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021 - Chapter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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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1화

차미주는 엘리베이터 입구로 달려가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박스를 안아 들었다. 막 집으로 돌아오자 한성우가 절뚝거리며 욕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차미주가 얼른 물건을 내려놓고 물었다. “어때, 아직도 아파?”한성우가 의자 등받이를 잡았다. 그의 얼굴은 창백해져 있었다. “안 좋아.”차미주의 얼굴이 한성우보다 더 어두워졌다.그녀는 사고를 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두말없이 한성우를 끌며 옷을 갈아입으라고 했다. 그녀는 한성우를 병원에 데려가기에 급급했다. 병원으로 가는 길 내내, 차미주는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한성우는 엉덩이가 다쳐 앉을 수 없었기에 뒷좌석에 옆으로 누워 차미주의 다리를 베고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시야에서 봤을 때, 차미주의 얼굴은 어둡기 그지없었다. 평소 통통하던 턱은 긴장으로 힘이 바짝 들어가 있었다. 그녀가 긴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성우는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그녀의 보조개를 쿡 찔렀다. 그는 피식 웃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 “왜 이렇게 긴장해. 내가 정말 병신이라도 돼서 나한테 시집오는 거로 사죄해야 할까 봐서 그래?”“너 말하지 마. 나 심장 떨려.”차미주는 지금 전혀 농담할 기분이 아니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한성우에게 화상으로 문제가 생겼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한성우는 정말 많이 아픈지 말을 마치자 눈을 감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는 곧 병원에 도착했고 차미주는 한성우를 데리고 응급실로 향했다. 의사는 부항 치료를 하다가 화상을 입었다는 말을 듣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서둘러 바지를 벗게 하고 상처를 확인했다. 잠시 멈칫한 한성우가 고개를 돌려 차미주를 향해 말했다. “너 먼저 나가 있어.”걱정되었던 차미주는 그에게 당부하며 말했다. “무슨 일 있으면 불러.”그러더니 그녀는 잠시 자리를 비켰다. 커튼을 친 의사가 그에게 말했다. “누우세요, 확인할게요.”한성우는 움직이지 않고 의자를 끌어와 의사의 맞은켠에 앉았다.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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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2화

의사는 차미주의 눈을 피하며 안경을 치켜올렸다. 그는 헛기침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문제가 조금 심각해요. 엉덩이 피부뿐만 아니라 서혜부, 회음부, 생식기 근처에도 화상을 입은 흔적이 있었어요.”의사의 말에 차미주는 순간 멍해졌다. “선생님, 확실한 건가요? 집에 있을 땐, 걸을 수 있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심할 수 있어요?”의사는 그녀를 쓱 훑어보았다. “제 소견에 의문을 제기하시는 건가요?”차미주가 얼른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요, 전 단지... 조금 당황스러워서요. 집에서는 분명 멀쩡했어요. 아프다는 말도 안 했고 걷기도 했는데, 왜 병원에 도착하니까 일어나지도 못하는 거예요?”의사가 대답했다. “화상이 심할 경우 통증을 느끼는 감각이 둔해질 수 있는데, 이건 정상이에요.”차미주가 이 말의 논리가 맞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의사가 말을 이었다. “관리를 제대로 못 하면 남성의 기능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요. 안 그래도 부항 치료는 비전문적인 사람이 진행하면 위험한데, 진료소도 아니고 집에서 하셨다니,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네요.”앞부분의 말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차미주가 뒤의 말을 듣더니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렇게까지 심각하다는 말을 들은 차미주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려버렸고 눈도 덩달아 붉어졌다. 그녀는 코를 풀쩍거렸고 당장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았다. “그럼 어떡해요, 입원해야 하는 건가요? 수술은 안 해도 돼요? 제가 얼마를 준비하면 되죠?”“화상 부위가 혈관과 신경이 많은 곳이라, 약물 치료를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수술은 위험부담이 적지 않으니까요. 아직 저렇게 젊은데, 만약 약물 치료로 호전이 없으면 그때 다시 수술을 고민해 보죠.”말을 마친 의사는 괜히 마음에 찔려 눈길을 피했다. 의사의 말은 허점투성이였지만 마침 마음이 복잡했던 차미주는 그의 말을 자세히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남성 기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말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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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3화

