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기며 손톱이 손바닥에 박히도록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그러고 나서야 그는 겨우 한현진에게 악담을 퍼부을 수 있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는 걸 보니 제정신이 아닌 게 분명하네요. 가람 씨가 절 해하려 했다면 왜 또 굳이 절 구했겠어요?”한현진이 실망 가득한 눈으로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송가람은 믿고 내 말은 못 믿는다는 거야?”차가운 강한서의 목소리가 울렸다. “전 그저 제가 본 것만 믿어요.”한현진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강한서, 난 차라리 네가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어.”그 말에 찌릿, 강한서의 심장이 저렸다. 주먹을 꼭 쥔 강한서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송가람이 미간을 찌푸렸다. “현진 씨, 그 말은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꺼져.”한현진이 냉담한 얼굴로 강한서를 밀어내고 곧장 자리를 벗어났다. 그의 가슴팍에 아직 밀어내던 한현진의 손길이 느껴졌다. 강한서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표정을 숨긴 강한서의 얼굴에선 그 어떤 감정도 읽어낼 수 없었다. 송가람이 나지막이 말했다. “한서 오빠, 괜찮아요? 현진 씨도 그래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저주를 퍼부으면 안되죠.”입술을 짓이기며 송가람의 말에 대꾸하지 않던 강한서가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얼굴은 좀 어때요? 아직도 아파요?”송가람이 눈시울을 붉히며 대답했다. “전 괜찮아요, 오빠. 현진 씨 너무 탓하지 말아요. 현진 씨는 계속 제가 오빠를 구한 게 마음에 걸려서 저에게 적대감을 보이는 거예요. 오빠에게 그러는 게 아니라.”강한서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현진 씨 편 들 거 없어요. 한현진 씨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 지내면서 이미 알고 있어요.”시선을 내린 송가람이 생각했다. ‘이 정도면 뺨 맞은 것도 나쁘진 않네.’잠시 생각하던 송가람이 조심스레 물었다. “오빠, 현진 씨가 아름드리에서 지내는 게 어차피 오빠 기억이 돌아오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데 왜 내보내지 않는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