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내 안에서 각성한 용 / Chapter 511 - Chapter 520

All Chapters of 내 안에서 각성한 용: Chapter 511 - Chapter 520

1340 Chapters

제511화

남미숙은 바로 기고만장하게 웃으며 허안강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먼 곳까지 오셨네요.”그러자 허안강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어르신,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서로 인사를 주고받고 나서 남미숙은 바로 정색하더니 운을 떼기 시작했다.“허안강 씨도 있는 자리에서 밝히고 자 하는 것이 있습니다. 오늘부로 이진희 일가는 더 이상 우리 이씨 가문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허씨 가문에서 그들을 상대로 무슨 일을 하든 우린 절대 간섭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그 불똥이 우리 이씨 가문까지 튀지 않게끔 미리 약속해 주시기 바랍니다.”“맞습니다. 댁의 도련님 청혼을 거부한 건 이진희의 뜻이지 우리 이씨 가문의 뜻이 아닙니다. 이 결혼식도 저희 나름대로 극구 반대하며 말렸습니다.”남미숙을 말을 듣고 난 이천강을 재빠르게 맞장구를 쳤다.이에 이천수와 서지현은 언짢은 얼굴로 그런 그들이 한심하기만 했다.그러나 허안강은 어리둥절하기만 하고 그들이 말하고자는 하는 것을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이상한 사람이라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바라보더니 곧장 무시해 버리고 이천수와 서지현을 향해 걸어갔다.두 사람은 이를 악물고 허씨 가문과 ‘전쟁’을 벌일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하지만 허안강의 말과 행동에 다들 어안이 벙벙해지고 만다.“축하드립니다.”“댁의 천금과 윤도훈 씨의 신혼을 축하하며 소소하게 준비해 보았습니다.”허안강은 말하면서 부하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부하들은 일사불란하게 여러 귀한 선물을 수북하게 두 사람 앞에 쌓여 놓았다.보기 드문 옥석이 있을뿐더러 순금으로 만들어진 원앙새도 등도 있었다.이에 모든 이들이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이천수와 서지현은 한참이나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심지어 고맙다고 인사조차 하지 못했다.밀려 나온 하객들은 허씨 가문을 상대로 두 사람 편에 서서 도울 생각이었는데 이 모습을 보고 놀라워 마지 못했다.남미숙, 이천강 그리고 이은정은 얼굴은 더 볼만 했다.‘X발! 이게 어떻게 된 거야?’‘따지
Read more

제512화

이천수와 서지현은 흥분 수치가 거의 최고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허안강이 어떠한 인물인지 모두가 명확히 알고 있다.그는 허승재의 아버지이며 직접 귀한 선물까지 들고 찾아왔다.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그들은 속으로 분명했다.그동안 허승재가 이진희를 마음에 두고 있으면서 허승재와 허씨 가문은 마치 먹구름처럼 이진희 일가를 뒤덮고 있었다.이진희는 어떻게든 다시 햇빛을 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었다.그러던 오늘 두 사람의 결혼식에 허승재의 아버지가 선물까지 들고 직접 참석한 것을 보고 마침내 그 먹구름이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허승재도 허씨 가문도 이진희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가.이진희와 윤도훈 사이를 인정해 주며 사이좋게 지내자는 뜻이 아닌가.그리고 이 모든 것이 모두 윤도훈 덕분임을 두 사람은 알고 있다.다만 윤도훈이 어떻게 해냈는지 그건 모른다.이진희가 윤도훈을 찾음으로써 혼자만의 힘으로 이씨 가문이 나서도 해결할 수 없는 일을 해냈다. “후.”서지현은 허안강을 결혼식장으로 안내하고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이윽고 또다시 득의양양한 모습을 보이며 도도하게 입을 열었다.“어르신, 둘째 도련님, 아직도 이 결혼식이 웃음거리가 될 것 같습니까? 제가 보기엔 오늘 웃음거리는 따로 있는 것 같은데. 거기 세 사람 말입니다.”“하객들도 가득 채워져 빈자리가 하나도 없네요. 죄송해서 어떡하죠, 앉을 자리가 없을 것 같아요.”“아, 그리고 이씨 가문 사람들한테 오지 말라고 해주셔서 고마워요. 아니면 다들 앉지도 못하고 서 있을 뻔했어요.”“다들 별일 없으시면 그만 돌아가시죠.”서지현은 입가에 웃음을 일렁이며 시원하다 못해 더없이 통쾌하기도 했다.이천수는 고개를 저으며 어머니와 둘째 동생을 바라보았는데 얼굴에는 짙은 실망이 드러났다.우쭐거리는 서지현의 모습을 바라보며 남미숙은 그만 화가 치밀어 올라 질병이 다시 발작하며 쓰러질 뻔했다.얼굴은 이미 붉어지다 못해 자줏빛까지 날 지경이었다.이천강과 이은정도 마찬가지로 숨마저 제대로 쉬
Read more