그녀는 만약 집에서 마련한 혼사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면, 집에서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26살 생일이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그녀는 들떠 있었다. 이틀 전엔 엄마가 미신을 믿는다며, 역시 미신은 믿을 게 못 된다며 문자를 보내 디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뒤통수를 맞게 될 줄은 몰랐다. 이번 일은, 마침 25살의 마지막 순간에 걸려들었다. 감방 생활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차미주는 생각하면 할수록 두려웠고 점점 더 괴로웠다. 이건 차라리 자신이 화상을 입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병실로 들어온 차미주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서 있기만 했다. 너무 오랫동안 엎드려 누워있었던 한성우는 뻐근한 기분에 막 자세를 살짝 바꿔보려던 순간 차미주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병원비는 내가 책임질게. 그리고 네가 치료하는 동안 식비, 영양비, 피해...”그녀는 말을 멈추더니 눈시울을 붉히며 다시 입을 열었다.“피해보상은 내가 지금은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차용증 써도 돼?”그녀를 쳐다보던 한성우는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되물었다. “의사가 방금 너한테 뭐라고 했어?”그에 차미주는 당황했다. “너한테 얘기 안 했어?”한성우가 말했다. “아까 약 바를 때 너무 아파서 제대로 못 들었어.”차미주: ...‘그걸 내가 어떻게 말해? 화상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앞으로 안 될 것 같다고 얘기해?’그녀가 계속 입을 열지 않자 한성우가 떠보듯 물었다. “심각한 거야?”차미주가 어렵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성우가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말해. 마음의 준비 다 했어.”그의 말에 차미주는 더 미안해졌다. 그녀는 속으로 말했다. ‘네가 아무리 마음의 준비를 해도, 네가 성적 불능이 되었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 거야.’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마시더니 할 말을 정리하고는 나지막이 말했다. “의사가, 네가 거기를 다쳐서, 완전히 회복되기 전엔 남성적 기능에 영향이 있을 수 있대.”그녀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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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화

그녀의 말에 한성우의 가슴이 요동쳤다. 그러나 그는 못 알아들은 척 물었다. “네가 뭘 해?”이 모든 일의 원인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며 차미주는 마음을 굳게 먹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내가 네 여자친구 행세를 하면 안 돼?”한성우는 멈칫하더니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네가? 그건 좀 아니지 않냐?”차미주는 한성우가 자신을 마땅치 않아 한다고 생각했다. “너 그게 무슨 표정이야? 그래, 내가 네 전 여친처럼 쭉쭉빵빵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그저 임시방편이잖아. 지금 나 말고 네가 어디 가서 나만큼... 만큼 네 비밀을 지켜줄 사람이 있어?”한성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언제 네가 싫다고 했어. 난 그냥 내가 네 발목을 잡을 것 같아서 그래.”그는 말끝을 흐리더니 눈을 내리깔며 다시 말을 이었다. “너 조준 씨랑 잘 되고 싶잖아. 요즘 진전이 좀 있는 것 같던데, 네가 내 여자친구가 되면, 너희 관계는 끝나 버리게 되잖아. 그러면 나 마음이 너무 불편할 것 같아.”조준 말이 나오자 차미주의 표정에는 주저함이 묻어났다. 한성우는 그저 가만히 차미주의 표정을 살폈다. 차미주가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을 때, 한성우가 헛기침하며 말했다. “그만두자, 너도 난처할 텐데. 아무래도 인생이 걸린 문제니까. 이것도 내 운명이지,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너한테 부항 치료를 해달라고 해서는...”흔들리고 있던 차미주의 마음이 한성우가 뒤에 한 말 때문에 죄책감으로 흘러넘쳤다. 그가 내뱉은 한마디 한마디가 그녀의 죄책감과 양심을 콕콕 찔렀다. 만약 한성우가 정말 낫지 않는다면, 그녀에겐 사랑을 쫓을 자격 따위는 없을 것이다. 죄책감이 그녀를 집어삼킬 테니까. 게다가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차미주가 조준에게 너무나도 티 나게 대시를 했지만, 조준은 한번도 그녀의 마음에 대답해 준 적이 없었다. 물론 그녀를 거절한 적도 없었다. 아마 조준은 그녀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상처를 주기 싫어서 직접적으로 거절하지 못 한 것일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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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화

