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121화

작가: 고능비
이은화는 멍청하지 않았으므로 이씨 가문에 해가 끼칠 일은 하지 않았다.

“고현의 말이 맞아요. 이윤미 씨만 좋다면 언제든지 찾아와도 돼요. 우리 가족 모두 이윤미 씨를 환영해요.”

진미리가 이윤미를 환영하는 건 제 딸이 이윤미와 가깝게 지내며 여성스러움을 배우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컸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았지만 진미리는 일말의 희망을 품었다.

사실 진미리는 제 딸을 아들로 키운 것에 후회가 막심했다.

아이들이 어릴 땐 그저 재미로 시작한 일이었다.

두 아이를 모두 남자아이로 꾸미고 밖을 나서면 사람들은 일란성 쌍둥이로 착각했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나이가 되고, 딸은 여전히 남자아이의 옷차림을 고집했지만 나이가 어리니 괜찮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딸이 점점 걷잡을 수 없이 남장을 고집하게 되고, 진미리가 바로잡기에는 늦어버렸다.

외부인은 모두 딸을 도련님이라고 불렀고 모든 사람들이 당연히 남자라고 생각했다.

아이가 점점 크면서 주장도 커지고 독립적인 한 사람이 되어버리자, 엄마가 통제할 수 있는 범주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래서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면 자연스레 딸도 꾸미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전호영의 등장이 바로 그 희망의 시작이었다.

비록 지금은 큰 변화가 생기지 않아 전호영의 더 큰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호영아, 낚시하러 갈까?”

고진호가 전호영에게 물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이윤미에게 말했다.

“이윤미 씨 오랜만에 우리 집에 들르셨는데 저녁이라도 드시고 가세요. 저랑 호영이는 낚시하러 갈 참인데 호영이가 잡아온 싱싱한 생선으로 만든 생선구이를 맛보세요. 정말 맛이 좋습니다.”

이윤미는 바로 미소를 지었지만 조금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 그건 좀 실례가 아닐까요?”

“뭐가 실례라고 그래요? 밥 먹고 가요.”

고현도 이윤미를 붙잡았고 제 동생을 흘깃 보며 말했다.

고빈은 제 누나의 모습에 심장이 벌렁거렸다.

‘누나는 내가 잘 지내는 모습이 보기 싫은 거야?’

“고 이사님이 낚시하러 가고 싶다면 제가 모시겠습니다.”

전호영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122화

    양부모한테 키워진 이윤미는 늘 괴롭힘을 당하며 컸는데 배불리 먹을 수만 있어도 큰 행운이었으므로 편식은 사치였다.이제 스스로 돈을 벌게 되고 몸값 몇십억의 사장이 되고 나서는 세상 산해진미를 모두 맛보았다. 그래도 이윤미는 여전히 가리는 음식이 없이 뭐든지 차려주는 대로 잘 먹었다.이씨 가문의 음식 솜씨는 좋은 편이었다.그러나 이윤미가 편식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나서는 따로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하지도 않았다.편식하지 않을 뿐이지 좋아하는 음식이 없는 건 아니었다.이건 이씨 가문 셰프가 그녀를 무시하는 행동이었다.매일 한 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을 때면 친 엄마인 이은화가 좋아하는 음식은 반드시 있었고, 그 다음으로 많이 준비되는 건 이윤정이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그 외에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리가 적어도 두어 가지는 차려졌지만 유독 친딸인 이윤미의 입맛에 맞는 요리는 없었다.이윤미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으나 마음에 담아뒀다.그러나 그녀는 하나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이씨 가문을 손에 넣는 그날만 오면 모든 게 바뀔 것으로 생각했다.이윤미는 셰프가 이은화와 이윤정만 챙기는 걸 탓하지는 않았다.진미리가 미소를 지었다.“편식하지 않는다니 정말 좋은 아이네요. 저는 이윤미처럼 착한 아이가 좋아요.”이윤미는 이은화가 대체 왜 제 딸이 아닌 피가 섞이지도 않은 이윤정을 감싸고 도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이윤정의 친아버지는 두 아이를 바꾼 장본인이었다.만약 본인이라면 바로 이윤정을 진짜 제 집인 시골집으로 돌려보냈을 것이다.이윤미가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진미리의 재촉하에 고현은 이윤미와 함께 방을 나섰다.고씨 가문 저택은 면적이 넓었다. 정문 정원이든 뒤뜰이든 모두 풍경이 아름다웠는데 고현의 여의 팰리스보다는 훨씬 좋았다.고현은 이윤미와 함께 정원을 빙 돌고 나서는 뒤뜰로 안내했다.“뒤뜰에는 나무를 많이 심어 그늘이 있는 길을 걸으면 그렇게 덥지는 않아요.”“요즘은 날이 참 덥네요.”이윤미가 입을 열었다.“벌써 10월이 다 되어가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123화