제513화

다소 파격적인 웨딩드레스를 입은 이진희는 매끈한 등라인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짤록한 허리 역시 살짝 비추고 있다.단정하게 머리를 올려 묶으니 하얗고 길쭉한 목 라인에도 절로 눈이 가고 있다.여신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딱 지금 이진희의 모습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뭇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자들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윤도훈 역시 카리스마를 풍기며 절로 후광을 달고 나타났다.깎아 놓은 듯한 완벽한 콧날과 남자다운 턱선에 근육질 몸매까지 여심에 불을 지피고 있다.“선남선녀가 따로 없네.”“보는 것만으로 절로 눈이 부시구나.”“너무 잘 어울리잖아. 천생연분인 것 같아.”“윤도훈 씨 정도 되는 사람이야말로 이진희 씨 곁에 설 수 있을 듯.”“...”하객들의 칭찬을 들으며 이천수와 서지현은 내심 뿌듯했다.오늘따라 유난히 멋져 보이는 윤도훈도 여느 때와 달리 사랑스럽기만 했다.부러워하는 하객들의 시선을 마주하며 윤도훈은 덤덤하게 카리스마를 유지했다.그러다가 고개를 돌려 이진희를 보더니 그녀의 미모에 심취하며 저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렸다.“여보, 오늘 너무 예쁘다.”그러자 이진희는 살짝 미소만 짓고 앞만 바라보았다. 윤도훈의 칭찬에 그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고.형식적으로 윤도훈의 팔짱을 끼고 있으나 몸은 저도 모르게 그와 거리를 두고 있었다.얼굴도 다소 굳어져 있는 것이 무척이나 부자연스러워 보였다.레드카펫을 밟고 있는 이진희는 전과 같은 기대감이나 행복감이 없었다.머릿속에는 온통 아침에 봤던 사진들로 가득 차 있다.두 사람이 무대에 오르자 사회자는 정식으로 한 절차씩 진행하기 시작했다.“신부 이진희 양은 신랑 윤도훈 군을 남편으로 맞아 평생 사랑할 것을 맹세하겠습니까?”이진희는 윤도훈을 바라보더니 눈가에 쓴웃음이 일렁였다.여느 신혼부부와 달리 이진희는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무척이나 망설였다.하지만 이진희는 끝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맹세합니다.”식장을 가득 채운 하객들을 봐서라도 기뻐해 마지 못하는 부모님과 멀리서 자기를
Read more

