 하은설의 칭찬을 받자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래서 하은설에 대한 태도도 더 좋아졌다.“하은설 씨는 내일 아침 조식으로 어떤 음식을 먹고 싶나요? 제가 호텔에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심유진은 바싹하게 구운 베이컨을 물면서 슬며시 눈을 흘겼다.하은설도 허태준 앞에서 내숭 떨지 않고 음식 이름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마지막 한마디를 덧붙였다.“허 대표님, 앞으로 저한테 부탁할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얘기하세요.”허태준은 미소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네.” **허태준이 옆에 없자 별이는 저녁에 자는 것이 습관 되지 않아 차에서 한참을 푸념했다. 심유진이 강제적으로 진압해서야 그만두었다.예전처럼 허태준은 별이를 유치원 안까지 데려다주고 심유진은 혼자 차에서 기다렸다.차창을 넘어 별이는 허태준의 손을 잡고 발랄하게 무슨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허태준도 별이의 키에 맞춰 허리를 숙이면서 별이의 얘기를 열심히 들었다. 심유진의 가슴은 따뜻해졌고 자기 생각을 더욱 굳게 다잡았다.이십여 분 후 허태준은 유치원에서 나왔다. 심유진이 별이를 데리고 가는 데 걸린 시간의 두 배다.심유진은 허태준이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을 들였는지 알 것만 같았다.“선생님이 또 얘기를 늘어놓으셨죠?”심유진은 팔짱을 끼면서 턱을 들고 장난어린 눈빛과 말투로 말했다.별이의 반 여선생님은 나이가 많은 편이 아니었다. 그들은 심유진과 같은 중년여성과 달리 멋진 남자에 대한 저항력이 높지 않았다. 허태준의 얼굴은 그들한테 있어서 핵무기와도 같은 살상력을 갖고 있었다.심유진은 별이한테서 들은 적이 있었다. 매번 허태준이 별이를 교실까지 데려다줄 때면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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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5화

심유진과 Maria를 제외한 나머지는 김욱의 결정에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듯했다.심유진과 Maria는 회의록을 작성하는 습관이 있어 노트를 챙겼다. 하지만 회의실로 가는 길에 놀랍게도 그들 옆을 지나가는 동료들이 다들 빈손을 하고 있는것을 발견했다.그들은 서로 마주 보면서 눈치로 질문했다.“뭐지?”**다들 자리에 앉고 나서야 김욱은 들어왔다.그는 문을 잠그고 회의실 안을 한바퀴 돌아본 후 자신의 자리로 걸어갔다.심유진은 육윤엽이 부서미팅에 불참한 것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는데 김욱이 이때 입을 열었다.“당신들의 사직서를 다 받았습니다.”심유진은 흠칫하면서 놀라서 두 눈을 커다랗게 떴다.그녀 옆에 앉은 Maria의 표정도 그녀와 다를 바 없었다.다른 사람들은 혹은 목을 빳빳이 쳐들고 당당하게 김욱을 쳐다보았고 혹은 머리를 숙여 당황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이 건은 육 대표님의 결재가 필요 없습니다. 제가 대신 답변하도록 하죠. 저는 허락하겠습니다.”김욱은 아무 표정 없이 말했다. 폭발적인 소식이 아니라는 듯한 말투였다.“인사팀에 얘기해 놓았으니 오후에 통일적으로 이직 절차를 밟으면 됩니다.”그의 평정은 모든 사람을 놀라게 했다.심유진은 벌어진 입을 틀어막았다. 충동적으로 김욱한테 묻고 싶었다. 왜 한 개 부서 사람들이 다 떠나게 되었는지, 총재 사무실은 어떻게 운영이 될 것인지를 묻고 싶었다.하지만 사람들이 많아 심유진은 꾹 참았다.한 여성 동료가 분노에 겨워 일어서서 책상에 손을 받히고 김욱한테 질문했다.“우리 부서 오랜 직원들이 능력도 없는 정부보다도 못하던가요?”능력 없는 정부라는 말을 뱉자 그녀는 당당하게 심유진을 쳐다보았다.어이없이 당한 심유진은 피를 토할 뻔 했다.자신은 왜 얽혀있는지?“첫째, Shen 은 제 정부가 아닙니다. 더 이상 이런 루머를 퍼트린다면 당신들을 훼방죄로 고소할 겁니다. 둘째, Shen 의 업무능력은 당신들 대부분보다 뛰어납니다. 믿지 못하시겠다면 Shen의 이력서를 공개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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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6화

