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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하예정은 일어나 앉아 그가 놓고 간 대추차를 천천히 마셨다.

전태윤의 사랑 때문인지 대추차가 작용을 일으킨 건지, 대추차를 마시고 잠깐 누워있었더니 아까보다 한결 나아졌다. 전태윤이 약을 사 왔을 땐 거의 멀쩡하게 휴대 전화로 뉴스를 보고 있었다.

“아프다면서 휴대 전화를 봐?”

전태윤은 그녀의 휴대 전화를 빼앗고는 약을 건넸다.

“너무 늦어서 약국이 문 다 닫았더라고. 그래서 근처 병원 가서 의사한테 처방까지 떼서 사 왔어. 먹고 자.”

하예정은 고개를 들고 그를 빤히 올려다보았다.

“왜 그래?”

그녀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의 앞에 서더니 감동한 얼굴로 그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

“태윤 씨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 거 아니에요?”

전태윤도 자연스럽게 그녀를 끌어안았다. 대추차를 다 마신 걸 보고 많이 나아졌을 거란 생각에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와이프한테 잘해주지 않으면 누구한테 잘해주겠어?”

그의 진심을 알아주어 나중에 그녀를 속였다는 걸 알게 되더라도 떠나지 않길 바랐다. 그가 지금까지 잘해주었던 것을 떠올리면 용서해주지 않을까?

할머니는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라고 했다. 달콤한 말 같은 건 그도 어색했고 하예정도 듣기 거북해했다. 아무래도 평소에 다정하게 잘해주면서 그녀의 마음을 녹이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하예정도 그에 대한 마음을 열고 점점 깊은 사랑에 빠져 미래도 있게 된다.

“태윤 씨.”

“응.”

“아까 나갈 때 뭘 입고 나갔는지 알아요? 잠옷 차림으로 나갔어요.”

화들짝 놀란 전태윤은 그녀를 밀어내며 고개를 숙여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확인했다. 그녀의 말대로 정말 잠옷 차림이었다.

“거기에 슬리퍼까지 신고 나갔어요.”

전태윤은 자신의 발을 내려다보았다.

‘어쩐지 아까 발가락이 자꾸 시리다 했더니, 슬리퍼 신은 채로 나갔었구나.’

다행히 늦은 시간이라 그를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안 그러면 내일 관성 뉴스의 헤드라인에 뜰 뻔했다.

“아까 나갈 때 네 걱정만 하느라 뭘 입고 있었는지 신경 쓸 새도 없었어.”

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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