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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561 - Chapter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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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하예정은 일어나 앉아 그가 놓고 간 대추차를 천천히 마셨다.전태윤의 사랑 때문인지 대추차가 작용을 일으킨 건지, 대추차를 마시고 잠깐 누워있었더니 아까보다 한결 나아졌다. 전태윤이 약을 사 왔을 땐 거의 멀쩡하게 휴대 전화로 뉴스를 보고 있었다.“아프다면서 휴대 전화를 봐?”전태윤은 그녀의 휴대 전화를 빼앗고는 약을 건넸다.“너무 늦어서 약국이 문 다 닫았더라고. 그래서 근처 병원 가서 의사한테 처방까지 떼서 사 왔어. 먹고 자.”하예정은 고개를 들고 그를 빤히 올려다보았다.“왜 그래?”그녀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의 앞에 서더니 감동한 얼굴로 그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태윤 씨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 거 아니에요?”전태윤도 자연스럽게 그녀를 끌어안았다. 대추차를 다 마신 걸 보고 많이 나아졌을 거란 생각에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와이프한테 잘해주지 않으면 누구한테 잘해주겠어?”그의 진심을 알아주어 나중에 그녀를 속였다는 걸 알게 되더라도 떠나지 않길 바랐다. 그가 지금까지 잘해주었던 것을 떠올리면 용서해주지 않을까?할머니는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라고 했다. 달콤한 말 같은 건 그도 어색했고 하예정도 듣기 거북해했다. 아무래도 평소에 다정하게 잘해주면서 그녀의 마음을 녹이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하예정도 그에 대한 마음을 열고 점점 깊은 사랑에 빠져 미래도 있게 된다.“태윤 씨.”“응.”“아까 나갈 때 뭘 입고 나갔는지 알아요? 잠옷 차림으로 나갔어요.”화들짝 놀란 전태윤은 그녀를 밀어내며 고개를 숙여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확인했다. 그녀의 말대로 정말 잠옷 차림이었다.“거기에 슬리퍼까지 신고 나갔어요.”전태윤은 자신의 발을 내려다보았다.‘어쩐지 아까 발가락이 자꾸 시리다 했더니, 슬리퍼 신은 채로 나갔었구나.’다행히 늦은 시간이라 그를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안 그러면 내일 관성 뉴스의 헤드라인에 뜰 뻔했다.“아까 나갈 때 네 걱정만 하느라 뭘 입고 있었는지 신경 쓸 새도 없었어.”전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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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그녀가 돈 걱정을 하다니!전씨 가문의 도련님이자 전씨 그룹의 주인인 억만장자 전태윤의 아내가 그가 돈이 없을까 봐 걱정하다니...전태윤은 안고 있던 그녀를 내려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예정은 눈을 깜빡이며 그를 쳐다보았다.‘질투쟁이가 또 삐졌나?’하예정은 그를 따라나섰지만 달래진 않고 따뜻한 물 한잔을 떠와 그가 사다 준 약을 먹었다. 이미지까지 포기하고 잠옷과 슬리퍼 차림으로 사 온 약인데 먹지 않으면 그의 정성을 무시한 격이 된다. 어쩌면 더 화를 낼지도 모른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태윤은 다시 그녀 곁으로 돌아왔다.“손 내밀어 봐!”그가 명령조로 말했다.“왜 그래요?”고개를 들어보니 그가 빨간 반지 케이스를 들고 있었다.“반지예요?”전태윤은 반지를 꺼내 그녀의 왼손을 잡더니 약손가락에 끼워주었다.“이건 내가 그전에 산 건데 나중에 다이아몬드 반지가 더 이뻐서 그걸로 바꾼 거야. 급한 대로 먼저 이 금반지 끼고 있어. 내일 아침 가게 가서 다시 다이아몬드 반지로 바꿔 껴.”전태윤은 커플 금반지를 샀었다. 원래는 성소현이 알아서 물러나게 하려고 산 것이었는데 그녀 생각에 커플로 샀다. 이제 드디어 제주인을 찾아갔다.하예정의 손에 금반지를 끼워준 후 전태윤은 자신의 금반지도 가져왔다. 