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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같은 날 저녁. 어느 고즈넉한 외진 곳.

길옆에 승합차 한대가 세워져 있고 남정은이 오토바이를 몰고 여기까지 달려왔다.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서.

남정은이 온 것을 확인한 승합차 주인은 전조등으로 그를 비추었다.

그러자 남정은 바로 뒷문을 열고 뒷좌석에 몸을 실었다.

“오셨네요.”

조수석에 앉아 있는 윤병우가 헤벌쭉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네, 저 오늘 꽤 잘하지 않았습니까?”

남정은은 아부하면서 공을 청했다.

“네, 잘하셨어요.”

윤병우는 몸을 돌려 남정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럼, 그 남은 돈을 좀.”

남정은은 잔뜩 기대한 모습으로 본론에 들어갔다.

하지만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순간 숨이 조여오는 느낌이 들면서 누군가의 튼실한 팔이 자기를 조이고 있는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숨이 멎을 것만 같고 두 동강이 날 듯했다.

“지금 이게...”

남정은은 튀어나온 눈알로 윤병우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다.

“남은 돈은 제가 태워드릴게요.”

윤병우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안경을 위로 밀며 잔인하게 그를 희롱했다.

찰칵-

이윽고 수하는 아주 손쉽게 남정은의 목을 끊어버렸다.

그 모습을 보고 윤병우는 헤헤 웃더니 남정은의 시체를 향해 침까지 뱉었다.

한편, 제황원 별장 안.

“아빠, 진희 이모도 여기서 같이 지낼 거라고 하지 않았어요? 이모는요?”

율이는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 윤도훈에게 물었다.

주선미한테서 사랑을 받지 못한 율이는 엄마 사랑이 부족한 아이다.

그동안 이진희가 옆에서 돌봐 주면서 율이는 이진희한테서 엄마의 사랑과 부드러움을 느끼게 되었다.

결혼식을 올리고 나면 여기서 함께 지낼 것이라는 이진희의 말을 들은 적이 있기에 내내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식을 올리고도 변함이 없는 걸보고 의문이 든 것이다.

“아빠가 율이 있잖아. 아빠로 부족한 거야?”

윤도훈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율이에게 물었다.

“아.”

율이는 대충 대답하고서 데굴데굴 눈동자를 굴리더니 어른스럽게 되물었다.

“아빠, 혹시 이모랑 싸웠어요?”

“그래.”

율이는 망설이다가 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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