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2311 - Chapter 2320

2323 Chapters

제2311화

“좋아요. 오늘 밤 제가 고현 씨가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할게요.”고현이 전호영과 데이트하는 것을 동의하기만 하면 되었다.고현은 전호영을 보더니 웃으며 말을 건넸다.“호영 씨와 함께 있으면 즐거워요. 당신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전호영은 더 크게 웃었다.전호영의 결혼 상대는 고현이고 또한 고현은 차분한 성격이라 그녀가 전호영과 달콤한 말을 하는 사치는 바라지도 않았다.고현은 달콤한 말을 하지 않았지만 전호영에게는 그 말이 사랑의 말로 들렸다.달콤했다.밥을 먹을 때 전호영은 고현에게 세심하게 배려하다 못해 먹여줄 기세였다.전호영이 짚어준, 눈앞의 산처럼 쌓아 올린 요리를 바라보며 고현이 말했다.“저에게도 손이 있어요. 저 스스로 음식을 짚어 먹을 수 있거든요. 보세요. 제 그릇에 호영 씨가 짚어준 요리들이 얼마나 많은지. 제가 밑에 있는 밥을 먹을 수 없잖아요.”고현이 말하자 전호영은 바로 가서 밥 한 그릇을 따로 떠다 주었다.그리고 국 한 그릇도 떠주었다.고현도 공용 젓가락을 들고 전호영 그릇에 요리들을 가득 짚어주었다.전호영은 싱글벙글 웃으며 그릇에 수북이 쌓인 요리를 먹는 고현을 바라보았다.“밥이나 좀 드세요. 저만 보지 말고.”“저는 고현 씨를 보는 게 더 좋아요. 고현 씨가 저의 그릇 안의 요리인걸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에요.”고현이 이내 말을 이었다.“저 말고도 또 좋아하는 요리들이 많은가 봐요??”“없어요. 절대로 없어요. 저는 당신이 가장 좋아요. 다른 요리들은 다 안 좋아해요. 우리 가문의 남자들은 모두 혼자 먹는 것을 좋아하거든요.”“혼자 먹는 것과 한가지 요리만 먹는 것은 달라요.”“봐봐요. 제가 그렇게 많은 반찬을 짚어주었는데 호영 씨는 다 좋아하잖아요.”전호영은 멈칫했다.그는 음식을 집어 먹던 동작을 잠깐 멈추어 먹어야 할지 말지 망설였다.전호영의 고민하는 모습을 본 고현은 결국 웃음이 터져버렸다.“제가 가장 맛있는 요리라고 말하면 되잖아요. 얼른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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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2화

“아파요. 하지만 제가 이겼으니 고현 씨도 저와 내기를 해야 해요.”고현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전호영을 바라보았다.“그러죠. 저도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는 편이에요. 약속하죠. 저도 인생을 내걸게요.”고현의 약속을 받아낸 전호영은 바로 일어나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화장실 좀 다녀올게요.”그는 배를 움켜쥐고 서둘러 화장실로 뛰어갔다.고현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하지만 전호영이 그녀에게 진심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한참 후에야 전호영이 화장실에서 나왔다.“병원으로 가볼까요?”고현은 걱정스레 물었다.전호영은 허리를 쭉 펴면서 말했다.“아니요. 괜찮아요. 우리 나가서 소화도 좀 시킬 겸 산책하러 가요.”전호영은 여태껏 자라면서 이렇게 많이 먹어본 적 없었다.배가 터지도록 너무 많이 먹었다.다행히 이겼다.고현의 한평생을 이겼다.고현이 평생을 걸고 전호영과 내기를 한다는 의미는 그도 평생을 내걸어 고현과 내기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고현은 소파에서 일어나 부드럽게 말했다.“가요. 산책하러 나가요.”두 사람은 밖으로 나왔다.고현은 전호영을 데리고 자기 집 정원에서 산책했다. 다행히 그녀의 정원이 충분히 컸기에 두 바퀴를 걸어 다닌 전호영은 그제야 속이 훨씬 편안해졌다.“아무리 이기고 싶어도 배부르게 먹으면 안 되죠. 아까 화장실 가기 전에 식은땀까지 흘렸잖아요.”“우리 평생의 행복을 위한 일인데 제가 목숨 정도는 내걸어야죠.”전호영은 고현의 손을 잡았다.고현은 전호영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그가 자신의 손을 잡도록 내버려 두었다.두 사람이 손을 잡고 정원을 산책하는 장면을 본 집사는 가슴이 몹시 아파 났다. 슬기롭고 총명하신 큰 도련님이 결국 이대로 전호영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하지만 고진호 부부는 전호영을 매우 마음에 들어 했고 심지어 전호영을 사위처럼 생각했다.며느리로 대했을 수도 있었다. 남자 며느리로.집사는 큰 도련님이 전호영에 의해 성향이 바뀐 사실에 대해 매우 비통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아무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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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3화

