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수는 얼른 다가와 유현진이 얼마나 다쳤는지 확인하고 그녀의 상태를 물었다. 유현진이 일어나 앉아 창백해진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그녀는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하며 말했다. “감독님, 괜찮아요. 이진 언니도 일부러 그런 게 아니잖아요. 너무 몰입해서 그런 거예요. 제가 너무 늦게 피한 탓이에요. 제가 제대로 서 있었으면 한 번에 오케이 되는 거였는데, 저 때문에 다시 해야겠네요.”그녀의 말에 방이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분명 현진 씨 스스로 넘어진 거잖아요, 왜 나한테 그래요? 내 주먹이 돌이라도 돼요? 따귀 한 대에 피까지 토하게?”방이진의 말을 들은 안창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뺨을 때리는 장면은 안 그래도 두 배우의 합이 중요해요. 이 바닥에서 몇 년인데, 아직도 힘 조절 하나 제대로 못하는 거죠? 그리고 아까 그 표정, 유설희는 친구를 대신해 때리는 거예요. 하지만 이진 씨 표정을 봐요! 누가 보면 이사라가 이진 씨네 무덤이라도 판 줄 알겠어요!” 방이진의 얼굴이 분노로 벌겋게 달아올랐다. 안창수는 유현진을 쳐다보며 위로했다. “잠깐 쉬었다가 의사가 오면 현진 씨 상태 확인해보라고 할게요.”유현진이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혀를 씹어서 그래요. 가글만 하면 괜찮아요.”무언가를 떠올린 방이진이 갑자기 벌떡 일어며 말했다. “너 애초에 다치지도 않았지? 일부러 날 모함하는 거 맞지?”유현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이진 언니, 그만 해요. 촬영에 지장 주지 마시고요.”방이진이 냉소를 지었다. “하,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너 지금 찔리는 거잖아. 감독님, 의사를 불러서 진찰해 보라고 하세요. 제가 장담하는데, 쟤 입에 상처 같은 건 없어요!”안창수의 얼굴은 잔뜩 굳어있었고, 표정은 어두웠다. 사람들도 저마다 다른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상황을 본 송민영이 말했다. “감독님, 아무래도 의사를 부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만약 심하게 다친 거면, 바로 치료를 받아야 촬영에 지장이 없잖아요. 안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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