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지존 사위: Chapter 961 - Chapter 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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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1화

세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홍인경과 손씨 가문의 사람들은 호수가 별장의 반경 10리 이내로 모두 모여들어 이 곳을 꽉꽉 막았다.명령 소리에 맞춰 싸움꾼과 날라리들은 모두 장비를 들고 호수가 별장으로 몰려들었다.사람의 무리를 뚫고 홍인경과 손장건이 걸음을 맞춰 다가오고 있었다.한 사람은 경기도의 왕이고 다른 한 사람은 손씨 가문의 회장님이다.두 사람이 같이 발을 맞추어 걸어온다는 것은 분명 경기도의 땅과 하늘이 뒤바뀌고 낮과 밤이 뒤바뀔 것을 암시하고 있다.그들의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 2~3분 남짓한 시간에 바로 호수가 별장에 이르렀다.경찰서 사람들도 이쪽의 움직임을 느꼈으나 임성휘는 여운기에게 보고를 올린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별장의 대문이 갑자기 열렸다. 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을 하고 걸어 나오고 있었고 오정범이 옆을 따르고 있었다.“가주! 대부님!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손지강은 상황을 알아채고 바로 소리를 질렀다. 그는 마치 목숨을 구해줄 생명줄이라도 잡은 듯했다. 비록 손발이 모두 다 나갔지만 여전히 바닥을 기어다닐 수 있었다.“시끄러워!”오정범은 발로 손지강의 얼굴을 향해 차버렸고 손지강은 그 자리에서 몇 번 뒹굴더니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사람 무리속에서 이 모습을 본 손장건은 눈살을 찌푸리고 표정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그는 손지강 쪽을 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시선이 김예훈에게로 떨어졌다. 그는 이를 갈며 말했다.“김예훈, 김세자!”홍인경은 평소 눈빛이 차가웠지만 손지강을 바라볼 때는 총애의 눈빛으로 가득 찼다.그는 평생 아들 없이 살다가 늙어서야 양아들을 두게 되어 줄곧 후계인으로 양성해 왔다. 그러나 김예훈이 이토록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다니...홍인경은 살인의 충동을 억누르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김세자, 사람이 한 발짝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하네. 무슨 일이든 극단적으로 끝을 보려고 하지 마. 지금 보니 나랑 끝장을 내보려고 하는구나!”김세자는 경기도 일인자로 불리고 있다.홍인경과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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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홍인경의 명을 듣고 최고의 싸움꾼 홍만기는 일급 싸움꾼들을 데리고 앞장섰다.“세자!”그 모습을 본 오정범은 입을 열더니 무의식적으로 김예훈의 앞을 막아섰다.홍인경과 손장건은 차갑게 웃었다.‘고작 오정범 한 명으로 무슨 수로 막는다고?’그러나 모든 사람이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홍만기 등 사람들이 김예훈의 앞에 다가가는 순간 그림자 하나가 스쳐 지나가면서 손에서 칼을 뽑더니 내리 베었다. 간단하기 그지없는 동작이지만 홍만기 등 싸움꾼들은 피를 토하고 날아가 버렸다.“뭐?!”이 모습을 보더니 모든 사람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럴 수가? 영화 찍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한 사람이 나타나자마자 여러 일급 싸움꾼을 바로 날려버리지?'홍인경도 정신을 못 차리고 몸을 으스스 떨더니 낯빛이 창백해져 입을 열었다.“너... 너 박인철이지! 당도 부대 수령! 경기도 전쟁의 신! 박인철! 너... 네가 어떻게 여기에?”박인철은 차가운 눈빛으로 홍인경을 바라보며 말했다.“오? 홍인경 씨가 저를 아십니까?”