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011 - Chapter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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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1화

그녀는 강한서를 보면서 ‘내가 주방에 있을 때, 아저씨한테 무슨 헛소리를 한 거야? 내가 언제 반 시간이나 저걸 했어?'라는 눈빛을 보냈다.강한서는 아주 태연하게 말했다.“현진이는 무용을 배웠었거든요. 그래서 아주 유연해요. 몇 시간 동안 서 있어도 끄떡없죠.”“...”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유현진이 무용을 배웠다는 말에 송병천은 시큰한 다리를 신경조차 쓰지 않고 바로 물었다.“무용을 배웠었어?”유현진은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어릴 때 몇 년 배웠었어요. 하지만 아무리 배워도 실력이 늘지가 않아서 별로 잘 추지도 못해요.”송병천은 몰래 머릿속에 기억해 두었다.“전에 친구한테 들었는데, 네가 크루즈 파티에서 피아노도 쳤다면서? 실력도 아주 좋다고 하더라.”유현진은 바로 겸손한 태도로 말했다.“피아노도 사실은 잘 칠 줄 몰라요. 그냥 한두 개 곡만 완벽하게 칠 줄 아는 정도거든요. 송가람 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딸의 칭찬을 들은 부모는 분명 겸손하게 몇 마디 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송병천의 반응은 달랐다.“한두 개만 칠 줄 알아도 아주 대단한 거지.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니?”음... 확실히 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현진아, 뭐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 있나?”송병천이 물었다.유현진은 머뭇거렸다. 송병천은 그제야 자신이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질문을 했다는 것을 알아채고 급히 말을 보탰다.“민준이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가 네 팬이잖아. 최근에 널 아주 만나고 싶어 하고 있거든. 그래서 그때 가족끼리 모이게 되면 식사를 해야 할 텐데 네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몰라서 준비에 애를 먹고 있단다.”“???”강한서는 순간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담시에만 있던 한씨 가문의 어르신 부부가 한주시로 현진이 만나러 온다고?'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만약 이 모든 게 송민준 여자친구를 만나러 온 것이라면... 어쩌면 말이 되는 것 같았다.‘지금 온 가족이 총동원하여 현진이를 며느리로 맞아들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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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송병천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내가 언제 강요했다고 그러는 거지? 난 지금 현진이와 상의를 하고 있는 게 네 놈 눈에는 안 보이는 모양이지?”“아, 네.”강한서는 아주 성의 없게 대답하곤 유현진에게 물었다.“갈 거야?”유현진은 당연히 남의 가족 모임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아저씨, 가족 모임이라면 전 안 갈게요. 가족끼리 모이는 자리인데 생판 남인 제가 끼어들면 가족분들도 불편해하실 거예요. 어르신들이 저를 만나고 싶다고 하셨으니까 제가 시간을 내서 직접 뵈러 갈게요.”‘그럴 순 없어.'송병천이 말했다.“가족 모임도 아니다. 그냥 친구끼리 식사 한 끼 한다고 생각하면 돼. 대충 차려입고 오면 되는 자리란다.”유현진이 나직하게 말했다.“아까는 가족 모임이라고 강한서는 참석하지 말라고 하셨잖아요.”“...”송병천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난... 난 그냥 걔가 바빠 보여서 그런 것이란다.”강한서가 바로 입을 열었다.“최근엔 그리 바쁘지 않아요. 어르신들께서 한주시로 오시면 제가 시간을 내면 되죠.”송병천이 입술을 틀어 물었다. 