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의 모든 챕터: 챕터 2311 - 챕터 2319

2319 챕터

제2311화

신하리가 물었다. “그래서 넌 어쩔 생각이야?”한열은 잠시 망설였다. 첫 번째 조건은 사실 회사를 도와 신인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었다. 한열은 신인을 돕는 일에 반감을 가지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회사의 노이즈 마케팅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었다. 회사에서는 한열을 이용해 그보다 2살 어린 신인 배우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신인 배우를 한열의 촬영장에 따라다니도록 한 적이 있었다. 그 배우는 한열의 스태프라는 명분으로 그의 곁에서 제작진들에게 얼굴을 비췄다. 신인 배우 역시 회사가 시키는 대로 촬영장에서 한열과 가깝게 지내며 촬영 내내 음식과 물을 챙겨주었고 심지어 비를 맞는 신이 끝나면 한열에게 제일 먼저 수건과 핫팩을 건네주기도 했다. 한열은 워낙 눈치가 없는 편이라 촬영이 끝날 때까지도 신인 배우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드라마가 방영되고 한열과 신인 남배우의 열애설이 실검에 올랐다. 행사에서 만난 친구가 한열에게 장난 섞인 말투로 물었다. “두 사람 진짜는 아니지? 그 동영상은 심지어 내가 봐도 서로를 보는 두 사람 눈빛이 예사롭지 않더라니까.”한열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한열이 모른 척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 그의 친구는 한열에게 팬들이 편집한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그 동영상을 본 한열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한열은 팬들이 자신과 누구를 커플로 엮든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그 일은 두 사람의 케미를 알아본 팬들의 팬메이킹 영상이 아니었다. 오히려 누군가 일부러 기획한 일인 것 같았다. 영상 속 한열과 남자 신인 배우는 함께 메이크업을 받고 있었다. 테이블과 가까이 있던 신인 배우가 한열에게 커피를 건넸고 한열은 한 모금 들이킨 후 커피를 옆에 내려놓았다. 잠시 후 메이크업을 끝내고 환복까지 마치고 나온 신인 배우는 한열과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레 그가 조금 전 마셨던 커피를 홀짝였다. 팬들은 페이스북를 올리기만 해도 올린 시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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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2화

한열이 연이어 올린 두 피드는 한열과 신인배우의 브로맨스에 잔뜩 빠져있던 팬들의 멘탈을 와장창 깨뜨렸다. 한열은 당사자가 직접 나서 팬들의 환상을 와장창 깨놓은 최초의 연예인이 되었다. 실망이 극에 달한 팬들은 하나둘 그에게 쓰레기라며 댓글을 남겼다. 그러자 한열의 팬덤도 이에 지지않고 전투력을 끌어올렸고 그 결과 두 팬덤은 인터넷에서 서로 피 터지는 다툼을 벌였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그 신인배우는 또다시 이해할 수 없는 수작을 부렸다. 그는 목도리 사진을 삭제하며 또 다른 피드를 업로드 했다. [만약 내가 조금만 더 높은 곳에 있었다면 네 곁에 설 자격이 있는 건 아닐까.]하필 이 타이밍에 올린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피드에 네티즌들은 자연스레 커리어에 영향을 끼칠까 인정하기를 겁낸 한열이 그 신인 배우를 차버리고는 일부러 자신의 인기를 이용해 상대방을 저격한 것이라 여겼다. 두 사람의 브로맨스 팬클럽 회원이 절반이상 빠져나갔고 나머지 절반은 신인 배우의 팬클럽에 가입해 미친 듯이 한열을 욕하기 시작했다. 물론 한열의 팬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그들은 그 신인 배우의 데뷔 전 학폭 사실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하지만 피해자는 과거의 일로 지금의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많은 증거 사진들을 공개할 수는 없었다. 그런 이유로 신인 배우는 줄곧 학폭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한열을 밟고 인기 반열에 올라섰다. 예능 스케줄이 하나둘 늘었고 회사에도 더는 그와 견줄 사람이 없었다. 역시 그를 이미 솟아오른 라이징 스타라고 생각한 그의 매니저 역시 그 기회를 틈 타 윤명훈에게서 계약을 빼앗아가려 했다. 그보다 괘씸한 것은 학폭 가해자인 그가 학폭을 반대하는 공익광고를 촬영했다는 사실이었다. 모든 것이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던 그때, 촬영장에서의 메이킹 영상이 공개되었다. 그 동영상은 그와 한열이 같이 촬영하던 드라마에서 그가 “실수”로 한열의 커피를 마시고 나서의 뒷이야기였다. 메이크업을 마치고 나온 신인 배우는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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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3화