고현이 바로 대답했다.“호영 씨도 할머니 덕분에 알았잖아요. 할머니께서 조사하시지 못하셨더라만 호영 씨도 아마 못 알아낼걸요.”전호영은 여전히 웃음만 지었다.“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우리 할머니 덕을 본 셈이죠.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저도 고현 씨가 여자일 줄 몰랐을 것이고 더더욱 고현 씨에게 구애하지 않았을 거예요.”“처음에 할머니께서 고현 씨 사진을 저에게 주시고 고현 씨에게 구애하시라고 하셨을 때 저는 할머니가 저에게 불만이 있는 줄 알았어요. 남자를 선택해주셔서 남자를 아내로 맞이하라는 줄로 알았다니까요.”“저를 동성애자로 만들려고 하는 줄 알았어요. 할머니께서 고현 씨가 여자라고 하셨는데 저는 전혀 믿기지 않았어요. 사진에는 분명 멋진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니까요.”“그래서 처음에는 거부했어요. 고현 씨에게 구애하기고 싶지 않았고 사람들이 제가 동성애자라고 말하는 것도 두려웠거든요. ”“저는 처음에 고현 씨 여성 신분을 폭로하고 싶었지만 고현 씨가 너무 완벽하게 분장한 바람에 아무런 허점도 찾지 못했어요. 우리 할머니께서도 고현 씨의 여성 신분을 알아내시는 데 엄청 긴 시간이 걸렸을 거예요.”고현은 그제야 이해된다는 듯 말을 건넸다.“어쩐지, 호영 씨가 한동안 저에게 시비 걸면서 제가 여자라는 것을 의심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가도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우리가 교제한 횟수도 적었으니까. 그 뒤로는요?“고현은 궁금해하며 물었다.전호영에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인생을 걸고 전호영과 함께 하겠다고 결심한 고현은 그제야 전호영이 어떻게 천천히 자신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알고 싶어 했다.고현을 만나 본 사람마다 어김없이 그녀가 남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남자라면 고현을 좋아할 수 없었다.진정으로 동성애자인 남자라 해도, 고현이 마음에 들었다 해도 감히 그녀에게 애정 공세를 펼치지 못했다.전호영은 솔직하게 대답했다.“제 연애 상담사들이 직접 고현 씨에게 구애하라고 조언해주셨거든요.”“연애 상담사요?”“저의 둘째 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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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4화

