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윤은 어릴 때부터 자립하며 커왔지만 청소부가 돼본 적은 없다.아내의 지시를 받은 전태윤은 화내지 않을뿐더러 흔쾌히 동의했다.“그래, 퇴근하고 바로 갈게. 그때 가서 처형네 집 주소 보내줘. 내 밥도 차려놓고.”“네.”“고마워요, 제부.”하예진이 제부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여동생네 부부가 늘 뒤에서 응원해주지 않았더라면 하예진도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주형인과 합의 이혼을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다.“언니, 우리 다 한 가족이야. 새삼스럽게 왜 그래?”하예진은 여전히 감격에 겨워 있었다.통화를 마친 후 그녀는 늘 그랬듯이 했던 말을 또 반복했다.“예정아, 태윤 씨는 참 좋은 남자야. 너 꼭 잘해야 한다.”“언니, 귀에 굳은살이 박이겠어. 제발 나 좀 놔줘.”하예정은 매번 똑같은 말을 들어야 했다.하예진은 가볍게 미소 지었다.그녀도 습관처럼 말이 튀어나왔을 뿐이었다.십여 분 후 주형인이 은행 입구에 도착했다.그의 부모님들도 함께했고 주서인은 휴가를 내지 못한 탓인지 자리에 없었다.하예진을 보자 김은희는 새아가를 반기듯 눈웃음을 지으며 앞으로 다가왔다. 하예진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김은희는 다정하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예진아, 이혼 안 하면 안 될까? 전에는 나랑 네 새언니가 잘못했어. 항상 너한테만 지적을 했잖니. 맹세할게, 앞으론 우리 집에서 네가 여왕이야. 형인이가 감히 또 너한테 상처 주면 내가 저 녀석 다리를 분지를 거야! 예진아, 너랑 형인이 안 지도 어언간 12년이야. 긴 시간 동안 서로 부부로 지내오면서 맞춰주고 보살펴줬잖아. 형인이가 너한테 어떻게 해줬는지 누구보다 네가 잘 알 거야. 꼭 심사숙고하고 결정해야 해. 저 녀석은 지금 단지 여우 같은 서현주에게 홀려서 그래. 내가 두 사람 그만 만나라고 훈계했으니 화 풀어. 또 어떻게 해야 마음이 풀리겠어? 나한테 얘기해. 이 어미가 대신 나서줄 테니까 어서 화 풀렴. 우빈이를 봐서라도 형인이 한 번만 용서해줘. 이혼하지 말자, 응?”하예진은 담담한 눈빛으로 이제 곧 전
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