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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나라고 너랑 질질 끌고 싶은 줄 알아? 됐거든!’

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졌던 사진들.

다시 한번 떠올리면서 이진희는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지금 자신이 내린 선택이 맞다면서.

인간쓰레기 때문에 눈물 흘릴 필요조차 없다며 아쉬워할 것도 없다며 속으로 수십 번을 되새겼다.

하지만 바보처럼 눈물은 멈춰지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울었는지 이진희는 마침내 기운을 차리고 눈물을 닦을 수가 있었다.

그러고는 다시 도도한 모습을 장착한 채 모든 자료를 챙겨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것처럼.

“갑시다! 회사는 나중에 가고 일단 이혼부터 하죠.”

한겨울의 칼바람이 예고도 없이 불어오는 것만 같았다.

그런 이진희를 지그시 바라보며 윤도훈은 그녀가 울었다는 흔적을 발견했다.

두 눈은 퉁퉁 부은 채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으니.

그 모습에 윤도훈은 순간 가슴이 확 막히면서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아무런 말도 없이 고개만 끄떡인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차에 올랐고 윤도훈이 운전대를 잡았다.

이제 막 별장 대문을 나서려고 하는데 맞은편에서 벤츠 한 대가 달려오고 있다.

벤츠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별장 입구를 막아버렸다.

이윽고 차에서 세 사람이 내려왔다.

그들의 정체는 바로 허씨 가문의 가주인 허홍현 그리고 허시연이다.

그와 더불어 엄숙하고 차가운 표정을 지닌 중년 남성이 두 사람의 뒤를 함께 하고 있다.

두 사람을 보자마자 이진희는 눈에 가시라도 박힌 듯이 인상을 찌푸리며 대놓고 싫은 티를 냈다.

윤도훈은 안색이 살짝 변하면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게 되었다.

두 사람의 뒤에 있는 중년 남성에게 시선이 쏠렸는데 윤도훈은 곧 날카로운 눈매를 드러내고 만다.

“무슨 상황인지 보고 올게.”

윤도훈은 바로 시동을 꺼버리고 차에서 내렸다.

그러고는 한사코 노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설마 심심해서 왔겠어요?”

허시연은 두눈을 부릅뜨고 이를 갈았다.

여기서 꼭 짚어줘야 할 부분이 있다면 허시연이 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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