“지난번 이일매 생신연 이후,숨어 지낼 줄 알았는데 또 기어나와 죽을 짓을 찾아 하는구나.”홍인경은 무언가를 떠오른 듯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오른손으로 박인철을 가리켰지만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못했다.손장건은 낯빛이 어둡지만 훈계의 목소리로 말했다.“박인철 씨! 당신 국방부 사람인데 여기에 나타나면 되나? 국가의 힘을 사적으로 사용해도 되는가? 자네도 알다시피 손씨 가문은 경기도 국방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네! 오늘 일은 끼어들지 않는 것이 좋겠아. 아니면 당신 감투 조심해야 할 거야.”박인철은 픽 웃으며 말했다.“손씨 가문 주제에 날 협박을 해?”“수령, 아무래도 저희 당도 부대가 손을 안 쓴 지 꽤 되었나 봐요. 아무개들이 다 덤비기 시작했네요.”이때 사면팔방에서 당도 부대의 옷을 입고 허리띠에 당도를 찬 병사들이 걸어오고 있었다.그들은 모두 깔끔한 옷차림에 비장한 표정으로 걸어오고 있었다.그들이 나타나는 곳마다 싸움꾼과 날라리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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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이때 박인철은 김예훈의 앞으로 다가갔다. 조심스럽게 옷치레를 단정히 하고 경건한 표정으로 경례를 올렸다.“당도 부대 수령 박인철, 인사 올립니다!”“인사 올립니다!”“인사 올립니다!”별장 주위의 당도 부대 병사들은 모두 결의에 찬 눈빛을 하고 큰소리로 경례를 올렸다.그 소리는 사방으로 울려 퍼졌고 반경 수십 리를 진동시켰다. 그 소리에 손장건 등 사람들의 마음은 뒤숭숭해지고 몸이 후들후들해졌다.수많은 사람이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는 와중에 김예훈은 서서히 앞으로 다가왔다.그가 매 한 발짝을 내디딜 때마다 모든 사람의 마음은 쿵 하고 내려앉게 되고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싶은 정도였다.김예훈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놀라서 숨이 넘어갈 지경인 손장건을 보고 가볍게 말을 건넸다.“당신이 날 죽이려고?”“너... 너 도대체 누구야?”손장건은 거대한 공포감에 휩싸이고 있었다. 손씨 가문의 가주지만 이 순간만큼은 다리가 후들거리더니 순식간에 팍하고 무릎을 꿇어버렸다.손장건은 있는 힘껏 스스로를 일으키려고 했으나 무엇 때문인지 김예훈의 기세 앞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오기로 고개를 쳐드는 것마저도 젖 먹던 힘까지 다 쓴 느낌이었다.김예훈은 손장건의 앞까지 다가와 몸을 낮춰 웅크려 앉더니 그의 뺨을 툭툭 치면서 가볍게 말했다.“나한테 묻는 거야? 나는 확실히 그다지 대단한 사람이 아니야. 나는 김씨 가문의 세자일 뿐이니까. 하지만 당신들은 4대 일류 가문으로 이일매랑 손잡고 날 성남시에서 내쫓아 죽이려고 했지. 나는 운이 참 좋은 사람이야. 그냥 들어간 국방부에서 당도 부대의 총사령관까지 맡았으니까 말이야. 그래도 무서워하지 마. 나는 이미 전역했고 손씨 가문에 비하면 그냥 작은 인물일 뿐이니까. 나와 다르게 손씨 가문은 얼마나 대단해? 세자는 내 가족을 잡아가고 내 아내를 괴롭혔고, 가주는 심지어 수천 명을 데리고 와 나를 죽이려고 하니... 참 무서워 죽겠네.”김예훈은 방긋 웃으면서 말하다가 나중에는 눈빛속에 차가움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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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걔는 죽어도 싸요! 죽어도 싼 놈이에요!”손장건은 말을 하며 손지강 옆까지 기어와 뺨을 두 대 때렸다.그러고는 연신 절을 올리며 빌었다.“총사령관님, 총사령관님, 얘는 죽어도 싸요! 그냥 죽여주세요! 손씨 가문에서는 절대 이걸로 문제 삼지 않을 겁니다... 아닙니다. 저희 손씨 가문에서는 문제 삼을 자격조차 없습니다. 지금부터 저희 손씨 가문은 총사령관님의 개로 살겠습니다. 총사령관님께서 짖으라면 짖고 물라면 물겠습니다.”김예훈은 웃는 듯 마는 듯하며 손장건을 바라보고 말했다.“당신이 그럴 자격이 있어?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입에서 내 개가 된다는 말이 나오지?”손장건은 불쌍하게 웃었다. 그의 얼굴에는 비참함이 역력했다.