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 사위의 모든 챕터: 챕터 431 - 챕터 440

2317 챕터

제431화

김예훈은 태연하게 답했다. “소용이 있을 겁니다.”“소용이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우리 정씨 일가의 입장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습니까?”“전 YE 투자 회사의 대표가 아무리 차가운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정씨 일가의 부 대표가 문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것을 보면 화가 풀릴 거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 그렇게 해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정동철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우리 정씨 일가의 체면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이야.”“회장님,” 김예훈은 노파심에 찬 얼굴로 말했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YE 투자 회사에 저희 쪽 태도를 보여줘야 합니다!”“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저희한테는 시간을 벌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단 며칠이라도 시간을 벌 수 있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하는데 좋은 일이 아닙니까?”“게다가, 선우 가문의 골동품 감정회에서 무릎을 꿇었던 사람이 있는데 이번에 또 무릎을 꿇는 건 일도 아니지요.”정동철은 깊은 생각에 잠겨 한동안 망설였다.“물론, 정씨 일가의 회장님께서 직접 나서신다면 더 좋을 것 없겠지요.” 김예훈도 옆에서 부추기기 시작했다.“만약 제가 나서서 소용이 있다면 전 두말없이 YE 투자 회사의 문 앞에 가서 무릎을 꿇을 것입니다.”“하지만 정씨 일가의 데릴사위인 제가 정씨 일가를 대표해 무릎을 꿇는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김예훈은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정동철의 안색이 많이 어두워졌다.이 나이를 먹고 무릎을 꿇으라니? 게다가 그는 누구보다 체면을 중요시하는 사람이었다.새파랗게 젊은 친구한테 무릎을 꿇으라면 차라리 목을 매고 죽는 게 나을 것이다.그러나 문제는 김예훈의 말이 맞다는 것이다.정씨 일가의 태도를 보여주려면 어느 정도 신분이 있는 사람이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한다.아무나 찾아가서 사과한다면 소용이 없을 것이다.오히려 YE 투자 회사에서는 정씨 일가의 도발인 줄 알고 일을 그르치게 될 것이다.생각을 마친 정동철이 입을 열었다. “그래! 이 일은 이렇게 결정하지!”“지용, 네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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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정민아는 한숨을 쉬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도 어디까지나 정씨 일가의 사람이기 때문에 정씨 일가가 잘되기를 바랐다.지금은 정씨 일가한테 생사존망이 달린 중요한 시기이다. 정지용도 사과했고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기에 그녀도 더 이상 뭐라 할 수가 없었다.김예훈은 한숨을 쉬었다. 이번 기회에 정민아가 정씨 일가에서 더 큰 권력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었다.하지만 정민아는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이었다.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그녀를 대신해 권력을 쟁취한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정민아의 얼굴이 평온해진 것을 보고 정동철이 일어서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용아, 일이 결정된 이상 질질 끌지 말고 바로 오후에 해결하러 가거라. 후한 선물을 준비해가는 것을 잊지 말고.”정지용은 무슨 일이 있어도 YE 투자 회사로 가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정지용은 안색이 바뀌더니 정가을을 쳐다보았다.앞으로 정씨 일가에서 신분이 가장 고귀할 이 여자는 지금 이 순간,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그녀는 아직 복씨 가문으로 시집을 가지 않았고 복률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이럴 때, 그녀는 멍청하게 나서지 않을 것이다.만약 할아버지께서 자신한테 가서 무릎을 꿇으라고 하면 어떡할 것인가?그렇게 된다면 그녀는 복씨 가문으로 시집을 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정가을은 지금 이 순간 자기 몸을 엄청 사리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사고가 있어서는 안 된다.일이 결정되고 정동철이 손짓하자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리를 떴다.