차미주: ??!!“이... 이렇게 빨리?”차미주는 전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 머뭇거리며 말했다. “의사가 먼저 약물치료를 하자고 했잖아. 먼저 약물 치료해 보고 다시 생각해 보는 건 어때? 지금 먼저 이 얘기를 하는 건, 너무 비관적인 것 같아. 만약 치료가 되면?”한성우는 꽤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치료할 수 있는 거면, 의사가 그렇게 말하지 않았겠지.”그는 말을 잠시 멈추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너 혹시 내 여자친구 역할 한다고 한 거 후회해?”“아니...”차미주는 해명하고 싶었지만, 어쩐지 변명하는 것 같았고, 그녀는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그... 그럼 네가 올려.”한서우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한성우는 피드를 편집하고는 잔뜩 불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차미주를 힐끔 보더니 헛기침하며 말했다. “손 줘 봐.”“왜?”차미주는 한성우가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한성우는 자신의 큰손으로 차미주의 손을 잡은 뒤, 자신의 손가락을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끼워 깍지를 꼈다. 차미주가 멍해 있는 사이, 한성우는 이미 휴대폰으로 손깍지 낀 사진을 찍었다. 그러더니 한성우는 그녀의 손을 놓고 다시 피드에 올릴 글을 편집하고는 업로드했다. 막 샤워를 마친 유현진은 침대에 누워 팩을 하며 휴대폰을 옆에 두고 한 인터넷 사이트의 가쉽존에서 최근 올라온 연기에 관련된 예능에 나온 게스트와 심사위원들의 찌라시를 듣고 있었다. 이런 가쉽들을 올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입이 험했고, 그들은 이런 예능의 내막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아이돌이 이런 서바이벌에 참여하는 것은 도전을 해보기 위한 것이고, 스타의 2세가 참가하는 목적은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였다. 심사위원이 칭찬했던 사람들은 선택되지 못했고, 심사위원들이 혹평을 날렸던 사람들은 결국 제일 좋은 성적으로 다음 라운드로 진입했다. 더 이상 우려먹을 것이 없어지면 연애 예능으로 커플 케미를 만들었다. 유현진은 예능은 한 회도 보지 않으면서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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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6화

유현진: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한성우 취한 거 아냐?’그녀는 얼른 다시 새로고침을 눌렀다. 그러나 그 피드는 여전히 남아있었고, 아래에는 심지어 댓글이 잔뜩 달려있었다. 신우: 축하해. 이번엔 2개월 기록을 깰 수 있는 거야?주강운: 조금 의외네. 현진 씨가 두 사람 이어준 거야? 차미주 씨 좋은 분이야. 조준: 두 사람 친척 아니었어요?...유현진이 바득 이를 갈았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얘기하지 않다니, 그녀는 절친이 되어서 아무런 눈치도 채지 못했다! ‘차미주 얘는 대체 뭐 하는 거야? 조준 씨한테 대시 중인 거 아니었어? 왜 한성우랑 사귀고 있는 거야?’그녀는 팩을 떼어내고 차미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색하게 침대 옆에 앉아있던 차미주는 휴대폰이 울리고 유현진의 번호가 액정에 뜨자 괜히 마음이 켕기는 기분이었다.끊어버릴 수도, 받을 수도 없었다. 개자식이 올린 인스타그램을 보고 그녀에게 전화해 물어보려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차미주는 이미 머리가 복잡하고 하나도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유현진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전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한성우는 움직이지 않는 차미주를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내가 받아줘?”차미주가 얼른 휴대폰을 건네주었다. “둘러서 잘 얘기해.”한성우가 통화 버튼을 누르고 전화를 받았다. 유현진의 목소리가 바로 전화너머로 들려왔다. “차미주! 너 나한테 설명해. 한성우 씨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거 무슨 말이야? 너희 둘 설마 무슨 게임을 하다 걸려서 올린 건 아니지?”그녀는 전에 분명 차미주를 떠본 적이 있었다. 