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50화

“가전제품도 전부 네가 산 게 아니야. 함부로 옮기지 마.”

김은희는 괜히 본인들이 산 가전제품까지 그녀가 모조리 가져갈까 봐 생색냈다.

“걱정 마시라니까요, 아줌마. 내가 산 거 아니면 건드리지도 않아요. 물건 적어진 거 있으면 바로 날 찾으세요.”

김은희는 코웃음 칠 뿐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띠리링...”

이때 주형인의 휴대폰이 울렸다.

대표님한테서 걸려온 전화에 주형인은 재빨리 받았다.

대표님이 뭐라고 말했는지 주형인은 낯빛이 확 어두워진 채 목소리를 가다듬고 물었다.

“대표님, 제 일은 이미 해결했습니다. 지금 바로 회사 가서 처리하려 했는데 발주가 취소되다니요? 걱정 마세요 대표님. 제가 반드시 잘 처리해서 그 발주서를 만회하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후 주형인이 부모님께 말했다.

“아빠, 엄마, 나 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 엄마, 아빠는 택시 타고 돌아가.”

그리고 하예진에게도 말했다.

“예진아, 밤 10시 전까지 짐 빼면 돼. 나 그때 돼야 집에 돌아가.”

그러고는 부랴부랴 자리를 떠났다.

그녀에게 잘 지내라는 안부도 남기지 못한 채 회사로 향했다.

주형인의 부모는 아들이 황급히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주경진은 하예진 자매를 뒤돌아보더니 더 말하지 않고 아내와 함께 길옆에 서서 택시를 불러 집으로 돌아갔다.

한편 하예정은 언니를 싣고 집에 돌아가 짐을 옮겼다.

“언니, 보아하니 주형인 요즘 일이 잘 안 풀리는 것 같아?”

하예정은 전 형부가 대표의 전화를 받았을 때의 식겁한 모습을 잊을 수 없었다.

“어쩌며 그 인간 오늘 이 자리까지 올라간 것도 다 언니 덕이지 않을까? 이젠 이혼하고 더는 언니 덕을 못 보니 그 인간 커리어도 내리막길을 걷나 보네.”

하예정은 이렇게 되기만을 바랐다.

어떤 남자들은 아내가 가정에 충실하고 묵묵히 책임진 덕에 근심 걱정 없이 밖에서 큰 사업을 벌일 수 있다. 그런 아내들이 진정 현명한 아내이다.

하예진이 담담하게 말했다.

“내리막길을 걷든 말든 어차피 난 돈을 다 챙겼어. 예정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