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 사위의 모든 챕터: 챕터 151 - 챕터 160

2315 챕터

제151화

정민아는 부정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김예훈은 정민아의 손등에 손을 포개며 미소를 지었다.“너에게 줄게.”정민아가 흠칫했다.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오히려 선우정아가 김예훈을 힐끗 쳐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인간아, 능력이 없는 것도 모자라 나댈 줄도 모르네. 이 물건이 김 씨 가문에 들어가면 누가 되찾을 수 있겠어? 데릴사위 따위가 할 수 있겠어?’…“다음은 여섯 번째 경매품입니다. 이 물건은 우리 감정사들도 진위를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출처가 평범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앞에 오셔서 직접 감상하면서 입찰을 할지 말지…”그때 무대 위에 있던 여성 경매사가 경매장 분위기가 훈훈한 것을 발견하고 눈을 번뜩였다. 그리고 손 벽을 치더니 곧 커다란 나무 틀이 경매장 뒤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모두의 시선이 그 나무 선반에 모였다. 무슨 물건인지 신기했다. 오죽하면 경매장에 있던 감정사조차 눈을 뗄 수 없었다.곧 그림 한 장이 선반에 위에 나타났다. 강화유리로 표면을 덮어 가까이 볼 수 있지만 만질 수는 없었다.그림을 본 사람들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때 누가 입을 열었다. “이건 황공망의 ‘부춘산거도’ 아닙니까? 어떻게 이럴 수가?”“뭐요? 전설 속에서 10대 명화 중 하나인 ‘부춘산거도’라고요?”“입찰가는 얼마부터 시작합니까?”모두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골동품을 볼 줄 아는 거물들이 모두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경매사가 웃으며 말했다.“여러분이 이 물건을 알아보셨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판매자의 신분이 신비로워서 이 그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도 진위를 보장할 수 없고요. 그러니 입찰가는 여려분이 결정하세요. 여러분이 원하는 값을 내보세요. 오만 원이라도 됩니다.”경매사의 말에 모두 가짜라고 확신했다. 아니면 오만 원이라는 가격을 입에 내놓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 그림을 갖고 온 사람 신분은 평범하지 않다. 안 그러면 딱 봐도 가짜인 물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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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물론, 진짜 그림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모방품이야. 게다가 현대 작품이거나 온라인에서 구매한 공예품일 가능성이 커. 오만 원도 아깝다 이거야.”강문탁이 악센트를 주면서 말하는 동시에 경매사를 힐끗 쳐다봤다.“아가씨, 내가 당신들 운정경매장을 어떻게 하려는 게 아니라 사실대로 말한 것뿐이니까 신경 쓰지 마십시오.”경매사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이 그림에 대해 저희 감정사도 진위를 밝히지 못했습니다. 저도 그 이유를 알고 싶었는데 이미 두 폭으로 나뉘었군요. 저는 참 모방을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감정사는 가짜라고 말을 못했는데 이제 보니 굳이 감정하지 않아도 가짜인 것이 증명됐네요.”“이제 모두 아셨습니까? 이 그림은 오만 원도 아깝습니다.”강문탁이 비아냥거리면서 말했다.그 말에 여기저기서 박수갈채가 울려 퍼졌다.고수! 진정한 고수야!이 젊은이는 ‘부춘산거도’의 진위를 고전를 통해 분석해내다니.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한 수 위라고 칭찬했다.남해시에 이렇게 대단한 감정 고수도 있다는 것에 감탄했다.특별히 골동품을 매우 좋아하는 거물들도 강문탁을 감상하듯이 쳐다봤다. 방금까지도 그림의 진위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누가 입찰까지 하는 바람에 조바심이 나기도 했다.하지만 지금은 강문탁이 모든 사람의 꿈을 깨워줬으니 정말 대단하다며 고마워했다.필경 돈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니 가짜를 산다면 얼마나 찝찝할까!강문탁의 비아냥거리는 말투에 손건우도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데릴사위는 역시 또라이야. 운정 경매장에서 이득을 볼 줄 알았어? 개망신도 유분수지 강문탁만 위세 떨게 됐네.”방금까지만 해도 김예훈을 엄청 꺼려했는데 이런 또라이는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게 되었다.