신하리가 이번엔 질문을 바꿔 다르게 물었다. “그 선택을 안 하면 공백기 동안 인기가 떨어질까 봐 걱정돼서 그래?”한열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바로 다시 가로 저었다. 그리곤 한참만에야 입을 열었다. “이 일을 안 하면 제가 또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데뷔 후 한열은 단 한 번도 휴가를 간 적이 없었다. 갑자기 일이 없으면 한열은 목적지를 잃은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일 것 같았다. 또 어쩌면 아버지에게 비웃음을 당할지도 몰랐다. 신하리가 말했다. “공부하면 되잖아. 넌 아직 이렇게 어린데, 뭘 해도 늦지 않은 나이야. 이 바닥에서 오래도록 살아남고 싶으면 언제든 카메라 앞에 설 준비가 되어있어야 해. 애초부터 배우로 태어난 사람은 없어.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연기 지도 교수님들은 대부분 한주대 연극학과에 계셔. 네가 체계적으로 연기를 배우면서 선배님들의 실력을 눈앞에서 느끼게 되면 밖에선 경험할 수 없는 걸 경험하게 될 거야.”신하리의 말에 혼란스럽던 한열의 머릿속에 한줄기의 빛이 스며들었다. 마치 한열에게 공부라는 기회가 선택지가 주어지기라도 한 듯이 말이다. 학창시절 한열의 꿈은 한주대 연극학과에 입학하는 것이었다. 바로 그 꿈이 한열이 의대를 휴학한 원인 중 하나이기도 했다. 길거리 캐스팅을 당한 그는 어쩌다 보니 또 다른 신분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연기라는 영역은 하나를 가르치면 백을 아는 사람이 아닌 이상 본인의 이해만으로는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기가 어려웠다. 한열 스스로도 본인의 연기가 이젠 서서히 틀에 박힌 똑같은 레퍼토리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시청자들은 연기를 평가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좋은 연기 선생님은 연기의 부족한 부분을 정확하게 캐치해 연기력이 늘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었다. 한열의 눈이 별처럼 반짝였다. 하지만 그는 곧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제가 한주대 연극학과에 입학할 수 있을까요?”신하리가 말했다. “수능 전 영역 1등급은 베껴서 된 거야?”“...”한열이 바득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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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4화

한열이 분통을 터뜨렸다. “미안하다는 사람이 선인장으로 찔러요? 양심이 있긴 한 거예요?”신하리가 말했다. “말라비틀어진 선인장이야. 건드리기만 해도 가시가 부서질 정도라 찔리지도 않았으면 웬 엄살이야?”“그래도 아프다고요! 신하리 씨도 발바닥 한 번 찔려봐요! 발바닥 살이 얼마나 얇은데요.”한열이 신하리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종알거렸다. “지금 계단 오르는 것도 아프다고요.”멈칫, 걸음을 멈춘 신하리가 고개를 돌렸다. “그럼 내가 안아서 방까지 데려다줘?”한열이 움찔 했다. “네?”신하리가 말하며 당장이라도 한열을 안을 듯이 자세를 취하자 한열이 기겁하며 껑충 뛰며 뒤로 물러섰다. “뭐하는 거예요?”신하리가 쯧, 혀를 찼다. “잘 뛰면서, 뭘.”“...”다채로운 표정을 짓던 한열이 결국은 버럭 화를 냈다. “사기꾼!”다친 머리가 여전히 아팠던 신하리는 더는 어린 아이 같은 한열을 놀리고 싶지 않았다. 게스트룸을 열고 새 이불을 가져다준 신하리가 하품을 하며 말했다. “일단 오늘은 그냥 자. 내일 사람 불러서 청소해두라고 할게. 욕실은 이쪽, 내 방은 바로 옆방이야. 난 먼저 잘게.”말을 마친 신하리는 한열이 대답할 새도 없이 방을 나서려 했다. 한열이 그런 신하리를 불러세웠다. “세탁기는 어디 있어요?”“일층 베란다.”한열의 질문에 대답한 신하리가 방을 나섰다. 한열은 방을 한 번 둘러보았다. 이 방엔 침대와 장롱을 제외하면 거의 아무 물건도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아마 이 방에는 단 한 번도 사람이 지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하연희에게 전화해 그녀를 안심시키고 나서야 한열은 샤워하러 욕실로 향했다. 샤워를 마친 한열은 하반신을 샤워 가운으로 가린 채로 방에서 빼꼼 머리를 내밀었다. 꼭 닫힌 옆방 문은 아무런 빛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신하리는 이미 잠이 든 모양이었다. 190cm의 장신인 한열이 옷을 안고 까치발을 한 채 조심스레 아래층으로 향했다. 오늘 사람들이 던진 것들 때문에 더럽혀진 옷은 꿉꿉한 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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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5화

