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유담이 한참 동안 말했지만, 은수는 발걸음을 옮기려는 뜻이 없었다.옆에서 그의 안색을 살피던 유민은 갑자기 뭔가를 눈치챘다. 어려서부터 위험한 환경에서 지내왔기에 유민은 눈치가 무척 빨랐다.유민은 다가가서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빠, 혹시 그 영상을 믿은 거예요?"유담도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번쩍 들어 은수의 표정을 바라보았다.하긴, 만약 예전 같았다면, 은수는 집에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자마자 직접 날아와서 처리했을 것이다.지금 그의 모습을 보면, 아마도 그런 터무니없는 영상을 믿은 것 같았다.은수는 두 아이의 상처 받은 표정을 보고 멈칫했다."영상? 너희들, 그 영상 봤어?"은수는 두 아이들이 이런 창피한 일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아직 어렸고 너무 많은 일들을 알면 그들의 심리건강에만 영향을 줄 것이다."그 할머니가 다 보여준 이상, 우리도 모를 리가 없잖아요......"유담은 실망을 느끼며 손을 놓고 천천히 후퇴했다.은수는 왠지 모르게 당황해지더니 앞에 있는 녀석을 잡고 싶었지만 그는 자신이 닿지 못하는 곳으로 재빨리 달려갔다."아빠도 엄마를 믿지 않는 이상, 우리도 이제 할 말이 없네요."유담은 고개를 떨구고 마음속으로 말할 수 없는 실망을 느꼈다.원래 그는 은수가 돌아오면 이 모든 일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결국 이것도 그의 지나친 욕심이었다.유담은 납득이 안 됐다. 그들 사이의 감정은 설마 이 애매모호하고 심지어 사실인지도 모르는 영상 때문에 쉽게 사라질 수 있었단 말인가?은수는 두 아이와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들은 모두 더 이상 그를 상대하려 하지 않았고, 조용히 구석에 앉아 더는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은수는 묵묵히 주먹을 꽉 쥐었다."이따가 배가 고프거나 다른 것을 원하면 나 불러. 난 밖에 있으니까."말이 끝나자 은수는 몸을 돌려 나갔다.문이 닫힌 후, 유민은 유담의 소매를 잡아당겼다."어떡해, 아빠 조차도 엄마 편에 서지 않다니. 우리, 정말 돌아갈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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