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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1화

“좋아요. 오늘 밤 제가 고현 씨가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할게요.”

고현이 전호영과 데이트하는 것을 동의하기만 하면 되었다.

고현은 전호영을 보더니 웃으며 말을 건넸다.

“호영 씨와 함께 있으면 즐거워요. 당신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전호영은 더 크게 웃었다.

전호영의 결혼 상대는 고현이고 또한 고현은 차분한 성격이라 그녀가 전호영과 달콤한 말을 하는 사치는 바라지도 않았다.

고현은 달콤한 말을 하지 않았지만 전호영에게는 그 말이 사랑의 말로 들렸다.

달콤했다.

밥을 먹을 때 전호영은 고현에게 세심하게 배려하다 못해 먹여줄 기세였다.

전호영이 짚어준, 눈앞의 산처럼 쌓아 올린 요리를 바라보며 고현이 말했다.

“저에게도 손이 있어요. 저 스스로 음식을 짚어 먹을 수 있거든요. 보세요. 제 그릇에 호영 씨가 짚어준 요리들이 얼마나 많은지. 제가 밑에 있는 밥을 먹을 수 없잖아요.”

고현이 말하자 전호영은 바로 가서 밥 한 그릇을 따로 떠다 주었다.

그리고 국 한 그릇도 떠주었다.

고현도 공용 젓가락을 들고 전호영 그릇에 요리들을 가득 짚어주었다.

전호영은 싱글벙글 웃으며 그릇에 수북이 쌓인 요리를 먹는 고현을 바라보았다.

“밥이나 좀 드세요. 저만 보지 말고.”

“저는 고현 씨를 보는 게 더 좋아요. 고현 씨가 저의 그릇 안의 요리인걸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에요.”

고현이 이내 말을 이었다.

“저 말고도 또 좋아하는 요리들이 많은가 봐요??”

“없어요. 절대로 없어요. 저는 당신이 가장 좋아요. 다른 요리들은 다 안 좋아해요. 우리 가문의 남자들은 모두 혼자 먹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혼자 먹는 것과 한가지 요리만 먹는 것은 달라요.”

“봐봐요. 제가 그렇게 많은 반찬을 짚어주었는데 호영 씨는 다 좋아하잖아요.”

전호영은 멈칫했다.

그는 음식을 집어 먹던 동작을 잠깐 멈추어 먹어야 할지 말지 망설였다.

전호영의 고민하는 모습을 본 고현은 결국 웃음이 터져버렸다.

“제가 가장 맛있는 요리라고 말하면 되잖아요. 얼른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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