제514화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어린 딸은 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아내는 바람까지 피운 인생이다.파란만장한 그 모든 걸 겪고 나니 윤도훈은 감정적인 면에서 다소 집착이 있는 편이다.대답만 하면 되는 절차이지만 윤도훈에게 있어서 이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대답하는 순간 그 약속을 꼭 지켜야 할 것만 같아 감히 섣불리 대답할 수 없는 것이다.‘평생.’‘나한테도 평생이 있을까?’3년 내로 만약 상고 윤씨 가문과 겨루지 않는다면 율이는 반드시 죽게 되어 있다.그럼, 그 또한 이 세상에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전...”자기를 지켜보고 있는 이진희는 아름다운 두 눈을 마주하며 윤도훈은 큰마음을 먹고 대답했다.“네, 맹세하겠습니다. 아내와 즐길 수 있는 매일 소중히 여기며 행복하게 살겠습니다.”그 말에 사회자는 멈칫거렸다. 대답만 하면 되는 질문인데, 굳이 다른 말까지 했으니.“허허.”그 말을 들은 이진희는 곧 예쁜 얼굴에 조롱하는 듯한 모습을 드러냈다.윤도훈을 마주하고 있는 그녀의 두 눈에는 실망, 언짢음 심지어 원망까지 깃들여 있었다.‘매일 소중히 여겨?’‘허허.’‘그러다가 싫증이 나면 나 버리고 다른 여자 찾아가려고?’순간 이진희의 두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게 되었다.남정은이 아침에 보여 준 사진 속 장면들이 다시금 일일이 떠올랐던 것이다.그동안 마음속으로 여겼던 윤도훈은 이미지는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이진희의 감정도 더 이상 억눌리지 않아 벼랑 끝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한이 가득 그려 있는 두 눈으로 윤도훈을 보더니 꾹꾹 참고 있던 모든 서러움, 아픔, 실망 그리고 분노가 마침내 터지고 말았다.이진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대에서 내려와 식장 밖으로 뛰쳐나갔다.윤도훈과 결혼식을 올리려고 무대로 올라간 자신이, 그 모든 것이 역겨웠다.뛰쳐나온 이진희는 바로 화장실로 향해 달려들었다.거울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며 그녀는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와르르 무너진 채.어떻게든 참아내면서 결혼식을 끝내려고 했었다.하지만
Read more

제515화

윤도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하려고 했다.그러나 이때 이진희가 차갑게 그의 말을 끊어 버렸다.“그럴 필요 없어요. 나 다 알고 있어요.”이진희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가능한 한 평온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게끔 애를 썼다.“별거 아니에요. 아까는 그냥 속이 울렁거렸고 무대에서 토하고 싶지 않아 뛰쳐나온 거예요. 인제 그만 돌아가도 좋아요. 어찌 됐든 일단 결혼식부터 잘 끝내고 봐요. 저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체면을 잃을 순 없잖아요.”윤도훈은 그런 이진희를 바라보며 순간 가슴이 답답해졌다.왠지 모르게 두 사람 사이에 갑자기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 것만 같았다.‘갑자기 왜?’‘내가 망설여서? 아니면 다른 일이 있나?’윤도훈은 갑자기 이진희의 속마음을 알아차릴 수 없었다.“참, 결혼식 끝나고 며칠 있다가 이혼해요. 우리.”“그럴싸한 핑계 찾을 테니 협조해 주고요. 우리 엄마 아빠한테 상황만 좀 설명해 주면 돼요.”이진희는 차갑고 덤덤한 말투로 그에게 자기 뜻을 전했다. 그 어떠한 감정도 보이지 않게.이에 윤도훈은 순간 얼굴이 어두워졌다.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는 이진희인데 평생 그녀의 손을 잡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윤도훈은 머뭇거리며 힘들게 입을 열었다.“왜 그러는 건지 알려주면 안 돼? 이유라도 좀 줘.”“그전까지 우리 좋았잖아. 서로 마음에 두고 있는 게 느껴졌었어.”윤도훈은 갑작스러운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아니요. 우리 사이에는 그 어떠한 감정도 없었어요. 처음부터 가짜 결혼이었잖아요. 도훈 씨랑 결혼하는 것도 허승재 좀 애 나게 하려고 그런 거라고요.”“이제 더 이상 나한테 집적거리지도 않고 허승재 아버지까지 직접 도훈 씨 임무는 이로써 끝났어요. 그동안 수고했어요.”“저에게 있어서 도훈 씨는 그 어떠한 이용 가치도 없어요. 이 모든 걸 완벽하게 끝내줘서 고마워요. 도훈 씨를 마음에 둔 적도 없고 난 그냥 이게 전부예요.”갈기갈기 찢어지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나서 이진희는 덤덤한 모습을 보
Read more

