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2121 - 챕터 2130

2327 챕터

제2121화

이은화는 멍청하지 않았으므로 이씨 가문에 해가 끼칠 일은 하지 않았다.“고현의 말이 맞아요. 이윤미 씨만 좋다면 언제든지 찾아와도 돼요. 우리 가족 모두 이윤미 씨를 환영해요.”진미리가 이윤미를 환영하는 건 제 딸이 이윤미와 가깝게 지내며 여성스러움을 배우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컸다.가능성이 크지는 않았지만 진미리는 일말의 희망을 품었다.사실 진미리는 제 딸을 아들로 키운 것에 후회가 막심했다.아이들이 어릴 땐 그저 재미로 시작한 일이었다.두 아이를 모두 남자아이로 꾸미고 밖을 나서면 사람들은 일란성 쌍둥이로 착각했다.그러다가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나이가 되고, 딸은 여전히 남자아이의 옷차림을 고집했지만 나이가 어리니 괜찮다고만 생각했다.그러나 딸이 점점 걷잡을 수 없이 남장을 고집하게 되고, 진미리가 바로잡기에는 늦어버렸다.외부인은 모두 딸을 도련님이라고 불렀고 모든 사람들이 당연히 남자라고 생각했다.아이가 점점 크면서 주장도 커지고 독립적인 한 사람이 되어버리자, 엄마가 통제할 수 있는 범주는 점점 줄어들었다.그래서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면 자연스레 딸도 꾸미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전호영의 등장이 바로 그 희망의 시작이었다.비록 지금은 큰 변화가 생기지 않아 전호영의 더 큰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호영아, 낚시하러 갈까?”고진호가 전호영에게 물었다.그리고 고개를 돌려 이윤미에게 말했다.“이윤미 씨 오랜만에 우리 집에 들르셨는데 저녁이라도 드시고 가세요. 저랑 호영이는 낚시하러 갈 참인데 호영이가 잡아온 싱싱한 생선으로 만든 생선구이를 맛보세요. 정말 맛이 좋습니다.”이윤미는 바로 미소를 지었지만 조금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그, 그건 좀 실례가 아닐까요?”“뭐가 실례라고 그래요? 밥 먹고 가요.”고현도 이윤미를 붙잡았고 제 동생을 흘깃 보며 말했다.고빈은 제 누나의 모습에 심장이 벌렁거렸다.‘누나는 내가 잘 지내는 모습이 보기 싫은 거야?’“고 이사님이 낚시하러 가고 싶다면 제가 모시겠습니다.”전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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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2화

양부모한테 키워진 이윤미는 늘 괴롭힘을 당하며 컸는데 배불리 먹을 수만 있어도 큰 행운이었으므로 편식은 사치였다.이제 스스로 돈을 벌게 되고 몸값 몇십억의 사장이 되고 나서는 세상 산해진미를 모두 맛보았다. 그래도 이윤미는 여전히 가리는 음식이 없이 뭐든지 차려주는 대로 잘 먹었다.이씨 가문의 음식 솜씨는 좋은 편이었다.그러나 이윤미가 편식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나서는 따로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하지도 않았다.편식하지 않을 뿐이지 좋아하는 음식이 없는 건 아니었다.이건 이씨 가문 셰프가 그녀를 무시하는 행동이었다.매일 한 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을 때면 친 엄마인 이은화가 좋아하는 음식은 반드시 있었고, 그 다음으로 많이 준비되는 건 이윤정이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그 외에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리가 적어도 두어 가지는 차려졌지만 유독 친딸인 이윤미의 입맛에 맞는 요리는 없었다.이윤미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으나 마음에 담아뒀다.그러나 그녀는 하나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이씨 가문을 손에 넣는 그날만 오면 모든 게 바뀔 것으로 생각했다.이윤미는 셰프가 이은화와 이윤정만 챙기는 걸 탓하지는 않았다.진미리가 미소를 지었다.“편식하지 않는다니 정말 좋은 아이네요. 저는 이윤미처럼 착한 아이가 좋아요.”이윤미는 이은화가 대체 왜 제 딸이 아닌 피가 섞이지도 않은 이윤정을 감싸고 도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이윤정의 친아버지는 두 아이를 바꾼 장본인이었다.만약 본인이라면 바로 이윤정을 진짜 제 집인 시골집으로 돌려보냈을 것이다.이윤미가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진미리의 재촉하에 고현은 이윤미와 함께 방을 나섰다.고씨 가문 저택은 면적이 넓었다. 정문 정원이든 뒤뜰이든 모두 풍경이 아름다웠는데 고현의 여의 팰리스보다는 훨씬 좋았다.고현은 이윤미와 함께 정원을 빙 돌고 나서는 뒤뜰로 안내했다.“뒤뜰에는 나무를 많이 심어 그늘이 있는 길을 걸으면 그렇게 덥지는 않아요.”“요즘은 날이 참 덥네요.”이윤미가 입을 열었다.“벌써 10월이 다 되어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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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3화

