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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어쩌면 평온한 삶을 끝까지 누렸으면 하는 마음이 아닌가 싶다.

윤도훈은 일기 책에 가지런히 적힌 글을 바라보며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배로 늘어갔다.

책을 덮고 윤도훈은 혼자서 중얼거렸다.

“어머니, 제 자식이 평생 저주를 안고 가게 생겼는데, 아빠인 제가 어떻게 평온하게 살 수 있겠습니까? 그 길로 걸어야만 하는 운명이 아닌 가 싶습니다. 만약 이게 저의 운명이고 율이의 운명이고 우리 집안의 운명이라면 저 끝까지 이겨낼 겁니다. 최선을 다해 운명을 뒤바꿀 겁니다.”

다음날, 윤도훈은 율이를 등교시키고 나서 전과 마찬가지로 이진희를 회사까지 바래다 주었다.

비록 며칠 있다가 이혼 할 사이지만 이진희는 그동안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않았으면 했다.

적어도 연기라도 해가면서 이천수과 서지현의 눈썰미를 피해 가고 싶었다.

두 사람은 이미 두 사람 사이가 뒤틀어진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차에 오르고 나서 이진희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운을 떼기 시작했다.

“제가 한 번 생각해 보았는데요, 그냥 아이 낳는 문제로 생각이 맞지 않았다고 해요. 그 일로 싸움이 잦아지면서 이혼까지 가게 되었다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이에 윤도훈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럼, 장모님도 장인어른도 난처해하지 않을까? 손주 안겨드리려다가 우리가 이혼한 줄 알겠어. 아니면 그냥 내가 바람 피웠다고 그래. 나쁜 사람은 내가 할 테니. 어차피 너희 집안에서 나를 어떻게 욕해도 상관없어.”

그 말에 이진희는 멈칫거리더니 예쁜 얼굴에 복잡한 기색이 드러났다.

그 또한 잠시 윤도훈을 조롱하는 눈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나쁜 사람은 네가 할 테니?’

‘윤도훈.’

‘그렇게 연기가 하고 싶은 거야?’

‘그래, 그 사진들을 네가 봤을 리가 없지. 여기저기 흘리고 다니는 사진.’

‘그 사진들을 내가 보지 않았다면 지금 네가 한 말에 눈물까지 흘렸겠지? 참나.’

‘윤도훈, 이 사기꾼아!’

“허허,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이진희는 차갑게 씩 웃으며 바로 정색했다.

이에 윤도훈도 더 이상 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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