지금 한열의 몸매는 카메라에 완벽에 가깝게 비춰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팬들이 눈호강하겠네.’그런 생각을 하던 신하리는 가져온 담요를 펼쳐 한열에게 덮어주었다. 신하리가 담요를 한열의 어깨로 끌어올려주던 그때, 한열이 번뜩 눈을 떴다. 그는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신하리의 얼굴을 마주했다. 그리곤 깜짝 놀라 정신을 차리곤 저도 모르게 신하리를 밀어내며 쑥스럽게 말했다. “새벽에 안 자고 왜 나와서 사람을 놀래켜요?”한열이 허둥지둥 담요로 몸을 감쌌다. 그는 신하리를 선을 안 지키는 미친 여자라며 혼자 투덜거렸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신하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가 고개를 들자 창백한 얼굴로 바닥에 쓰러져 의식을 잃은 신하리가 보였다. 한열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늦은 새벽, 강한서는 한열의 연락을 받았다. 그는 조심스레 자신의 가슴팍에서 한현진의 손을 떼어내고 이불을 덮어준 후 조용히 침대에서 내려와 휴대폰을 쥐고 방을 나섰다. 강한서가 한열의 부탁으로 신하리를 남산 병원에 입원시켰을 땐 이미 아침 5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머리를 다친데다 감기까지 걸렸고 심지어 신하리는 요즘 촬영 때문에 제대로 된 휴식도 가지지 못했다. 그러니 한꺼번에 피로가 누적되어 쓰러진 것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의식을 잃을 정도로 열이 난 사람을 본 한열은 놀란 가슴을 쉽게 가라앉히지 못했다. 의사는 신하리가 쓰러진 원인이 고열 때문은 아니라 피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깨어나지 않는 것은 그저 잠이 든 것뿐이라며 충분히 휴식하면 자연스레 깨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미 해열 주사를 맞았으니 깨어날 쯤이면 열도 내릴 것이라고 의사가 말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병실에서 나온 한열은 그와 함께 병원에 와준 강한서를 보고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매형, 고마워요.”매형이라는 호칭에 강한서의 기분이 상쾌해졌다. ‘역시 처남들이 귀엽네. 형님에게 인정받는 건 너무 어려워.’강한서는 한열의 어깨를 툭툭 치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족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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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6화

