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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Chapter 861 - Chapter 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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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1화

원유희는 종래로 김신걸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명실상부한 악마다.하지만 그녀는 그가 윤설을 이렇게까지 감싸줄 줄은 생각조차 못 했다!”"내가 전에 말했잖아. 김신걸은 윤설을 좋아한다고. 내가 함부로 하는 말이 아니야.""그만 해요!" 원유희는 더 이상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은 온통 증오와 분노로 가득 차 눈물을 끝없이 흘렸다.김명화는 그녀를 꼭 껴안았다."울어. 울면 편해져. 내가 네 곁에 있어 줄게"원유희는 편안하게 그의 품에 기대었다. 아무것도 따지고 싶지 않았다. 절망적이었다."내가 올 타이밍이 아닌 것 같군." 차가운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김명화는 얼굴을 돌렸다. 온몸에 포악한 기운을 띤 김신걸이 걸어오고 있었다.김명화의 품에 안겨 있던 원유희는 바로 김명화를 밀치지 않고 오히려 주먹을 꽉 쥐었고 눈은 증오로 가득 찼다."형, 오해하지 마요. 유희가 지금 슬퍼해서 그래요." 김명화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손은 여전히 원유희의 몸을 껴안았다.김신걸의 검은 눈동자가 차가워 났다. 그는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더니 원유희를 잡아당겼다. 너무 거칠어서인지 원유희는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고 곧바로 김신걸의 튼튼한 가슴에 부딪혔다."음…….”원유희의 눈물까지 그의 블랙 셔츠에 묻었다."형, 뭐 해요?"김명화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김신걸을 바라보며 일어났다."내가 내 여자한테 뭘 하는지 너한테 말해야 해?" 김신걸의 목소리에는 차가운 기운이 배어 있었고 공기 중 수증기마저 얼음이 될 지경이었다."이건 네 일이 아니야, 꺼져!"김명화의 얼굴은 이상하리만큼 차가웠다. 무슨 말을 하려던 찰나 원유희가 말하는 것을 들었다. "작은 오빠, 먼저 들어가세요."원유희는 그를 위협받을 때 빼고는 '작은 오빠'라고 부르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녀가 그렇게 견고한 것을 본 김명화는 눈을 부릅뜨고 김신걸을 쏘아보았다. "할 말이 있으면 대화로 잘 풀어요. 유희를 계속 자극하지 말고요."그는 말을 마치고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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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원유희는 김신걸의 상대가 아니었고 결국 잠자리를 갖게 되었다.그녀가 깨어났을 때, 바깥의 날은 이미 밝아졌고, 강한 햇빛은 원유희의 눈을 찔렀고, 눈물은 구슬처럼 떨어졌다.원유희는 침대에서 내려 욕실로 갔다. 씻다가 옆에 있는 컵을 떨어뜨렸는데 컵은 바닥에 닿자마자 산산조각이 났다.원유희는 쪼그리고 앉아 조각을 주워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욕실 문이 열리자 김신걸이 들어왔다.파편을 들고 멍하니 바라보는 원유희를 보고 다가가 파편을 가져가 바닥에 던졌다“아랫사람들을 시켜, 배고프지? 아침밥이 다 됐어.”원유희는 김신걸에게 끌려 아래층 식당으로 향했다. 준비된 아침은 그대로였는데 마치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이 시각은 이미 10시가 거의 됐다.그러나 지금 김신걸이 원유희와 함께 먹는 것은 그도 아침을 먹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한다.둘은 같이 밥을 먹으면서 어젯밤에 있었던 일이 그냥 없던 걸로 지나간 것 같았다.김신걸은 그녀에게 우유를 따르고 그녀의 곁에 놓아줬다. 그리고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원유희를 힐끗 쳐다봤다."