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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윤도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때 이진희가 차갑게 그의 말을 끊어 버렸다.

“그럴 필요 없어요. 나 다 알고 있어요.”

이진희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가능한 한 평온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게끔 애를 썼다.

“별거 아니에요. 아까는 그냥 속이 울렁거렸고 무대에서 토하고 싶지 않아 뛰쳐나온 거예요. 인제 그만 돌아가도 좋아요. 어찌 됐든 일단 결혼식부터 잘 끝내고 봐요. 저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체면을 잃을 순 없잖아요.”

윤도훈은 그런 이진희를 바라보며 순간 가슴이 답답해졌다.

왠지 모르게 두 사람 사이에 갑자기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 것만 같았다.

‘갑자기 왜?’

‘내가 망설여서? 아니면 다른 일이 있나?’

윤도훈은 갑자기 이진희의 속마음을 알아차릴 수 없었다.

“참, 결혼식 끝나고 며칠 있다가 이혼해요. 우리.”

“그럴싸한 핑계 찾을 테니 협조해 주고요. 우리 엄마 아빠한테 상황만 좀 설명해 주면 돼요.”

이진희는 차갑고 덤덤한 말투로 그에게 자기 뜻을 전했다. 그 어떠한 감정도 보이지 않게.

이에 윤도훈은 순간 얼굴이 어두워졌다.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는 이진희인데 평생 그녀의 손을 잡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윤도훈은 머뭇거리며 힘들게 입을 열었다.

“왜 그러는 건지 알려주면 안 돼? 이유라도 좀 줘.”

“그전까지 우리 좋았잖아. 서로 마음에 두고 있는 게 느껴졌었어.”

윤도훈은 갑작스러운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니요. 우리 사이에는 그 어떠한 감정도 없었어요. 처음부터 가짜 결혼이었잖아요. 도훈 씨랑 결혼하는 것도 허승재 좀 애 나게 하려고 그런 거라고요.”

“이제 더 이상 나한테 집적거리지도 않고 허승재 아버지까지 직접 도훈 씨 임무는 이로써 끝났어요. 그동안 수고했어요.”

“저에게 있어서 도훈 씨는 그 어떠한 이용 가치도 없어요. 이 모든 걸 완벽하게 끝내줘서 고마워요. 도훈 씨를 마음에 둔 적도 없고 난 그냥 이게 전부예요.”

갈기갈기 찢어지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나서 이진희는 덤덤한 모습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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