심유진은 이 총소리가 없는 전쟁 속에 그녀와 Maria는 유일한 방관자일 줄 알았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그들 모두 피치 못할 책임이 있었다. 심유진은 제일 직접적인 근원이었고 Maria는 Judy가 이직하게 떠민 꼴이 되었다.모두의 과녁이 되고 싶지 않아 심유진은 신속히 Maria의 손을 잡고 책상 위의 물건을 집었다. 고개를 숙인 채 타인의 주의를 끌지 않으려고 소리를 죽이면서 밖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출구에 다가가기 전에 여러 명이 험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들 앞을 가로막았다.“지금 의기양양하죠?”아까 김욱의 심기를 건드린 Nina는 이번에도 앞장 섰다. 아까보다 더 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그녀의 체형은 심유진보다 건장했지만 키는 심유진보다 작았다. 하지만 기세로 보아 여전히 압박감을 초래했다.심유진도 갖은 풍파를 겪은 사람이었기에 타인을 먼저 건드리진 않지만 이런 캐릭터가 눈앞에 닥치면 무서워하지도 않았다.“네, 의기양양하죠.”심유진은 허리를 곧게 펴고 팔짱을 끼고 키가 큰 우세를 발휘해 일부러 승리자의 자태로 그들을 바라보았다.“갖은 수단으로 절 쫓아내려 했는데 결국 일자리를 잃은 건 당신들이네요.”심유진은 영화 속에 나오는 빌런처럼 크게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신들한테 무슨 얘기를 해야 할까요? 자신을 모른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너무 자신만만했다고 해야 하나요? 그도 아니면 아둔하다고 해야 할까요?”“너!”Nina는 화가 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리고 손을 들어 심유진의 뺨을 갈기려 했다.심유진은 미리 준비하고 있어 그녀의 손을 잡고 반격하려던 찰나 몸이 사람에 부딪혀 엉거주춤하게 옆으로 밀려났다.이윽고 짝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심유진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옆을 바라보았다. Nina의 손은 아직 허공에 있었고 그녀의 공격 범위 내에 없었던 Maria가 심유진이 서있었던 자리에 서있었다. Maria의 고개는 옆으로 쏠렸고 얼굴을 만진 채 서있었다.“Maria!”심유진은 쏜살같이 앞으로 다가가 Maria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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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7화

”조금 아프지만 괜찮아요.”Maria는 손을 저으면서 말했다.“조금 있으면 괜찮아 질걸요. 보건실은 너무 오바예요.”그녀는 손목시계를 보고는 말했다.“밥 먹을 시간이네요. 김욱 씨와 육 대표님에게 점심을 배달해야겠네요. 여기에서 기다릴래요? 밥을 가지고 찾으러 올게요.”심유진은 제일 가까운 의자를 빼고 그녀를 의자에 앉혔다.“이런 모습으로 두 분께 식사 배달을 하면 그들을 놀라게 할 거예요.”심유진은 Maria에게 장난쳤다.Maria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손으로 얼굴을 막았다.“그럼 어떡해요?”그녀는 손 틈 사이로 심유진을 흘끔 보았다.“직접 음식을 가지러 가라고 할 순 없잖아요? 그랬다간 총재 사무실에 김욱 씨와 육 대표님을 제외하면 직원이 당신 하나밖에 남지 않을 거예요.”“제가 배달하면 되죠.”심유진은 Maria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말했다.“시름 놓고 여기서 기다려요. 갔다가 금방 올게요.”**호텔에서는 점심 식사를 총재 사무실 입구에 놓았기에 심유진은 사무실을 가로질러 가지러 가야 했다.사무실은 난리가 났다.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무슨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다들 초조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심유진이 그들 곁을 지날 때 다들 조심하면서 말을 멈췄다. 다들 선하지 않은 눈빛으로 심유진을 노려보았다. 마치 그녀를 씹어서 뱃속에 삼킬 것만 같았다.