오늘 집에서 쉬어."김신걸은 약간 무거운 소리로 말했다."회사에 갈래.”원유희가 말했다.“그 몸으로?”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다시 언급하는 셈이었다. 원유희는 말을 하지 않았고 시선을 깔아 긴 속눈썹으로 그녀의 감정을 감췄다. 김신걸은 원유희의 다운된 컨디션이 느껴졌고 표정도 다소 굳어졌다.‘어제 네가 거부하지 않았다면 난 널 강제로 안 지 않았을 거야.’"배불러." 원유희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을 나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차가 떠나는 소리가 났다.김신걸은 화가 엄청나게 났지만 꾹- 참았다. 하지만 누구도 그 기운을 무시할 수 없었고 식탁 쪽으로 가려던 아주머니도 흠칫 놀라서 감히 다가갈 수 없었다.원유희는 차 뒷좌석에 앉아 넋을 잃고 차창 밖을 바라보았는데 몸에 성한 곳이라곤 없었다.‘화를 내? 어차피 소용없어.’김신걸처럼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랑 화를 내는 것은 시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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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화

윤설은 고개를 들자 원유희를 보고 화가 난 나머지 얼굴이 험상궂게 변했다.“원유희, 뭐 하는 거야!”“네가 우리 아버지를 독살하고, 네가 우리 엄마를 죽였어. 난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원유희는 칼을 꺼내 윤설을 찌르려 했다.“아!”장미선은 놀라서 얼른 윤설을 끌고 뒤로 물러섰다.“원유희 너 미쳤어? 윤정은 쟤 친아빠인데 누가 자기 아빠를 죽여?”“유전자 검사 결과에 분명히 친자 불일치라고 했어. 넌 나에게 유산을 다 준 아버지를 원망 되어 독살하려고 했지, 맞지?”원유희는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 원유희가 이 사실을 알게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한 장미선과 윤설은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쟤는 어떻게 알았대?’위험한 칼자루를 보면서 장미선과 윤설은 그저 원유희를 안정시키려 했다. 만약 칼에 찔리기라도 하면 정말로 큰일이 생기기 때문이다.“원유희, 함부로 하지 마. 네가 설이를 다치게 한 사실을 신걸이가 알면, 신걸이가 널 가만히 놔둘 것 같아?”장미선은 김신걸을 가지고 원유희를 겁주었다.“내가 지금 걔를 무서워할 것 같아요? 당신들만 죽으면 난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원유희는 칼을 들고 윤설을 찌르려 했다."아!" 윤설과 장미선은 깜짝 놀랐다.원유희는 조금도 봐주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윤설과 장미선을 다 죽이려고 했고 그래야만 복수가 성공된다고 생각했다.지금 원유희의 눈에는 복수만 보였고 다른 것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원한을 담아 그 모녀를 찌르려던 순간, 누군가가 원유희의 손목을 잡았다. 원유희는 충격을 받고 얼굴을 돌렸다. 그러자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는 김신걸이 보였고 검은 그림자는 그녀를 뒤덮었다.‘김신걸은 왜 여깄어? 왜 날 말렸어?’윤설은 김신걸이라는 것을 보자마자 놀라서 울기 바빴다."신걸 씨, 마침 잘 왔어. 원유희 미쳤어. 쟤 지금 나랑 우리 엄마를 죽이려고 해!"“놔!”원유희는 발버둥 쳤지만 쇠사슬에 묶인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이어서 김신걸은 그녀의 손에 있는 칼을 빼앗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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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여태 윤설만을 증오해오던 그녀는, 지금 이 순간 만큼은, 김신걸이 가장 원망스러웠다!"이번 일은 앞으로 계속 조사하게 될거야......"이때 한창 이어가던 김신걸의 말을 원유희가 끊어버렸다. "그만해."그러자 김신걸은 눈썹을 약간 찌푸리고는 그녀를 노려보았다."