사람들이 떠난 후, 정지용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정동철 곁으로 다가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할아버지, 정말 제가 가야 하나요? 저...”“가야 해, 그것도 당당하게 가야 한다.” 정동철이 담담하게 말했다.“이번 일은 네가 실수한 거야, 정민아한테 덮어씌울 생각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하지만 이번 일은 너무 심각한 일이라 그런 데 신경 쓸 때가 아니야.”“네가 가서 무릎을 꿇는 게 너로서는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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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정진 별장을 나서는 정민아의 표정이 다소 가라앉아있다.김예훈이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물었다. “여보, 억울해?”“억울하냐고?” 정민아가 한숨을 내쉬었다. “난 정씨 일가의 사람이야, 그 사람들이 얼마나 형편없고 꼴불견일지라도 나한테는 가족이야.”“난 단지 아쉬울 뿐이야, 왜 멀쩡한 쇼핑센터 프로젝트를 접고 성남으로 가려고 하는지!”“쇼핑센터 프로젝트가 잘 되면 우리 정씨 일가가 입지를 다지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정씨 일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남해시의 일류 가문으로 거듭날 수 있어. 근데 다들 왜 이렇게 욕심이 과한지 모르겠어.”정민아는 마음이 괴로웠다. 쇼핑센트 프로젝트를 위해 그녀는 많은 것을 쏟아부었다.이런 결과가 있게 되어 그녀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하지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는가?그녀 혼자만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불가능한 일이다.“만약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거야?” 김예훈은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정씨 일가가 성남으로 가는 일은 배후에서 누군가 손을 쓰고 있다는 걸 김예훈은 알고 있었지만 말을 하지 못했다.지금의 이익으로 정씨 일가를 움직일 수 없다면 상대방은 틀림없이 다른 방법을 쓸 것이다.얻는 이익이 많을수록 정씨 일가는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될 것이고 더욱 비참해지고 수습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그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김예훈은 이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현재로서는 쇼핑센터 프로젝트를 매각한다는 건 더 이상 불가능한 일이야.” 정민아가 한숨을 쉬었다.“YE 투자 회사의 인맥이면 지금 상황에서 우리한테 대출해 줄 은행도 없을 거고.”“현재로서, 유일한 방법은 쇼핑센터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면서 성남 신도시 프로젝트를 가져와 YE 투자 회사와 손을 잡는 것이야.”정민아가 당당하게 말했다.“성남으로 가는 건 옳은 선택이야, 하지만 복씨 가문은 너무 세력이 강해. 이번에는 명의상 우리 쪽이 주도권을 차지했다고 하지만...”“그러나 복씨 가문에서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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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그날 오후, YE 투자 회사의 대표이사 사무실.김예훈은 최근에 회사로 자주 출근하지 않은 탓으로 처리해야 할 서류들이 아주 많았다.김예훈이 제시한 1조 원 계획은 현재까지 얼마 진행되지 않았다.오히려 이전에 했던 불량한 투자 항목들에 대해 김예훈은 자금을 회수하였다.그 덕분에 YE 투자 회사의 회사 자금은 이전보다 더 많아졌다. 물론 수익률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하지만 김예훈은 이건 회사를 개혁하는 시기에 반드시 겪어야 할 진통이라고 생각했다.서류를 다 처리하고 김예훈은 의자에 기대어 앉아 천천히 말했다. “임원진한테 전해요, 회사에서 사람을 파견해 성남시에 지사를 설립할 계획입니다.”“앞으로 회사 업무를 대대적으로 성남시로 옮길 생각입니다. 우리와 같이 가겠다는 사람은 지금 연봉의 30%를 더 드린다고 해요.”하은혜가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대표님, 성남은 김씨 가문의 세력이 꽉 잡고 있는 곳입니다...”“겉으로는 우리가 김씨 가문의 회사이긴 하지만 이렇게 돌아가서 자회사를 설립하는 건 김씨 가문의 체면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닙니까?”김예훈은 일어서서 하은혜의 어깨를 툭툭 쳤다.하은혜는 온몸이 뻣뻣해졌지만 내색하지 않았다.김예훈도 개의치 않고 창가로 걸어가 고층 건물들을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길은 우리가 갈 수밖에 없는 길입니다.”“김씨 가문에 내가 돌아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내가 계속 남해시에 틀어박혀 있으면 아마도 그들은 끊임없이 탐색하고 핍박하려 할 거예요...”“누군가에 당하는 것보다 내가 먼저 손을 쓰는 것이...”“3년이에요. 자그마치 3년입니다...”“내가 3년 동안 이 기회만 기다렸습니다...”“내가 얼마나 강한지를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난 모든 사람에게 말하고 싶습니다...”