고현은 한숨을 내쉬었다.“저는 주워 온 아이인가 보죠, 뭐.”이윤미가 미소를 지은 채로 말했다.“저는 고현 씨 마음이 이해돼요. 저희 어머니도 마찬가지거든요. 항상 다른 가문 딸이 더 잘나 보이고 제가 부족하다고 다그치거든요.”“제 어머니는 늘 고빈과 저를 비교해요. 고빈이 저보다 뭐가 더 잘났는지를 하나하나 예를 들면서 가문 대대로 규칙이 아니었다면 절대 제가 후계자가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 하네요. 제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으시는가 봐요.”이윤미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고현은 이윤미의 상처가 느껴졌다.비록 이은화의 곁에서 자라지는 않았으나 친모가 계속 다그치고 무시한다면 괴로울 게 분명했다.“윤미 씨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윤미 씨 어머니가 무슨 말을 해도 앞으로 이씨 가문을 물려받게 될 거예요.”고현이 이윤미를 위로했다.“이윤정 씨는 비록 가문에서 크며 후계자 교육을 받았지만, 실력은 생각보다 허접하다고 하네요. 제 동생이 직접 만나보더니 앞으로 이씨 그룹이 이윤정 씨에게 넘어가면 망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했어요.”그래도 유전은 속이지 못했다.이윤정은 이씨 가문의 핏줄이 아니었으므로 이씨 가문의 훌륭한 혈통을 이어받지 못했다.이은화가 딸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전에는 이윤정을 친딸로 여기고 애지중지 키웠다. 이은화가 그렇게 정성을 들여 후계자 교육을 시킨 이윤정은 고현의 눈에 차지도 않았다.이씨 가문에는 딸이 하나였고 딸이 바뀐 사실을 알기 전에는 가문의 규칙대로 후계자는 이윤정 하나였다. 그러니 이은화는 불만이 있어도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이윤정이 만약 성공적으로 후계자 자리를 이어받게 된다면 바로 아들을 입사시켜 중요한 자리에 두고 딸을 도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현의 눈에 이윤정은 바지 사장이 딱 어울렸다.그러나 이윤미는 첫 만남부터 그룹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주었다.눈치도 빠르고 사람을 잘 이용했다.이 업계 사람들은 하나같이 여유처럼 교활해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은 손해 보기 십상이었다.이윤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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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4화