심유진은 못 본 척하고서 점심을 가지러 갔다.음식을 가지고 돌아올 때 Nina는 괴이한 목소리로 옆 사람에게 말했다.“누구는 스킬도 필요 없는 심부름이나 하게 생겼네요!”심유진은 발걸음을 멈추고 Nina한테 웃어 보이면서 말했다.“누구는 매일 스킬이 필요한 일을 하지만 사직할 때 상사가 만류도 하지 않네요. 떠날 때 위약금 때문에 재산도 탕진하게 생겼네요!”Nina는 다시금 말문이 막혔다.심유진은 가슴을 펴고 고고한 자태로 그들의 앞을 지나갔다. 더 이상 그녀를 비꼬는 사람이 없었다.심유진은 음식을 들고 김욱의 사무실에 갔지만 안은 텅 비었다.김욱은 회의실에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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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화

”너 대신 맞다니? 무슨 말이냐?”육윤엽은 금방까지만 해도 밝은 표정이었는데 지금은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심유진은 과장을 보태 회의실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Maria가 이렇게 정의로운데 월급 좀 올려주면 안 돼요?”“그래.”허태준과 관련된 일만 아니면 육윤엽은 심유진의 요구를 다 들어주었다.“이따가 인사팀에 말해놓으마. Maria의 월급은 이번 달부터 10% 올려주마.”심유진은 몸을 굽혀 육윤엽을 포옹했다.“고마워요, 아버지~”육윤엽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폈다. 눈가의 주름은 더 짙어졌다. 육윤엽은 심유진의 손을 잡고 툭툭 치면서 물었다.“며칠 동안 너한테 물을 시간도 없었구나. 블루 항공에 들어온 지도 꽤 되는데 직장생활은 어떠냐? 힘든 일이라도 있느냐?”심유진은 김욱을 힐끗 보고는 의기양양해서 말했다.“오빠가 이끌어주는데 어려울 게 뭐 있겠어요?”“그럼 됐다.”육윤엽은 시름을 놓은 것 같았다.“너도 알다시피 내 몸이 줄곧 좋지 않다. 양의사가 몇 년을 퇴직하고 집에서 푹 쉬라고 했는데 네 오빠 혼자서 회사를 지키게 하면 동사회에 말썽 많은 노친네들을 잘 상대할 여건이 없을 거다. 유진아, 그러니까 너는 하루빨리 내 자리까지 올라와야 한다. 그때 가서 너희 남매 둘이 같이 싸운다면 나도 뒤에서 안심할 수 있단다.”“네, 노력할게요.”심유진은 정중하게 승낙했다.심유진은 육윤엽이 어느 만큼 엄중하게 다리를 저는지 알아보려 하지 않았지만 육윤엽의 병이 재발하는 것을 두 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 두 번마저도 심유진과 육윤엽이 만난 횟수였다. 그러기에 병이 재발하는 속도를 봐서는 빨리 퇴임하고 휴양하는 것이 육윤엽한테 제일 긴급한 일이다.심유진은 어깨가 무거워짐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 또한 그녀가 분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아, 맞다!”심유진은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면서 말했다.“총재 사무실에서 집체 이직을 했는데 후속 업무는 어떻게 처리할까요?”그 사람들의 오늘 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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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Nina의 손이 너무 맵기도 하고 Maria는 피부가 약한 아가씨였기에 반 시간이 지나도록 그녀 얼굴의 손바닥 자국은 가시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빨갛게 부어올랐다.점심시간은 다 끝나지 않았다. 심유진은 그녀가 파운데이션으로 자국을 가리려는 제의를 거절했다. 그러고는 다짜고짜 Maria를 데리고 의무실로 갔다.의사는 부기 빼는 약을 처방해 주었다. 이 약은 얼굴에 직접 바를 수 없어 먼저 화장을 지워야만 했다.Maria는 심유진의 손을 꼭 잡고 무릎 꿇기 일보 직전인 상태로 말했다.“집에 가서 마스크팩을 하는 것처럼 혼자 두껍게 바를게요, 네?”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은 누구한테나 있는 법이다. 심유진은 화장에 대해 집념이 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화장을 지우기 싫어하는 마음쯤은 이해할 수 있었다.“그래요, 그럼.”심유진은 말했다.