잠시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빼고 금반지로 꼈다. 그녀와 커플이라는 걸 일부러 보여주려는 듯싶었다.‘정말 아주 제멋대로고 쉽게 삐진다니까. 거기다가 쩍하면 질투도 하고.’하예정은 속으로 마음껏 투덜거렸다.금반지를 낀 전태윤은 하예정의 손을 잡고 깍지를 끼더니 다른 한 손으로 휴대 전화를 꺼내 깍지 낀 두 사람의 손을 찰칵 찍었다.그 모습에 하예정이 웃음을 터뜨렸다.“카카오 스토리에라도 올릴 생각이에요?”전태윤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가 진짜로 올리려고 하자 하예정이 그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못 말려 정말. 그런데 뭐 나름 이쁘게 나왔네요. 사진 나한테도 보내줘요. 나도 카카오 스토리에 올려서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게. 그런데 늦은 밤에 올리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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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전태윤은 하예정을 안고 함께 꿈나라로 빠지려 했다. 그런데 두 눈을 감자마자 문득 뭔가 떠오른 전태윤은 하예정을 살며시 밀어내고 일어나 앉더니 침대 머리맡에 놓인 하예정의 휴대 전화를 잡았다.그가 카카오 스토리에 올렸으니 지인들이 알게 되어 퍼져나가는 건 시간문제다. 전태윤은 사진이 퍼져나가는 게 두렵지 않았다. 왜냐하면 조금만 손을 쓰면 하예정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하예정이 이렇게나 빨리 기자들에게 둘러싸이는 걸 원치 않았다.하지만 하예정이 올린 건 성소현이 볼 가능성이 크다. 하예정과 성소현이 꽤 가깝게 지내고 있으니 분명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았을 것이다.성기현이 다른 사람에게서 그가 올린 사진을 보고 성소현이 하예정이 올린 걸 본다면 대충 비교해봐도 하예정이 그의 아내라는 걸 성소현은 알게 된다. 아직 그와 하예정의 관계를 성소현이 당분간은 알게 해서는 안 된다.하예정과 이경혜의 유전자 검사 결과는 이틀 뒤에 나온다고 한다. 결과가 어떻든 하예정과 성소현이 합이 척척 잘 맞는다는 건 사실이다. 만약 성소현이 그의 정체를 밝힌다면 결과가 어떨지 전태윤은 상상만 해도 두려웠다.그가 하예정의 휴대 전화를 들고 카카오 스토리에 들어가려 했지만 비밀번호가 걸려있었다.“비번.”전태윤이 눈살을 찌푸렸다. 조금 전 하예정이 휴대 전화를 만질 때 힐끗 보긴 했었다.‘비번이 뭐더라?’잠깐 생각하던 전태윤이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하지만 첫 번째도 틀렸고 두 번째도 연달아 틀렸다.전태윤은 손가락의 움직임을 멈추고 침착하려 애를 썼다. 그러면서 하예정이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어느 숫자 버튼을 눌렀었는지 곰곰이 돌이켜보았다.몇 분의 침묵이 흐른 후, 전태윤은 다시 한번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이번에 드디어 비밀번호를 풀었다.전태윤의 입꼬리가 귀에 걸리다 못해 수천억짜리 계약을 체결한 것보다 더 기뻐하는 것 같았다.그는 재빨리 하예정의 카카오톡 연락처를 뒤져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성소현의 연락처가 있었는데 다행히 본명으로 저장하여 쉽게 찾을 수 있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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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참 다정하단 말이야.”하예정은 옷을 챙긴 후 바로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한 손에는 옷을, 다른 한 손에는 휴대 전화를 들고 평소처럼 카카오 스토리를 열었다. 밤새 받은 문자는 없었지만 좋아요 개수가 몇 개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사적인 공간을 지키려고 친한 지인들에게만 그녀의 카카오 스토리를 볼 수 있게 설정해놓았고 사업상의 파트너들은 볼 수가 없었다. 하여 평소 소소한 일상을 올려도 보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어젯밤 업로드한 사진에 가장 먼저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전태윤이었다. 