    고현은 한숨을 내쉬었다.“저는 주워 온 아이인가 보죠, 뭐.”이윤미가 미소를 지은 채로 말했다.“저는 고현 씨 마음이 이해돼요. 저희 어머니도 마찬가지거든요. 항상 다른 가문 딸이 더 잘나 보이고 제가 부족하다고 다그치거든요.”“제 어머니는 늘 고빈과 저를 비교해요. 고빈이 저보다 뭐가 더 잘났는지를 하나하나 예를 들면서 가문 대대로 규칙이 아니었다면 절대 제가 후계자가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 하네요. 제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으시는가 봐요.”이윤미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고현은 이윤미의 상처가 느껴졌다.비록 이은화의 곁에서 자라지는 않았으나 친모가 계속 다그치고 무시한다면 괴로울 게 분명했다.“윤미 씨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윤미 씨 어머니가 무슨 말을 해도 앞으로 이씨 가문을 물려받게 될 거예요.”고현이 이윤미를 위로했다.“이윤정 씨는 비록 가문에서 크며 후계자 교육을 받았지만, 실력은 생각보다 허접하다고 하네요. 제 동생이 직접 만나보더니 앞으로 이씨 그룹이 이윤정 씨에게 넘어가면 망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했어요.”그래도 유전은 속이지 못했다.이윤정은 이씨 가문의 핏줄이 아니었으므로 이씨 가문의 훌륭한 혈통을 이어받지 못했다.이은화가 딸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전에는 이윤정을 친딸로 여기고 애지중지 키웠다. 이은화가 그렇게 정성을 들여 후계자 교육을 시킨 이윤정은 고현의 눈에 차지도 않았다.이씨 가문에는 딸이 하나였고 딸이 바뀐 사실을 알기 전에는 가문의 규칙대로 후계자는 이윤정 하나였다. 그러니 이은화는 불만이 있어도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이윤정이 만약 성공적으로 후계자 자리를 이어받게 된다면 바로 아들을 입사시켜 중요한 자리에 두고 딸을 도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현의 눈에 이윤정은 바지 사장이 딱 어울렸다.그러나 이윤미는 첫 만남부터 그룹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주었다.눈치도 빠르고 사람을 잘 이용했다.이 업계 사람들은 하나같이 여유처럼 교활해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은 손해 보기 십상이었다.이윤미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124화

    “이윤정은 저한테 자리 하나만 남겨주면 된다며 권력 다툼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저는 권력 다툼이 두렵지도 않고 한가한 사람을 키울 생각도 없어요.”“요즘 들어 어머니가 자꾸 그 아이를 회사에 다시 돌려보내려고 준비하고 계신 것 같은데 돌아온다고 해도 두려울 것 하나 없어요.”고현은 고개를 돌려 이윤미를 바라보았고, 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다. 그러다가 이윤미가 먼저 웃음을 터뜨렸다.“제 마음을 먼저 들여다봐 주는 사람이 고현 씨일 줄은 예상 못 했어요.”“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윤미 씨 어머니가 윤미 씨를 이해하고 들여봐 주는 게 가장 중요하죠. 이씨 가문에서 회사를 물려받게 될 사람은 절대적인 권력을 손에 쥐게 될 거예요. 그러니 다른 사람 말고 윤미 씨 어머니만 신경 쓰세요.”이윤미가 미소를 천천히 거두었다.“제 어머니는 늘 이윤정만 감싸고 도는 걸요.”고현이 입을 다물었다.이윤정은 어릴 때부터 이씨 가문에서 크며 사실을 알기 전에는 모든 사랑을 독차지했었다. 그러니 가짜 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져도 그동안의 사랑을 끊기는 어려울 것이다.그러니 이은화에게 있어 이윤미는 후계자일 뿐 사랑을 나눌 모녀 사이가 아니었다.만약 가문의 규칙이 없었다면 이윤미가 돌아올 자리는 없었다.“고현 씨, 제 얘기는 그만해요. 요즘 들어 제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리고 고현 씨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고현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게 뭔데요?”“고현 씨는 전씨 가문 셋째 도련님의 마음을... 받아들이실 건가요?”“그게... 지금 대답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내일 벌어질 일을 누가 알겠어요?”이윤미가 미소를 지었다.“저는 고현 씨를 정말 존경해요. 고현 씨도 저를 잘 알고 있고요. 만약 고현 씨가 도련님을 거절하신다면 저에게도 기회를 주세요.”처음 고현과 가깝게 지낸 건 이윤정의 화를 돋우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현재 고현을 향한 마음은 어느새 진심이 되었다.고현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125화