너 지금 대체 뭐하자는거야?”원유희는 더이상 말을 섞기도 귀찮아 아무 말도 않았다. 그녀에게는 지금 모든 것이 우습게 보였다.한편 어느새 롤스로이스는 회사 건물 아래에 멈추었고 원유희는 곧바로 차에서 내렸다.그때 김신걸이 말했다. "이따 저녁에 애 데리고 별장에 갈게.""나 별장에 안 갈거야." 원유희는 차갑게 말을 던지고는 고개를 돌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그러자 김신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사무실로 돌아온 원유희는 곧바로 소파에 앉았다. 사무실은 전이랑 별 다를 바 없긴 했지만, 그녀의 손은 한참동안 바들바들 떨었다. 그손은 바로 전에 칼로 사람을 찌른 손이었다.그 순간에는 원한을 품은 채 흥분을 참지 못하고 저지른 일이긴 하지만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끔찍했다. 그러나 그녀는 후회하지 않았다. 만약 다시 한 번 기회가 온다면, 여전히 그렇게 했을것이다!그녀는 단지 윤설을 못 죽인게 아쉬울 뿐이다.김신걸이 말리지만 않았더라면 그녀는 진작에 부모님의 복수를 완성했을 것이다!이번 일이 실패로 돌아가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그녀 또한 잘 알고 있었다.김신걸은 윤설을 지키려고 젖 먹던 힘을 다해 원유희를 막을 것이다.그리하여 원유희는 매우 속상한 마음에 몰래 눈물을 흘렸다.그때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원유희는 비로소 마음을 가라앉히고 눈물을 겨우 삼켰다.그녀를 찾아온 사람은 회의에 대해 설명하러 온 오서진이었다.원유희는 회의실에 앉아있긴 했지만 정신줄을 놓아버려 비서가 뭐라 하는지 하나도 듣지를 못했다.그렇게 멍을 때린 채 다시 사무실로 돌아온 그녀는, 사무실에 또 다른 누군가가 온 것을 발견했다."나는 내가 투명인간이라도 된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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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사실 원유희가 정말로 마음 먹고 한 판 붙으려 한다면 김신걸도 감히 그녀를 어떻게 할 수가 없을 것이다.어쨌든 아이가 셋이나 있으니까.한편 사무실에 남겨진 원유희는 일을 하면서도 조금도 집중할 수가 없었다.머릿속은 그야말로 텅 비어 있었다.그녀가 정신을 차릴 때쯤은 이미 점심이 되었다.하지만 입맛이 없었던 그녀는 사무실을 아예 떠났다."원 사장님, 식사 하셨어요?" 오서진이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하지만 원유희는 못 들은 것처럼 곧장 앞을 지나갔다.오서진은 그녀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설마 허은비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건가?얼마 후, 원휴희는 차를 타고 묘지로 향했다.윤정과 원수정의 묘지 앞에서 무릎 꿇은 그녀는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그녀는 갑자기 살아가야 할 방향을 찾지 못할 것 같았다.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유독 이런 생각이 자주 들었다.아무것도 제대로 할 줄 모르고, 아이도 잘 키우지 못하고, 부모도 모두 죽고, 살인자는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이 지경에 내가 살아서 숨 쉬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아빠, 엄마... 나 이제 어떻게 살아야 돼?" 원유희는 흐느끼며 울었다."나 이젠 아무것도 없어! 그냥 몸뚱아리 하나만 남아있단 말이야. 나도 죽으면 더이상고통스럽지 않을가?”힘이 없을 정도로 울고난 유가연은 얼마 후 묘비 옆으로 쓰러졌다.그녀의 인생은 정말 말 그대로 절벽 끝까지 이르렀다.더이상 희망의 불빛은 보이지 않았다.지금 이 순간 만큼은, 그녀는 엄마, 아빠 곁에서 따뜻함을 느끼고 싶었다. 사실 어린 나이의 그녀는 아직 아이이긴 하다.또래의 다른 친구들은 흔히들 엄마 아빠 품에서 애교를 부리곤 하는데, 그녀의 인생은 이미 형편없이 망가져있는 상태였다...."유희야? 얼른 일어나봐, 유희야..."한참이 지난 후, 원유희는 어렴풋이 눈을 떴다. 무기력한 그녀의 시선에는 걱정스러운 눈빛을 한 표원식이 보였다. "교장선생님...""너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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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6화