그는 한참 후에야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그럼 한가하면 너도 오거라.”강한서가 바로 답했다.“감사합니다. 아저씨.”“...”송병천은 비록 강한서도 참석하겠다는 사실에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유현진을 어르신들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특히 송병천은 루나를 핑계로 계속 찾아왔었기에 송병천과 유현진은 어느 정도 친한 사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송병천은 유현진을 알아가는 데 아주 급급했다. 20여 년 동안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어느 학교에 다녔었는지, 어떤 고생을 했는지, 부모들이 잘해줬는지 등 아주 궁금했다...하지만 그가 물어보기도 전에 유현진의 찬란한 미소를 보면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은 것만 같았다.그녀가 건강하게 그의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송병천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고 생각했고 예전에 어떤 고생을 겪었는지는 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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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인공지능 로봇이에요. 강한서가 아직 대량 생산은 하지 않았죠. 마음에 드시면 얼른 주문하셔야 할 거예요. 가격도 한서랑 얘기하면 분명 싸게 해드릴 거예요.”그녀는 뜸을 들이며 눈치를 살폈다.“주문하실 거예요?”“...”송병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유현진이 그에게 많은 질문을 한 이유가 결국은 강한서의 로봇을 팔기 위한 것일 줄 상상조차 못 했다.송병천은 마음이 다소 아팠다. 그는 자신의 순진한 딸이 이렇게 쉽게 속아 넘어갈 줄은 몰랐다. ‘위자료 한 푼도 못 받고 쫓겨났음에도 아직도 강한서 그놈을 도와줄 생각만 해?'송병천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자 유현진은 자신의 의도가 너무나도 선명하였다고 생각해 마른기침을 내뱉으며 말했다.“큼, 전 그냥 물어본 거예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돼요.”송병천은 보물 같은 딸을 전대 민망하게 만들 수 없었다. 그가 급히 입을 열었다.“아니다. 난 지금 몇 대를 주문할까 고민 중이었단다.”“!!! 다른 곳에도 쓰시려고요?”유현진이 말했다.송병천이 답했다.“집에 하나, 민준이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집에도 하나, 그리고 회사에도 하나 필요할 것 같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적어도 세 대는 있어야 할 것 같구나.”유현진은 두 눈을 반짝였다.“정말로 세 대나 구매하시려고요?”기뻐하는 그녀의 모습에 송병천도 따라 기분이 좋아졌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일단 세 대만 주문하마.”유현진은 팔꿈치로 강한서를 찔렀다.“들었지? 얼른 준비해 드려.”강한서는 송병천을 힐끔 쳐다보곤 담담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 이따 제가 다시 사람을 보내 연락드릴 겁니다. 먼저 계약금의 일부를 선불로 내셔야 할 겁니다.”송병천이 멈칫하더니 강한서를 보면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계약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가 궁금한 건, 현진이가 네 로봇을 대신 팔아주었으니 어느 정도 보너스는 지급이 되겠지?”강한서가 멍한 표정을 짓더니 느릿하게 답했다.“현진이가 원하면 회사 대표도 현진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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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4화