    고빈이 이윤미를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애초에 이윤미도 고빈을 눈에 차지 않아 했다.이윤미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고빈의 곁에는 여자가 너무 많았고 비록 일반적인 친구라고 한들 누가 그 말을 믿겠는가?정말 여자 친구가 생긴다면 누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이윤미가 말했다.“고현 씨의 말대로 고빈 씨가 정말 운명의 상대를 만나 한 사람만을 사랑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숲을 지키던 사람이 나무 한 그루만 지키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겠어요?”이윤미가 고빈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다는 걸 확인한 고현은 다시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평소 바람둥이처럼 행동한 고빈의 탓이 컸다.고현은 두 사람을 엮어주려던 마음을 깨끗이 비웠다.두 사람이 뒤뜰을 몇 바퀴나 돌고 돌아오니 고진호를 비롯한 세 명이 어느새 낚시터에서 돌아왔다. 전호영이 직접 요리를 시작했는데 상다리 부러질 요리를 준비하고도 바비큐까지 준비했다.평소 바비큐를 좋아하지 않던 이윤미조차도 아주 극찬했다.다들 전호영의 요리 솜씨를 감탄하며 전호영과 결혼할 사람은 먹을 복이 있을 거라며 말했다.전호영은 고현을 향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고현은 너무 말라서 조금 통통하게 살을 찌울 생각이에요.”고현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고 대표, 제 살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고현 씨 능력은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저는 그저 삼시세끼만 책임지고 싶을 뿐이에요.”“도련님, 저도 최근 살이 많이 빠졌는데 저도 좀 챙겨주세요.”고빈이 개구쟁이 같은 얼굴로 말했다.전호영이 고빈을 힐긋 바라보며 말했다.“더 먹으면 아주 볼살이 터지겠어요. 운동 좀 하셔야겠어요.”“편애가 장난 아니시네요. 저와 형은 같이 태어나고 외모도 비슷하잖아요. 도련님은 제 형을 아주 그냥 손에 닿으면 날아갈까 애지중지하시네요. 제 부모님도 형한테 그 정도는 못 해줄 거예요.”“게다가 저는 거들떠도 보지 않고, 제가 형보다 못 한 게 어디 있는데요?”이윤미가 눈꼬리를 접으며 말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126화

    실은 고빈도 이윤미가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의 누나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안타깝게도 그의 형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이기 때문에 이윤미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도 뻔히 알고 있었다.고진호가 벌떡 일어나더니 고현 남매에게 말을 건넸다.“너희들 호영이와 잘 놀고 있어. 내가 너희 엄마와 함께 바람 쐬러 나갈 거니까.”“저도 같이 가요.”고빈이는 고현과 전호영 사이에서 뻘쭘하게 앉아있기 싫었다.고진호가 눈을 부릅뜨더니 아들을 보면서 말했다.“내가 내 부인이랑 바람 쐬러 가는데 왜 따라다니려고 그래? 가고 싶으면 혼자 가. 따라오지 마.”고빈이 말을 이었다.“아빠, 같이 가요. 저 아빠 친아들이에요.”고진호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네가 내 친아들이니까 내가 말로만 하는 거지. 다른 사람 같으면 내가 걷어차 버렸을 거야.”고빈은 멍하니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고빈은 틀림없이 부모님이 다리 밑에서 주워온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10분도 안 되어 고진호 부부는 저택을 떠났고 고진호도 핑계를 대고 밖으로 빠져나갔다.고현은 가족들이 전호영과 단독으로 지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을 보면서 고빈처럼 자신을 다리 빝에서 주워왔다고 의심까지 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딸이 외딴 남자랑 지내도록 자리를 피해주다니, 걱정도 안 되는가 보다.고현은 전호영을 노려보았다.전호영은 시치미를 떼면서 입을 열었다.“제가 무슨 수를 쓴 게 아니에요. 고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 저를 너무 좋아해서 그래요. 저를 사위처럼 대하셨기에 우리 두 사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신 거죠.”고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호영 씨, 제가 여러 번 말했잖아요. 우린 안 어울려요. 저는 시집가기 싫어요.”“시도조차 안 해보고 어떻게 우리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저는 오히려 우리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걸요.”“사람들도 우리를 칭찬하는걸요. 시집가기 싫으면 혹시 제가 여기로 ‘시집’오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 건 아니죠?”전호영이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우리 부모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127화

    전호영은 한참을 말이 없다가 그제야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당신에게도 비밀통로가 있듯이 저에게도 비밀통로가 있거든요. 누구한테도 우리가 호텔로 들어가는 걸 들키지 않게 할게요.”전호영은 언젠가 고현이 스스로 대중들에게 여자의 신분을 공개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공개한다는 뜻은 곧 고현이 전호영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그를 위해 여인의 신분을 회복하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하여 전호영 일찍이 고현이 여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사람들 앞에서 그녀의 여성 신분을 들키지 않게 신분을 감추어 주었다.“가고 싶으시면 지금 바로 같이 가요.”“좀 생각해 볼게요.”고현은 마음이 흔들렸다.그녀도 이 무더운 날씨에 시원함을 즐기고 싶었다.다만 고현이 마음껏 물에서 수영하고 나면 또다시 남자로 분장하는 데 시간이 꽤 많이 걸릴 뿐이다.고현은 평소 매일 밤 집에 도착한 뒤로 외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분장을 해제하고 여자의 신분으로 돌아오곤 했다.그리고 욕실에 있는 큰 욕조에서 시원하게 목욕하며 하루 동안 쌓인 피로를 풀었다.그리고 매일 아침, 고현은 일찍 일어나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 남자로 변장하고 나서 어떠한 허점도 없음을 확인한 후에야 방문을 나섰다.이런 나날들은 사실 매우 피곤했다.하지만 고현은 이런 생활에 이미 익숙해졌다.“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기로 약속할게요. 더 이상 고려할 필요 없어요. 더 생각하다가 밤이 깊어지면 우리가 호텔에서 밤을 보내야 할지도 몰라요.”고현이 되물었다.“오늘 밤 정말로 우리 집에서 묵을 생각인 거예요?”“제가 고 아저씨와 함께 내일 아침 일찍 운동하기로 약속했거든요. 제가 호텔에 묵고 있어 새벽에 못 오는 것을 아셨는지 고 아저씨께서 저보고 오늘 밤 여기서 묵으라고 하셨어요.”고현의 얼굴은 순간 굳어졌다.전호영이 가볍게 웃으면서 말했다.“저는 객실에서 잘 테니 안심하세요. 이렇게 하죠. 만약 고현 씨가 저를 환영하지 않는다면 우리 수영하러 갔다가 제가 집으로 데려다줄게요. 그리고 제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128화

