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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2화

“아파요. 하지만 제가 이겼으니 고현 씨도 저와 내기를 해야 해요.”

고현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전호영을 바라보았다.

“그러죠. 저도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는 편이에요. 약속하죠. 저도 인생을 내걸게요.”

고현의 약속을 받아낸 전호영은 바로 일어나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그는 배를 움켜쥐고 서둘러 화장실로 뛰어갔다.

고현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전호영이 그녀에게 진심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한참 후에야 전호영이 화장실에서 나왔다.

“병원으로 가볼까요?”

고현은 걱정스레 물었다.

전호영은 허리를 쭉 펴면서 말했다.

“아니요. 괜찮아요. 우리 나가서 소화도 좀 시킬 겸 산책하러 가요.”

전호영은 여태껏 자라면서 이렇게 많이 먹어본 적 없었다.

배가 터지도록 너무 많이 먹었다.

다행히 이겼다.

고현의 한평생을 이겼다.

고현이 평생을 걸고 전호영과 내기를 한다는 의미는 그도 평생을 내걸어 고현과 내기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고현은 소파에서 일어나 부드럽게 말했다.

“가요. 산책하러 나가요.”

두 사람은 밖으로 나왔다.

고현은 전호영을 데리고 자기 집 정원에서 산책했다. 다행히 그녀의 정원이 충분히 컸기에 두 바퀴를 걸어 다닌 전호영은 그제야 속이 훨씬 편안해졌다.

“아무리 이기고 싶어도 배부르게 먹으면 안 되죠. 아까 화장실 가기 전에 식은땀까지 흘렸잖아요.”

“우리 평생의 행복을 위한 일인데 제가 목숨 정도는 내걸어야죠.”

전호영은 고현의 손을 잡았다.

고현은 전호영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그가 자신의 손을 잡도록 내버려 두었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정원을 산책하는 장면을 본 집사는 가슴이 몹시 아파 났다. 슬기롭고 총명하신 큰 도련님이 결국 이대로 전호영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진호 부부는 전호영을 매우 마음에 들어 했고 심지어 전호영을 사위처럼 생각했다.

며느리로 대했을 수도 있었다. 남자 며느리로.

집사는 큰 도련님이 전호영에 의해 성향이 바뀐 사실에 대해 매우 비통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아무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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