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철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하은혜가 그의 말을 끊고 담담하게 말했다. “정 회장님, 그런 일은 물어보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지금 회장님께서는 눈앞의 일이나 생각하세요. 제가 바빠서요, 5분 더 드리죠.”“도대체 어떻게 할지 상의해보세요. 5분 뒤에 다시 오겠습니다.”하은혜는 말을 마치고 자리를 떴다. 정씨 일가의 사람들한테 생각할 시간을 주기로 한 것이다.정동철의 안색이 무척 어둡다.지금, 정씨 일가는 궁지에 몰리게 된 것이다.6천억 원을 배상하든지 아니면 땅을 잃든지.아니면 정씨 일가의 회사 소유권을 잃든지.어떤 면으로 보나 이건 엄청 어려운 선택이었다.바로 이때, 정가을이 갑자기 차갑게 말했다. “정민아, 언니가 그 대표랑 어떤 사이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우리 가문이 궁지에 몰리는 꼴을 그냥 두고만 볼 거예요?”“그래! 정민아, 넌 어떻게 이렇게 양심이 없어?”“정민아, 이게 네가 생각해낸 해결 방법이니?”“민아야, 방법을 좀 생각해보거라.” 정동철도 별다른 방법이 없자 뻔뻔스럽게 입을 열었다.정민아는 기가 막혀서 웃음이 나왔다. 방금 전까지도 내가 있든 없든 똑같다고 하더니 지금 나보고 방법을 생각해보라고?정민아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할아버지, 제가 나서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전 대표를 만난 적이 없어요. 근데 어떻게 도와달라고 사정하겠어요?”정가을이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정민아, 그 사람이 언니한테 마음이 있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언니 제 발로 그 사람을 찾아가요, 그럼 일이 해결될지도 모르죠.”“탁-”정가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김예훈이 손에 들고 있던 물컵을 던졌다. 정가을에 부딪히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곁에 떨어졌다.“정가을, 말 함부로 하지 마.” 김예훈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비록 자신이 YE 투자 회사의 새 대표이기는 하지만, 그녀가 정민아와 자신의 사이가 불순한 관계인 것처럼 말하는 게 언짢았다.정가을이 벌컥 화를 내며 일어서서 김예훈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찌질한 인간,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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