    전호영 도련님이 뻔뻔하게 들이대도 내버려 두는 것으로 보면 고현 도련님도 사실 전호영 도련님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집사는 가슴 아파하면서 말을 이었다.“난 어르신과 사모님 그리고 둘째 도련님께서 이 일에 대하는 태도가 더 원망스러워. 우리 큰 도련님은 매우 훌륭하신 분인데...”“큰 도련님이 만약 여자라면, 혹은 전호영 도련님이 전씨 가문의 셋째 아가씨라면 두 사람이 사귀게 되어도 내가 환호하면서 찬성하고 축복해줄 텐데. 하지만 두 분은 모두 남자잖아.”부모님조차 안타까워하지 않는데 집사가 오히려 마음이 더 아파 났다.경호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경호원들은 아마 그들의 큰 도련님이 정말로 동성애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다만 평소 깊이 숨기면서 다녔기에 아무도 몰랐을 뿐이다.큰 도련님을 사모하는 여인들은 매우 많았지만 아무도 큰 도련님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 것으로 보면 큰 도련님이 정말로 여자를 좋아하지 않을수도 있었다.여자가 싫으면 남자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고씨 가문에서 돌아온 이윤미가 어머니와 동생의 차가 저택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두 사람도 집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이윤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서둘러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이윤정의 차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아가씨, 오셨어요?”집사가 다가와서 공손하게 물었다. 이윤정의 차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모습을 본 집사는 의아해하면서 물었다.“둘째 아가씨 차 주위를 돌면서 뭐 하세요?”이윤미는 이윤정의 차를 톡톡 두드리면서 입을 열었다.“윤정의 차가 제 차보다 훨씬 낫네요.”이 집사는 이윤정의 친아빠가 이 가주에 의해 감옥으로 보내진 뒤로 새로 모셔온 집사 진숙녀였다.비록 집사를 한 지 겨우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진숙녀는 이 큰 저택에서 둘째 아가씨가 큰 아가씨보다 더 예쁨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두 아가씨가 제자리를 찾아 돌아갔고 둘째 아가씨도 더 이상 후계자로 여겨지지 않았자먼, 큰 아가씨가 본래 그녀의 모든 것을 되찾은 것 같았지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129화

    이윤정은 멍해졌다. 평소 집에서 그녀의 괴롭힘에도 흔들리지도 않고 꼬박꼬박 대들던 이윤미가 이번에는 그녀의 말 한마디에 억울해하면서 집안으로 뛰어 들어가버렸다!‘억울한 표정으로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가 어머니께 일러바치려는 거 아니야?’여기까지 생각한 이윤정은 서둘러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윤미가 먼저 어머니께 일러바칠 기회를 빼앗게 해서는 안 되었다.‘촌뜨기 이윤미가 사랑을 다투는 방법을 바꾼 건 아니겠지?’이윤정 집으로 들어갔을 때 이윤미는 이미 어머니 옆에 앉아서 뭐라고 말하고 있었고 이윤정이 들어 오자 이윤미는 더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이윤미가 어머니께 일러바친 것이 틀림없었다.부모와 오빠 그리고 형수의 표정도 묘하게 변했다.“엄마.”이윤정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이윤미와 어머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면서 이윤미를 옆으로 밀어버렸다.이윤정은 두 손으로 다정하게 어머니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엄마, 언니 말을 믿으시면 안 돼요. 언니가 제 차를 마구 걷어차는 바람에 제 차가 계속 울려서 몇 마디 했을 뿐이에요.”이 가주가 대답했다.“그랬구나. 그런데 윤미는 아무 말도 안 했어.”이윤미는 고개를 돌려 이윤미를 바라보면서 어머니께 말씀드렸다.“언니가 어머니께 고자질하는 게 아니었어요? 방금 억울한 표정으로 들어오면서,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그러는지.”이 가주는 아무 변명도 하지 않는 친딸을 한번 쳐다보더니 친딸 대신 해명해 주었다.“고발한 게 아니야. 윤미가 섭섭한 표정으로 들어와서 자신이 낡은 차만 몰고 다닌다고, 네 차가 윤미 차보다 훨씬 더 좋다고 섭섭하다고 말하고 있었어.”“윤미야, 내일 윤정이랑 함께 가서 새 차를 골라 봐. 네가 사고 싶은 차로 골라서 사. 내가 네 동생만 편애한다고 말하지 말고.”이 가주가 귀찮은 표정으로 말했지만 이윤미에게 새 차로 바꾸어주겠다고 약속해 주었다.그리고 이윤정에게 이윤미와 함께 차를 고르러 가라고 권했다.이윤미에게 새 차를 사줄 거라는 어머니의 말에 이윤정은 질투가 났고 입을 삐죽