“난 잃어버린 물건은 꼭 내 손으로 다시 찾아오는 사람입니다!”미소를 짓고 있는 김예훈은 엄청 멋있어 보였다. “만약 내가 지금 돌아가지 않는다면 누군가는 밤잠을 설치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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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정지용은 화를 내고 싶었지만 결국 화를 억누르며 사정했다. “아주 특별한 사과이니 대표님께서도 좋아하실 거예요. 그러니 한번 물어봐요.”“특별해요? 얼마나 특별한데요?” 프런트 여직원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녀는 정지용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이내 뭔가를 깨달은 듯했다. “기억났어요. 듣자 하니 며칠 전에 정씨 일가의 부대표가 감정회에서 무릎을 꿇었다고 하던데 설마 그 사람이 당신이에요?”“만약 우리 대표님께도 무릎을 꿇을 생각이라면 한번 연락해보고요.”정지용의 얼굴이 이내 어두워졌다.이런 젠장, 이게 다 김예훈 그놈 탓이다!남해시에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다행히 이제 이곳을 떠나 성남으로 가게 되었으니 창피한 일은 성남에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정씨 일가가 성남의 이류 가문으로 자리 잡고 나면 그때 남해시로 돌아와서 이것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아무리 프런트 여직원이 자신을 비꼬아도 석고대죄하러 온 정지용은 억지로 웃음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맞아요! 그럴 생각이에요...”“어떻게 할 생각인데요?”“무릎 꿇고 사과할 생각이에요...”프런트 여직원은 경멸에 찬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녀는 약속대로 하은혜의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은혜가 전화를 받고 나서 대표이사 사무실로 들어와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대표님, 정씨 일가의 정지용이 왔다고 합니다. 대표님께 무릎 꿇고 사과하고 싶다고 하는데요...”“정말 온 거야?” 김예훈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정동철이 굽힐 줄도 아는 사람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정씨 일가의 파산을 막기 위해 애지중지하는 손자를 이곳에 보내다니.김예훈도 정동철의 속셈을 알아차렸다. 이건 정지용한테 공을 세울 기회를 주는 것이다.만약 정말 이 일을 해결한다면 정지용은 정씨 일가에서 큰 공을 세우는 것이며 앞으로 회장 자리에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는 것이었다.김예훈은 정지용이 쉽게 회장 자리를 차지하는 걸 그냥 두고 볼 수 없다.김예훈이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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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정진 별장.정씨 일가의 사람들이 서로 마주 보며 고개를 저었다.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YE 투자 회사는 남해시에서 하늘과 같은 존재다. 그만한 실력이 있고 자격이 있다.정지용 너도 능력 있는 사람이잖아?결국은 그들의 뜻대로 로비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어!우리가 모를 것 같아?남해시 전체에 이미 소문이 다 났다.“그만해!” 정동철이 손을 흔들었다. “듣자 하니 YE 투자 회사의 대표가 너의 태도에 매우 만족했다고 하던데!”“YE 투자 회사의 뒤에는 김씨 가문이 있어. 우리 가문이 아무리 복씨 가문과 손을 잡는다고 해도 김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어.”“비록 널 모욕하기는 했지만 난 이번 일은 네가 공을 세웠다고 생각해. 최소한 쌍방의 충돌을 막아냈으니까!”“이제 사람을 보내 YE 투자 회사와 협상을 하면 일이 잘 풀리게 될지도 몰라.”“지용, 네가 한 번 더 다녀오거라.”정동철은 희망에 가득 찬 얼굴을 하고 있다. 정지용이 이번 일을 잘 마무리한다면 그의 공은 엄청 크게 될 것이다.그러나 정지용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무슨 그런 농담을.그날 오후, 그는 이미 남해시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근데 또 찾아가라니? 무슨 일을 또 당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정지용의 모습을 보고 정동철은 한숨을 쉬었다. 그가 정씨 일가의 다른 사람에게 시선을 돌렸다.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안색이 변하며 정동철의 시선을 피했다.정지용도 가서 그런 꼴을 당하고 왔는데 다른 사람이 또 간다고? 운이 좋으면 모를까 하루 종일 무릎을 꿇게 될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정동철은 또 한숨을 내쉬었다.방금 좋은 일이라고는 했지만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도 잘 알고 있다.누가 체면을 마다하고 이 고생을 하려고 하겠는가?고개를 숙이고 있던 정지용이 갑자기 일어서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오늘 제가 무릎 꿇고 사죄한 덕분에 YE 투자 회사에서 우리를 용서했을 거예요!”