그는 김예훈이 없는 말은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손씨 가문은 확실히 그럴 자격이 없다.권력이라 하면 총사령관의 권력이 어마어마했고 재력이라 하면 김세자는 어지간한 부자가 아니다.이런 사람 앞에서 손씨 가문은 무슨 자격이 있겠는가?그전까지 손장건은 진주 이씨 가문만 있다면 김세자라도 한번 건드려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이제야 깨달았다. 진주 이씨 가문이면 어때?총사령관 앞에서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지.진주 이씨 가문을 떠올리니 손장건은 갑자기 연신 절을 하기 시작하며 말했다.“총사령관님, 제가 중요한 보고를 올릴 일이 있습니다. 제가 말하면 목숨 하나만 살려주십시오.”“말해봐.”김예훈은 가볍게 입을 열었다.손장건은 흥정할 겨를도 없이 바로 입을 열었다.“진주 이씨 가문의 이장우가 성남시를 방문해 정식으로 하씨 가문에 청혼했습니다. 총사령관님의 비서 하은혜한테 청혼했습니다. 그를 도와주기 위해 윤씨 가문, 나씨 가문, 임씨 가문 그리고 저희 손씨 가문까지 모두 순차적으로 청혼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희 네 가문은 하은혜로부터 시작해 CY그룹을 내부에서부터 와해시킬 작전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씨 가문의 김만태가 아직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성남을 지키고 있겠다고 했습니다.”손장건은 목숨을 건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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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손장건은 갈망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손장건도 일대의 효웅인데 정말 이대로 죽고 싶지 않았다.죽으면 아무것도 남지 못하고 다 사라지기 때문이다.김예훈은 흥미진진하게 손장건을 바라보고 있다가 또 무릎을 꿇고 아무 말도 못하는 홍인경을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홍인경, 손장건은 나한테 손씨 가문의 산업까지 다 배상해 준다는데 당신은 무엇을 줄 것인가?”입을 함부로 열지 못하던 홍인경은 이제야 허락을 맡은 듯 파르르 떨며 입을 열었다.“총사령관님만 괜찮으시다면 오늘부터 저는 경기도에서의 모든 직무를 오정범에게 넘기겠습니다. 이제부터 오정범 씨가 바로 경기도의 새로운 왕입니다.”김예훈이 경기도의 세력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이 없다는 것을 홍인경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하지만 오정범은 김예훈의 부하이고 그가 이 모든 것을 이어 맡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김예훈은 아무 말 없이 뒤돌아 떠나버렸다. 만약 그들이 직접적으로 건드린 것이 아니라면 그는 손씨 가문, 홍인경 따위를 아예 신경도 쓰지 않을 것이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진주 이씨 가문이야말로 강적이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그리고 상대는 하은혜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이미 김예훈을 건드린 것과 마찬가지다.현장에서의 다른 일은 박인철과 오정범에게 넘기면 된다.당도 부대는 빠른 속도로 철수했고 오정범만 남아 별장 입구에서 마무리하고 있었다.김예훈은 산밑으로 왔다.임성휘 등 사람들은 그가 떠난 것을 보고 감히 막아설 수가 없었다.조금 지나더니 한 형사가 의문을 품고 입을 열었다.“부반장님, 이 사람 왜 낯이 익죠? 저번 임씨 가문 큰 어르신의 생신연때 뵌 적이 있었던 것 아닙니까?”임성휘는 뺨을 때리면서 낮은 목소리로 욕했다.“너랑 무슨 상관이야? 똑똑히 기억해. 오늘 본 것, 들은 것, 누가 지껄이기만 해봐. 내가 그놈의 입을 찢어버릴 테니까.”임성휘가 말하고는 몸을 살짝 떨었다.그는 방금 스쳐 지나간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본 것 같았다. 아마도 임씨 가문 외손녀의 남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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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김예훈은 프리미엄 가든으로 돌아왔다.