최신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86화

    전태윤은 큰 손으로 그녀의 손등을 덮으며 말했다.“얼굴만 비추고 대략 30분 정도 머물렀다가 바로 자리를 뜨자. 당신은 술 마시지 말고 그 여자들과도 멀리 떨어져 있어. 가장 좋은 건 내 옆에서 한 발짝도 떨어지지 않는 거야.”“그럼 태윤 씨 말대로 30분만 머물러요. 하지만 당신 옆에 딱 붙어 있을 필요는 없어요. 내가 있는 곳엔 사람들이 알아서 몇 미터씩 떨어지니까요.”모두가 그녀가 전태윤이 애지중지하는 아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겨우 임신에 성공한 그녀의 아이는 매우 귀한 존재였다. 그래서 누구도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그녀가 실수로 넘어지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자신들이 연루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하예정은 이 상황이 과도하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달랐다.관성 상류층 사람들은 그녀와 거리를 유지하며 아기를 낳고 나서야 모임에 나오라고 권했다.전태윤이 그녀를 달래듯 말했다.“그 사람들이 현명한 거야. 거리를 유지하는 게 나아. 그들 중 많은 사람이 담배를 피우는데 간접흡연을 많이 하면 좋을 게 없잖아.”하예정이 임신한 후, 전태윤은 그녀를 사교 모임에 데려가지 않았다. 간접흡연이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까 봐서였다.“그럼 그냥 안 갈게요. 아기를 낳고 나서 당신이랑 모임에 나가죠 뭐. 사실 그 여자가 누군지 저랑은 아무 관계도 없잖아요. 낯익다고 느끼긴 했지만 어디서 봤는지는 모르겠어요. 아마 만난 적이 있어도 제대로 알지 못해서 누군지 떠오르지 않는 거겠죠.”전태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직도 서로 모르는 걸 보면 전에도 잘 안 맞았을 거야. 그렇지 않았다면 이미 친구가 되었겠지.”하예정은 많은 귀부인들과 잘 맞지 않았고 그들과는 가볍게 인사만 나누는 정도였다. 그녀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아예 관심도 없었고 그들이 누구인지조차 몰랐다.사실 전태윤도 아내가 사교 모임에 가지 않는 것을 더 바랐다. 만약 그녀가 참석하면 그는 그녀가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며 시간을 보낼 동안 옆에서 지켜야 했다. 그러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85화

    “그놈이 후회할 날이 올 거야! 분명 내가 친누나인데 이복누나인 여운초를 믿다니!”여운별은 속으로 분노를 삭이고 있었다.한편, 하예정은 방금 서점에서 책을 구매한 젊은 주부가 정교한 인피 가면을 쓴 여운별이라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사실 하예정은 여운별과 개인적으로 잘 알지도 못했다. 변장한 여운별의 체형이 어딘가 낯익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그녀가 누구인지 끝내 떠올리지 못했다. 하예정의 친한 지인 범위에는 여운별이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익숙하고도 차분한 발소리가 들리자 하예정은 서점 밖으로 나갔다.“태윤 씨!”하예정은 환한 미소를 띠며 남편을 향해 걸어갔다. 전태윤은 눈웃음을 지으며 성큼성큼 다가와 그녀를 안아주었다. 그리고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여보, 보고 싶었어.”그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나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하예정이 작게 말했다.“다들 보고 있잖아요. 매일 보는데 뭐가 그렇게 보고 싶다고 그래요.”전태윤과 함께 온 경호원 한 명이 봉투 두 개를 들고 서 있었다. 봉투 안에는 포장된 음식이 들어 있었고 그는 그것을 서점 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건넸다.전태윤이 직접 아내를 데리러 왔기 때문에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서점에 남아 가게를 봐주기로 했고 음식을 준비한 것도 직원들이 서점에서 식사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전태윤은 아내의 손을 잡고 차로 향하며 물었다.“피곤하지 않아?”“안 피곤해요. 저 그렇게 약하고 여리지 않아요.”하예정은 어려운 시절을 겪었던 사람답게 단호히 말했다.전태윤은 그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웃었다.“그럼, 우리 아내가 얼마나 강하고 대단한데.”“말만 번지르르하네요.”전태윤은 그녀를 차에 태웠다. 하예정이 올라타자 그도 따라 탔고 문을 닫은 뒤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그는 아내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장난스레 말했다.“그럼 벌로 뽀뽀 한 번 해줘야겠네.”하예정이 그를 살짝 밀어내며 작게 말했다.“사람들이 웃어요.”“아참. 방금 당신 오기 10분 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84화