“하지만 제가 또 나서는 건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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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요 며칠 남해시는 유난히 시끄러웠다.YE 투자 회사에 새로 부임한 대표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프로젝트를 다 접었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또한 그가 1조 원을 내놓으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고 있다는 것도 다들 알고 있다.누구나 탐내는 비즈니스이기는 하지만 거절당하는 게 부지기수였다.근데 뜻밖에도 정씨 일가와 같은 이류 가문에서 투자를 성공적으로 받았고 YE 투자 회사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러나 문제는 정씨 일가에서 이 좋은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는 것이다.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이 프로젝트를 매각할 생각을 하는 건지?결국, YE 투자 회사의 세력으로 볼 때 정씨 일가는 두말없이 계약에 따라 배상해야 한다.정씨 일가는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대표 정지용을 보내 협상을 시도하였고 결국 오후 내내 로비에서 무릎을 꿇다가 돌아갔다.보아하니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머리가 나쁠 뿐만 아니라 얼굴도 뻔뻔하기 그지없는 것 같다....이튿날 이른 아침, YE 투자 회사의 건물 앞에 고급 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많은 가문과 기업들이 이 웃음거리를 구경하러 온 것이다.YE 투자 회사에서 정씨 일가에 준 기한은 내일까지다. 오늘 정씨 일가에서는 반드시 협상하러 올 것이다. 다만 누가 올지는 모르는 일이다.그러나 반나절이 지나도 정씨 일가의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았다.왜냐하면 정민아가 집을 나서려 할 때 하은혜의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하은혜는 오늘 밤 직접 정진 별장으로 오겠다고 했다.대표님께서 해결 방안을 제시했는데 만약 정씨 일가에서 그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망하기만 기다려야 할 것이다......그날 저녁, 정씨 일가의 사람들이 또 다시 모여 자리에 앉아 과일을 먹고 있었다.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최근 며칠 동안 하나같이 집 밖을 나가지도 못하고 모두 이 일의 결과만 기다리고 있었다.사람들이 모이자 정동철이 자리에 앉아 급하게 입을 열었다. “민아야, 어서 말해보거라. 오늘 어떻게 됐어? YE 투자 회사에는 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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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정동철이 자신의 공을 인정해주자 정지용은 엄청 기뻐했다, 그가 들뜬 표정으로 정동철한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할아버지, 정씨 일가의 장손으로서 우리 가문을 위해 억울한 일을 당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앞으로 성남에 가면 우리 정씨 일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 큰 공을 세울 것이에요!”“그래! 할아버지가 역시 널 아낀 게 헛되지 않았구나!”정동철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이때, 정진 별장의 대문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이내 하은혜가 슬림한 양복 차림을 하고 천천히 걸어들어왔다.순식간에, 정씨 일가 사람들의 시선이 하은혜에게로 쏠렸다.하은혜 같은 큰 인물이 이곳을 다시 찾아오다니, YE 투자 회사 대표의 화가 이미 가라앉은 것 같아서 정말 기쁘고 축하할 만한 일이었다!“하 비서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얼른 앉으세요!” 정동철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하은혜가 이곳으로 온 건 YE 투자 회사의 태도를 대표한다.YE 투자 회사에서 한발 물러서야 정씨 일가에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하은혜가 신분을 내려놓고 정진 별장으로 온 건 설마 정씨 일가에게 기회를 주려는 것은 아닌지?정동철은 YE 투자 회사에서 정씨 일가에 더 큰 프로젝트를 가져다줄지도 모른다고 김칫국부터 마셨다.그도 그럴 것이 현재 정씨 일가는 꽤 인기 있는 집안이었다.하은혜는 담담하게 웃으며 정동철을 향해 깍듯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 회장님, 앉을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오늘 제가 이곳으로 온 건 정씨 일가에 기회를 드리려는 것뿐이에요.”“와-”이 말을 꺼내자 자리에 있던 정씨 일가 사람들이 모두 정신을 가다듬고 하은혜한테 집중했다.정동철도 무의식적으로 일어나 눈가에 경련을 일으켰다.정씨 일가에 기회를 준다고, 기회를 한 번 더 준다고 한다!도대체 어떤 기회란 말인가?