고현은 이해하며 말했다.“어르신들은 다 그러세요.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께서도 마찬가지에요. 특히 저를 가장 근심하시거든요.”“우리 부모님께서는 호영 씨를 보면 황금을 보는 것보다 더 기뻐하세요. 제 인생의 가장 큰 일이 드디어 싹이 트는 것 같으시니까요.”전호영은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그건 제가 훌륭해서 그런 거에요.”고현은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렸다.“네네네. 엄청나게 훌륭하시죠. 그럼요.”두 사람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내 고성 호텔에 도착했다.전호영은 지난번처럼 고현과 함께 사람들 몰래 비밀 통로로 맨 위층에 있는 수영장으로 올라갔다.고현은 전호영이 자신의 마음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고 한편 이윤미는 마침내 그 사업을 성사시켰다.이윤미는 고객을 호텔 밖으로 배웅했고 고객이 차를 타고 떠나는 것을 보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윤미는 호텔 입구에 잠시 서 있다가 방윤림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를 데리러 오라고 말했다.그녀의 차는 차 수리부에서 수리 중이었다.“밖에 서 있지 마시고 호텔 안에서 기다리세요. 10월인데도 여전히 덥네요.”방윤림은 이윤미에게 당부했다.“알았어요. 호텔 1층 휴게실에서 기다릴게요.”방윤림은 대답하고는 곧 전화를 끊었다.방윤림은 이윤미가 이씨 가문으로 돌아온 뒤 이 가주가 그녀에게 안배해 준 생활 비서였다.방윤림은 성숙하고 침착했으며 일 처리가 깔끔했다. 이윤미는 그를 곁에 두고 싶지 않았으나 방윤림이 자신의 능력을 그녀에게 증명한 후에야 이윤미는 비로소 그를 계속 곁에 두고 일을 시켰다.그렇게 일을 하다 보니 지금은 너무 익숙해졌다.그리고 방윤림은 이윤미의 밑에서 일 한 뒤로 그녀에게 자신의 태도를 명확히 밝혔다. 더는 이 가주에 복종하지 않고 그가 살아 있는 한 오직 이윤미에게만 충성할 것이라고 말했다.방윤림이 했던 일도 이윤미는 잘 알고 있었다. 1년 넘게 밤낮으로 함께 일 하면서 그녀는 방윤림이 그 약속을 반드시 지켜내리라고 믿었다.이윤미가 이씨 가문에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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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5화

방윤림은 성큼성큼 호텔로 걸어 들어갔다.방윤림은 들어서자마자 호텔 일 층을 한 번 둘러보더니 이내 이윤미를 찾았다.그는 발걸음을 돌려 성큼성큼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방 비서.”이윤미는 방윤림을 보더니 휴대전화를 접고 소파에서 일어섰다.“차에 문제가 생기면 저에게 전화로 알려주시면 얼마나 좋아요. 제가 새 차로 안배해 드릴 텐데.”방윤림은 이윤미의 차가 고장 났는데도 자신에게 연락하지 않았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윤미도 조용히 말을 이었다.“차에 오르고 얘기해요.”방윤림은 경계하며 주위를 둘러본 뒤 이윤미를 따라 빠른 걸음으로 호텔을 떠났다.몇 분 뒤 방윤림은 이윤미를 싣고 고성 호텔을 빠져나왔다.“누군가가 이윤미 씨 차에 손을 댄 거 아니에요?”차에서 말하면 누구도 듣지 못해서 시름 놓을 수 있다. 이 차는 방윤림이 이윤미를 태우기 위해 특별히 가져온 차였다.매번 차를 사용하기 전에 방윤림은 차를 여러 번 검사하곤 했다. 누군가가 차에 손대지 않았는지, 녹음 펜 같은 것이 없는지 확인한 후에야 사용했다.그리고 이 차는 방탄 기능도 있어서 매우 안전했다.이윤미가 대답했다.“맞아요. 차가 고장 났을 때 마침 제가 고 대표님을 만났어요. 고 대표님의 운전기사가 차를 수리할 줄 아셔서 봐주셨거든요. 제 차를 누군가가 고의로 고장 나게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방 비서, 누가 꾸민 일인지 한 번 알아봐 주세요.”“그리고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도 잘 알아봐 주세요. 제 차가 고장 난 걸 알면서도 말하지 않은 사람도 제 차에 직접 손을 댄 사람과 마찬가지로 저에게 의견이 많은 사람이니까.”방윤림은 차를 몰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잘 알아볼게요. 참, 고 대표님을 만났다고요?”방윤림은 고현에 대해 경계심이 있었다.“네, 마침 퇴근하는 길에 고 대표님을 만났거든요. 저를 도와 직접 호텔까지 데려다주셨어요. 아니면 제가 늦을 수도 있어요.”“고객님이 제가 시간관념이 없다고 생각하시면 저에 대한 인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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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6화

