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에 나타난 윤도훈을 보고 저마다 다른 모습을 드러냈다.흥분해 마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그와 반대로 걱정하는 사람도 고소해하는 사람도 있다.“역시 우리 사위 나타날 줄 알았어! 진희랑 율이 버리고 갈 사람이 아니지!”서지현은 흥분한 동시에 흐뭇해했다.하지만 이천수는 걱정한 기색이 역력하다.윤도훈이 귀대성에게 맞아서 폐인이 되었다는 걸 들었기 때문이다. 이은정을 비롯한 그들에게서.억지로 나타난 것만 윤도훈인 것 같아 그 결과가 눈에 보이는 듯했다.윤도훈이 나타난 것에 대해 이은정 그들은 기대하는 모습과 더불어 다른 이유로 흥분했다.“나오긴 나왔네.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죽게 될 거야.”이천강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윤도훈! 넌 세상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 테다.”허시연 또한 악랄하게 웃으며 비아냥거렸다.현숙애도 조현인도 모두 같은 마음이다.시체로 변한 윤도훈이 옥상에서 쓰레기처럼 뚝 떨어질 것을 미리 예상한 모습으로.바로 이때 경찰과 군인들은 주위를 봉쇄하기 시작했다.고씨 가문의 집사도 지금 어느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가주, 윤도훈 그자가 나타났습니다.”고씨 가문 집사가 고민기에게 알렸다.“그래? 혼자서?”고민기가 물었다.“혼자 나타난 것 같습니다.”“혼자?”그러자 고민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바로 이때 옆에 있던 고태형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어찌할 바가 없어 나타난 것 같구나. 믿을 만한 사람도 세력도 없이 혼자인 것 같은데. 윤도훈은 역시 생각한 대로 혼자였어. 아무런 배경도 없는 한낱 하찮은 인간이었어. 하지만 저 어린 나이에 저런 실력과 단약 제조 방법을 알고 있는 걸 보면 그동안 운이 좋았던 거지. 그럴만한 기회가 있었던 것 같구나.”이에 고민기는 불가 타부 했다.“할아버지, 아직 끝난 게 아니니 끝까지 한 번 보시고 판단하시죠. 같은 편이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수도 있잖아요.”“귀대성한테 어쩌지도 못하는 놈인데, 혼자가 아니라면 이미 같이 모습
귀대성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자 방송국 직원들은 달리기 시작했다.어렵게 얻은 기회를 빌려 어떻게든 탈출하려고.모든 이들이 도망칠 때까지 귀대성은 한사코 윤도훈만 노려보았다.희롱하는 듯한 웃음과 더불어 여유로운 모습으로.귀대성의 목적은 단 하나다. 윤도훈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게끔 만드는 것.이진희와 율이를 납치한 것도 그러했고 강제로 생방송을 진행한 것도 그러했다.윤도훈 외에 다른 사람이 죽든말든 전혀 개의치 않다.물론 지금으로서는 이진희도 율이도 죽어야만 한다.윤도훈을 죽일 때 그의 처자식도 함께 죽이기로 마음을 먹었다.제자인 귀익혼이 저승에서 외롭지 않게 말이다.도운시 전체에 널려 있는 스크린은 모두 꺼져 버렸다.윤도훈이 생방송을 끊었고 방송국 위를 맴돌던 헬기까지 철수한 상황이라 그 누구도 옥상의 상황을 모른다.다들 영문도 모른 채 멍하니 서 있지만, 하나만은 분명하게 알고 있다.귀대성이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나타났다는 것.“너무 처참하게 죽을까 봐 다 꺼버린 거 아니야? 우리 못 보게.”방송국 아래서 이은정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두 눈으로 직접 죽는 꼴 보고 싶었는데, 참 아쉽구나.”허시연 역시 아쉬워하며 달갑지 않아 했다.“어이고 이놈아! 내가 진작에 이렇게 될 줄 알았어. 감히 우리 집안을 상대로 사기를 쳐!”차갑게 웃으며 조현인은 혼자서 중얼거렸다.“미친놈! 넌 열 번 죽어도 열 번 다 쌤통이야!”현숙애는 속이 시원해지는 것만 같았다.옥상에서 이진희와 율이는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윤도훈을 바라보며 기뻐해 마지 못했다.물론 이진희는 복잡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내내 나타나지 않고 있던 윤도훈에게 실망을 했었으나 지금은 그 감정이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오로지 감동과 흐뭇한 감정만이 가슴을 가득 채우고 있다.‘그래. 올 줄 알았어.’윤도훈을 바라보며 이진희는 속으로 한시름을 놓게 되었다.불안해하던 율이도 순간 두 눈이 초롱초롱해졌다.가장 빠른 속도로 달려가 단번에 윤도훈의 허벅지를 꼭 껴안았다.