차미주가 말했다.“그래도 확인은 해봐야 할 거 아니야. 만약 뭐라도 없어지면 내 탓을 하려고?”한성우가 낮게 웃어버렸다.“만약 집에서 물건이 없어지면 너를 팔아서라도 배상해 줘.”차미주는 퉁명스럽게 말했다.“그럼 네 집에 있는 물건을 다 훔쳐 가야겠네.”그녀는 이내 다시 재촉했다.“빨리 말해. 나 내일 아침 회사로 가야 한단 말이야. 이러면 얼마 못 놀아.”“알았어. 일단 들어와.”차미주는 전화를 끊었다. 비번을 누르고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집안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풍겨왔다. 현관엔 호접란 화분이 있었고 하얀 꽃에 푸른 잎,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아름다웠다.그녀가 슬리퍼로 갈아 신을 때 무의식적으로 신발장을 힐끔 쳐다보았다. 신발장엔 전부 남자 신발만 진열되어 있었고 그녀가 갈아신은 슬리퍼만 여성 신발이었다. 슬리퍼엔 핑크색 토끼 귀가 달려있었고, 복슬복슬한 털 슬리퍼였다.게다가 이 슬리퍼는 그녀가 처음 한성우 집으로 오게 된 후 그의 슬리퍼가 너무 크다며 투덜거린 탓에 한성우가 새로 사 온 것이었다.그녀는 그때도 한성우의 안목이 구리다며 투덜대긴 했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들었다.그녀는 현관은 지나쳐 머리만 빼꼼 내밀고 거실을 살폈다.집안은 아주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티테이블 위엔 향초가 몇 개 놓여 있었다. 게다가 식탁 위 꽃병엔 붉은 장미 하나와 흰 장미 하나가 꽂혀 있어 아주 심플해 보였다.한성우는 생활의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비록 혼자 살고 있었지만, 집안은 항상 먼지 하나 없이 깔끔했다.차미주는 한성우가 매일매일 도우미 아주머니를 불러 청소하는 줄 알고 있었다. 그와 친해진 뒤로 그녀는 도우미 아주머니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만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한성우가 매일매일 직접 청소했던 것이었다.그는 강박증이 있었다. 그래서 집안의 모든 물건을 각을 딱 잡고 정리해 두었다. 그녀가 그의 집으로 찾아와 이것저것 뒤지면 한성우는 항상 그녀의 뒤에서 물건을 정리하여 원래 자리에 원래 모습으로 정리해 놓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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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5화

그녀는 각종 과일과 야채, 그리고 간식과 인스턴트 식품들을 냉장고에 채워 넣고 있었다.한성우는 멍하니 서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차미주는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더니 이내 전부를 냉장고에 채워 넣었다.그는 비록 가족 중에서 막내였지만 관심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었다.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살지 않았기에 그의 형과 누나들은 그에게 관심이 별로 없었고 부모님은 그가 시골에서 ‘나쁜 버릇'만 길들였다며 계속 그를 질타해 왔었다.그래서 그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집에서 나와 따로 자취하게 되었고 오랫동안 혼자 살게 되었다. 물론 가끔 명절 때에는 본가로 내려가 이틀 동안 묵고 다시 돌아오긴 했었다.하지만 그 이틀이라는 시간도 그에겐 고통이었다.부모님은 잘나가게 된 그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친척들 앞에서 철이 들었다며 자랑하기 바빴다. 그저 그뿐이었다. 그들은 그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지, 어떤 고생을 했는지 관심이 없었고 심지어 그가 바삐 살 땐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잠은 잘 다니는지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그들은 매번 그의 집으로 찾아올 때마다 그의 생활 습관에 대해 여기저기 지적하였고 얼른 여자를 만나 결혼이나 하라며 재촉하면서 어느 집안의 아가씨가 어떤지 말해주기도 했다. 그들은 냉장고에서 물건을 꺼낼 때도 술이 있는 걸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어쩌면 그들은 보고도 못 본 척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예전에 그가 만났던 전 여친들도 그랬다. 그저 입으로만 걱정된다며 말했고 실질적인 행동은 보여준 적이 없었다.그랬기에 차미주가 유일했다. 