“이윤정은 저한테 자리 하나만 남겨주면 된다며 권력 다툼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저는 권력 다툼이 두렵지도 않고 한가한 사람을 키울 생각도 없어요.”“요즘 들어 어머니가 자꾸 그 아이를 회사에 다시 돌려보내려고 준비하고 계신 것 같은데 돌아온다고 해도 두려울 것 하나 없어요.”고현은 고개를 돌려 이윤미를 바라보았고, 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다. 그러다가 이윤미가 먼저 웃음을 터뜨렸다.“제 마음을 먼저 들여다봐 주는 사람이 고현 씨일 줄은 예상 못 했어요.”“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윤미 씨 어머니가 윤미 씨를 이해하고 들여봐 주는 게 가장 중요하죠. 이씨 가문에서 회사를 물려받게 될 사람은 절대적인 권력을 손에 쥐게 될 거예요. 그러니 다른 사람 말고 윤미 씨 어머니만 신경 쓰세요.”이윤미가 미소를 천천히 거두었다.“제 어머니는 늘 이윤정만 감싸고 도는 걸요.”고현이 입을 다물었다.이윤정은 어릴 때부터 이씨 가문에서 크며 사실을 알기 전에는 모든 사랑을 독차지했었다. 그러니 가짜 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져도 그동안의 사랑을 끊기는 어려울 것이다.그러니 이은화에게 있어 이윤미는 후계자일 뿐 사랑을 나눌 모녀 사이가 아니었다.만약 가문의 규칙이 없었다면 이윤미가 돌아올 자리는 없었다.“고현 씨, 제 얘기는 그만해요. 요즘 들어 제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리고 고현 씨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고현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게 뭔데요?”“고현 씨는 전씨 가문 셋째 도련님의 마음을... 받아들이실 건가요?”“그게... 지금 대답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내일 벌어질 일을 누가 알겠어요?”이윤미가 미소를 지었다.“저는 고현 씨를 정말 존경해요. 고현 씨도 저를 잘 알고 있고요. 만약 고현 씨가 도련님을 거절하신다면 저에게도 기회를 주세요.”처음 고현과 가깝게 지낸 건 이윤정의 화를 돋우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현재 고현을 향한 마음은 어느새 진심이 되었다.고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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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5화

고빈이 이윤미를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애초에 이윤미도 고빈을 눈에 차지 않아 했다.이윤미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고빈의 곁에는 여자가 너무 많았고 비록 일반적인 친구라고 한들 누가 그 말을 믿겠는가?정말 여자 친구가 생긴다면 누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이윤미가 말했다.“고현 씨의 말대로 고빈 씨가 정말 운명의 상대를 만나 한 사람만을 사랑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숲을 지키던 사람이 나무 한 그루만 지키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겠어요?”이윤미가 고빈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다는 걸 확인한 고현은 다시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평소 바람둥이처럼 행동한 고빈의 탓이 컸다.고현은 두 사람을 엮어주려던 마음을 깨끗이 비웠다.두 사람이 뒤뜰을 몇 바퀴나 돌고 돌아오니 고진호를 비롯한 세 명이 어느새 낚시터에서 돌아왔다. 전호영이 직접 요리를 시작했는데 상다리 부러질 요리를 준비하고도 바비큐까지 준비했다.평소 바비큐를 좋아하지 않던 이윤미조차도 아주 극찬했다.다들 전호영의 요리 솜씨를 감탄하며 전호영과 결혼할 사람은 먹을 복이 있을 거라며 말했다.전호영은 고현을 향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고현은 너무 말라서 조금 통통하게 살을 찌울 생각이에요.”고현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고 대표, 제 살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고현 씨 능력은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저는 그저 삼시세끼만 책임지고 싶을 뿐이에요.”“도련님, 저도 최근 살이 많이 빠졌는데 저도 좀 챙겨주세요.”고빈이 개구쟁이 같은 얼굴로 말했다.전호영이 고빈을 힐긋 바라보며 말했다.“더 먹으면 아주 볼살이 터지겠어요. 운동 좀 하셔야겠어요.”“편애가 장난 아니시네요. 저와 형은 같이 태어나고 외모도 비슷하잖아요. 도련님은 제 형을 아주 그냥 손에 닿으면 날아갈까 애지중지하시네요. 제 부모님도 형한테 그 정도는 못 해줄 거예요.”“게다가 저는 거들떠도 보지 않고, 제가 형보다 못 한 게 어디 있는데요?”이윤미가 눈꼬리를 접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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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6화