이진희는 바로 주저 없이 율이를 안고 멀리 떨어졌다. 윤도훈과 귀대성으로부터.옆에 있는다고 한들 별다른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하여 폐를 끼치지 않고 최대한 멀리 떨어지는 것이 도와주는 거로 생각했다.“자식, 몸은 좀 나았나 봐?”귀대성은 음흉하게 웃으며 물었다.실은 생방송 기기를 단번에 망가뜨린 윤도훈의 기운에 놀라기는 했다.경맥이 끊어질 정도로 공격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겨우 숨만 간당간당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죽지는 않았어도 폐인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생각한 바와 달리 윤도훈은 너무 평온하다. 심지어 내력까지 드러내며.“모기한테 물린다고 해서 죽기야 하겠어? 잠깐 간지러웠으면 됐지 그게 며칠이나 되겠어?”윤도훈은 피식 웃으며 건방지기 그지없는 모습을 드러냈다.이에 귀대성은 더더욱 냉랭해지면서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기 시작했다.“끝까지 입만 살아서. 넌 죽어도 제대로 죽지 못할 거야. 난 네 영혼까지 털어내서 감금시켜 버릴 거야. 그래서 죽을 때까지 평생 괴롭히고 말 거야.”죽기 일보직전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자기를 도발하는 윤도훈의 모습에 귀대성은 화가 잔뜩 났다.말을 끝내자마자 그는 잔영으로 변해 윤도훈에게 달려들었다.이에 윤도훈은 눈매가 날카로워지면서 바로 그 공격을 피해 버렸다.건방진 말들을 내뱉은 것도 귀대성을 자극하기 위해서였다.그를 안중에 두지 않은 것이 아니라.윤도훈은 지금 자신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실력이 전보다 강해지기는 했으나 초급 경지 후기에 머물러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단결 강자인 귀대성 보다 한 경지 아래 있으니 말이다.하여 귀대성을 마주함에 있어서 윤도훈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진지하고 신중했다.자신에 대해 그만큼 자신감이 없었을지도 모른다.어쩌면 능력이 솟아나기를 간절히 바란 게 아닌가 싶다.하여 그는 귀대성을 도발하고 화나게 함으로써 흠을 드러냈으면 했다.그리고 그 기회를 붙잡아 이길 수 있는 조건을 갖추려고 했던 것이다.이러한 이유로 윤도훈은 귀
“도훈 씨, 조심해요.”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율이와 이진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걱정한 기색이 역력한 채 입이 바짝 마를 정도로.두 사람의 시각으로 보면 윤도훈은 지금 귀대성의 공격에 연신 물러서는 것으로 보인다.피동적인 위치에 처해 있어 수시로 무너질 것만 같은 그런 시점.두 사람의 소리를 들은 귀대성은 문득 몹쓸 생각이 떠올랐다.주름이 자글자글한 얼굴에 음흉한 웃음까지 띠면서.“쥐새끼 같은 놈.”“어떻게 피하나 한번 보자.”말하면서 귀대성은 더 이상 윤도훈을 향해 공격을 하지 않았다.순간 방향을 꺾더니 이진희와 율이를 향해 달려갔다.이에 윤도훈은 안색이 확 달라지면서 속도를 높였다. 귀대성의 공격을 막으려고, 귀대성의 앞으로 달려가려고.“죽어!”귀대성은 음산하게 웃더니 윤도훈을 향해 온신의 힘을 가했다.이에 윤도훈은 이를 악물었다.이윽고 그는 오른손으로 둔탁한 진기를 모아서 그대로 맞섰다.마침내 두 사람은 정면으로 맞서게 되었다.