하예정은 순간 멈칫했다.‘우리가 연락처를 서로 추가할 때 내 스토리를 볼 수 있게 설정했었나?’아무래도 연락처를 추가할 때 그가 보지 못하게 설정하는 걸 까먹었나 보다. 혼인신고 한 후 그녀가 만든 공예품과 베란다의 꽃을 올린 것 외에 다른 걸 올린 적이 없어 그나마 마음이 놓였다. 전태윤의 욕을 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그때 전태윤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깼어?”운동복 차림인 걸 보니 조깅하고 온 듯싶었다.“이 추운 날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 조깅하네요.”“이미 습관 됐어.”전태윤은 방문을 닫고 다가오더니 침대 옆에 앉아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배 아직도 아파?”“안 아파요.”하예정은 옷과 휴대 전화를 챙기고 침대에서 일어났다.“아직 옷 갈아 안 입죠? 나 먼저 화장실 쓸게요.”“그래, 너 먼저 써. 난 아침 준비할게.”하예정이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할 수 있겠어요?”전태윤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의 표정 변화를 느낀 하예정이 황급히 말했다.“이상한 생각 하지 말아요. 내 말은 태윤 씨가 한 아침을 먹을 수 있겠냐는 거예요.”전태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앞으로 다가가더니 헝클어진 그녀의 머리를 정리해주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네가 직접 시험해봐야 알지.”그녀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대화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하예정은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전씨 그룹에 출근한 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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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전태윤의 다정함에 녹아내린 하예정과 달리 성소현은 아직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아침부터 충격을 받았다.전태윤이 하예정의 휴대 전화로 설정을 바꾼 탓에 성소현은 하예정이 올린 사진은 보지 못했지만 새언니가 전태윤이 올린 사진을 그녀에게 보여주었다.성소현이 눈을 뜨자마자 새언니가 노크하고 들어오더니 아무 말 없이 사진 한 장을 클릭하여 보여주었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성소현은 새언니의 뜻을 알아차릴 리가 없었다.성소현이 새언니에게 물었다.“언니, 대체 누구길래 아침부터 솔로인 나한테 보여주면서 충격을 주는 건데요?”새언니는 입을 꾹 다문 채 그녀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사실 그녀는 성소현이 진정한 사랑을 쫓길 바랐다. 그녀의 눈에 전태윤과 성소현이 참 어울렸지만 아쉽게도 전태윤은 성소현에게 관심이 없었다.성소현도 마음을 접으려고 노력했지만 몇 년이 지나도 포기하지 못하자 결국 공개적으로 고백하고 대시한 것이었다. 그런데 전태윤이 갑자기 자신이 유부남이라고 폭탄선언을 했다.새언니는 전태윤이 성소현에게 충격을 주어 마음을 접게 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줄 알았지만 오늘 아침 남편의 친구가 보낸 사진을 본 순간 사실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 사진은 다름 아닌 전태윤이 카카오 스토리에 올린 사진이었다.전태윤이 아무런 멘트 없이 사진 한 장만 올렸지만 다들 결혼을 발표했다는 걸 알아챘다.성기현은 그 사진을 아내에게 보내 성소현에게 보여주라고 했다. 그러면 전태윤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접을지도 모르니까.성기현의 아내는 남편에게 아침부터 이런 충격을 주면 성소현의 기분이 온 하루 좋지 않을 거라면서 걱정했었다. 하지만 성기현은 성소현이 언젠가는 알게 된다고 했다. 어쨌거나 관성의 상류 사회 사람들이 다 알게 되면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없으니 말이다.