실은 고빈도 이윤미가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의 누나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안타깝게도 그의 형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이기 때문에 이윤미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도 뻔히 알고 있었다.고진호가 벌떡 일어나더니 고현 남매에게 말을 건넸다.“너희들 호영이와 잘 놀고 있어. 내가 너희 엄마와 함께 바람 쐬러 나갈 거니까.”“저도 같이 가요.”고빈이는 고현과 전호영 사이에서 뻘쭘하게 앉아있기 싫었다.고진호가 눈을 부릅뜨더니 아들을 보면서 말했다.“내가 내 부인이랑 바람 쐬러 가는데 왜 따라다니려고 그래? 가고 싶으면 혼자 가. 따라오지 마.”고빈이 말을 이었다.“아빠, 같이 가요. 저 아빠 친아들이에요.”고진호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네가 내 친아들이니까 내가 말로만 하는 거지. 다른 사람 같으면 내가 걷어차 버렸을 거야.”고빈은 멍하니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고빈은 틀림없이 부모님이 다리 밑에서 주워온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10분도 안 되어 고진호 부부는 저택을 떠났고 고진호도 핑계를 대고 밖으로 빠져나갔다.고현은 가족들이 전호영과 단독으로 지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을 보면서 고빈처럼 자신을 다리 빝에서 주워왔다고 의심까지 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딸이 외딴 남자랑 지내도록 자리를 피해주다니, 걱정도 안 되는가 보다.고현은 전호영을 노려보았다.전호영은 시치미를 떼면서 입을 열었다.“제가 무슨 수를 쓴 게 아니에요. 고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 저를 너무 좋아해서 그래요. 저를 사위처럼 대하셨기에 우리 두 사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신 거죠.”고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호영 씨, 제가 여러 번 말했잖아요. 우린 안 어울려요. 저는 시집가기 싫어요.”“시도조차 안 해보고 어떻게 우리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저는 오히려 우리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걸요.”“사람들도 우리를 칭찬하는걸요. 시집가기 싫으면 혹시 제가 여기로 ‘시집’오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 건 아니죠?”전호영이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우리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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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7화

전호영은 한참을 말이 없다가 그제야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당신에게도 비밀통로가 있듯이 저에게도 비밀통로가 있거든요. 누구한테도 우리가 호텔로 들어가는 걸 들키지 않게 할게요.”전호영은 언젠가 고현이 스스로 대중들에게 여자의 신분을 공개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공개한다는 뜻은 곧 고현이 전호영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그를 위해 여인의 신분을 회복하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하여 전호영 일찍이 고현이 여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사람들 앞에서 그녀의 여성 신분을 들키지 않게 신분을 감추어 주었다.“가고 싶으시면 지금 바로 같이 가요.”“좀 생각해 볼게요.”고현은 마음이 흔들렸다.그녀도 이 무더운 날씨에 시원함을 즐기고 싶었다.다만 고현이 마음껏 물에서 수영하고 나면 또다시 남자로 분장하는 데 시간이 꽤 많이 걸릴 뿐이다.고현은 평소 매일 밤 집에 도착한 뒤로 외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분장을 해제하고 여자의 신분으로 돌아오곤 했다.그리고 욕실에 있는 큰 욕조에서 시원하게 목욕하며 하루 동안 쌓인 피로를 풀었다.그리고 매일 아침, 고현은 일찍 일어나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 남자로 변장하고 나서 어떠한 허점도 없음을 확인한 후에야 방문을 나섰다.이런 나날들은 사실 매우 피곤했다.하지만 고현은 이런 생활에 이미 익숙해졌다.“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기로 약속할게요. 더 이상 고려할 필요 없어요. 더 생각하다가 밤이 깊어지면 우리가 호텔에서 밤을 보내야 할지도 몰라요.”고현이 되물었다.“오늘 밤 정말로 우리 집에서 묵을 생각인 거예요?”“제가 고 아저씨와 함께 내일 아침 일찍 운동하기로 약속했거든요. 제가 호텔에 묵고 있어 새벽에 못 오는 것을 아셨는지 고 아저씨께서 저보고 오늘 밤 여기서 묵으라고 하셨어요.”고현의 얼굴은 순간 굳어졌다.전호영이 가볍게 웃으면서 말했다.“저는 객실에서 잘 테니 안심하세요. 이렇게 하죠. 만약 고현 씨가 저를 환영하지 않는다면 우리 수영하러 갔다가 제가 집으로 데려다줄게요. 그리고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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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8화

