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57화

“툭.”

휴대 전화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액정도 산산이 조각났다.

주형인은 재빨리 허리를 숙여 휴대 전화를 주었다. 하지만 깨진 액정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다시 한번 집안을 비춰보았다.

서현주도 휴대 전화를 꺼내 플래시를 켰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는커녕 인테리어 전보다도 허름하기 그지없었다.

“형인 씨, 정말 잘못 들어온 거 아니에요?”

서현주는 아직도 요행을 바랐지만 주형인이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아니야. 잘못 들어왔으면 아예 문을 열 수가 없었지. 우리 집 왜 이렇게 됐지? 가전제품은 다 어디 가고 이것밖에 안 남았어?”

주형인의 낯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본인이 직접 산 식탁 앞에 멍하니 서 있던 주형인은 뇌리에 뭔가 잠깐 스쳐 지나가더니 드디어 모든 걸 깨달았다.

하예진의 짓임이 틀림없었다!

“하예진이야!”

그는 생각나는 대로 전부 내뱉었다.

“하예진이 내 집을 부숴버렸어.”

분노가 극에 달한 주형인을 보며 서현주가 말했다.

“얼른 경찰에 신고해서 잡아가라고 해요. 배상도 받아내고요. 집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았는데 적어도 인테리어 비용은 물어달라고 해야죠.”

‘인테리어 비용?’

경찰에 신고하려던 주형인은 인테리어 비용이라는 그녀의 말에 더는 신고하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왜 신고 안 해요? 못하겠어요? 아직도 그 여자한테 미련이 남아있어요?”

그가 전화를 걸다가 끊어버리자 분노가 치밀어 오른 서현주는 아무 막말이나 내뱉었다.

그와 이 집에서 함께 살려고 서현주는 살던 집까지 뺐다. 원래는 인테리어도 고급스러운 집에서 살면서 가족들에게 자랑할 생각이었으나 눈 앞에 펼쳐진 건 인테리어 전보다도 허름한 집이었다.

이건 기대 부푼 그녀의 마음에 찬물을 끼얹은 정도가 아니라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절망에 빠진 듯했다.

“신고하면 안 돼. 애초에 이 집 인테리어 비용은 예진이가 냈어. 아마 8천만 넘게 들었을 거야. 이혼할 때 나한테 인테리어 비용을 돌려달라고 했었는데 내가 거절했거든.”

주형인의 눈가에 원망이 스쳐 지나갔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인테리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