임은숙과 정군은 묘지 가격에 대해 전화 상담을 하고 있었고 김예훈을 보더니 모두 깜짝 놀란 듯하였다.한참 지나서야 정신을 차린 임은숙은 차갑게 말했다.“왜 돌아왔어? 그냥 죽지 그래. 이 집안에서 널 환영해 줄 사람은 없다. 아무것도 안 하는 주제에 맨날 여기 건드렸다 저기 건드렸다! 손씨 가문의 세자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 네가 건드릴 만한 사람이야? 너 때문에 소현은 아직도 침대에 누워있는 신세이고 민아는 매일 눈물을 멈추지 못해!”임은숙은 말하면 말할수록 열에 받쳐 벌떡 일어나더니 김예훈의 뺨을 후려쳤다.“짝—”소리와 함께 김예훈은 뒤로 두 발짝 물러났다. 그는 이번에 피하지도 화내지도 않았다.임은숙이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정민아와 정소현이 피해를 본 것은 확실히 자기때문인 것은 틀림없다.김예훈이 돌아온 것을 보고 정군은 드디어 정민아의 방문을 열었다.김예훈이 건강하게 돌아온 것을 보고 정민아는 이제야 마음이 놓였다.정소현도 방에서 머리를 내밀고 눈을 깜빡이며 김예훈의 정체를 노출하지 않았다고 암시를 해주고 있었다.“일은 어떻게 되어가?”정소민은 긴장하며 물었다.그녀가 보기에 손씨 가문은 어마어마한 가문이고 김예훈이 살아서 돌아온 것은 천운이었다.김예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머니, 아버지, 민아야, 저희 집안과 손씨 가문의 원한은 모두 해결했습니다.”“뭐? 해결했다고? 어떻게 한 거야? 설마 손씨 가문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고 두 딸을 팔아먹을 것은 아니지?”임은숙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그녀는 비록 사치를 탐하고 미래의 사위가 부자이기를 바라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절대 딸을 팔아 장사를 할 생각은 없었다.그리고 팔더라도 자기가 팔아야지 언제부터 사위가 이런 노릇을 하게 되었는가?김예훈은 가볍게 말했다.“어머니, 걱정하지 말아요. 아무 조건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내일 아침에 방문해 무릎 꿇고 사죄를 올리겠다고 했어요. 맞다, 홍인경도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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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정민아와 정소현때문에 임은숙과 정군은 오늘도 프리미엄 가든을 떠나지 않고 그들을 지키고 있었다.이튿날 아침, 임은숙이 장 보러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의문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여보, 빨리 와봐. 여기 문 앞에 이상한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정군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보더니 프리미엄 가든 문 앞에 수십 명이 걸어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그들이 세 걸음에 무릎 꿇고 세 번 절을 하는 모습은 딱딱 맞아떨어졌다.길 가던 많은 사람이 그들에게 눈길이 끌렸고 심지어 그중 몇몇 권력 있는 사람을 알아보았다.“이... 이분 손씨 가문의 손 어르신 아닌가? 유명한 분인데 왜 여기서 절을 올리고 있지?”“프리미엄 가든에 귀인이 온 것이 아닐까? 손씨 가문에서도 이렇게 정중히 인사를 올리니 말이다!”“그러고 보니 혹시 기억하는가? 얼마 전에 성남시 공항이 봉쇄되었잖아. 내가 기억하기로 그때 수백 대의 롤스로이스가 있었는데 그야말로 장관이었어.”“아마도 진주에서 오신 그분 때문에 이러시는 것이겠지.”“손씨 가문도 참 대단해. 관건적인 시기에 자존심을 내려놓을 줄도 알고 말이야. 이번에는 진짜 높은 분한테 걸렸나 보다.”“혹시 아나, 손씨 가문이 성남시의 차세대 명문가가 될지?”사람들의 의논 소리를 듣고 임은숙과 정군은 서로 마주 보았다.정군은 이상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우리 때문에 온 건 아니겠지?”임은숙은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며 말했다.