전호영 도련님이 뻔뻔하게 들이대도 내버려 두는 것으로 보면 고현 도련님도 사실 전호영 도련님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집사는 가슴 아파하면서 말을 이었다.“난 어르신과 사모님 그리고 둘째 도련님께서 이 일에 대하는 태도가 더 원망스러워. 우리 큰 도련님은 매우 훌륭하신 분인데...”“큰 도련님이 만약 여자라면, 혹은 전호영 도련님이 전씨 가문의 셋째 아가씨라면 두 사람이 사귀게 되어도 내가 환호하면서 찬성하고 축복해줄 텐데. 하지만 두 분은 모두 남자잖아.”부모님조차 안타까워하지 않는데 집사가 오히려 마음이 더 아파 났다.경호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경호원들은 아마 그들의 큰 도련님이 정말로 동성애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다만 평소 깊이 숨기면서 다녔기에 아무도 몰랐을 뿐이다.큰 도련님을 사모하는 여인들은 매우 많았지만 아무도 큰 도련님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 것으로 보면 큰 도련님이 정말로 여자를 좋아하지 않을수도 있었다.여자가 싫으면 남자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고씨 가문에서 돌아온 이윤미가 어머니와 동생의 차가 저택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두 사람도 집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이윤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서둘러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이윤정의 차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아가씨, 오셨어요?”집사가 다가와서 공손하게 물었다. 이윤정의 차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모습을 본 집사는 의아해하면서 물었다.“둘째 아가씨 차 주위를 돌면서 뭐 하세요?”이윤미는 이윤정의 차를 톡톡 두드리면서 입을 열었다.“윤정의 차가 제 차보다 훨씬 낫네요.”이 집사는 이윤정의 친아빠가 이 가주에 의해 감옥으로 보내진 뒤로 새로 모셔온 집사 진숙녀였다.비록 집사를 한 지 겨우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진숙녀는 이 큰 저택에서 둘째 아가씨가 큰 아가씨보다 더 예쁨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두 아가씨가 제자리를 찾아 돌아갔고 둘째 아가씨도 더 이상 후계자로 여겨지지 않았자먼, 큰 아가씨가 본래 그녀의 모든 것을 되찾은 것 같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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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9화