설마 더 큰 기회가 생기는 것은 아닌 건지?설마 정씨 일가의 운이 그렇게 좋은 것인가? 이리 손쉽게 기회가 생기는 것인가?정씨 일가 사람들의 반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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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뭐라고!?2천억 원?!하은혜는 담담하게 말했지만 주위에 둘러싸여 듣고 있던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모두 숨을 들이마시며 충격을 받았다.역시 YE 투자 회사의 재력이 어마어마하구나!정씨 일가는 이 2천억 원 때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걱정하고 있었는데 말이다.결국은?YE 투자 회사는 아무렇지 않게 2천억 원을 내놓았다!정씨 일가의 모든 자산을 팔아도 기껏해야 2천억 원 남짓하다. 아니 심지어 2천억 원이 안 될지도 모른다!충격에 빠진 사람들은 하은혜를 쳐다보며 이내 눈빛이 뜨거워졌다.이 2천억 원이 있으면 정씨 일가는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도 쉽게 성남시에 입성할 수 있게 된다.그렇게 된다면 정씨 일가는 손해를 볼 일도 없고 남해시의 가업도 지킬 수 있게 된다.이때, 정동철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정씨 일가의 다른 사람들도 하나같이 감격해서 울고 웃었다.사람들이 흥분한 것을 보고 김예훈이 하은혜한테 눈길을 줬다. 이내 하은혜가 한 말을 듣고 그들은 흥분을 싹 가라앉혔다.“이 2천억 원은 저희 쪽에서 정씨 일가의 발전을 돕는 셈입니다.”“정씨 일가에서 앞으로 어디에 투자하든 어떤 사업을 하든 저희는 관여하지 않을 겁니다.”“단, 조건이 있습니다.”하은혜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정동철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 비서님, 조건을 말씀하세요. 우리 정씨 일가는 뭐든지 받아들이겠습니다.”“저희 YE 투자 회사에 정씨 일가 모든 산업의 51% 주식을 넘겨줬으면 합니다.” 하은혜가 또박또박 말했다.뭐!?이 말을 들은 정동철은 얼굴이 그대로 굳어졌다.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멍해졌다.51%의 주식, 그것도 모든 산업의 51%의 주식을 달라고?이건 정씨 일가의 의사 결정권을 YE 투자 회사에 넘기는 셈이다.다시 말하자면, 앞으로 정씨 일가는 온전히 정 씨가 아닌 것이다. 아무리 가문이 발전하고 기회를 얻는다고 해도 정씨 일가는 YE 투자 회사에서 장악하게 되는 것이다.이건... 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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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정동철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하은혜가 그의 말을 끊고 담담하게 말했다. “정 회장님, 그런 일은 물어보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지금 회장님께서는 눈앞의 일이나 생각하세요. 제가 바빠서요, 5분 더 드리죠.”“도대체 어떻게 할지 상의해보세요. 5분 뒤에 다시 오겠습니다.”하은혜는 말을 마치고 자리를 떴다. 정씨 일가의 사람들한테 생각할 시간을 주기로 한 것이다.정동철의 안색이 무척 어둡다.지금, 정씨 일가는 궁지에 몰리게 된 것이다.6천억 원을 배상하든지 아니면 땅을 잃든지.아니면 정씨 일가의 회사 소유권을 잃든지.어떤 면으로 보나 이건 엄청 어려운 선택이었다.바로 이때, 정가을이 갑자기 차갑게 말했다. “정민아, 언니가 그 대표랑 어떤 사이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우리 가문이 궁지에 몰리는 꼴을 그냥 두고만 볼 거예요?”“그래! 정민아, 넌 어떻게 이렇게 양심이 없어?”“정민아, 이게 네가 생각해낸 해결 방법이니?”“민아야, 방법을 좀 생각해보거라.” 정동철도 별다른 방법이 없자 뻔뻔스럽게 입을 열었다.정민아는 기가 막혀서 웃음이 나왔다. 방금 전까지도 내가 있든 없든 똑같다고 하더니 지금 나보고 방법을 생각해보라고?정민아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할아버지, 제가 나서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전 대표를 만난 적이 없어요. 근데 어떻게 도와달라고 사정하겠어요?”정가을이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정민아, 그 사람이 언니한테 마음이 있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언니 제 발로 그 사람을 찾아가요, 그럼 일이 해결될지도 모르죠.”“탁-”정가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김예훈이 손에 들고 있던 물컵을 던졌다. 정가을에 부딪히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곁에 떨어졌다.“정가을, 말 함부로 하지 마.” 김예훈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비록 자신이 YE 투자 회사의 새 대표이기는 하지만, 그녀가 정민아와 자신의 사이가 불순한 관계인 것처럼 말하는 게 언짢았다.정가을이 벌컥 화를 내며 일어서서 김예훈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찌질한 인간,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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