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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화

현숙애는 문득 무엇인가 떠오른 얼굴이다.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르면서 교활한 모습을 보인다.

“진짜인지 아닌지 한번 실험해 보면 알 수 있지 않겠어? 윤도훈 그놈이 그동안 저지른 일로 봐선 그놈 죽이려는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닐 거야. 그들한테 슬쩍 소스 흘려서 우리 대신 ‘복수’하게 하자. 만약 일이 잘 풀려서 윤도훈을 죽일 수 있다면 우린 일주일 동안 애타게 기다릴 필요도 없잖아.”

그 말에 조현인 역시 순간 두 눈이 밝아졌다.

“그렇네요. 다쳤다는 소식만 내보내면 다들 그놈 죽이려고 미친 듯이 달려들 거예요.”

...

윤도훈은 차를 몰고 제황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이찬혁에게 전화를 하면서.

자기가 크게 다친 사실에 대해 말할지 말지, 자기 대신 율이를 며칠 동안 지키고 있어 달라고 말할지 말지 한참 동안 망설였다.

망설임 끝에 그는 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평소에 했던 대화처럼 단약으로 얻은 수련 자원은 있는지 그것만 물었다.

이찬혁에 대해 믿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을 뿐.

게다가 율이도 이진희한테도 ‘진살부’가 있으므로 일반인을 상대로 자신을 지키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만약 ‘진살부’로 적을 상대할 수 없다면 이찬혁 역시 힘들 것이다. 적어도 지금의 실력으로는.

같은 날 오후, 윤도훈은 가만히 집에만 있었다.

상처 회복에 필요한 약재를 달이며 소아단과 용의 기운으로 천천히 회복에 집중했다.

이쯤에서 승인해야 하는 바가 있다면 상처가 결코 작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만약 용의 기운이 아니었다면 귀대성의 공격 두 번에 이미 송장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은 겨우 목숨만 간당간당 붙어 있고 폐인이나 다름없다.

온몸에 경맥이 끊어지면서 텅텅 빈 것이 짙고 순수했던 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단전에도 가뭄이 온 것처럼.

그나마 다행인 건 ‘용 신장’에서 뜨거운 용의 기운이 흘러나와 온몸으로 퍼져 망가진 몸을 서서히 복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발 폐인은 되지 말자. 폐인으로 사는 인생은 싫어.”

윤도훈의 입가에 쓴웃음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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