표원식은 원유희가 배고플까 걱정되여 한 상 가득 차렸다.주방에서 나온 표원식은 쏘파에서 멍 때리고 있는 원유희를 보았다.‘계속 저 자세로 있은건가?’원유희는 고개를 들어 표원식을 쳐다보았다.“식사 하세요.”원유희는 고개를 돌려 식탁을 바라보았다.“이리로 오세요.”표원식은 원유희의 팔을 잡아당겨 의자에 앉혔다.“저 사실 배가 안 고파요.”원유희가 말했다.“조금이라도 먹어요.”표원식이 원유희한테 반찬을 집어주었다.“고마워요.”“저한테 그렇게 예의 차리실 필요 없어요.”표원식이 말했다원유희는 고개를 떨구고 묵묵히 밥을 먹었다.표원식이 침묵을 깨고 말했다.“혹시 손지현 아세요? 손지현이 그러는데 요즘 유희 씨가 통 보이질 않는다고 걱정하더라구요. 언제 식사자리 한 번 잡자고 하던데요. 손지이 쏜대요.”“손지현 좋은 여자에요.”원유희가 말했다.전에 손지현을 살인자라고 오해한것에 대해 늘 죄책감을 느꼈다.“괜찮은 사람이죠. 속도 없이.”표원식이 웃으며 말했다.“저랑은 연이 아닌것 같아요.”원유희가 고개를 들어 자신을 쳐다보자 표원식이 말했다.“저 이미 지현이랑 얘기 끝났어요. 앞으로 친구 하기로 했어요.”“저 때문인건가요?”원유희가 물었다.묘지에서 찾아낸걸 보면 원유희를 얼마나 아끼는지를 알수 있었다.원유희의 솔직함에 표원식은 안경틀을 밀어 올리며 말했다.“저한테 시간 좀 주세요.”“교장 선생님, 전 그럴 사람이 못 돼요.”원유희의 말은 진실이었다.원유희는 걸레와도 같아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기엔 이미 늦었다.“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절대로 부담 갖지 마세요.”표원식이 다독이며 말했다.“그쪽이 없었다해도 저 그렇게 빨리 결혼 하지는 못할거에요. 아무나랑 찾아서 결혼하지는 않을테니까요. 일생의 난제이기도 하죠.”원유희는 시선을 아래로 깔았다. 일생이라……. 자신의 생의 끝이 보이는듯 싶었다.사람은 그래도 기대가 있는게 낳은듯 했다.이때 벨이 울렸다.누군가가 문 밖에 서있었다.집에 이모님이 없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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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7화

표원식은 원유희가 끌려가는걸 눈 뜨고 지켜볼수밖에 없었다.‘어떻게 구해야 할까?’원유희는 막막한 표정이었다.롤스로이스는 민이령으로 향했다,원유희는 뻣뻣하게 서 있었다.이미 들이닥칠 불행을 맞이할 준비를 다 한 사람같았다.김신걸의 거대한 몸이 원유희의 그림자를 감쌌다.“누가 당신더러 거기 가있으래? 내가 안 갔으면 거기에서 밤 샐 생각이었어?”김신걸이 물었다.오는 내내 참다가 한번에 폭발해버린듯 했다.“그냥 밥만 먹으러…….”원유희가 시선을 피했다.“표원식이랑 밥 먹는거 내 동의 거쳤어?”김신걸이 원유희의 얼굴을 잡고 물었다.“날 건드리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모르는거야? 왜 말을 듣지 않는거야?”원유희의 볼이 터질것만 같았다.원유희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집에 밥 있어? 나 밥 먹고 싶어.”“아까 먹지 않았어?”김신걸이 물었다.“이제부터 내가 먹을 차례야.”“쾅!” 하는 소리와 함께 욕실문이 열렸다.김신걸은 원유희를 욕실로 밀어넣고는 문을 닫았다.폭력적인 소리였다.물이 뿜어져나오는 소리에 원유희는 몸을 바들바들 떨며 비명을 질렀다.어느새 몸 전체가 물에 젖었다.김신걸은 원유희의 머리를 잡고 키스를 했다.원유희는 반항할 힘도 없이 김신걸의 키스를 맞이했다.김신걸한테 이건 아무것고 아니었다.‘아이들을 데리고 별장으로 갔더니 별장에는 없고 표원식 집에 있었던거야? 내가 어떻게 해야 내 말을 들을건데?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왜 자꾸 날 자극하는건데?”이게 네가 원하는거라면 내가 그 소원 들어줄게.’김신걸은 원유희를 벽에 몰아붙였다. 피 비린내가 나는것 같았다.원유희는 김신걸에 의해 팔에 핏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핏물이 바닥에 떨어졌다.김신걸이 멈칫했다.‘내가 이런거야?’옷 안에 감겨진 붕대가 보였다. 하얀색 붕대는 이미 피로 빨갛게 물들어있었다.