이 일은 처리하기 매우 어려웠다.방윤림은 이윤미의 주변에서 가장 유능한 사람이었기에 이윤미는 그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방윤림이 길러낸 심복들은 하나같이 다 능력이 강했다.방윤림이 미안해하며 대답했다.“제가 쓸모없어서 지금까지 이윤미 씨께서 만족할 만한 진실을 찾지 못했어요.”“방 비서가 쓸모없는 것이 아니에요. 이 일은 수십 년이 지났기에 증거가 있어도 우리 어머니께서 깨끗하게 지우셨을 거예요. 그 당시 이 일을 아는 사람도 아마 다 죽었을걸요. 제대로 조사해서 증거를 얻기에는 정말 쉽지 않을 거예요.”“관성 쪽에도 증거가 없었어요. 그쪽 세력이 더 강하고 인맥이 더 많았거든요.”그녀의 사촌 언니도 관성에서 살고 있었다.“관성 쪽에서는 오랫동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어요?”방윤림은 관성 쪽이 너무 조용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이윤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태윤 씨와 예정 씨의 결혼식을 앞두기도 했고 하예진의 새 가게가 막 오픈하고 있었던 터라 이 시점에서 사촌 언니가 모두의 기분을 깨뜨리고 싶지 않으셔서 말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이윤미와 이경혜의 혈연 감정 결과는 이미 오래전에 나왔다.하지만 이경혜는 이윤미를 알려주지 않았다.이윤미는 그들이 이종사촌 동생이라고 추측했다.방윤림이 말을 이었다.“그럴 수도 있어요. 이윤미 씨는 전 대표님의 결혼식에 갈 겁니까?”“전씨 가문이 우리 이씨 가문에 청첩장을 보내지 않았어요.”두 집안은 아무런 친분도 없었다.전씨 가문이 초대장을 보내지 않았는데 이윤미가 가면, 친어머니가 그녀를 데리고 가지 않는 한 갈등이 생기기 쉬웠다.“예정 씨와 예진 씨가 잘 지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저도 마음이 좀 편하네요.”전임 이 가주가 정말로 이윤미의 친어머니에게 살해되었다면 하예정 자매의 어머니는 이 가주의 잔인함과 악랄함 때문에 비참한 최후를 맞았기에 하예정 자매에게 잘못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이경혜도 잘 지내고 하예정 자매도 잘 지내야 이윤미도 죄책감이 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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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7화

이윤미의 말을 들은 방윤림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그는 지금 이윤미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었지만 이윤미의 사적인 일에 너무 간섭하면 안 되었다.어쨌든 이윤미가 고현을 사모하지만 않으면 되였다.방윤림은 이윤미를 태우고 이씨 가문의 큰 저택으로 돌아갔다. 이씨 가문의 집사가 집 안에서 나오더니 이윤미가 돌아온 것을 보고 웃음을 지으며 맞이했다.“돌아오셨어요.”“네.”이윤미는 차 문을 열어 내려가면서 대답했다.그녀는 발걸음을 옮겨 집 안으로 들어가면서 물었다.“어머니께서는 집으로 돌아오셨어요?”“사모님께서는 저녁 약속이 없으셔서 퇴근하고 바로 돌아오셨어요.”집사는 이윤미를 따라가면서 이윤미의 질문에 무척 공손한 태도로 대답했다.하지만 이윤미는 집사가 연기를 가장 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가주가 집에 있을 때 집사의 표현은 매우 좋았다.하지만 뒤에서는 이윤정의 편에 서 있었다.이윤미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장 집 안으로 들어갔다.막 집안에 이르자 사람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들어온 사람이 이윤미인 것을 보자 웃음소리가 갑자기 뚝 그쳤고 그들의 웃고 있었던 표정도 이내 굳어졌다.하지만 이윤미의 안색은 여전히 태연자약했다.집안에는 이윤미의 가족 말고도 그녀가 전에 본 적이 없는 낯선 남자가 앉아 있었다.그 남자는 방자한 눈빛으로 그녀의 몸을 훑어보더니 마침내 꽤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이윤미는 속으로 무슨 일이 생겼는지를 이내 눈치챘다.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다가가서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다.“윤미가 돌아왔구나. 네 엄마가 네가 오늘 밤에 사업 얘기하러 간다고 하길래 한밤중이 되어서야 돌아오는 줄 알았어.”말을 꺼낸 사람은 정군호였다.정군호는 친딸 이윤미를 줄곧 예뻐하지 않았다. 평소 이윤미를 보면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지만 오늘 밤은 웬일인지 상냥한 얼굴로 맞이했다.이윤미는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나서 자리를 찾아 앉았다.“사업을 성사시키고 나서 바로 돌아왔어요. 아빠는 제가 한밤중까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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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8화