그때 차미주는 분명 한성우에게 그런 마음이 없다고 했었는데, 갑자기 사귀기로 했다니 이상했다. “형수님, 상상력이 너무 풍부하시네요.”휴대폰 저편에서 들려온 것은 한성우의 목소리였다. “저희 정말 사귀고 있어요.”유현진: ...한성우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의 목소리가 바로 나긋해졌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전에 미주한테 아무 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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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그러더니 한성우는 차미주의 휴대폰을 꺼버렸다. 그에 차미주가 당황했다. “휴대폰은 왜 꺼?”한성우가 고개를 들더니 말했다. “아니면 내 거기가 너 때문에 다쳐서 아마 평생 여자를 만질 수 없을지도 몰라서 네가 내 체면을 위해 여자친구 행세를 하는 거라고 얘기할래?”차미주: ...그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내가 그렇게 얘기한다고 안 했잖아. 현진이도 나 걱정돼서 그러지, 너한테 속을까 봐.”한성우는 실소가 터뜨렸다. “내가 널 뭘 속였는데?”차미주는 입을 뻐금거리더니 결국 닫아버렸다. 한성우가 칼을 그녀의 목에 대고 협박한 게 아니었다. 그녀가 먼저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그의 여자친구 역할을 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이었다. 모든 것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됐어. 그만 생각할래. 지금 중요한 건 한성우를 잘 간호하는 거야. 다 나으면 나도 더 이상 연기할 필요 없잖아?’그렇게 생각한 차미주는 더 이상 갈등하지 않았다. “그럼 내가 가서 입원 수속하고 올게.”한성우가 말했다. “입원 안 해. 집에 가서 치료할 거야.”‘장난해? 여긴 응급실이라 의사가 거짓말을 해줄 수 있지만 입원하면 회진을 돌기 때문에 진짜인지 가짜인지 바로 들통날 거야!’차미주는 의아해했다. “그렇게 심하게 다쳤는데, 입원을 안 해?”“내가 입원하면 그 자식들 분명 병문안 올 거야. 와서는 어디가 다쳤는지 물어볼 텐데, 난 침대에 엎드려서 걔들 놀림거림가 되고 싶지 않아.”차미주가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네 집에서 누가 약 발라줘?”한성우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의사를 집으로 부르면 돼.”그의 말에 차미주가 입을 닫았다. ‘역시 돈이 최고야, 의사도 부를 수 있고.’차미주가 멍때리고 있을 때, 한성우가 그녀의 손가락을 건드리며 나지막이 말했다. “도둑아, 나 배고파.”정신을 차린 차미주가 말했다. “뭐 먹고 싶어? 내려가서 사줄게.”“네가 외식하고 싶어?”그가 까탈스럽게 굴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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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차미주: ...‘내가 해준다고 했어?’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성기능 손상은 남자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것이다. 특히 한성우 같은 바람둥이는 더욱. 하지만 어쩐지 그는 그 사실을 빨리 받아들이는 것 같을까?“너—”“나 먼저 엎드려 있을게. 너무 아파.”그는 갑자기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나직하게 말했다. “조금만 더 있다가 가자.”의심을 품었던 차미주는 순간 다시 말을 삼켰다. 어쩌면 그녀의 착각일 수도 있었다. 한편,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긴 유현진은 화가 나서 얼굴이 파랗게 질려있었다. 그녀는 얼른 휴대폰을 들고 강한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회사에서 회의하고 있던 강한서는 유현진에게서 전화가 오자 멈칫거리더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방금 말한 몇 가지 문제는 조금 더 토론해 보고 나중에 다시 얘기하죠."그러더니 그는 휴대폰을 들고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팀원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모두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민경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누군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민 실장님, 오늘 저희 일찍 퇴근할 수 있는 건가요?”최근들어 이렇게 특별한 벨소리가 울릴 때면, 강한서는 유달리 관대해졌다. 퇴근을 일찍 시키는 것은 물론 가끔 팀원들에게 휴가도 주었다. 중요한 건 보너스도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번 한 달은 그야말로 바캉스를 보내는 것 같았다. 그들과 같은 연구개발팀은 업계에서도 야근하지 않는 회사는 없을 정도였다. 왜냐면 실험 데이터는 일관되고 정확해야 하므로 데이터가 나왔다고 해서 모두 퇴근해버리면 실험 데이터를 누가 기록하겠는가? 또 실험실에 사람이 없는 동안, 누군가 데이터를 수정해 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니 연구개발의 중요한 시즌일수록 야근은 더욱 심해졌고 실험실도 24시간 내내 교대 근무를 해야 했다. 한밤중이라도 데이터가 나오면 한데 모여 대책 회의를 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었다. 지금은 그때와 확연히 비교되기 때문에 야근이 없는 생활은 천국과도 같았다. 특히 매번 강한서가 “자비를 베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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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화