그때 선우정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강 도현님, 시간 되면 우리 집에 발걸음 하시겠어요? 당신 수준이라면 우리 가문에서 특약 감정사가 될 수 있습니다.”강문탁이 빙긋 웃으며 말을 아꼈다. 확실히 보물 감정에 재주가 있지만 오늘은 운이 좋게 마침 그 일을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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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김예훈은 호주머니를 한참이나 뒤져서야 겨우 오만 원짜리 한 장을 꺼냈다. 그리고 아쉬운 듯 경매사에게 건넸다.현금이 이것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푸하하하하.”“하하하하, 너무 웃겨. 진짜 오만 원을 주고 ‘부춘산거도’를 샀잖아.”“돈을 얼마나 안전하게 보관했으면. 잃어버릴가봐 그랬나?”“그랬겠죠. 아마 지금 전 재산이 오만 원일지 어떻게 알아요.”“김예훈, 그림 잘 보관해. 내가 시간 나면 가서 감상할게. 오만 원에 산 명화잖아. 하하하하…”손건우와 강문탁은 너무 웃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예훈 이 자식 정말 웃기다. 살아 있는 연극 배우인가?’김예훈은 원래 상대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민아의 안색이 점점 구겨지자 한숨을 내쉬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요즘 세월에 그 따위 고전을 좀 안다고 누구나 다 감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조용…한순간이었지만 모든 사람이 김예훈을 바라봤다.‘이 자식 또라이 아니야? 아직도 ‘부춘산거도’가 진짜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돈에 미쳤나봐.’강문탁도 비웃는 표정을 지었다. 김예훈을 계속 노리고 있었는데 한 번도 모자라 이번엔 자초해서 드리대니 어이가 없었다.‘이 자식 진짜 죽고 싶어?’“민아, 저 자식 입 좀 다물라고 하면 안 돼? 창피해 죽겠어.”조이영도 얼굴을 구기면서 말했다. 김예훈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이쪽을 쳐다보는 게 너무 싫었다.정민아가 어색하게 말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니 저러겠지?”정민아도 자신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몰랐다. 설마 김예훈에 대한 느낌이 달라졌나?김예훈은 조이영의 말을 들은 척도 안 하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정민아를 보면서 싱긋 웃었다.“’부춘산거도’의 전고를 말하자면 또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그해 무용사가 이 그림을 받은 후 직접 모사해 나중에 세상에 알려진 ‘부춘거사도’가 되었습니다. 거기엔 박물관에 전시된 잔본도 포함해서요. 사실은 모두 무용사가 모사한 잔본입니다. 제 말은 잔본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필경 무용사가 모사한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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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김예훈이 계속 망신을 당하면 강문탁은 음모를 꾸밀 기회가 생기게 된다.김예훈이 웃으면서 천천히 말했다. “여러분들도 황공망은 ‘원사가’ 중의 일원이고 가장 잘 그리는 그림은 산수화라는 것도 알고 계시겠죠. 수목화를 그리는 필력이 노련하고 단순하며 깊습니다. 전설 속의 ‘천강산수’ 수법입니다. 그로 인해 작품마다 웅장하고 수려한 분위기를 느끼게 합니다. 그러니 저 그림을 보십시오. 제가 말한 것과 같은지 말입니다.”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그림을 쳐다봤다. 김예훈의 말처럼 그럴 듯 해보였다.강문탁만이 콧웃음을 쳤다.‘이걸 갖고 시비를 건다? 인터넷에 떠도는 그림이 모두 복사기로 프린터한 걸 모르나? 원작처럼 프린트할 수도 있는데 말이야.’ 강문탁은 냉소만 칠 뿐 속으로 김예훈을 비웃었다. 김예훈은 주제넘게 나서서 사람들에게 자기가 오만 원을 주고 산 것이 가치가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을 뿐이라 생각했다.하지만 골동품 가문 출신이자 보석 감정에 진심인 선우정아는 진지하게 말했다.“당신이 한 말이 맞아요. 하지만 가짜는 가짜예요. 단순히 필법만 보고 분석한다면 진품을 찍은 사진으로도 충분히 그 효과를 알 수 있거든요. 당신이 산 그림이 정말로 진짜라면 말보다 증거를 내놔야죠. 만약 증거를 내놓았다면 저에게 무엇을 요구해도 흔쾌히 받아드리죠.”“확실합니까? 저를 아버지라고 부르라고 해도요?”김예훈이 냉정하게 말했다.“좋아요.”선우정아는 이를 갈면서 대답했다. “이 그림이 진품이라는 증거를 내놓으면요!”“와…”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경매장은 환성 소리로 떠들썩했다. 모두 김예훈의 표정을 보면서 속으로 애도했다.‘저 자식이 죽고 싶은가 보네. 