    용태호는 여운별에게 약속했다.만약 예씨 가문 사모님의 양자가 자신들이 찾고 있는 사람임이 확인되어 그 아이를 데려오게 되면 여씨 가문의 모든 재산을 여운별에게 넘기겠다고 했다.뿐만 아니라 전씨 가문의 큰 며느리도 여운별에게 맡기겠으니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그러나 용태호는 자신이 뱉은 약속을 지킬 생각이 전혀 없었다. 일이 끝난 후 여운별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지만 그녀는 용태호가 자신을 위해 전씨 가문과 소씨 가문을 적으로 돌릴 것이라고 허황한 꿈을 꾸고 있었다.경호원들 또한 용태호의 진짜 속내를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여운별을 감시하고 돕는 역할만 맡고 있었다. 진실을 말하지 않고 그녀가 꿈을 꿀 수 있도록 놔두는 것이 그들한테는 최선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여운별은 용 사장을 위해 일할 동기를 잃을 게 뻔했다.여운별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알겠어요. 하지만 왜 저한테 이렇게 냉정하고 무정하게 대하는 거죠? 사람들 앞에서는 저를 ‘사모님’이라고 불러야 할 거 아니에요.”경호원들은 사람들 앞에서는 그녀에게 공손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했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마치 관리인처럼 그녀를 철저히 통제했다. 그들은 싸움에도 능했고 여운별은 그들과의 대결에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한 번은 그녀가 용태호에게 그들에 대해 고자질했지만 용태호는 그녀에게 경호원들을 화나게 하지 말라고만 조언했다.“그들은 무식하고 자비를 모르는 자들이야. 손에 피를 묻혀본 경험도 많지.”이 말에 겁이 난 여운별은 다시는 그들을 건드리지 않았다.경호원 중 한 명이 냉정하게 말했다.“오늘 당신은 새로운 얼굴로 하예정 씨 앞에 나타났습니다. 이제 여운별의 신분으로 돌아가 언니를 다시 한번 도발하세요. 그들이 여운별의 소식을 놓치면 곧바로 사장님의 부인 신분을 의심할 겁니다.”여운별이 실종된 상태에서 낯선 용씨 가문의 사모님이 갑작스레 나타난다면 두 사람을 연결 지으려는 의심이 생길 가능성이 있었다.여운별은 경호원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83화

    전태윤의 차량 행렬이 지나가자 여운별은 급히 좌석에 몸을 낮추어 바깥에서 그녀를 볼 수 없도록 했다.사실 전태윤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할 가능성이 컸지만 여운별은 마치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상대방이 자신을 알아볼까, 자신이 저지른 일이 들통날까 걱정했다.하예정이 그녀를 감옥에 보낸 이유는 단순히 그녀가 방심해 하예정의 무술 실력을 몰랐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가장 큰 이유는 하예정 뒤에 전태윤이라는 강력한 후원자가 있었기 때문이다.지금은 여운별 역시 용 사장을 등에 업었지만 전태윤의 전용 차량을 보기만 하면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숨고 싶어 했다.전태윤의 차량이 지나가자 조수석에 앉아 있던 경호원이 고개를 돌려 의자에 몸을 움츠리고 있는 여운별을 발견했다. 바깥에서 보면 마치 뒷좌석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지금 뭐 하는 겁니까?”경호원이 불만 가득한 어조로 물었다.여운별은 고개를 들어 차창 밖을 몰래 살폈다. 전태윤의 차량이 보이지 않자 그녀는 안도하며 자세를 바로 세우고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급히 몸을 숨기느라 옷이 약간 구겨졌는데 모두 명품 옷이라 그녀는 저절로 조심스럽게 다뤘다.“방금 지나간 차들, 누구 차인지 아세요? 그 롤스로이스는 전태윤이 자주 사용하는 차량이에요. 뒤따라온 차량들은 그의 경호팀 차량이고요. 그의 경호팀은 항상 그를 따라다녀요.”여운별은 긴장한 얼굴로 설명했다.전태윤이 경호팀을 대동하는 이유는 과거 그의 열렬한 팬들이 과도하게 따라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결혼 후에도 그는 경호팀을 유지했는데 이는 젊은 여성들이 그에게 가까이 다가와 아내의 오해를 사는 일을 막기 위함이었다.특히 과거 도차연 사건은 전태윤과 하예정에게 깊은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전태윤과 도 대표가 사업을 논의하면서 도차연에게 접근할 기회를 줬고 하예정의 자리를 넘보고 있던 도차연은 전태윤과 비슷한 외모를 가진 남자를 찾아 애정 행각이 담긴 사진을 찍어 하예정에게 보냈다.경호원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가씨, 자신의 얼굴을 만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82화

    “사장님께서는 아가씨에게 더 많이 배우고 자신의 능력을 키우라고 하셨습니다. 성격도 고치고 온화하며 품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귀부인의 태도를 갖추라고 하셨죠. 예전처럼 오만하고 거칠게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류층 귀부인들 사이로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경호원의 말에 여운별은 입을 삐죽이며 불만을 드러냈다.“당신들은 그 귀부인들이 오만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사실 그 여자들도 꽤 오만한 점이 있어요. 당신들이 직접 만나보지 못했을 뿐이죠.”“우리 여씨 가문도 명문가라고요. 나는 단지 나이가 어리고 성격이 좀 강해서 그렇지 품위가 없는 건 아니에요. 나도 품위를 지킬 줄 알아요. 예전 내 사교계에도 다 명문가의 딸들과 부잣집 아가씨들뿐이었죠.”비록 여운별의 어머니가 형부와 재혼하며 사교계에서 좋은 평판을 받지 못했지만 이로 인해 여씨 가문의 둘째 딸로서 그녀가 관성의 상류층에서 차지한 지위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여운별은 자신이 성소현 같은 이들과는 비교될 수 없더라도, 많은 부잣집 딸들보다 훨씬 낫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그녀는 여전히 자신감이 넘쳤고 자신의 기품과 교양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어릴 적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고, 지금은 스무 살로 한창 꽃다운 시기였다. 조금 오만하다고 해도 그것이 무슨 큰 문제냐는 태도를 유지했다.“아가씨, 지금은 관성에 있으니 더 이상 여씨 가문의 부잣집 아가씨 행실을 하면 안 됩니다. 이를 꼭 명심하세요. 만약 사장님께서 지시하신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정체가 드러난다면 매우 끔찍한 결과를 맞게 될 것입니다. 사장님은 성격이 별로 좋지 않으시거든요.”경호원의 경고는 이어졌다.“게다가 사모님의 수완도 뛰어나십니다. 사장님이 직접 나서지 않고 사모님께 아가씨를 넘기시면, 차라리 죽는 게 나을 만큼 고통스러운 일이 생길 겁니다. 사모님은 당신이 어느 명문의 딸인지 개의치 않으십니다. 당신의 목숨은 사모님의 한마디에 달려 있죠.”이 말을 들은 여운별의 얼굴이 굳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81화