차미주는 매번 그의 집으로 올 때마다 냉장고를 가득 채워 넣었다.비록 그의 카드를 긁어 산 것이지만.마지막 물건까지 냉장고에 넣은 차미주는 허리에 두 손을 척 올리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제야 냉장고처럼 보였던 것이었다.냉장고 문을 닫자마자 옆에 기대 서 있는 사람을 발견하곤 놀라 소리를 질렀다.“미쳤어? 왜 소리 없이 거기 서 있는 건데? 깜짝 놀랐잖아!”한성우는 놀라 눈을 크게 뜨고 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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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한성우는 변명하려 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확실히 그가 사귀었었던 전 여친들의 몸매가 아주 좋았다.이윽고 그가 입을 열었다.“그래도 알뜰살뜰한 여자가 쭉쭉 빠지고 빵빵한 몸매까지 겸비했다면 당연히 더 좋고.”차미주는 바로 그를 노려보았다.“쓰레기!”한성우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네가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너 유튜브에서도 복근 영상만 찾아보잖아. 너도 몸매가 좋은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니었어?”“내가 너랑 같아? 난 그냥 영상으로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을 뿐이야. 하지만 넌 그런 여자들에게 손을 대고 농락하잖아!”한성우의 입가가 바르르 떨려왔다.“시나리오를 쓰는데 복근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찾는다고? 네가 쓴 시나리오 정말로 누구나 다 볼 수 있는 거 맞아?”차미주는 그를 째려보면서 말했다.“넌 내가 선정적인 내용을 쓰는 줄 알아? 난 남자 캐릭터 이미지 구상을 위해 참고하는 거라고, 알긴 해?”그녀는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내가 조금만 알려주는데, 내 새 작품 초안은 이미 통과되었어. 내가 시나리오를 완벽하게 완성하고 별다른 문제 없으면 바로 계약 가능하다고!”기세등등한 그녀의 모습에 한성우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고 흐름을 타 물었다.“어떤 소재로 쓴 건데?”“현대 직장인에 대한 소재.”차미주가 눈이 휘어지게 웃으며 말했다.“물론 구체적인 소재는 의사 직업에 관한 내용이야. 조 선생님을 보니 영감이 막 솟구치더라고.”한성우의 표정에 웃음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아주 미묘한 얼굴로 대충 대답하곤 물었다.“아, 그래. 의학물은 전문성이 뛰어난 소재라 쓰기 어려울 거야. 문제도 많이 생길 거고. 최근 나온 의학 드라마도 망한 게 하나가 아니잖아.”차미주는 수심이 전혀 없는 얼굴로 말했다.“조 선생님께서 전문적인 부분을 가르쳐 주겠다고 하셨어. 뭐 막히는 부분이 있거나, 논란을 일으키게 될 것 같은 부분이 있으면 조 선생님께 물어보면 되거든.”“... 너 설마 조준을 실제 모델로 쓴 거 아니지?”“맞아.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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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차미주가 말했다.“성우 오빠, 화 좀 그만 풀어. 네가 나한테 여성스러움이라곤 하나도 없다고 해도 난 화를 내지 않았잖아. 안 그래? 넌 그냥 생긴 게 카사노바처럼 생긴 거야. 하지만 잘 알고 지내보면 또 의리는 아주 넘치지. 어차피 내가 너랑 연애하는 것도 아니니까 네가 카사노바이든 아니든 난 상관 안 해. 친구로서는 넌 최고야.”한성우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차미주의 ‘어차피 너랑 연애하는 것도 아니니까'라는 말이 이상하게 귀에 거슬렸고 순간 마음이 답답해지기까지 했다.그는 얼굴에 힘을 주고 이를 갈며 말했다.“네가 나랑 사귀자고 해도 넌 내 취향 자체가 아니야!”차미주는 그가 어느 부분에서 화를 내고 있는지 알지 못했고 그저 평소처럼 헤실헤실 웃으면서 대꾸했다.“그럼 당연하지. 우리 성우 오빠의 눈이 얼마나 높은데, 짜리몽땅한 내가 성에 차겠어?”자신을 비하하며 그를 위로해 주는 그녀의 말에 한성우는 별로 기쁘지가 않았고 오히려 더욱 답답해졌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그래, 내가 눈이 삐었던 거지. 