지금 한열의 눈에 강한서는 이미 친형 같은 필터가 쓰인 상태였다. 강한서는 프로에게 부탁해 한열 게임 회사의 버그를 해결해주었고 한밤중에 그를 도와 신하리를 병원에 데려다주었다. 심지어 늦은 저녁엔 퀵을 불러 그에게 어탕을 보내주기도 했다. 동생에게 사기 치는 송민준보다 백만 배는 더 나았다. 그러니 강한서의 질문에 한열은 아는 것 전부를 털어놓았다. “누나가 아니라 친척 분들이요. 매형이 사고를 당하고 나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누나에게 남자를 소개하고 싶다고 저희 부모님을 찾아왔었어요. 전부 고담시 사람들이었어요.”한열의 고모인 한아람은 고담시의 유명인이었다. 세상을 떠난 지 몇 년이 흘렀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그녀의 재능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렇듯 우수한 유전자로 인해 한씨 가문과 인연을 맺고 싶어 하는 사람은 지구 끝까지 줄을 섰다고 할 수 있었다. 강한서가 실종되어 생사를 알 수 없던 당시, 이미 수많은 오작교들이 눈치 싸움을 시작했다. 다시 돌아온 강한서가 기억을 잃었다고 했을 땐 아예 대놓고 결혼 적령기에 있는 남자들의 자료를 한준웅에게 보내기 시작했다. 처음엔 감히 말을 못 꺼내던 한준웅과 하연희도 3개월간의 기다림에도 강한서의 기억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심지어 완벽에 가까운 맞선 대상의 조건에 티 나지 않게 한현진에게 사람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한열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강한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한준웅을 통해 한태진과 공영선에게 루나를 선물로 보낸게 고작 지난주의 일이었다. 앞에선 마음 써줘서 고맙다고 하더니 뒤에선 두 사람을 갈라놓으려고 하다니. 강한서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침착한 말투로 물었다. “한열 씨 부모님이 현진 씨에게 사람을 소개해주신게 언제부터였어요?”잠시 생각하던 한열이 말했다. “최소 두 주일은 된 것 같아요. 제가 마지막으로 엄마한테 그 말을 들었을 때가 일주일 전이었거든요. 엄마는 연락처를 누나에게 보내주면서 두 사람이 알아서 연락하라고 하셨어요.”강한서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두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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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7화

강한서가 친구 추가를 수락하자 [꽃 피는 봄날]은 곧바로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청년, 나한테 사진이랑 이력서 보내봐. 한현진 씨가 조건이 좋아. 결혼이라는 게 자고로 서로 조건이 맞아야하는 거잖아. 조건이 너무 떨어지면 아줌마가 청년을 추천할 수가 없어. 내가 추천해준다고 해도 그쪽에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 청년 자존심만 상하잖아.]강한서가 답장했다. [알겠어요.]그리곤 강한서가 곧바로 질문을 던졌다. [아주머니, 한현진 씨에게 몇 명이나 소개해주셨어요?][꽃 피는 봄날]이 대답했다. [6, 7명 정도 소개한 것 같은데. 나도 잘 기억은 안 나.]강한서가 태연하게 말했다. [그렇게 많이 소개해주셨는데 한현진 씨 마음에 든 분이 한 명도 없었어요?]꽃 피는 봄날: [그냥 얘기해 본다고만 했어. 마음에 든다, 아니다 얘기한 적은 없었지. 하지만 소개해 준 청년들은 한현진 씨를 좋게 본 것 같아. 다들 한현진 씨가 호감이라고 하던데.]강한서가 쯧, 혀를 찼다. 그는 조금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생각했다. ‘내 마음에 든 사람인데, 호감형이 아닐 리가 없잖아.’[청년, 빨리 자료 보내. 오후엔 스케줄이 있어서 시간 끌다간 내가 까먹을 것 같아서 그래.][알겠어요, 아주머니.]강한서는 신우가 개발한 앱을 열어 한현진이 좋아할만한 스타일을 골라 AI 이미지를 생성했다. 그리곤 대충 이력서를 작성해 [꽃 피는 봄날]에게 전송했다. 물론 한현진이 그 몰래 맞선을 봤을 거라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한현진이 한준웅와 하연희의 맞선 제안을 거절하지 않은 것은 강한서가 기억을 회복했다는 얘기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강한서는 한현진이 대체 무슨 생각인지 궁금했다. 그렇게 많은 남자의 연락처를 받고도 한 번도 만나지 않았으면서도 상대방에게 호감을 남길 수 있는 건 대체 어떤 능력인 걸까? 호기심을 떨칠 수 없었던 강한서는 직접 테스트 해보기로 결심했다. [아기 고구마]가 한열의 성희롱을 폭로한 사건은 다음날 큰 반전을 맞이했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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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8화