그들은 성소현의 가족으로서 다른 사람이 얘기하기 전에 먼저 성소현에게 보여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괜히 보여주지 않았다가 숨겼다고 오해를 받으면 안 되었다.“언니, 왜 그렇게 봐요? 내가 올린 것도 아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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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새언니는 그런 그녀가 마음 아파 꽉 안아주며 위로를 건넸다.“아가씨, 전태윤 씨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니 더는 미련 갖지 말고 마음 접어요. 이 세상에 좋은 남자가 전태윤 씨 한 명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포기하면 훨씬 더 좋은 남자가 많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아가씨는 참 좋은 사람이에요. 전태윤 씨가 아가씨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을 부정하지 말아요. 언니 말대로 전태윤 씨를 잊어요. 나랑 기현 씨가 아가씨한테 어울리는 좋은 남자 소개해줄게요. 앞으로 전태윤 씨보다 더 행복하게 살게 해줄게요. 전태윤 씨는 너무 차가워서 그 사람과 결혼해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어요. 생각해봐요. 어떤 여자가 그런 얼음같이 차가운 남자랑 맨날 함께 있으려 하겠어요?”성소현은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어찌나 꽉 깨물었는지 피라도 날까 걱정되어 새언니가 남편을 호되게 욕했다.“기현 씨는 정말 나쁜 사람이에요. 아침부터 날 빌런으로 만들잖아요! 아가씨, 속상하면 그냥 울어요. 울면 한결 나아질 거예요. 내가 남도 아니고 내 앞에서 울어요, 그냥. 아니면 나랑 쇼핑하러 갈래요? 아가씨 사고 싶은 거 다 사요. 쇼핑도 싫으면 친구랑 놀러 갈래요?”성소현은 눈을 비비며 꽉 깨문 아랫입술을 풀었다. 애써 웃음을 짓는 모습이 우는 것보다 더 안쓰러웠다. 성소현이 말했다.“나 괜찮아요, 언니. 사실 진작 알고 있었어요. 태윤 씨가 결혼반지를 낀 걸 본 그날 바로 알았어요. 언니 말이 옳아요. 이 세상에 좋은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 한 남자한테만 목을 맬 순 없죠. 이젠 다른 여자의 남편이니 그만 포기할래요. 드디어 마음을 접을 수 있게 되어서 차라리 잘됐네요.”전태윤이 결혼반지를 낀 걸 본 그날 오빠를 찾아가 한바탕 울었었다. 이제 더는 울고 싶지 않았고 울어도 소용이 없었다.눈물을 흘려서 전태윤이 싱글이 된다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질 정도로 울 수 있었다.“아가씨, 정말 울고 싶지 않아요? 한바탕 울고 나면 한결 나아질 텐데.”성소현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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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난 아가씨 이런 점이 가장 좋아요. 어떤 사람은 상대가 결혼했든 말든 마음에 들면 사랑이라고 떠들어대면서 남의 결혼 생활을 파탄 내버리잖아요. 난 그런 사람이 가장 싫어요.”새언니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성소현의 됨됨이가 바른 덕에 시댁 식구들처럼 그녀를 예뻐했다. 만약 진상이었더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언니, 나 괜찮으니까 가서 더 자요. 오빠한테도 내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요. 나 성소현이 결혼 못 하는 것도 아닌데 뭐가 걱정이에요.”“알았어요. 그럼 이만 방으로 돌아갈게요. 아가씨도 더 잘 거예요?”“아니요. 이따가 예정 씨한테 가려고요. 아 참, 어제 우리 집 파티셰가 만든 디저트를 먹어봤는데 맛있더라고요. 아직 더 있어요? 있으면 예정 씨랑 효진 씨한테 가져다주려고요. 두 사람 다 디저트를 좋아하거든요.”그녀의 새언니도 디저트를 참 좋아한다.원래는 파티셰 없이 요리사가 다 만들었었지만 새언니가 시집온 후 오빠가 직접 새언니를 위해 파티셰를 모셔왔다. 그 덕에 매일 여러 가지 맛있는 디저트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새언니가 웃으며 말했다.