이진희와 율이가 뒤에 있으니 윤도훈은 더 이상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쿵-순간 두 주먹이 맞대면서 우렁차고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주먹이 맞댄 그 주위에는 공기마저도 눈에 훤히 보일 정도로 뒤틀어졌다.진동에 의해 무늬가 떠오를 만큼.“흠!”귀대성은 뒤로 날아가 버렸다.자그마치 10여 미터나 물러서고 나서야 멈출 수 있었다.하지만 그와 반대로 윤도훈은 몸만 살짝 흔들렸을 뿐 여전히 제자리였다.선명한 대비에 두 사람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럴 수가! 어떻게 강해진 거야?”“말도 안 돼! 저렇게 약했었나?”귀대성과 윤도훈은 동시에 의문을 자아냈다.정신을 차린 귀대성은 노발대발하기 시작했다.얼굴은 음산할 정도로 어두워졌고 흐리멍덩한 두 눈에는 의문과 노여움이 가득했다.“너 방금 뭐라고 했어?”실력에 대해 비하하는 듯한 윤도훈의 말에 화가 난 것이다.분명 그전까지 한 방이면 넘어갔을 상대였는데, 그런 상대한테서 이런 소리를 듣게 되니 수치스러웠다.윤도훈은 그 뒤로 표정은
윤도훈은 미친 듯이 웃고 난 뒤 주동적으로 달려들었다.이를 악문 채 하늘을 찌를 듯한 기운을 내뿜으며.그 순간 윤도훈은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었다.상대에게 받았던 수모를 그대로 아니, 배로 돌려줄 생각뿐이다.“내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달려드는 그를 보고 귀대성은 얼굴은 험상궂어졌다.온몸에 기혈을 용솟음치면서 피로 물든 진기를 뿜어냈다.그 또한 온신의 힘을 다해 윤도훈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펑펑펑-경지를 뛰어넘은 그들만의 전투가 벌어졌다.두 강자가 맞설 때마다 뒤따른 소리는 천지를 뒤흔들 듯했다.방송국 아래서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도훈이가 싸우고 있는 거야?”걱정이 가득한 채 이천수가 물었다.“저에게 있어서 매형이 어떤 사람인지 매형도 잘 알고 계시죠?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주세요.”이원 또한 표정이 엄숙하기 그지없다.“도훈아, 꼭 살아 남아야 한다. 우리 진희도 율이도 다 같이 무사하게 돌아와야 한다.”장모인 서지현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간곡하게 기도했다.현숙애도 놀라기는 매한가지이다.“저놈이 저렇게까지 할지는 몰랐네.”그러자 조현인이 입을 삐쭉거렸다.“지난번에 귀대성이 그러지 않았어요? 윤도훈 같은 놈은 한 방에 죽인다고. 근데 왜 막상막하로 들리죠?”“걱정하지 마세요. 윤도훈은 반드시 죽게 되어 있거든요. 아주 비참하고 처량하게.”독을 품은 허시연은 악랄하게 말했다.“맞아요. 우린 그냥 가만히 구경만 하면 돼요.”이은정도 맞장구를 치며 잔뜩 기대한 얼굴이다.한편, 고씨 가문의 집사는 둔탁한 소리를 들으며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가주, 옥상에서 큰 싸움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고민기는 그 고식을 듣자 의문을 드러냈다.“그래?”이윽고 그는 고태형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그리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아요. 제대로 된 적수를 만난 것 같네요. 귀대성 그 사람 말이에요.”고씨 가문의 옛 가주였던 고태형은 그 말에 눈빛이 번쩍였다.“설마 윤도훈이 정말로 누굴 데리고 온