“당신 무슨 생각해요? 김예훈 그 자식처럼 맨날 쓸데없는 꿈 꾸지 좀 마요! 못 들었어요? 손씨 가문은 진주에서 온 귀인 때문에 온 거라고요! 김예훈 그 쓸모없는 자식이 진주에서 온 귀인처럼 보여요? 용포를 입혀도 태자로 보이지 않을걸요?”정군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하긴, 맞아!”그런데 갑자기 두려워하며 말을 이어갔다.“여보. 방금 밖에 있는 사람들 당신 알아본 건 아니겠지? 우리 오늘 집 밖을 나가면 안 되겠다. 어제 일 해결되었는지도 모르는데 손씨 가문에서 아직도 노리고 있으면 우리는 망하는 거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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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당신들, 지금 무슨...”정민아는 들것에 누운 손지강을 보고 낯빛이 어두워졌다.정군과 임은숙도 그 모습을 보더니 몸을 일으켜 세웠고 얼굴에는 믿기 힘든 표정이 역력했다.그들도 알만큼은 아는 사람이라 손씨 가문의 가주 손장건은 알고 있었다.그런데 손장건이 무릎을 꿇었다?그들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손씨 가문의 나머지 사람들도 모두 풀썩 무릎을 꿇었고 절을 올리기 시작하였다.그 뒤로 보기에 위엄이 있는 한 사나이가 걸어 나오더니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또 무릎을 꿇었다.“정민아 씨, 오늘 저 손장건이 손씨 가문의 사람들을 데리고 사죄를 올립니다. 어제 손지강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준 일은 모두 저희의 잘못입니다.”손장건이 먼저 입을 열었다.홍인경도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저 홍인경도 어제 일에 대해 사죄를 올립니다. 둘째 아가씨를 납치해 간 홍만기는 이미 팔다리를 모두 잘랐습니다.”홍인경이 말을 하다가 손을 휙 젓더니 그 뒤로 또 하나의 들것이 올라오고 있었다.손지강과 홍만기의 들것은 차례로 붙어 있었고 두 사람이 누워있으니 마치 불쌍한 형제와 같았다.이때 정민아와 정소현은 믿기 어려운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어제까지만 해도 두 놈은 얼마나 날뛰던지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게 보인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두 놈은 모두 팔다리가 끊어져 나갔고 심지어 상처를 감싸지도 않아 보기에 아주 흉했다.“펑—”손지강은 턱으로 짚으며 들것에서 스스로 굴러떨어졌다. 그러고는 떨면서 입을 열었다.“정민아 씨,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 잘못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입니다.”홍만기도 기어와 입을 열었다.“제가 몰라뵀습니다. 제가 몰라뵀습니다. 감히 두 분을 건드리다니! 저를 때려 화를 풀 수만 있다면 마음껏 때리십시오! 때려 죽어도 상관없습니다.”이 순간 정민아의 가족들은 모두 멍해 있었고 머릿속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손씨 가문에서 사과도 하고 심지어 이런 행동까지 하다니... 정말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사건의 두 장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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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정민아는 대충 무슨 상황인지 알았지만 이번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들이 먼저 찾아와서 석고대죄한 거야.”틀린 말은 아니다.어제 손장건과 홍인경이 무조건 사과하러 오겠다고 했다. 김예훈이 허락하자 손장건과 홍인경은 김예훈에게 목숨이라도 바칠 것 마냥 감동했다.이 말을 듣자 정민아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김예훈, 김세자를 만나면 꼭 감사의 인사를 전해. 그가 아니었더라면 너 어제 못 돌아올 수도 있었어. 그리고 다음에는 멋대로 행동하지 말고 제발 뒷일 좀 생각하고 행동해. 이번에는 김세자가 나서줘서 운이 좋았지만 다음번에는 어떻게 될지 몰라.”