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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전태윤은 어릴 때부터 자립하며 커왔지만 청소부가 돼본 적은 없다.

아내의 지시를 받은 전태윤은 화내지 않을뿐더러 흔쾌히 동의했다.

“그래, 퇴근하고 바로 갈게. 그때 가서 처형네 집 주소 보내줘. 내 밥도 차려놓고.”

“네.”

“고마워요, 제부.”

하예진이 제부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여동생네 부부가 늘 뒤에서 응원해주지 않았더라면 하예진도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주형인과 합의 이혼을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언니, 우리 다 한 가족이야. 새삼스럽게 왜 그래?”

하예진은 여전히 감격에 겨워 있었다.

통화를 마친 후 그녀는 늘 그랬듯이 했던 말을 또 반복했다.

“예정아, 태윤 씨는 참 좋은 남자야. 너 꼭 잘해야 한다.”

“언니, 귀에 굳은살이 박이겠어. 제발 나 좀 놔줘.”

하예정은 매번 똑같은 말을 들어야 했다.

하예진은 가볍게 미소 지었다.

그녀도 습관처럼 말이 튀어나왔을 뿐이었다.

십여 분 후 주형인이 은행 입구에 도착했다.

그의 부모님들도 함께했고 주서인은 휴가를 내지 못한 탓인지 자리에 없었다.

하예진을 보자 김은희는 새아가를 반기듯 눈웃음을 지으며 앞으로 다가왔다. 하예진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김은희는 다정하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예진아, 이혼 안 하면 안 될까? 전에는 나랑 네 새언니가 잘못했어. 항상 너한테만 지적을 했잖니. 맹세할게, 앞으론 우리 집에서 네가 여왕이야. 형인이가 감히 또 너한테 상처 주면 내가 저 녀석 다리를 분지를 거야! 예진아, 너랑 형인이 안 지도 어언간 12년이야. 긴 시간 동안 서로 부부로 지내오면서 맞춰주고 보살펴줬잖아. 형인이가 너한테 어떻게 해줬는지 누구보다 네가 잘 알 거야. 꼭 심사숙고하고 결정해야 해. 저 녀석은 지금 단지 여우 같은 서현주에게 홀려서 그래. 내가 두 사람 그만 만나라고 훈계했으니 화 풀어. 또 어떻게 해야 마음이 풀리겠어? 나한테 얘기해. 이 어미가 대신 나서줄 테니까 어서 화 풀렴. 우빈이를 봐서라도 형인이 한 번만 용서해줘. 이혼하지 말자, 응?”

하예진은 담담한 눈빛으로 이제 곧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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