만약 두 사람 모두 자기 단전을 꺼내 비교해 본다면 알 수 있을 것이다.완벽한 초급 경지 강자의 단전과 일반 단전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단결 경지 강자로서 귀대성은 이미 고체 형태의 단전을 만들어 냈다.그 단전의 구조는 마치 달걀과 비슷하다.단전 겉면만 고체일 뿐 안쪽은 여전히 액체 상태라는 것.하지만 윤도훈의 단전은 다르다.단전 중심으로 가까워질수록 더더욱 단단하게 느껴지니 말이다.‘외유내강'과 ‘내유외강'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만약 윤도훈도 같은 경지가 된다면 그의 단전은 지금보다 훨씬 더 단단해질 것이다.이것이야말로 바로 완벽한 초급이 아닌가 싶다.초급 후기의 능력으로 단결 강자인 자기를 억누르는 것을 보고 귀대성은 문뜩 이러한 생각이 떠올랐다.“뭐라는 거야! 완벽이고 뭐고 너만 죽이면 그만이야.”그러면서 윤도훈은 또다시 귀대성을 향해 공격을 더해갔다.“네가 날 죽이겠다고?”“꿈 깨!”귀대성은 피가 섞여 있는 침을 ‘퉤’하고 뱉었다.지금 귀대성의 얼굴은 더없이 험악하다.쏴쏴쏴-18개의 귀패가 공중으로 떠올라 귀대성의 머리 위에 맴돌고 있다.그와 더불어 사악한 기운이 순식간에 사방으로 퍼지기 시작했다.처량한 비명 소리, 고막을 찌르는 듯한 웃음소리 그리고 아이의 울음소리까지 옥상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다.이에 윤도훈은 바로 얼굴이 어두워졌다.두 눈으로 용의 기운을 돌려보니 무수한 영혼의 그림자가 보였다.귀대성이 떠올린 귀패에서.형체와 크기로 보아서는 어린아이의 악령이 분명했다.즉, 죽은 이들이 아이란 말이다.억울한 죽음을 당하고서 저승에서 편히 쉬지도 못한 채 이용을 당하고 있다.귀패에 갇혀 사람을 헤치는 악령으로.이에 윤도훈은 순간 화가 훨훨 타올랐다.귀대성에 대한 노여움도 극으로 달려가고 있었다.인간이기를 포기한 난폭하고 잔인한 괴물이니 말이다.그와 더불어 이런 사람을 절대 살려두면 안 된다는 생각이 깊어져 갔다.“얘들아, 어서 공격하거라.”“저자의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서 나눠 먹거라.”귀대성
펑-모든 원한이 깃들어 있는 주먹이었다.윤도훈은 온몸의 힘을 동원하여 귀대성을 때린 것이다.이 모든 건 귀대성의 자업자득이 아닌가 싶다.만약 악령을 이용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조금은 더 오래 살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데.영혼이 반식을 당하면서 귀대성은 순간 저항력을 잃고 말았다.그런 상황에서 윤도훈에게 맞으니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바짝 마르고 힘없는 몸뚱어리는 그렇게 거꾸로 날아가 버렸다.가슴이 움푹 꺼져들어가면서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그러나 윤도훈은 은은하게 무엇인가 보였다.잔영 한 가닥이 그 늙은 몸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것을.당장 바람을 타고 사라지려는 모습이다.윤도훈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넌 인간으로 살 자격도 귀신으로 살 자격도 없다.”“죽어!”이윽고 윤도훈은 바로 용안관천술 중의 살귀 기술을 사용하여 귀대성의 영혼을 없애버렸다.한편, 빌딩 아래서.사람들은 마침내 조용해진 옥상을 올려다보고 있다.‘끝난 거야?’