제516화

같은 날 저녁. 어느 고즈넉한 외진 곳.길옆에 승합차 한대가 세워져 있고 남정은이 오토바이를 몰고 여기까지 달려왔다.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서.남정은이 온 것을 확인한 승합차 주인은 전조등으로 그를 비추었다.그러자 남정은 바로 뒷문을 열고 뒷좌석에 몸을 실었다.“오셨네요.”조수석에 앉아 있는 윤병우가 헤벌쭉 웃으며 입을 열었다.“네, 저 오늘 꽤 잘하지 않았습니까?”남정은은 아부하면서 공을 청했다.“네, 잘하셨어요.”윤병우는 몸을 돌려 남정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그럼, 그 남은 돈을 좀.”남정은은 잔뜩 기대한 모습으로 본론에 들어갔다.하지만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순간 숨이 조여오는 느낌이 들면서 누군가의 튼실한 팔이 자기를 조이고 있는 것 같았다.당장이라도 숨이 멎을 것만 같고 두 동강이 날 듯했다.“지금 이게...”남정은은 튀어나온 눈알로 윤병우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다.“남은 돈은 제가 태워드릴게요.”윤병우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안경을 위로 밀며 잔인하게 그를 희롱했다.찰칵-이윽고 수하는 아주 손쉽게 남정은의 목을 끊어버렸다.그 모습을 보고 윤병우는 헤헤 웃더니 남정은의 시체를 향해 침까지 뱉었다.한편, 제황원 별장 안.“아빠, 진희 이모도 여기서 같이 지낼 거라고 하지 않았어요? 이모는요?”율이는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 윤도훈에게 물었다.주선미한테서 사랑을 받지 못한 율이는 엄마 사랑이 부족한 아이다.그동안 이진희가 옆에서 돌봐 주면서 율이는 이진희한테서 엄마의 사랑과 부드러움을 느끼게 되었다.결혼식을 올리고 나면 여기서 함께 지낼 것이라는 이진희의 말을 들은 적이 있기에 내내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하지만 식을 올리고도 변함이 없는 걸보고 의문이 든 것이다.“아빠가 율이 있잖아. 아빠로 부족한 거야?”윤도훈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율이에게 물었다.“아.”율이는 대충 대답하고서 데굴데굴 눈동자를 굴리더니 어른스럽게 되물었다.“아빠, 혹시 이모랑 싸웠어요?”“그래.”율이는 망설이다가 쓴웃음
Read more

제517화

어쩌면 평온한 삶을 끝까지 누렸으면 하는 마음이 아닌가 싶다.윤도훈은 일기 책에 가지런히 적힌 글을 바라보며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배로 늘어갔다.책을 덮고 윤도훈은 혼자서 중얼거렸다.“어머니, 제 자식이 평생 저주를 안고 가게 생겼는데, 아빠인 제가 어떻게 평온하게 살 수 있겠습니까? 그 길로 걸어야만 하는 운명이 아닌 가 싶습니다. 만약 이게 저의 운명이고 율이의 운명이고 우리 집안의 운명이라면 저 끝까지 이겨낼 겁니다. 최선을 다해 운명을 뒤바꿀 겁니다.”다음날, 윤도훈은 율이를 등교시키고 나서 전과 마찬가지로 이진희를 회사까지 바래다 주었다.비록 며칠 있다가 이혼 할 사이지만 이진희는 그동안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않았으면 했다.적어도 연기라도 해가면서 이천수과 서지현의 눈썰미를 피해 가고 싶었다.두 사람은 이미 두 사람 사이가 뒤틀어진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차에 오르고 나서 이진희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운을 떼기 시작했다.“제가 한 번 생각해 보았는데요, 그냥 아이 낳는 문제로 생각이 맞지 않았다고 해요. 그 일로 싸움이 잦아지면서 이혼까지 가게 되었다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이에 윤도훈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새어 나왔다.“그럼, 장모님도 장인어른도 난처해하지 않을까? 손주 안겨드리려다가 우리가 이혼한 줄 알겠어. 아니면 그냥 내가 바람 피웠다고 그래. 나쁜 사람은 내가 할 테니. 어차피 너희 집안에서 나를 어떻게 욕해도 상관없어.”그 말에 이진희는 멈칫거리더니 예쁜 얼굴에 복잡한 기색이 드러났다.그 또한 잠시 윤도훈을 조롱하는 눈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나쁜 사람은 네가 할 테니?’‘윤도훈.’‘그렇게 연기가 하고 싶은 거야?’‘그래, 그 사진들을 네가 봤을 리가 없지. 여기저기 흘리고 다니는 사진.’‘그 사진들을 내가 보지 않았다면 지금 네가 한 말에 눈물까지 흘렸겠지? 참나.’‘윤도훈, 이 사기꾼아!’“허허,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이진희는 차갑게 씩 웃으며 바로 정색했다.이에 윤도훈도 더 이상 말하지
Read more