이윤정은 멍해졌다. 평소 집에서 그녀의 괴롭힘에도 흔들리지도 않고 꼬박꼬박 대들던 이윤미가 이번에는 그녀의 말 한마디에 억울해하면서 집안으로 뛰어 들어가버렸다!‘억울한 표정으로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가 어머니께 일러바치려는 거 아니야?’여기까지 생각한 이윤정은 서둘러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윤미가 먼저 어머니께 일러바칠 기회를 빼앗게 해서는 안 되었다.‘촌뜨기 이윤미가 사랑을 다투는 방법을 바꾼 건 아니겠지?’이윤정 집으로 들어갔을 때 이윤미는 이미 어머니 옆에 앉아서 뭐라고 말하고 있었고 이윤정이 들어 오자 이윤미는 더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이윤미가 어머니께 일러바친 것이 틀림없었다.부모와 오빠 그리고 형수의 표정도 묘하게 변했다.“엄마.”이윤정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이윤미와 어머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면서 이윤미를 옆으로 밀어버렸다.이윤정은 두 손으로 다정하게 어머니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엄마, 언니 말을 믿으시면 안 돼요. 언니가 제 차를 마구 걷어차는 바람에 제 차가 계속 울려서 몇 마디 했을 뿐이에요.”이 가주가 대답했다.“그랬구나. 그런데 윤미는 아무 말도 안 했어.”이윤미는 고개를 돌려 이윤미를 바라보면서 어머니께 말씀드렸다.“언니가 어머니께 고자질하는 게 아니었어요? 방금 억울한 표정으로 들어오면서,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그러는지.”이 가주는 아무 변명도 하지 않는 친딸을 한번 쳐다보더니 친딸 대신 해명해 주었다.“고발한 게 아니야. 윤미가 섭섭한 표정으로 들어와서 자신이 낡은 차만 몰고 다닌다고, 네 차가 윤미 차보다 훨씬 더 좋다고 섭섭하다고 말하고 있었어.”“윤미야, 내일 윤정이랑 함께 가서 새 차를 골라 봐. 네가 사고 싶은 차로 골라서 사. 내가 네 동생만 편애한다고 말하지 말고.”이 가주가 귀찮은 표정으로 말했지만 이윤미에게 새 차로 바꾸어주겠다고 약속해 주었다.그리고 이윤정에게 이윤미와 함께 차를 고르러 가라고 권했다.이윤미에게 새 차를 사줄 거라는 어머니의 말에 이윤정은 질투가 났고 입을 삐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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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0화

하지만 이씨 가문에서는 딸의 권력이 더 컸다.이윤미는 이 가주의 단 하나뿐인 딸이다. 이윤미는 지금 확실히 이씨 가문의 친딸이다. 앞으로도 가주의 자리를 이어받아야 하므로 이 가문에서 정말로 이윤미의 권력이 가장 막강했다.이씨 가문의 남자들은 상속권이 없으니 그 형수님들은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 이씨 가문에서 권력이 가장 큰 사람은 이씨 성을 가진 여자이지 이씨 가문으로 시집온, 다른 성씨를 가진 여자에게는 아무런 권세가 없었다.“그만해. 내가 아직도 숨도 쉬고 있는데 뭘 다투고 있는 거야?”이 가주는 목소리에 힘을 실으며 말했다.“내가 이미 윤미에게 새 차로 바꾸어주겠다고 약속했으니 후회하지 않을 거야. 의견이 있어도 모두 삼켜버리는 게 좋을 거야.”“어쨌든 윤미도 이젠 우리 가문의 딸이야. 종일 낡은 차를 몰고 다니는 것도 창피한 일이지. 윤미는 지금 우리 이씨 가문을 대표하고 있으니 윤미의 체면이 구겨진다는 뜻은 우리 가문의 체면도 서지 않는다는 뜻이야.”“윤미에게 차를 바꾸어주는 것은 우리 가문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함이야.”“윤정아, 내일 언니와 함께 차를 고르러 가.”뒤이어 이 가주가 이윤미에게 말을 건넸다.“마음에 드는 차가 있으면 엄마한테 말하면 돼. 엄마가 사람 시켜 돈 보내줄 테니까.”“고마워요. 엄마.”이윤미가 기뻐하며 인사를 건넸다.다른 사람들이 속으로 어떻게 생각하던지 이윤미는 개의치 않았다.연약한 척 한 지 1년이 넘었다. 가끔은 위세를 떨쳐야 사람들이 그녀를 호락호락하게 보지 않을 것이다.“윤미 오늘 오후에 어디 갔었어? 오후 내내 보이지 않다가 이제야 집에 돌아오다니.”이 가주 불쑥 물었다.이윤미는 솔직히 대답했다.“고씨 가문 저택에 가서 고 이사님을 뵈러 갔어요. 고현 도련님과 고빈 도련님도 계셨고요. 저한테 열정적인 태도로 남아서 식사하라고 하시기에 밥을 먹고 돌아오는 길이에요.”그 말을 들은 이윤정은 질투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이윤정이 고현에게 접근하고 싶었지만 고현은 그녀와 대화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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