“나도 먹어보니까 맛있더라고요. 오늘 파티셰님한테 몇 가지 해달라고 했는데 내려가서 봐봐요. 아마 다 만들었을 거예요. 예정 씨한테 많이 가져다줘요. 입맛에 맞으면 매일 가져다줘도 돼요.”하예정이 남편의 사촌 여동생일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새언니는 하예정을 만나기도 전에 벌써 그녀에게 호감이 생겼다.“분명 좋아할 거예요.”하예정과 심효진 얘기에 성소현은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새어 나왔다. 누가 절친 아니랄까 봐 두 사람은 먹는 것도 좋아했고 성격도 비슷했다.화제가 자연스럽게 바뀌었고 성소현도 전태윤의 결혼을 잊은 듯했다. 새언니는 그제야 마음 놓고 방으로 돌아갔다.성기현은 방에서 아내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소현이는 괜찮아요?”“아무래도 가장 먼저 알아서 그런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씩씩하더라고요. 하지만 아침부터 또 그 소식을 들었으니 기분이 좋지 않겠죠. 앞으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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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성기현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래. 아쉬움이 남아야 인생이지.’...하예정은 언니의 월세방으로 가서 숙희 아주머니와 주우빈을 픽업한 후 전태윤과 함께 가게로 갔다.그녀는 전태윤의 차를 타지 않았지만 전태윤이 기어코 뒤에서 따라가겠다고 고집을 부려 하는 수 없이 따라오게 내버려 두었다.엄마가 곁에 있으니 주우빈의 상태도 한결 나아졌고 숙희 아주머니와도 재미있게 놀았다. 하예진은 그제야 마음 놓고 회사로 출근했다. 아직 수습 기간이 채 끝나지 않아 계속 휴가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가게에 도착하자마자 전태윤이 하예정에게 말했다.“다이아몬드 반지.”하예정이 말했다.“알았어요. 지금 바로 낄게요. 앞으로는 절대 빼지 않고 왼손에 계속 끼고 있을게요.”그녀는 카운터 앞으로 다가가 키로 카운터 서랍을 열었다. 값비싼 다이아몬드 반지가 서랍의 구석에 처박혀있었다.그 광경을 본 전태윤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저렇게 아무렇게나 둔다고?’하예정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내 다시 약손가락에 꼈다. 어젯밤에 잠시 낀 금반지는 오늘 집에서 나오기 전에 뺐다.“봤죠?”하예정이 일부러 손을 펼쳐 보이고 나서야 전태윤이 흐뭇하게 웃었다.“얼른 출근해요. 이러다 늦겠어요.”전태윤은 어이가 없었다.‘맨날 내쫓기만 해! 그렇게 나랑 같이 있기 싫어?’“우빈아.”안에서 나오던 심효진이 주우빈을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다가오더니 주우빈을 번쩍 안아 들고는 전태윤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인사를 대신했다.원래는 아내에게 입맞춤한 후 출근할 계획이었지만 심효진이 나타난 바람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전태윤도 고개를 끄덕이며 심효진에게 인사했다. 그러고는 이미 곁을 떠난 여자를 그윽하게 바라보다가 몸을 돌렸다.그런데 몇 걸음 가지도 않고 다시 고개를 돌려 하예정을 쳐다보았다.심효진은 하예정이 손에 낀 다이아몬드 반지를 발견했다. 하예정이 마침 손을 내밀며 심효진에게 반지를 자랑하던 참이라 전태윤을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그 모습에 전태윤은 기분이 확 다운되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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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성소현은 자신이 잘못 본 거라고 생각했다.전태윤은 이동할 때 보통 롤스로이스를 타고 다녔고 경호원들이 탄 검은 차가 몇 대 따라다니곤 했다. 그리고 전태윤이 이곳에 나타날 리도 없었다.그의 가족 중에 관성 중학교에 다니는 애가 없어 성소현은 더는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하예정의 서점 문 앞에 도착한 성소현이 차를 세우자마자 마침 하예정이 주우빈을 안고 나왔다.