“너 다쳤어?”원유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팔만 내려다 보았다,김신걸은 원유희를 데리고 나가 원유희 팔에 감겨진 붕대를 풀었다. 상처가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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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전화를 끊은 후, 원유희를 욕실로 들어가게 한 뒤 욕조에 물을 받고 다친 손을 그 위에 놓았다. 김신걸이 직접 씻겨주는 걸 원유희는 거절하지 않았다. 그는 분명히 자신이 원했던 순종적인 모습인데도,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무슨 생각 하고 있어?”“나 혼자 씻어도 돼?”김신걸이 턱을 잡으며 묻자, 원유희가 모기처럼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내가 모르는 상처가 또 있어?”김신걸의 시선이 그녀의 어깨에 있는 키스 자국에 떨어졌고, 거친 손가락이 배로 미끄러지자 원유희는 감당하기 어려운 마음에 어깨를 움츠렸다.“왜 여기만 짙은 색깔이지?”김신걸이 온기라고는 조금도 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목소리가 얼마나 차가웠는지 욕조의 물마저도 차갑다고 느껴질 정도였다.원유희는 사무실에서 김명화가 한 짓이라는 것 알고 있었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고 긴장하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이때, 초인종이 울리며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끊었다.송욱이 달려올 줄은 예상치 못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무관심했다. 잠옷을 입고 소파에 앉아 잔잔한 물처럼 평온하게 송욱의 진료를 받았다.“물이 닿지 않게 하면 괜찮을 거예요. 소염제를 더 처방해 드릴게요.”송욱이 소염제를 처방해 준 뒤 떠났고, 소파에 앉은 김신걸의 깊고 위험한 검은 눈동자가 예리하게 그녀를 주시하며 얇은 입술 꼬리를 올렸다.“해명해!”원유희는 그가 방금 욕실에서 어깨의 붉은 자국을 본 것에 대해 추궁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몰라…….”“오늘 김명화와 표원식 둘 다 봤지? 누가 그랬어?”김신걸의 내면에는 여전히 포악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다른 남자가 그녀를 건드렸다는 걸 생각할수록 포악한 감정은 심해질 뿐이고, 억누를수록 더욱 참기 어려웠다.“네가 그랬잖아.”원유희가 말했다.“아침에 본 건?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김신걸이 음산한 목소리로 물었다.“점점 더 심해진 거겠지.”원유희는 얼굴을 떨군 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검은 그림자가 그녀를 덮어 내려다보았다.“정말?”그녀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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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화

왜 토했는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아침에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 걸까?사무실로 돌아와 좌석에 앉은 그녀는 서랍에서 문구용 칼을 꺼내 팔뚝 피부에 그었다.“아!”원유희는 입술을 깨물고 아픔을 참았다. 이렇게 해야만 자신의 마음이 좀 편안해질 것만 같았다.그때, 책상 위의 휴대폰이 울렸다. 표원식에게서 온 전화였다.“여보세요…….”“괜찮아요?”“회사에 있어요. 괜찮으니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그렇게 끌려갔는데, 어떻게 걱정을 안 해요.”하지만 표원식은 자신이 밤에 잠을 설쳤다고는 말하지 않았다.“교장 선생님, 앞으로 제가 죽어도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무슨 소리예요? 그런 불길한 말 함부로 하지 마요!”“어차피 사람들은 결국 죽어요.”“젊은 사람이 죽음 얘기를 하기는 이르지 않습니까.”