    “우리 가게에는 유아용 교재가 없어서요. 다른 문구 방에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하예정의 서점은 중학교 앞에 위치해 주 고객층이 중학생이었고 유치원용 책은 들여놓지 않았다.“아, 그렇군요. 그럼 잠시 후 다른 문구 방에 가봐야겠어요.”젊은 여자는 책값을 지불하고 책을 들고 나가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그녀가 가게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며 하예정은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아마도 전태윤과 함께 행사에 참석했을 때 스치듯 본 적이 있을지 몰랐지만 깊이 알지는 못해 기억나지 않는 것이라 여겼다.‘잠시 후 태윤 씨한테 물어봐야겠다. 어떤 가문일까? 장남은 결혼했고 작은아들은 중학생이고 막내딸은 유치원이라니...’젊은 여자는 스물한두 살쯤으로 보였고 남편도 젊을 가능성이 컸다. 하예정은 임신 전 상류층 모임에 자주 참석했지만 어느 집안 자제가 그렇게 일찍 결혼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그녀가 아는 젊은 여자들은 대체로 그보다 나이가 많았기에 방금 본 여자가 속한 가문은 아직 명문으로 자리 잡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여자의 차는 근처에 주차된 흰색 BMW7 시리즈였다. 차 앞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 두 명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자가 가까이 다가가자 두 남자는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경의를 표했다. 그녀의 경호원과 운전기사인 듯했다.“출발하죠.”여자는 차에 올라 운전사에게 지시했다. 차가 멀리 떠난 후, 그녀는 가게 쪽을 돌아보았다. 하예정이 더 이상 자신을 보지 못할 거리라고 판단한 순간, 여자는 얼굴을 만지며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그 젊은 여자는 바로 여씨 가문의 둘째 딸, 여운별이었다. 그녀는 현재 용태호의 스폰녀로 지내고 있었지만 사교계에서는 용씨 가문 사모님을 사칭하며 활동 중이었다. 이는 용태호가 모든 의심을 피하기 위해 마련한 조치였다.여운별은 용태호가 준 인피가면 덕분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녀의 임무는 하예정에게 접근해 친구가 된 후 용정이라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80화

    “저도 마음이 놓이네요. 엄마, 윤하가 아직 소 대표의 고백을 받아주지 않은 거 맞죠? 제가 대신 받아주고 싶네요. 소씨네 식구들 성격이 다들 시원시원해서 우리 윤하한테 잘 맞는 거 같아요. 윤하도 덜렁덜렁 거리는게 저 집안과 바이브가 맞아요.”윤하 어머니는 혁진에게 말했다. “네 동생 일생의 큰 일이야. 우리가 잘 체크해주고 나머지는 윤하한테 맡겨야지. 지훈한테 시집가는 사람도 윤하도 한평생 같이 살 사람도 윤하 자신이니까 걔가 좋아야 되지. 그리고 윤하 다음은 너랑 혁주야. 너희 둘도 이제 슬슬 준비해야지.”“엄마, 저 쌀 씻으러 갈게요.” 윤하 어머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혼 잔소리를 했고 혁진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들어갔다.그런 혁진을 보고 어머니는 몇 마디 나무랐다.연성의 겨울은 눈 내린 광경을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관성은 아직도 최고 기온이 25도나 되는 여름이어서 길거리에는 반팔티를 입고 걸어 다니는 사람이 많았다.하예정은 서점에서 남편이 데리러 오기를 기다렸다. 두 사람은 관성 호텔에 가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다.그녀는 이제 더 이상 공예품을 만들지 않았다. 온라인 쇼핑몰도 전에 그녀를 도왔던 아기엄마한테 양도했다.지금은 서점에서 일하고 있고 학생들이 수업이 끝나면 조금 바빠질 뿐, 다른 시간에는 아주 한가해서 옆 가게 탐방도 자주 하곤 했다. 비록 경호원들이 뒤따르지는 않지만 행여나 무슨 일이 생길까 항상 주시하고 있었다.심효진은 소설을 좋아해서 그녀가 서점을 지키고 있을 때는 하루 종일 앉아 소설을 읽곤 했다.하예정은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고전 작품 한 권을 골라 읽었지만 자꾸만 하품이 나와 결국 읽기를 포기했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를 지나 책장 앞에 다가가 먼지털이로 책우의 먼지를 털기 시작했다. 사실 먼지가 별로 없었지만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할 일을 찾아야 했다.그때, 밖으로부터 또깍또깍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처음 보는 젊은 부인이 서점으로 들어왔다. 손에는 에르메스 백을 들고 있었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79화