한현진이 생각했다. ‘당연히 너무 괜찮죠!’눈, 코, 입. 모든 곳이 전부 한현진 마음에 쏙 들었다. 사진 속의 자태는 20대 시절의 강한서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았다. 굳이 부족한 점을 찾자면 외모가 너무 완벽한 탓에 왠지 인위적인 느낌이 들었다. 전혀 진정성 있는 눈빛이 아니었다. 강한서를 처음 만났을 때 한현진은 그의 외모에 한 눈에 반할 정도였다. 특히 강한서의 생기로 반짝이는 눈은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사진 속 사람의 눈빛은 2%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한현진은 상대방의 이력서를 대충 훑었다. 이름은 허연석, 28세, 고향은 한주, 대학원생 학력에 지금은 연현 테크에서 칩 설계를 맡고 있었다. ‘여기 강한서네 회사잖아?’한현진이 답장했다. [아주머니, 연락처 보내주세요. 제가 연락해 볼게요.][꽃 피는 봄날]이 곧바로 허연석의 연락처를 한현진에게 보내주었다. 몇 분 후, 강한서는 카톡 친구 추가 신청을 받을 수 있었다. 그에겐 너무도 익숙한 프로필 사진이었다. 임신을 하고도 가만히 있질 못하는 그의 아내, 한현진이었다. 강한서가 친구 추가를 수락하고 한현진의 맞선 대상의 일원으로 되었다. 한현진에게서 문자가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허연석 씨. 기혜인 아주머니께서 소개해 주셔서 연락드렸어요.]강한서는 태연하게 아내에게 연기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한현진 씨.]한현진: [혜인 아주머니 말로는 연현 테크에 출근하신다고요?]강한서: [네.]한현진이 또 물었다. [연현 테크에 입사하려면 스펙이 좋아야 한다고 들었는데, 허연석 씨 능력이 대단하신 것 같아요.]강한서: [대단하긴요. 그리 힘들지도 않았어요.]자신감은 꽤 있네, 라고 생각한 한현진이 손가락을 빠르게 놀려 타자했다. [너무 겸손하시네요. 제 친구도 그쪽 일을 하고 있는데 올해 모집한 신입사원은 최소한 인 서울 대학의 대학원생이라고 하던데요.]상대방은 마치 떠보는 한현진의 말을 알아채지 못하기라도 한 듯 되물었다. [이런 우연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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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9화

한현진이 말했다. [허연석 씨, 저에게 솔로 단체 채팅방이 있는데 들어오실래요? 다들 젊은 분들이고 개인 정보를 솔직하게 공개하셔서 채팅방에서 마음 놓고 얘기를 나누셔도 돼요. 나중에 친목회가 있을 때면 참석하셔도 되고요.]강한서: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강한서가 대답했다. [좋아요.]그렇게 한현진은 강한서를 [친목 다짐 7번 방]이라는 이름의 그룹 채팅방에 초대되었다. 강한서가 채팅방에 초대되자 사람들은 하나둘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열정적인 반응에 당황한 강한서는 이모티콘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곧이어 그의 말괄량이 아내인 한현진이 그룹 공지를 올렸다. 공지엔 강한서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개인 프로필이 적혀 있었다.강한서가 공지를 대충 훑어보았다. 이 그룹 채팅방은 총 9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중 강한서는 유일한 남자 멤버였고 나머지는 전부 여자였다. 게다가 채팅방에 있는 전원이 깔린느의 직원이었다. 어리둥절한 강한서가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 때쯤, 채팅방에서는 이미 한 여자 아이가 먼저 다가와 강한서에게 말을 걸었다. A: [허연석 씨는 한주가 고향이세요?]강한서가 예의상 그렇다고 대답했다. A: [실례지만 키가 몇이세요?]강한서: 187B: [완전 크시네요!]C: [여자친구가 160cm여도 괜찮으세요?]D: [1살 연상도 괜찮아요?]E: [가영언니(D)가 이렇게 남자 분께 먼저 말 거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아요.]C: [이번 남자 분은 조건이 너무 좋잖아요. 조건 좋은 사람을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어요.]D: [한평생 착하게 살았으니 조건 좋은 사람을 만날 때도 됐어.]A: [언니들, 동생들에게 양보 좀 해요. 지금까지 모태솔로라고요. 연애 좀 하게 해줘요!]강한서는 마치 자신이 이 세상에 유일하게 남은 남자인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지경이었다. 여자들에게 무차별적인 유혹을 당하고 있자니 왠지 모를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것 같았다. ‘젠장, 대체 여긴 뭐하는 곳이야.’강한서는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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