“예정 씨, 내가 올 줄 알았어요?”성소현이 차에서 내리며 웃었다.“우빈이까지 안고 날 마중하러 나왔네요?”“그게 아니라 우빈이랑 슈퍼 좀 다녀오려고요.”성소현이 가까이 다가와 주우빈을 안으려 하자 주우빈은 고개를 홱 돌려 하예정의 목을 끌어안으며 말했다.“이모가 안아줘요.”그러자 하예정이 그녀에게 설명했다.“우빈이 점점 좋아지고는 있지만 평소 같이 지냈던 우리랑만 붙어있으려고 해요.”“주씨 가문 인간들 정말 쓰레기만도 못한 인간들이에요!”귀여운 주우빈을 안을 수 없었던 성소현은 화를 주체 못 하고 주씨 가문 사람들을 한바탕 욕했다.“예정 씨 언니랑 그 남자는 이혼했어요?”“네, 어제 이혼했어요. 재산도 나눠 가졌고 인테리어 비용도 전부 돌려받았어요.”주우빈과 함께 슈퍼로 가려 했던 하예정은 성소현이 오자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 혹시 유전자 검사 결과 나왔어요?”이경혜 없이 성소현 혼자 온 걸 보고 아무래도 두 사람이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다고 짐작했다.“검사 결과 아직 안 나왔어요. 내일 점심에 엄마가 가지러 가기로 했어요. 오늘은 내가 기분이 안 좋아서 얘기나 좀 하려고 온 거예요. 예진 씨랑 효진 씨랑 얘기 나누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엄마도 함께 오고 싶어 하셨는데 내가 오지 말라고 했어요. 그래야 내게 제대로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전태윤을 수년간 짝사랑한 성소현에게 짧은 시간 내에 그에 대한 마음을 접으라고 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녀는 마음이 찢어지듯이 아팠지만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가족들 앞에서는 눈물을 보일 수가 없었다.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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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성소현이 차를 한잔 마시고는 힘겹게 입을 뗐다.“예정 씨, 대표님이 정말 결혼했어요.”하예정이 두 눈을 깜빡였다.“지난번에 대표님이 결혼반지를 낀 걸 봤다고 하지 않았어요?”‘그런데 왜 또 결혼 얘기를 하는 거지?’성소현이 머뭇거리다가 말했다.“결혼반지를 낀 걸 보긴 했지만 내가 마음을 접게 하려고 일부러 결혼반지를 낀 거라고 요행을 바랐거든요.”심효진이 물었다.“그럼 지금은 확신해요? 전 대표님이 정말 결혼했어요?”성소현이 고개를 끄덕였다.“대표님이 카카오 스토리에 결혼 사실을 밝혔어요. 이 일은 이미 관성의 상류 사회에서 엄청 들끓고 있거든요. 수많은 사람들이 대표님의 아내분이 누군지 궁금해하고 있어요. 지금 전씨 그룹과 전씨 저택 앞에 기자들이 쫙 깔려있어요. 내가 오기 전까지 아무런 기사도 나지 않은 걸 보면 아직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나 봐요.”하예정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언론에서 그 사람의 결혼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많아요?”심효진과 성소현이 동시에 쳐다보자 하예정이 쑥스럽게 웃었다.“우리랑 아예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서 지금까지 별 관심이 없었거든요. 평생 만날 일도 없을 텐데 굳이 뭐 하러 신경 써요, 안 그래요? 그 사람을 신경 쓸 시간에 공예품이나 더 만들어서 돈이나 더 벌겠어요. 그 사람을 알게 된 것도 효진이한테서 들은 거예요. 효진이가 하도 그 사람 얘기를 많이 해서 알게 됐거든요.”그러자 성소현이 말했다.“대표님은 관성의 최고 재벌 집 도련님이자 전씨 그룹의 주인이에요. 신분도 귀하고 얼굴도 아주 잘생겼어요. 지금까지 연애한다는 소리도 못 들었는데 갑자기 결혼 발표를 하니까 다들 이 난리인 거죠. 기자들은 대체 뉘 집 딸이길래 대표님의 아내가 됐는지 엄청 궁금해해요. 기자들뿐만 아니라 나도 궁금해요.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 오빠도 알아내지 못하더라고요. 전씨 가문의 사모님이 대체 누구일지...”성소현은 찻잔에 차를 한잔 더 따르고 목을 축인 후 계속하여 말을 이었다.“가장 불쌍한 건 나예요. 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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