정민아의 말을 듣고 김예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오히려 정군이 놀라 입을 열었다.“민아야. 그러니까 이번에 일어난 큰일을 해결할 수 있었던 이유가 김세자가 손을 썼기 때문이라는 거니?”임은숙은 이제야 조각이 맞춰졌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난 또 저 쓸모없는 놈이 한 건 한 줄 알았잖아! 경기도 일인자인 김세자가 손을 썼으니 홍인경과 손장건이 와서 사과하는 건 정상이야! 예훈아, 너 정말 낯짝도 두껍다. 왜 네가 다 해결한 것처럼 말하니! 만약 민아가 말하지 않았으면 우린 다 너한테 속아 넘어갈 뻔했잖아.”정민아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엄마 아빠, 예훈이를 탓하려고 말한 게 아니니까 너무 뭐라 하지 마세요. 저는 그냥 앞으로 김예훈이 행동하기 전에 생각이란 걸 했으면 해서 말한 거예요.”임은숙은 언짢은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봤다. 그래도 참지 못하고 정민아를 구석으로 데리고 가 의심의 눈초리를 하며 말했다.“민아야 솔직히 말해. 너 김세자랑 뭔 일 있었지? 상관없으니까 엄마한테 말해봐. 솔직히 저 쓸모없는 놈이랑 갈라서도 엄마는 너 편이야.” 정민아는 묵묵히 듣다 진지하게 말했다.“엄마. 제발 다른 사람들처럼 헛소문 좀 만들지 마! 나랑 김세자는 아무 관계도 아니야. 심지어 어떻게 생긴지도 몰라!”임은숙은 놀란 눈을 하며 말했다.“내가 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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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정민아는 엄마가 갑자기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의문이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 귀국해서 지금 대전에서 한 회사의 총 지배인을 맡고 있어.”“해연이 정말 대단하다!” 임은숙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딸 해연이한테 전화해서 엄마가 맛있는 밥 사줄 테니 성남시에 한 번 놀러 오라 해.” 말을 다 하고 임은숙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떠났다. 임은숙은 자신은 정민아를 설득시킬 수 없지만 육해연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육해연이 정민아를 설득하기만 한다면 머지않아 자신은 부귀영화를 누릴 테니까.이런 생각을 하니 김예훈이 더욱 눈에 거슬렸다. 매섭게 김예훈을 노려보며 인사조차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임은숙과 정군이 떠나는 것을 확인하자 정민아는 미안한 기색을 내보이며 말했다. “예훈아, 이번 일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 엄마 성격 원래 저렇잖아.”김예훈이 말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 뭐.”김예훈은 이번 김세자 일을 설명하려 했지만, 정민아의 태도를 보고 마음을 접었다.이 상황에서 설명을 해 봤자 소용이 없는걸 알고 있었다.더욱이 김예훈은 원래 정민아가 명문가에 들어올 수 있게 준비하고 있었는데, 지금 벌써 정체가 노출돼봤자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김예훈은 CY그룹에 도착해 하은혜를 호출했다.하은혜는 요 며칠 잠을 자지 못해 매우 수척한 모습이었다. 하은혜는 김예훈을 보자마자 말이 튀어나왔다. “김 대표님, 대전 일을 어떻게 됐습니까?”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 “얼추 비슷합니다. 이번에 계열사에 새로 들어온 육해연 총 지배인한테 권한 넘겨서 일을 처리하라 하세요. 상당한 능력의 소유자입니다. 어차피 우리의 주 업무는 모두 경기도 쪽에 있으니, 대전부터 충청지역까지의 일은 지금 당장 급하지 않습니다. 아, 혹시 최근에 무슨 일 있었나요? 안색이 조금 안 좋아 보여요.”김예훈은 관심을 기울이며 말했다.사실 김예훈은 진주 이씨 가문이 청혼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하은혜가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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