강명훈은 어색하지도 않은 듯 이내 손을 거두어들였다.그리고는 태연자약하게 제자리에 앉았지만 시선은 계속 이윤미만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이윤정이 웃으며 말했다.“언니, 명훈 씨는 아버지께서 언니에게 골라주신 분이니 명훈 씨와 잘 지내야 해. 강씨 가문이 재력이 막강한 재벌가는 아니지만 집안 형편도 꽤 좋은 집안이라 적어도 재산이 수억은 될걸.”“하지만 명훈 씨 부모님은 아들이 데릴사위가 되는 것에 동의하셔. 데릴사위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아버지께서 가장 먼저 생각하시는 사람이 바로 언니인걸. 아버지가 언니한테 얼마나 잘해주시는지 이제 알겠지?”이윤정은 고소해 하는 표정으로 말을 내뱉었다.부모님과 가족들 모두 이윤정이 고현에게 구애하는 것을 지지했다. 비록 그녀는 여전히 고현의 마음을 빼앗지 못했지만 가족들은 그녀가 재벌가로 시집가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다.하지만 아버지가 이윤미에게 찾아준 남자는 재력이 그다지 좋지 않은 가문의 도련님이었다.수억 원을 가진 가문은 보통 사람치고는 돈이 많은 셈이었다.하지만 이씨 가문의 부자들 눈에는 강씨 가문이 가난한 집안으로 보였다.이렇게 비교를 해보니 이윤정의 기분은 훨씬 좋아졌다.얼마 전 양어머니의 비난을 받고 불쾌했던 것이 모조리 사라져버렸다.역시 양부모만이 이윤정에게 가장 친절했다.하긴, 이윤정은 이씨 가문에서 자랐고 부모와 형제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며 어려서부터 받은 것도 후계자의 교육이었다.이윤미가 이씨 가문에 돌아온 지 겨우 1년이 넘었는데 이윤정과 비교할 수는 없었다.조윤도 이윤정의 말에 맞장구치며 강명훈을 칭찬했다.“윤미야, 명훈 씨는 좋은 남자야. 비록 강씨 가문이 우리 이씨 가문보다 못하지만 너는 미래의 이씨 가문의 가주로서 데릴사위를 맞을 수밖에 없어.”“명훈 씨는 너와 참 잘 어울리는걸. 나도 네가 고현 씨와 친분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 하지만 고현 씨는 네가 탐낼만한 사람이 아니야. 그분은 너무 훌륭하셔서 데릴사위로 너와 결혼하지 않으실걸.”“명훈 씨가 말씀하셨어.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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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9화