“아침저녁으로 현실을 마주하면 너무 힘들고…….”원유희가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지금 생각해야 할 건 아이의 성장, 아이의 귀여움이에요. 이건 다른 사람에게 없는 겁니다. 아이들도 당신이 행복하길 바랄 거예요.”“저도 알지만…….”원유희는 어떤 말을 들어도 힘이 나지 않았다.“저 일단 일 좀 볼게요.”“네,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하세요.”원유희가 전화를 끊었다. 아버지도 분명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무슨 일 있으면 아버지에게 연락하라고.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한 적이 없었다. 그때 아버지가 실망하셨을까……?그렇지만 실망하는 게 김신걸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피해를 입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점심때가 되자, 김신걸은 회사에 나타나 사무실로 들어갔다. 원유희는 그를 한 번 보고 아무런 반응 없이 계속 컴퓨터 앞에 멍하니 있었다. 일을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집중을 할 수 없었다.마치 머리가 통제력을 잃은 것처럼…….김신걸이 책상 앞으로 다가가 옆에 놓인 휴대폰을 들었다. 그가 원유희에게 준 휴대폰이다.“이제 나한테 숨기지도 않는구나?”김신걸이 음산하게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녀와 표원식의 통화를 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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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그 두려움 없는 눈빛은 김신걸의 마음을 더욱 조급하게 했다. 마치 그가 뭐라고 하든 덤덤하게 받아들일 것만 같았다.김신걸은 이렇게 아무런 반응도 없는 것보다, 무서워하는 걸 보고 싶었다.그리고 그는 그녀의 입술에 다가갔다.“용서를 빌면 가만히 놔둘게.”하지만 원유희는 용서를 빌지 않았고, 입술을 벌릴 의지도 없이 멍한 눈빛이었다.“이래도 안하는지 보자…….”김신걸이 그녀의 작은 입술에 덥석 키스했다. 사실 그는 거짓말이라도 그녀가 용서를 빌기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그런 일은 없었다.그리고 김신걸의 손이 미친 듯 날뛰었다.사무실 문 밖에는 경호원이 지키고 있어서 아무도 감히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한 시간 후, 경호원의 몸에 있는 휴대폰이 진동했고 이어서 김신걸의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먹을 것 좀 구해와.”“네.”휴대폰을 던진 김신걸은 원유희를 품에 안으며 순종적인 모습에 만족했다.“진작 입을 열어 용서를 빌었으면 얼마나 좋아.”그의 품에 엎드린 원유희는 말없이 눈을 반쯤 감고 있었다.곧 점심이 사무실이 배달되었고, 두 사람은 점심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김신걸은 침대에 누운 그녀에게 다시 뽀뽀를 하며 말했다.“저녁에 퇴근하고 데리러 올게.”그가 스탠드를 끄고 나갔지만, 원유희는 어둠 속에서 눈을 뜬 채 잠을 이루지 못했다.너무 괴로웠던 그녀는 참다못해 일어나 책상 서랍에 있는 칼을 찾아 새하얀 팔뚝에 다시 그었다. 아침에 그은 것보다 더 깊어서 피가 줄줄 흐르며 땅에 떨어졌다.급하게 칼날을 던지고 휴지를 뽑아 상처를 누르고 나서야 힘없이 땅에 앉았다.‘이렇게 하면 훨씬 편안해지고 아프지 않을 거야…….’낮잠을 자고 일어난 원유희가 깨어났을 때는 벌써 3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이었다. 그녀가 잠에서 깰 때를 기다린 오서진이 여전히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을 보고 말했다.“대표님, 괜찮으세요? 얼굴에 핏기가 없어요.”그러자 원유희가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그래요?”“보좌관을 구할까요?”“아니요.”원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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