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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외롭게 홀로 서 있는 율이를 보고 있으면 절로 가슴이 미어지는 정도다.

맑고 빛이 나야 하는 커다란 두 눈에는 어느새 빛이 사라진 채 어둠이 내려앉았다.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온몸에 통증이 밀려왔을 때도 율이는 울지 않았다.

주선미의 참모습을 알게 되고 그녀가 뒤돌아서는 순간 율이는 그만 눈물을 뚝뚝 떨구고 말았다.

이를 악물고 끝까지 버텼던 율이는 그렇게 와르르 무너졌다.

엄마라는 사람이 자기를 매몰차게 버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떠나가는 것을 직접 보고 율이는 그제야 슬픔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아빠도 엄마도 율이 버렸어.’

‘율이는 버려진 아이인 거야?’

기댈 곳 하나 없이 초점을 잃은 율이의 모습을 보고 이진희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들었다.

율이가 애틋하고 안타깝고 애잔한 그런 심정.

“꼬마야, 우는 거야? 어머 불쌍해서 어떡하지.”

“우리 꼬마 슬프지 않게 아저씨가 좀 도와줄까? 아저씨 믿고 따라오렴.”

윤병우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율이를 바라보며 잔인함을 드러냈다.

“죽여.”

이윽고 그는 부하에게 지시를 내렸다. 당장 죽이라고.

지시를 받은 이들은 총을 꺼내 들어 어린 율이을 무자비하게 겨냥했다.

윤병우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이진희는 율이 옆으로 바로 달려가 아이 앞을 막아섰다.

“잠깐! 이진희 씨는 절대 다치면 안 돼!”

“당장 가서 이진희 씨부터 끌어내. 그리고 저 계집애 죽여.”

갑자기 율이한테 달려간 이진희의 모습을 보고 윤병우는 당황해 마지 못했다.

이진희한테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

‘생포’해서 허승재에게 넘겨줘야 하기 때문에.

꼭두각시나 다름없는 부하들은 곧바로 총을 도로 거두고 이진희와 율이를 향해 서서히 포위해 갔다.

이때 이진희는 콧방귀를 뀌었는데 순간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가 퍼져 나오면서 그들과 맞서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연약한 여인이지만 이진희는 단 한 번도 자신이 연약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하물며 지금 그녀는 무자에 발을 살포시 들여놓은 상황이다.

이진희는 하이힐을 벗어 던지고 죽을힘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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