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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김은희는 한심하다는 말투로 말했다.

“너 이번에 이혼하면서 예진에게 그 많은 돈을 나눠줬어. 그나마 예진이는 널 위해 아들을 낳았으니 나눠줄 만 하지. 나도 뭐라 안 해. 하지만 돌아서서 곧바로 결혼식을 올리고 예물까지 준비하려면 또 엄청난 금액일 거 아니야. 형인아, 네가 은행 행장이라도 된 것 같아?”

“엄마, 걱정하지 마. 나랑 현주 결혼식에 쓸 돈은 전부 내가 부담해. 절대 엄마, 아빠한테 손 내밀지 않아.”

설사 그렇다 한들 김은희는 여전히 내키지 않았다.

어리석게 하씨 일가 사람들을 찾아가 하예진을 이혼하지 못하게 설득하라고 수백만 원을 쓴 걸 생각하면 김은희는 당장이라도 돌멩이를 찾아와 제 머리를 찍고 싶었다.

‘내가 왜 그런 멍청한 짓을 했지? 형인이가 이혼 절차 마무리하면 하 영감을 찾아가 내가 준 돈 다 돌려받을 거야.’

하 영감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그녀에게 수백만 원을 요구했고 돈을 받더니 제가 직접 나서서 하예진이 이혼하지 못하게 설득하겠다고 맹세했지만 결국 약속을 어겼으니 돈도 당연히 되물어야 한다.

10분 후 가정법원에 도착했다.

하예진 자매가 먼저 도착해 법원 입구에서 주형인 가족을 기다렸다.

주형인이 도착한 후 그들 부부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가정법원에 들어갔다.

3년 전 두 사람은 나란히 손을 잡고 혼인신고를 했었다.

그때 하예진은 주형인과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잘 살 거로 여겼다.

하지만 몇 년도 채 되지 않아 부부는 이혼 절차를 밟으러 가정법원에 들어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합의 이혼이라 다툼 없이 차분하게 필요한 서류들을 챙기고 제 차례가 될 때까지 대기했다. 이곳 직원들은 하루에도 수없이 이혼 사례를 처리해야 하기에 감정이 무뎌져 더이상 부부에게 화해를 권유하지 않고 절차대로 진행했다.

하예정과 주형인의 부모님은 한쪽 옆에서 기다렸다.

요즘 세월에 혼인신고 하는 커플은 적지만 이혼하는 부부는 줄을 지었다. 세 사람 모두 이 현실에 한탄했다.

하예정은 주형인의 부모를 힐긋 노려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혼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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