다들 속으로 생각하고 있다.바로 이때 누군가가 옥상에서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펑-바닥으로 떨어져 둔탁한 소리를 냈다.땅은 그대로 푹 꺼져 들어가 버렸다.갑작스럽고 섬뜩한 광경에 다들 심장이 바짝 쪼여 들었다.“하하하. 윤도훈이 죽었나 보네. 시체를 옥상에서 던질 거 보면.”이천강이 크게 웃으며 흥분한 모습을 드러냈다.허시연과 허홍현도 뒤따라 싱글벙글거렸다.“개 같은 자식! 언젠가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쓰레기처럼 버려지다니. 참 꼴 좋다.”현숙애와 조현인 모자도 떨어진 자가 윤도훈인 줄 알고 있다.그 광경에 심장을 부여잡은 또 다른 이들은 바로 ‘가족들’이다.이천수, 서지현, 이원은 놀라움과 더불어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민정군, 하서준 그리고 인광준과 같은 윤도훈과 사이가 좋은 사람들도 얼굴이 굳어져 버렸다.무현진은 바로 앞으로 다가가 웅덩이 속에서 시체를 뒤집었다.정체를 확인하자마자 그는 한시름을 놓게 된다.숨을 내쉬고서 그는 귀대성의 시체를
이때 이원도 다가와 이진희와 율이의 상황을 살펴보았다.두 사람이 괜찮은 걸 확인하고 그는 곧바로 윤도훈을 바라보며 흥분해 마지 못했다.물론 윤도훈에 대한 경배까지 드러내면서.“역시 우리 매형!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까지 완벽할 수 있어요? 납치범 실려도 만만치 않아 보이던데 매형이 죽인 거 맞죠? 하하.”그러자 윤도훈은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내가 죽였다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그냥 실수로 떨어진 것뿐이에요.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고요.”이에 이원은 멍하니 이상한 표정으로 윤도훈을 바라보았다.다른 이들도 살짝 어처구니가 없다는 모습을 보였다.‘우리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요?’‘저격수도 죽이지 못한 고수가 실수로 떨어져 죽은 거라고요?’다들 속으로 뻔히 알고 있지만 입 밖으로 내놓지 않았다.그저 히죽히죽 웃으며 윤도훈의 말대로 맞장구를 쳐 주었다.그러던 그때 이찬혁이 한쪽에서 다가오며 미안한 모습을 보였다.“죄송합니다. 제가 사모님과 아가씨를 지켜드리지 못했습니다.”그러자 윤도훈은 손을 흔들며 괜찮다고 했다.“아닙니다. 이번 일은 찬혁 씨 탓이 아닙니다.”이찬혁은 회복하고 나서 제황원 별장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윤도훈의 지시대로 단약을 팔면서 키울 만한 수하들을 찾으러 나섰었다.이진희와 율이를 보호하라고 그에게 특별히 당부한 적도 없다.왜냐하면 그 날 고향으로 내려갔다가 바로 올라올 줄만 알았으니.물론 귀대성과 같은 단결 고수에 맞서게 되면 이찬혁은 힘을 쓸 수도 없다.전혀 같은 레벨이 아니니 말이다.설령 이진희와 율이의 곁에 있었더라고 하더라도 달라지는 건 없었을 것이다.고씨 가문의 집사도 다가와 윤도훈에게 공수하며 입을 열었다.“윤 선생님, 전 고씨 가문에서 왔습니다. 다들 무사하셔서 참 다행입니다. 저희 가주께서 댁으로 모시고 싶어 하시는 데, 괜찮으시면 제가 모셔도 되겠습니까?”이에 윤도훈은 눈썹을 추켜세웠다.그러더니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이죠. 지난번 댁의 옛 가주께서 저를 구해주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