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훈의 눈길이 서류 쪽으로 갔다.그걸 눈치챈 이경혜는 숨기지 않고 말했다.“참, 소지훈 씨, 제가 부탁이 하나 있는데...”만약 소씨 일가가 도와준다면, 부모님이 사망한 진짜 원인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이경혜는 생각했다.소지훈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제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편하게 얘기하세요.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꼭 도와드리겠습니다. 최근에 소현 씨에게 폐를 끼쳐서, 사실 저도 마음속으로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사모님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저도 마음이 한결 편해질 겁니다.”소지훈은 성소현이 제수씨와 관계가 좋은 것을 잘 알고 있다. 제수씨의 체면을 봐서라도 도와줄 것이다.이경혜는 자신의 신상과 부모님이 의외로 사망한 일을 소지훈에게 알렸다.소지훈은 이경혜의 말을 듣자마자 바로 일어나 가려고 했다.성기현과 예준하는 거의 동시에 일어나서 그를 잡아당겨 제자리에 앉혔다.“폐를 많이 끼친 것 같으니 전 이만 먼저 물러나겠습니다.”이경혜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소지훈 씨, 혹시 도와주실 생각이 없는 건가요?”“사모님, 제가 돕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수십 년이 지난 후에야 다시 증거를 찾는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조사한다고 해도 알아낼 수 있을 일이 아니라서요. 애초에 이 일을 계획한 사람도 아무 흔적을 남기지 않았을 거로 생각해요. 그 당시 흔적을 남겼다고 해도 긴 세월 속에 묻혀버린 지 오랄 거예요. 이 일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도 이미 다 이 세상을 떠났을 거고요. 이 일은 정말 제가 돕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도와드리기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제가 승낙을 했다가 결국 유용한 정보를 내놓지 못하고 성씨 일가의 기대를 저버리게 될까 봐 걱정되네요.”소지훈은 이런 일에 처음부터 개입하지 않는 편이 좋을 거로 생각했다.그는 자신이 그 서류들에 눈길이 간 것을 후회했다.‘어이구, 쓸데없는 호기심하곤.’잠자고 지켜보고 있던 성소현이 물었다.“지훈 씨, 정말 아무 정보도 캐낼 수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