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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6화

실은 고빈도 이윤미가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의 누나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의 형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이기 때문에 이윤미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도 뻔히 알고 있었다.

고진호가 벌떡 일어나더니 고현 남매에게 말을 건넸다.

“너희들 호영이와 잘 놀고 있어. 내가 너희 엄마와 함께 바람 쐬러 나갈 거니까.”

“저도 같이 가요.”

고빈이는 고현과 전호영 사이에서 뻘쭘하게 앉아있기 싫었다.

고진호가 눈을 부릅뜨더니 아들을 보면서 말했다.

“내가 내 부인이랑 바람 쐬러 가는데 왜 따라다니려고 그래? 가고 싶으면 혼자 가. 따라오지 마.”

고빈이 말을 이었다.

“아빠, 같이 가요. 저 아빠 친아들이에요.”

고진호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네가 내 친아들이니까 내가 말로만 하는 거지. 다른 사람 같으면 내가 걷어차 버렸을 거야.”

고빈은 멍하니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고빈은 틀림없이 부모님이 다리 밑에서 주워온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10분도 안 되어 고진호 부부는 저택을 떠났고 고진호도 핑계를 대고 밖으로 빠져나갔다.

고현은 가족들이 전호영과 단독으로 지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을 보면서 고빈처럼 자신을 다리 빝에서 주워왔다고 의심까지 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딸이 외딴 남자랑 지내도록 자리를 피해주다니, 걱정도 안 되는가 보다.

고현은 전호영을 노려보았다.

전호영은 시치미를 떼면서 입을 열었다.

“제가 무슨 수를 쓴 게 아니에요. 고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 저를 너무 좋아해서 그래요. 저를 사위처럼 대하셨기에 우리 두 사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신 거죠.”

고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호영 씨, 제가 여러 번 말했잖아요. 우린 안 어울려요. 저는 시집가기 싫어요.”

“시도조차 안 해보고 어떻게 우리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저는 오히려 우리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걸요.”

“사람들도 우리를 칭찬하는걸요. 시집가기 싫으면 혹시 제가 여기로 ‘시집’오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 건 아니죠?”

전호영이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우리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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