취향도 아닌 짜리몽땅한 너를 온종일 생각하고 있잖아. 게다가 넌 하필이면 이런 쪽엔 눈치라곤 하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나를 남자라고 생각도 안 하고 있다니.'“됐어, 됐어. 화 좀 풀어. 내가 저작권료를 받으면 한턱 크게 살게. 저기 앞 사거리에 새로 생긴 그 레스토랑 메뉴 전부 시켜서 싹수없는 사장 놀라게 만들어 주자고!”한성우는 답답한 마음을 갈무리하고 물었다.“그 레스토랑 사장이 너한테 어떻게 했길래 이러는 거냐?”“뭘 딱히 한 건 아니야. 그냥 매번 내가 그 앞을 지나갈 때마다 눈을 희번덕거리거든.”차미주는 말하면서 사장 흉내를 냈다.“눈을 희번덕 뜨면서 마치 ‘거지는 들어올 생각하지 마'라고 말하는 것 같다니까.”그녀의 말에 한성우는 답답했던 마음이 싹 가셨고 순간 웃음이 터져버렸다.“그러니까 그 사장이 널 무시한다고 생각해서 그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메뉴에 있는 음식을 전부 시키겠다는 거야? 그건 사장한테 더 좋은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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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난 그냥 한 말이었다고.'‘이 자식은 정말 진심으로 받아들이잖아.'근육이 선명한 등에 차미주의 가슴이 쿵쾅쿵쾅 소리를 내며 뛰기 시작했다.한성우의 키는 비록 강한서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몸은 다소 마른 편이었다. 그러나 그의 몸엔 근육이 가득했고 한눈에 봐도 매일 같이 헬스장에 꾸준히 다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차미주는 드라마 팀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이런 건장한 사람들을 많이 봤었다.특히 근 몇 년 동안 회사에선 청춘 로맨스 드라마를 많이 만들었고, 그녀가 맡은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인기가 많고 나이도 어린 사람들이었다.그 젊은 배우들은 하나같이 피부도 뽀얗고 아주 귀여웠지만, 옷을 벗기만 하면 열에 여덟은 비실비실한 몸이 드러났고 온몸에 뼈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근육이 조금 있다 해도 전부 다이어트를 했고 제작진이 준비한 옷도 오버 사이즈여서 흡사 어린아이가 어른의 옷을 몰래 입을 것처럼 아주 커 보였다.관건은 팬들이 맹목적으로 자신의 아이돌의 몸매 비율이 아주 좋다고 칭찬하는 것이었다.그랬기에 차미주는 그 몇 년 동안 자신의 안목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도 했었다.예전엔, 번마다 제작진들이 어느 남자 배우에게 상반신 노출신을 제안할 때마다 사람들은 바로 모여들어 구경하곤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몰려드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하나같이 비실비실하니 별로 구경할 생각도 나지 않은 것이었다.한성우도 마른 편이었지만 그의 몸은 온통 근육이었다. 육안으로만 봐도 한성우의 몸엔 체지방이 엄청 적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고 몸 구석구석 탄탄한 근육이 잡혀 있었다. 한성우의 몸은 그야말로 의사들이 인체 표본으로 삼을 만한 완벽한 몸이었다.한성우의 몸이야말로 정상적인 남성 몸이었고 남녀노소 누구나 다 좋아할 몸매였다.“얼른 안 하고 뭐 해?”재촉하는 한성우의 목소리에 차미주는 정신이 들었다.그녀는 마른기침을 내뱉으며 쿵쿵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했다.“큼, 할 거야. 지금 할게.”말을 마친 그녀는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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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9화