제518화

실력을 예측할 수 없는 상대를 앞에 두고 윤도훈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실력이 어떠한지는 뒤로 하고 지금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살기와 살의가 더더욱 무서운 것이다.‘날 죽이려고 그래.’“누구십니까?”윤도훈은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누구냐고? 내 제자를 죽여 놓고 그새 잊은 것이냐?”귀대성은 험상궂은 모습으로 언성을 높였다.이에 윤도훈은 문득 무엇인가 떠오른 듯했다.“혹시 귀익혼 사부님 되십니까?”퍼져 나오는 짙고 악한 기운이 귀익혼과 비슷하여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이다.“그렇다. 내가 바로 귀익혼 사부다. 목숨은 목숨으로 갚아야 할 것이다.”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귀대성은 난폭한 기운으로 윤도훈을 향해 달려들었다.윤도훈을 상대로 손바닥을 내밀더니 그 위로 진기가 용솟음치면서 혈색 광막이 나타났다. 마치 피로 물든 장갑처럼.윤도훈은 눈동자가 크게 요동치면서 무력함이 들기만 했다. 절대 막아낼 수 없는 힘인 것만 같았다.그럼에도 그는 크게 소리를 치며 양팔로 막았다.그와 동시에 용의 진기까지 동원하여 두터운 호체 기력까지 몸 주위에 에워싸 버렸다.펑-그 또한 무용지물 귀대성은 바로 이를 깨뜨려 버렸다.몸 주위에 있던 호체 기운이 그의 손바닥 한 대로 손쉽게 깨지는 것을 보고 윤도훈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초급 경지 중기에 도달한 실력임에도 이렇게나 힘이 없으니 말이다.그럼, 상대는 결단 경지 강자란 말인가?“어쩐지 귀익혼을 죽일 수 있다 했어. 너 초급 경지였구나.”“젊은 나이에 그 정도 실력이라니,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말하면서 주름이 자글자들글한 귀대성의 얼굴에는 잔인한 웃음이 드러났다.그는 마치 피에 굶주린 늑대처럼 음산한 기운을 내뿜고 있다.“근데 내가 천재로 태어난 놈들을 죽이는 게 취미야.”이에 윤도훈은 콧방귀를 뀌며 달갑지 않아 했다.자기 몸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는 윤도훈은 조금 전 상대의 공격으로 오장육부에 심한 상처를 입게 된 걸 알고 있다.초급 경지 중기 실력으로 결단 경지 강자를 맞
Read more

