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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7화

전호영은 한참을 말이 없다가 그제야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당신에게도 비밀통로가 있듯이 저에게도 비밀통로가 있거든요. 누구한테도 우리가 호텔로 들어가는 걸 들키지 않게 할게요.”

전호영은 언젠가 고현이 스스로 대중들에게 여자의 신분을 공개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공개한다는 뜻은 곧 고현이 전호영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그를 위해 여인의 신분을 회복하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여 전호영 일찍이 고현이 여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사람들 앞에서 그녀의 여성 신분을 들키지 않게 신분을 감추어 주었다.

“가고 싶으시면 지금 바로 같이 가요.”

“좀 생각해 볼게요.”

고현은 마음이 흔들렸다.

그녀도 이 무더운 날씨에 시원함을 즐기고 싶었다.

다만 고현이 마음껏 물에서 수영하고 나면 또다시 남자로 분장하는 데 시간이 꽤 많이 걸릴 뿐이다.

고현은 평소 매일 밤 집에 도착한 뒤로 외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분장을 해제하고 여자의 신분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리고 욕실에 있는 큰 욕조에서 시원하게 목욕하며 하루 동안 쌓인 피로를 풀었다.

그리고 매일 아침, 고현은 일찍 일어나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 남자로 변장하고 나서 어떠한 허점도 없음을 확인한 후에야 방문을 나섰다.

이런 나날들은 사실 매우 피곤했다.

하지만 고현은 이런 생활에 이미 익숙해졌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기로 약속할게요. 더 이상 고려할 필요 없어요. 더 생각하다가 밤이 깊어지면 우리가 호텔에서 밤을 보내야 할지도 몰라요.”

고현이 되물었다.

“오늘 밤 정말로 우리 집에서 묵을 생각인 거예요?”

“제가 고 아저씨와 함께 내일 아침 일찍 운동하기로 약속했거든요. 제가 호텔에 묵고 있어 새벽에 못 오는 것을 아셨는지 고 아저씨께서 저보고 오늘 밤 여기서 묵으라고 하셨어요.”

고현의 얼굴은 순간 굳어졌다.

전호영이 가볍게 웃으면서 말했다.

“저는 객실에서 잘 테니 안심하세요. 이렇게 하죠. 만약 고현 씨가 저를 환영하지 않는다면 우리 수영하러 갔다가 제가 집으로 데려다줄게요. 그리고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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