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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진희연은 그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비록 경험이 적었지만, 두뇌 회전이 아주 빨랐고 먼저 나서서 손을 쓰기 좋아했다. 그녀에게 어떠한 이익을 바라고 접근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

강한서가 그녀에게 지시한 일은... 아무래도 기우인 것 같았다. 그녀가 현장에 있는 한 누구든 괴롭힐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었다.

방이진은 중도에 나가버렸고 안창수는 화가 치밀어올라 바로 그녀의 촬영을 그만두고 먼저 유현진과 한열의 신부터 찍으려고 했다.

대본에서 이사라와 진상현은 죽마고우이자 커플이었다. 이사라는 다른 사람에겐 도도하고 차가운 모습이었지만 유독 진상현에게만 평범한 소녀의 모습을 보였고 애교도 부렸다.

진상현과 윤여령은 애매모호한 사이였고 극 중에서도 윤여령이 무대 위에서 쓰러진 모습을 정장을 입은 남자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차가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적혀있었다.

극 중에선 정장을 입은 남자가 누구인지 밝히진 않았지만, 유현진은 그 남자가 진상현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랬기에 두 사람의 감정신은 전체 스토리를 밀고 나가기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었다.

이번 신은 이사라가 진상현의 아파트로 놀러 가는 신이었다. 그녀는 진상현의 집에서 샤워하다가 욕조에서 우연히 못 보던 머리핀을 발견하고 진상현을 불렀다. 그러자 진상현은 그녀에게 줄 선물이라며 이내 그녀를 안아 들고 욕실에서 침대 위로 올라와 함께 야릇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장면이었다.

촬영 내용을 들은 한열은 그만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나오는 야릇한 장면을 촬영 시작하자마자 찍으려는 것이었다.

‘안 감독 미친 거 아니야?!'

그는 유현진을 힐끔 쳐다보았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자리에 앉아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손길을 받고 있었고 계속 손에 든 대본만 물끄러미 보면서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았다.

한열의 시선을 느낀 유현진은 고개를 돌렸다.

시선이 마주친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장난스레 말했다.

“이따가 최대한 한열 씨 몸에 손대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만약 정말 손을 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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