“대표님 현 여자친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네요. 전 사모님 너무 예쁘셨잖아요. 대표님은 그런 분과도 이혼하셨는데, 이번 여자친구는 얼마나 더 예쁘겠어요.”민경하의 신경이 그쪽으로 쏠렸지만, 그는 입을 열지는 않았다. “에이, 전 사실 대표님 전 아내분이 좋았어요. 두어 번밖에 못 뵀지만, 말씀을 너무 사람 기분 좋게 하시더라고요. 편하게 대해 주시기도 하고요. 길을 물으시고는 저한테 오렌지도 주셨는걸요. 웃을 때면... 세상에, 여자인 제가 봐도 얼굴이 빨개지던데요.”“듣기론 대표님과 이혼하시고 배우로 전향했다고 하더라고요. 최근엔 촬영하신 드라마가 방영된다고 하던데, 기대돼요. 그 얼굴로 연예계 쪽 일을 하지 않는다는 건 정말 아까운 일이에요.”“대표님과 이혼한 뒤 혼외 자식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 같던데, 아무튼 좋지 않은 소문이 많이 돌더라고요. 하지만 한 번도 대표님이 사모님 나쁜 얘기를 하시는 건 들어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대표님은 전남편으로서 그래도 꽤 괜찮은 것 같아요.”“얼마 전에 영화 촬영을 시작한 것 같던데, 어쩐 부자가 9999송이 파스텔 장미로 망고 모형을 만들어 축하 인사 겸 보냈다고 해요. 그때 실검에도 올랐었는데. 이혼하셔도 쫓아다니는 사람이 줄지 않네요. 이혼 후에도 각자 잘 지내시니까, 그것도 좋은 것 같아요.”얘기를 듣고 있는 민경하는 웃음이 났다. 만약 팀원들이 그 9999송이의 파스텔 장미가 바로 강한서가 보낸 것이라는 걸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한편, 강한서는 사무실을 벗어나 통화 버튼을 눌렀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유현진이 다짜고짜 말했다. “강한서, 너 한성우 잘 지켜보라고 했더니, 대체 뭐 한 거야?”어리둥절한 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왜 그래?”유현진이 이를 악물었다. “한성우가 내 절친을 꼬드겨 갔다고!”“차미주?”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강한서가 물었다. “걔들이 왜?”“너 한성우 인스타그램 못 봤어? 미주랑 사귄다고 피드에 올렸잖아!”잠시 멍해졌던 강한서가 얼른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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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유현진은 “억지 부리지 마.”라는 한 마디에 신경을 곤두세웠다.그녀는 바로 표정을 굳히더니 말했다. “맞아, 내가 억지 부리는 거야. 우리가 처음 만났어? 아니잖아. 난 끝까지 억지 부릴테니까 잘 들어, 강한서. 한성우가 미주랑 헤어지지 않으면, 우리가 헤어지는 거야!”말을 마친 그녀는 강한서가 대답도 하기 전에 뚝 전화를 끊어버렸다. 강한서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바로 다시 전화하려던 그는 유현진이 마지막에 던진 한마디를 떠올렸다. 그 말이 너무 상처가 되었다. 헤어지자는 말을 유현진은 너무 쉽게 꺼냈다. 마치 이 연애가 그녀에겐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휴대폰을 움켜쥐던 강한서는 끝내 다시 전화하지 않고 어두워진 얼굴로 회의실로 돌아왔다. 팀원들이 아직 강한서와 그의 아름답던 전 부인의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이 강한서라는 것을 확인한 그들은 얼른 입을 다물었다. 강한서는 잔뜩 굳은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그가 막 서류를 집어 드는데, 한 남자 직원이 입을 열었다. “대표님, 오늘 일찍 퇴근해도 될까요?”강한서는 무표정한 얼굴로 서류를 펼치며 물었다. “무슨 일 있으세요?”남자 직원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저는 별일이 없지만, 대표님께서 일이 있으신 게 아닌가 해서요. 데이트가 있으면 저희도 덕을 좀 보고요.”강한서가 멈칫 행동을 멈추더니 고개를 들고 덤덤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덕?”그 눈빛에 민경하의 가슴이 “덜컹”하고 내려앉았다. 박진수는 강한서의 감정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사실 강한서도 그렇게 크게 티를 내지는 않았다. 동공의 움직임만이 그의 불쾌함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는 계속 웃으며 말했다. “일찍 퇴근하는 거 말이에요. 당연히 대표님 덕이죠.”민경하는 조금 처진 강한서의 눈을 보며 점점 더 자신의 판단을 확신했다. 민경하는 얼른 박진수를 제지하며 말했다. “쓸데없는 얘기는 그만하고, 데이터나 프로젝터에 연결해서 계속 분석하죠. 일찍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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