“저녁에 잘 발라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내일이 되어도 부기가 가라앉지 못할 거예요.”“네!”Maria는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총재 사무실 사람들은 온 오후 혼란과 바쁨 속에서 일과를 보냈다.타 부서에서 전배 온 직원은 두 시에 맞춰 도착했다. 이 사람들의 등장으로 인해 태연하게 자리에 앉아 인사팀의 이직 절차 실시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김욱은 진작 도착했다. 이 시각, 빈자리를 메꾸러 온 직원들을 이끌고 그들에게 자리를 안배해 주었다. 마침 이직하는 사람 수에 맞는 인원이었다.김욱은 회의에서 인수인계에 관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심유진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몰랐다. 김욱이 바로 공표하니 사람들은 놀라서 멍해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제야 불평과 불만스러운 감정이 솟구쳐 올라왔다.“오후에 떠나라고 하셨잖아요? 왜 이제 와서 인수인계하라고 하나요?”“그러니까요! 약속을 지키셔야죠!”“저희가 떠나는 것에 대해 동의하셨으니 후회 하지나 마세요!”김욱은 사람들 중심에 서서 그들의 푸념을 태연하게 들어주었다.“어느 회사에 가시던 이직을 한다면 인수인계는 필수입니다. 여러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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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김욱은 육윤엽의 특별 조수이자 총재 사무실의 핵심 인원이다. Maria를 제외하고 부서 내 모든 사람의 업무는 최종 김욱의 손을 거쳐야만 했다. 김욱한테 보고하는 것은 물론이고 김욱은 매 사람의 업무 내용과 진도에 대해 빠삭했다. 마치 자신이 직접 한 것처럼 말이다.한사람이 열 몇 명 되는 사람과 인수인계하는 것은 힘들고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김욱은 마치 스킵 버튼을 누른 것처럼 배속으로 움직였다. 심지어 퇴근 전에 총재 사무실은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정상적으로 운영되었다.모든 문제를 해결하자 김욱은 드디어 시큰한 허리를 폈다. 그는 한 손으로 허리를 두드렸다. 심유진은 고개를 들자마자 그 모습을 보게 되어 김욱한테 물었다.“눌러줄까요?”심유진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반응하였다. 그래서 김욱과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한다는것도 까먹었다.말이 입 밖에 나가고 나니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어쩔 줄 몰라서 맞은 편의 Maria를 바라보았다.Maria도 이마를 살짝 찌푸린 채 생각에 잠긴 듯한 눈빛으로 심유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심유진의 눈빛과 마주치자 Maria는 냉큼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업무에 몰두하였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김욱은 심유진 앞에 멈춰서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공적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저한테 잘 보이려 해도 소용없어요. 이번 달 개근상은 없습니다.”심유진은 대답했다.“네, 없어도 방법이 없죠.”심유진은 관심을 거두어들이고 냉담한 척하였다.김욱이 사무실로 돌아가자 심유진은 냉큼 김욱한테 문자를 보냈다.“오빠가 방금 명석하게 행동했으니 망정이에요! 아니면 우리 관계가 들통날 뻔했어요!”김욱은 이참에 사기 치려 들었다.“고마움을 표시해야지? 오늘 저녁이나 사주지 않겠어?”“오늘 저녁은 안 돼요.”심유진은 허태준과의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다.“내일 저녁은 어때요? 집에서 훠궈 먹을 건데 같이 먹어요.”“좋지.”김욱도 사절하지 않았다.“허 대표더러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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