    혁진은 거실에서 지훈이 부모님이랑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지훈이 아버지는 성격이 아주 호탕한 분이셨다. 혁진이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두 사람은 말이 잘 통했다.지훈이 마침 아침밥을 들고나오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의형제를 맺을 기세였다.지훈이 어머니는 그런 남편을 몇 번이나 눈치를 주었다.이 양반이 지금 여기가 어디인지 까먹은 거 아니야?여기는 윤하네 집, 예비 사돈댁이라고. 혁진은 예비 며느리 친오빠고, 두 사람이 형제를 맺으면 나중에 아들더러 어떻게 처신하라는 거야. 아주 그냥 엉망진창이네.“아버지, 어머니, 윤하 씨 어머님께서 아침을 준비해 주셨어요. 따뜻할 때 드세요. 저희는 이미 먹었어요.”지훈은 부모님을 주방으로 불렀다. “점심은 여기서 먹어요. 조금 있다가 윤하 씨랑 제가 장 봐 올게요.”지훈이 어머님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좋아, 나도 나가서 눈이 내리는 걸 보고 싶어. 지훈이 아버지, 당신도 같이 가요. 짐도 들어줄 겸.”남편의 의견을 물어보는 듯했지만 사실상 답정너였다. 집에 두고 갔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장 보고 돌아올 땐 이미 혁진이랑 형제를 맺었을지도 모른다.“그래요.”지훈이 아버지는 흔쾌히 대답했다.윤하 어머니는 주방에서 나오며 민망한 듯 말했다. “두 분께서 오시는 줄을 몰라서 제대로 준비 못 했어요. 점심에는 뭘 드시고 싶으세요? 말만 하세요, 제가 다 할 수 있어요. 가족이라 생각하고 편히 말씀하세요. 내외할 것 없어요.”지훈이 어머니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 저희 안 그래요. 이제는 가족이나 마찬가진데요. 저희는 뭐든 잘 먹어요. 아무거나 다 돼요.”“사돈, 윤하는 정말 훌륭한 아가씨예요. 저희 지훈이랑은 비교가 안 돼요. 지훈이 때문에 저희 두 사람 속 많이 태웠어요.”지훈이 어머니는 실수도 사돈이라고 불렀지만 윤하 어머니는 개의치 않았다. “과찬이세요. 저희 윤하도 속 썩일 때가 많았어요. 지훈이야말로 성숙하고 성격도 온화하고 너그럽고 유망한 청년이죠. 저희 윤하보다 훨씬 나은 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78화

    원래부터 지훈을 마음에 들어 하던 윤하 어머니는 지훈의 특별한 사정을 알고 나서 더욱 자신의 사윗감이라는 확신이 들었다.윤하와 결혼을 하게 되면 지훈은 그녀를 더욱 소중히 아낄 것이 분명했기에 윤하 어머니는 딸이 멀리 관성에 시집가서 마음고생할 거라는 걱정이 사라졌다.윤하와 어머니는 주방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지훈이 부모님을 대접할 아침을 준비했다.지훈도 주방으로 들어와 일손을 도왔다.“지훈 씨, 안 도와줘도 돼요. 가서 부모님이랑 얘기 나눠요.”윤하는 지훈을 밀어냈다.“부모님이 저더러 도와주라고 해서 들어왔는데 저를 또 저쪽으로 보내시면 어떻해요? 누구 장단에 맞춰야 해요? 아차! 아버님이랑 큰형님이 안 보이시는데 아직 주무시나요? 아니면 도장에 일찍 나가셨어요?”지훈은 그 두 사람이 보이지 않자 물어보았다. 아까는 그럴 겨를조차 없었다.“두 사람 볼일이 있어서 아침 일찍 공항에 갔어. 이쯤 되면 아마 비행기에 올랐을 거야.”윤하 어머니가 대답했다.지훈은 별생각 없었다. 고백도 했고 부모님도 인사하러 오셨고 지금은 그저 윤하의 답변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사실 지훈도 내심 많이 긴장됐다.그도 윤하가 자신을 밀어내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옷도 사주고 고백 후에 도망치지도 않았기에 희망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윤하가 명확히 대답하기 전까지는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었다. 만에 하나 거절할 수도 있기에 두려웠다.윤하가 설령 거절한다고 해도 지훈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질병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렇지 않다고 해도 그가 선택한 사람이라면 평생 그 한 사람한테만 마음을 줄 그런 사람이었다. “어머님, 준비 많이 하시지 마세요. 두 분 간단히 요기하면 돼요. 제가 이따가 두 분 호텔로 모셔다드릴 거예요. 거기서 식사하시면 돼요.”“귀한 손님들이 멀리서 오셨는데 점심은 내가 대접해야지. 외식할까 아니면 집에서 먹을까?”윤하 어머니는 물었다.“집에서 먹으면 윤하랑 혁진이는 오늘 도장 나가지 말고 장 좀 봐줘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