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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너 그러다가 윤도훈 팬 되겠다? 그놈이 뭐가 대단하고 그러는 건데?”

허승재는 노여워하며 소리를 질렀다.

윤도훈 실력이 만만치 않다며 두려워하는 듯한 윤병우의 말에 허승재는 발끈하고 말았다.

“그런 건 절대 아닙니다. 근데 어디서 들으신 겁니까? 믿어도 되는 겁니까?”

윤병우는 조심스럽게 의문을 품어 보았다.

“현씨 가문에서 알려주던데.”

“현씨 가문이요? 수도권 현씨 가문 말씀이십니까? 확실하십니까? 설마 우릴 이용하려고 그러는 건 아니겠죠?”

윤병우는 본래 의심이 많고 교활하기 그지없는 인간이다. 단번에 그 속의 이상함을 짐작할 만큼.

“우릴 이용해?”

허승재는 바로 눈살을 찌푸리더니 지시를 내렸다.

“일단 윤도훈 제대로 감시하고 있어. 이상한 점 있으면 바로 연락하고. 그놈이 정말로 크게 다쳤거나 죽었다면 이진희는 결국 내 품으로 들어오게 되어 있어.”

말하면 할 수록 허승재의 얼굴은 험상궂게 일그러졌다.

이미 정신을 놓은 듯이 두 눈에는 광기가 가득했다.

이진희를 얻으려는 허승재의 마음은 단지 그녀의 미모에 끌려서가 아니다.

사랑은 어느새 집념으로 변해 모두를 헤치고 있는 있다.

같은 시각 현숙애 모자는 윤도훈이 크게 다쳐 거의 죽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허씨 가문과 이씨 가문에 흘렸다.

...

신혼 부부는 밤새 아무런 대화도 없었다.

다음 날 아침, 윤도훈은 전과 변함없이 율이를 등교시키고 난 뒤 이진희를 데리러 갔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소와 별다를 것이 없다.

“앞으로 바래다줄 필요도 데리러 올 필요도 없어요. 우리 사이에 그럴 필요 없어요.”

이진희는 거실에서 윤도훈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덤덤하게 말을 내뱉었다. 차갑기 그지없는 눈빛과 함께.

두 사람은 지금 가장 가까운 거리에 서로를 두고 있다.

하지만 세상 그 무엇보다 먼 거리인 듯싶었다.

마음이 멀어지면 몸도 멀어진다더니.

“그래. 앞으로 원이한테 부탁해서 출퇴근해.”

이진희의 딱딱한 말에 윤도훈은 고개만 끄덕였다.

주저 없이 돌아오는 그의 대답에 이진희는 순간 멍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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