정군호가 짜낸 웃음은 더 이상 굳을 수 없을 정도로 굳어지고 말았다.강명훈은 과거의 정군호 아니었던가.정군호가 능력이 좀만 있어도 이씨 가문의 데릴사위로 시집오지도 않았고 이씨 가문의 노예로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다행히도 이 가주는 정군호의 가족에게 나름 좋게 대해 주었다. 적어도 그의 희생으로 인해 그의 부모 형제들이 모두 어느 정도 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하지만 정군호는 자유가 없었다. 특히 돈에 관해서.아내는 정군호가 밖에서 바람을 피우는 것을 경계하며 매일 그에게 주는 용돈은 10만 원을 넘지 않았다.바람을 피우려고 해도 마음만 있을 뿐 담력이 없었다.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미녀가 정군호의 품에 안겼지만 정군호는 받아들이지 못했고 심지어 미녀들과 몇 마디도 나누지 못했다.그는 자신의 아내가 얼마나 악랄하고 악독한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마누라를 화나게 하면 정군호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도 고통을 받게 될 것이 뻔했다.특히 딸 이윤정을 낳은 뒤에야 이 가주는 마음을 다잡았고 심지어 부부생활까지 많이 뜸해졌다.정군호는 자신이 쓸모가 없어지고 아내에게 버림받을까 봐 감히 바람을 피우지도 못했다.말하자면 정군호는 이씨 가문에 들어온 이후로 수십 년 동안 매우 억울하게 지냈다고 할 수 있다.능력이 없는 게 죄일지도 모른다.강명훈을 보면 과거의 자신을 보는 것만 같았다.“게다가 이렇게 큰일을 마음대로 결정하면 안 되잖아요. 저는 명훈 씨한테 아무런 느낌도 없어요. 자꾸 밀어붙이시면 저도 너무 난처해져요.”“어머니, 제가 나중에 결혼하더라도 제가 직접 선택한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요. 적어도 제 근심을 덜어줄 수 있는 남자를 만나고 싶은걸요. 아버지처럼 겉만 번지르르한 남자는 싫어요.”정군호의 얼굴은 이내 어두워졌다.“윤미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어쨌든 난 너의 친아버지야! 여보, 윤미 좀 보세요. 저의 체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요. 제가 어디가 어때서? 애초에 제가 안 좋은 사람이라면 네 엄마가 날 고르지도 않으셨을걸.”“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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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0화

고현은 이윤정을 똑바로 보지도 않으면서 시골뜨기 이윤미에게는 무척 친절하게 대해주었다.“엄마, 내일 제가 언니랑 함께 갈게요.”이윤정은 이윤미가 고현에게 음식을 대접한다는 말을 듣고 양어머니에게 부탁드렸다.이 가주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넌 가지 않는 게 좋겠어. 고 대표님이 너에게 어떤 태도인지 알면서. 네가 어떻게 고 대표님에게 구애했는지 난 상관하지 않아. 난 결과만 보니까.”“하지만 윤미가 고 대표님께 음식 대접하는 것은 우리 두 그룹의 비즈니스 거래에도 많은 도움이 될 거야. 네가 절대로 망쳐놓으면 안 돼.”“윤미야, 네가 고 대표님과 함께 식사하는 것은 내가 반대하지 않겠어. 오늘 네가 큰 건을 해결했으니 엄마도 무척 기뻐. 내일 너에게 새 차를 한 대 뽑아줄게. 네가 직접 가서 새 차를 골라봐. 예산은 10억 원이야.”그 말을 들은 이윤정은 부럽고 질투하는 마음으로 말했다.“엄마, 제 차도 그렇게 비싸지 않은데...”이때 이윤미가 톡 쏘아붙였다.“넌 어머니의 수양딸이고 난 어머니의 친딸이야. 너는 어떻게 너를 나와 비교해? 아무리 뻔뻔해도 유분수지. 어떻게 이런 말을 해?”이윤정은 말문이 막혔다.이윤정은 가여운 눈빛으로 양어머니를 보고 있었다.이 가주는 못 본 척하며 그녀의 편을 들지 않았다.이윤정은 양어머니가 이윤미를 아무리 엄격하게 다스리고, 심하게 욕을 해도 두 사람이 여전히 친 모녀라는 것을 깨달았다.이윤정은 정말 갈수록 이윤미와 비교가 안 되었다.양어머니가 입으로만 그녀를 응석받이로 키운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여보.”이 가주가 남편에게 말했다.“윤미가 아직 결혼 생각이 없다고 하잖아. 이 일은 일단 제쳐두고 지켜보자. 딸이 컸으니 자기 생각과 주관이 생기는 것도 정상이야. 결혼은 평생의 큰일이니 윤미가 좋아하는 남자를 찾는 것이 좋겠어.”“윤미의 결혼에 관한 일은 우리가 부모로서 제안만 해주면 돼. 윤미 대신 결정지어줄 필요 없으니 윤미가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어. 아직 서른도 안 되었고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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