한성우가 가져온 상자엔 부항 치료 도구가 가득했고 심지어 등에 바르는 오일도 있었다.한성우는 가끔 마사지샵으로 찾아가기 귀찮을 때마다 안마사를 집으로 불렀었다. 그랬기에 그의 집엔 뜬금없는 물건들이 아주 많았다.대충 핑계를 둘러대며 허세를 부리던 차미주는 지금, 이 순간 울며 겨자 먹기로 대답하는 수밖에 없었다.“누가 보면 네가 마사지샵을 차린 줄 알겠어.”한성우는 그녀에게 도구를 던져주며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얼른 네 실력을 보여줘.”말을 마친 한성우는 바로 소파 위에 엎드렸고 등을 전부 드러냈다.차미주는 손에 든 라이터를 힐끔 보더니 이내 다시 상자에 가득 담긴 부항 도구를 보았다. 그리고 이내 자신이 예전에 부항 치료받으러 갔을 때의 전문가 손길을 떠올리며 그리 어렵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일단 이걸 이렇게 쥐고, 다음은 이렇게 꽂아 넣고, 등에 올려놓는 거겠지?'‘뭐... 전문적인 기술은 없는 것 같은데?'“빨리해.”한성우가 재촉했다.“이따 게임도 해야 한단 말이야.”차미주는 집중을 하며 소독솜을 들고 그의 등을 쓱쓱 닦았다. 그리고 이내 부항을 들고 빠르게 그의 등에, 정중앙에 놓았다.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는 한성우에 차미주는 부항을 툭툭 건드려 보았다. 아주 단단하게 고정된 것 같았다. 그녀는 순간 자신이 천재가 아닌가 생각했고 대충 아무렇게 부항을 놓아도 완벽할 것이라 여겼다.한성우는 리모컨을 들고 TV를 틀었다. 그는 여유롭게 차미주의 치료를 받아들이고 있었다.TV엔 마침 이라는 드라마 예고편이 방영되고 있었다. 그 드라마는 다음 주에 방영될 예정이라고 했고 방영하기 2주 전부터 이미 실검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드라마는 아직 방영되진 않았지만, 홍보는 이미 모든 사람이 알고 있을 정도로 많이 했던 것이었다.드라마를 찍을 때 원작자는 표절 의혹으로 실검에 오른 적이 있었다. 표절 논란이 되고 오히려 드라마에 역효과를 일으켜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다.그때 당시 드라마 원작자를 비난하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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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차미주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짓게 되었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아아아아악, 너 엉덩이에 불붙었어!”한성우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리고 이내 엉덩이가 뜨겁다는 것을 느꼈고 고개를 돌리니 바지에 불씨가 타오르고 있었다.그는 벌떡 일어나 소파에서 뛰어내렸다. 그는 빠르게 불이 붙은 바지를 벗어 휙 던져버렸다.그제야 정신이 든 차미주는 얼른 발로 불이 붙은 바지를 마구 밟았다.불이 꺼지고 그녀는 다소 걱정되기 시작했다. 고개를 든 그녀는 한성우가 화상을 입진 않았는지 확인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한성우는 알몸으로 소파 옆에 서 있었고 그녀의 애착 담요를 허리에 두르고 있었다.차미주는 순간 놀라 눈알이 튀어나올 뻔했다. 그녀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내 담요는 왜 두르는데!”한성우는 담요를 허리에 꽉 두르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면서 말했다.“그럼 벗고 있을까?”담요 뒤로 가려진 그의 하반신을 떠올린 그녀는 바로 얼굴을 붉히며 입을 다물었다.그러다 한참 후에야 이를 갈며 말했다.“아니, 왜 팬티는 안 입고 있었는데!”한성우가 논리정연하게 말했다.“이건 네가 집에서 브래지어를 안 입고 있는 거랑 같은 원리야. 안 입으면 아주 편하거든.”“...”차미주는 할 말을 잃었다.말을 마친 한성우가 결국 투덜거렸다.“너 부항 치료에 아주 능하다고 하지 않았어? 어떻게 내 바지를 태워 먹을 수가 있어? 내가 반응이 빠르지 않았다면 이미 엉덩이가 타버렸을 거야.”차미주는 그에게 아주 미안했다. 그녀에게서는 평소의 기세등등함이란 찾아볼 수 없었고 잔뜩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사실 할 줄 몰라. 네가 처음이야. 아까 한창 잘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들려서, 놀라서 그만... 그렇게 된 거야.”한성우는 그녀를 흘겨보았다.“너 때문에 하마터면 나한테서 대가 끊길 뻔했어. 정말로 심하게 타버렸다면 너 어떻게 나한테 배상하려고 그래?”차미주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잔뜩 어두워진 얼굴로 낮게 중얼거렸다.“네가 정말로 화상을 입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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