제519화

무력함이 들면서 윤도훈은 어안이 벙벙해졌다.귀대성이 착지하고 나서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그 또한 놀라워 마지 못한 얼굴이다.얼굴에는 아픈 듯한 모습이 살짝만 그려졌다.대지맥동에 전력을 다한 공격을 더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처를 얼마 입지 않았다.“같은 경지가 아닌데도 감히 날 공격할 수 있다니.”귀대성은 놀라움과 동시에 험상궂게 웃었다.“좋아! 앞으로 점점 재미있을 것 같구나. 너 같은 천재를 죽이는 게 내 취미라고 했지. 아주 좋은 사냥감이야.”말을 마치고 음침한 바람과 살이 떨리는 웃음소리를 내며 귀대성은 바로 핏빛 잔영으로 변해 윤도훈을 죽이려 했다.윤도훈은 크게 소리치며 어디 한 번 끝까지 싸울 작정이었다.복부 쪽에 피 자국이 보이면서 윤도훈은 귀대성의 공격으로 또다시 날아가 버렸다.절대적인 실력 차이 앞에서 노력은 이처럼 부질없는 짓이 되어 버린다.“와.”땅에 떨어진 윤도훈은 미친 듯이 피를 뿜어냈다.물론 그중에 일부 장기 찌꺼기도 섞여 있다.그뿐만 아니라 콧구멍, 귓구멍에서도 피가 흘러나왔다.결단 경지 강자의 공격이라 만만치가 않았다.첫 번째 공격에 중상을 입고 두 번째 공격에 거의 죽을 것만 같았다.오장육부가 모두 자리를 옮기고 온몸에 경맥도 거의 끊긴 듯했다.심지어 진기까지 진동으로 모조리 흩어져 버린 것 같았다.“어라? 아직도 살아 있어?”귀대성은 윤도훈이 아직 죽지 않은 것을 보고 다소 놀라웠다.하지만 곧 개의치 않아 하며 잔인하게 웃었다.“그럼, 한 번 더 공격하면 되겠네? 그렇지?”말하면서 귀대성은 한 걸음씩 천천히 다가갔다. 내디디는 걸음과 더불어 두 눈에 베인 살의는 점점 짙어가면서.손바닥에 혈색 진기가 점점 용솟음치고 있다.윤도훈은 가만히 주저앉은 채 이를 악물며 두 눈에는 절망이 가득했다.한 대만 더 맞으면 틀림없이 죽게 된다는 걸 윤도훈 자신도 잘 알고 있다.‘허허, 나 오늘 죽는 거야?’‘우리 율이 저주도 풀지 못했는데.’‘부모님 원수도 갚지 못했고.’‘아직 하지 못한 일들
Read more

제520화

“고씨 가문?”귀대성은 바로 콧방귀를 뀌며 대수롭지 않아 했다.“무술 가문 주제에 어디 감히 내 앞길을 막고 있는 것이냐! 난 귀패문 출신이니 어디 썩 꺼지지 못하겠느냐.”그러자 고태형은 눈살을 찌푸렸다.“귀패문?”살짝 꺼리는 듯한 모습을 드러내었는데 귀패문이 악질 중에 악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뿐더러 귀패문 문주가 금단 경지에 이른 강자라는 소문도 들은 바가 있다.고씨 가문은 이러한 가문 앞에서 실은 어깨를 피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두려워하는 듯한 고씨 가문 옛 가주의 모습을 눈치채고 윤도훈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가장 관건이 되는 순간에 나타날 줄 몰랐고 인제 살 수 있겠구나 한시름 놓고 있었는데 스토리가 이렇게 전개될 줄은 몰랐다.‘고씨 가문에서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상대인 거야?’윤도훈은 자기 목숨을 고태형에게 완전히 맡길 용기가 없어 기회를 틈타 소아단을 삼켰다.몸속의 용의 기운까지 돌리며 가능한 한 빨리 회복하려고 했다.다만 상처가 너무 깊은 이유로 그 효과는 아주 미미했다.하지만 왼쪽 신장에서 용솟음치고 있는 용의 기운 덕분에 목숨은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윤도훈과 같은 상황이라면 일반 수련자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쯔쯔쯔.”귀대성은 고씨 가문 옛 가주 고태형의 반응을 보고 득의양양하게 웃었다.“우리 귀패문에 대해서 들은 바가 있나 봐? 내가 지금 이 놈을 죽이든 어찌하든 너희 고씨 가문과 상관없는 일이니 당장 꺼지는 게 좋을 것이다. 이놈만 죽이고 바로 너희 지역에서 떠날 것이니 좋은 말로 할 때 듣거라.”귀대성은 상대의 실력이 자기보다 한 수위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 귀패문으로 겁줄 수밖에 없었다.고태형은 눈빛이 흔들리며 중상을 입었으나 죽지 않은 윤도훈을 바라보았다.이윽고 그는 차갑게 웃으며 마음속으로 답이 생긴 듯했다.“우리 가문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누가 그러더냐? 윤도훈 씨는 우리 고씨 가문 비즈니스 파트너다. 지금 우리 지역에서 윤도훈 씨를 죽이면 우린 어떡해 하란 말이냐?”
Read more
PREV
1
...
5051525354
...
134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