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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윤병우의 시나리오를 듣고 주선미는 구미가 확 당겼다.

단 한 번의 연출로 쉽사리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 솔깃했다.

윤도훈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바로 율이이다.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사람.

시나리오대로 잘 흘러간다면 율이는 친엄마인 주선미만 찾게 될 것이다.

그리고 율이가 이진희한테 완전히 실망하게 된 다면 윤도훈과 이진희를 갈라놓는 건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

“좋아요! 그렇게 하죠.”

주선미는 흥분한 모습이 얼굴에 역력한 채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윤도훈! 넌 내 꺼야!’

같은 날 저녁.

시간이 끝나자마자 율이는 부랴부랴 유치원 문 앞으로 달려갔다.

커다란 두 눈에는 기대가 가득하다. 가장 친숙하고 익숙한 그림자를 기대며 달려가고 있다.

그 사람이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자기를 기다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지만 율이는 이진희를 보게 되자마자 바로 풀이 죽고 말았다.

“진희 이모.”

실망한 모습을 애써 숨기고 율이는 이진희를 향해 손을 흔들며 달콤하게 불렀다.

하지만 실망한 눈빛을 완전히 숨기지는 못했다.

이에 이진희는 속으로 안타까워하며 율이의 작은 손을 살포시 잡았다.

“율이야.”

바로 이때 사랑이 듬뿍 담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환하게 웃는 얼굴로 주선미가 두 사람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고 있다.

주선미는 걸음을 멈추고 몸을 숙이고 앉아 율이를 향해 양팔을 벌렸다.

“엄마.”

율이는 주선미를 보자마자 두 눈에 빛이 나더니 이진희의 손을 뿌리치고 달려갔다.

주선미의 품속에 꼭 안긴 채 기뻐해 마지 못했다.

“엄마, 여긴 왜 왔어요?”

“우리 공주님 보고 싶어서 왔지.”

주선미는 율이를 안고 행복하게 웃었다.

율이를 엄청 사랑하는 것처럼, 율이 없이 못 사는 것처럼.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이진희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조금 전 율이가 자기 손을 뿌리치고 주선미를 향해 달려가는 걸 보고 이진희는 순간 너무 초라해지고 실망도 가득했다.

심지어 머릿속에 또다시 그 장면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윤도훈은 한쪽 곁에 서 있고 주선미가 율이를 안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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