감이 이런 말을 하다니. 그야말로 죽음을 자초하는 짓이구먼.’“그래요. 증거를 내놓으시오!”“내가 보기엔 저 데릴사위는 문맹에 도라이야.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를 갖고 막말을 해대면 되는 줄 아나? 감정의 감자도 모르는 것 같아.”“진정한 감정사라면 일리가 있고 증거가 있어야죠! 그런 헛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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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매화 손 접기는 1940년대 감정 대사들의 독보적인 비결로 어떤 골동품이라고 해도 손이 닿으면 그 진위를 감정할 수 있다고 했다.오늘날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선우 가문에서도 어르신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르신에게 매화 손 접기를 배워준 분이 더는 다른 사람에게 배워주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람에 지금까지 선우 가문 어르신만 알고 있다.그런데 데릴사위가 이 방법으로 감정을 해서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뭐? 매화 손 접기?”선우정아가 한 말을 들은 사람들이 어리둥절했다. ‘저 데릴사위가 진심인가? 아니면 진짜 그런 재주가 있단 말인가?’강문탁과 손건우도 서로 얼굴만 쳐다볼 뿐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들도 식견이 있는지라 선우 가문 어르신이 매화 손 접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외에 할 줄 아는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김예훈 같은 데릴사위가 아는 거지?경매장에서 오로지 김예훈만 담담할 뿐이다. 김씨 가문도 대업을 하는 가문이라 당시 무술뿐만 아니라 보물 감정, 피아노, 승마술과 기마술 등등 조금씩 섭렵했었다.하지만 조금씩 섭렵했다고 해도 일반인이 따라올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김 씨 가문에서 초청한 선생님들은 모두 세계에서 최고이기 때문이다.김예훈에게 감정을 배워준 사부의 이름은 지금까지도 무엇인지 모른다. 오로지 100세 어르신이라는 것만 알고 감정하는 솜씨와 눈썰미가 천하무적이라는 것만 안다. 그 어르신의 말에 따르면 김예훈은 청출어람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그때 김예훈은 감정에 큰 흥미가 없어 지금까지 발휘하지 못한 것뿐이다.오늘 모두 앞에서 보인 감정 방법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자신이 접은 부분을 부드럽게 만져보더니 돌아서서 선우정아를 바라봤다. “정아 씨, 방금 내가 진품이라는 걸 밝히면 아버지라고 부르기로 했죠?”그제서야 선우정아는 김예훈을 우습게 보지 않았다. 이 매화 손 접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선우정아도 자신의 실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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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강문탁의 얼굴빛이 변하더니 앞으로 몇 걸음 걸어가 차갑게 내뱉었다.“저는 그래도 이 그림이 가짜라고 생각합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짝퉁이죠. 선우 가문의 어르신이 감정계에서 선조급 인물이죠? 한 번 감정해주셨으면 하는데 부탁드려도 될까요?”선우정아는 흠칫 하더니 강문탁을 감상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자신도 이 그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니 아예 어르신을 모셔다 감정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 순간에도 냉정함을 유지하는 강문탁이 대단하다 여겼다. 이건 분명 훌륭한 남자라의 아우라다.선우정아가 심호흡을 하면서 앞으로 나섰다.“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할아버지를 모셔와 그림의 진위를 밝히겠습니다.”그리고 휴대폰을 꺼내서 영상통화를 걸었다.그 광경을 본 사람들이 극도로 긴장된 눈빛으로 바라봤다.선우정아의 할아버지 선우건이는 골동계의 원로급 인물이다, 지금은 연세가 많아 나서지 않지만 업계에서 명성은 여전히 쟁쟁했다. 듣건대 같은 물건이라도 선우건이의 감정서만 있다면 가격 차이가 10배나 난다고 한다.그렇게 대단한 분이 직접 나서준다면 ‘부춘산거도’의 진위를 무조건 알 수 있다.곧 영상통화가 연결되어 한복을 입은 노인이 화면에 나타났다. 백발 노인은 마치 신선 같은 기품을 뿜어냈다.세상에! 진짜 선우건이다!적지 않은 사람들이 놀라서 환성을 질렀다.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분을 이렇게 보다니 감격에 목이 메어왔다.분위기가 달라지자 선우정아도 자부심을 느꼈다. 김예훈을 힐끗 쳐다봤더니 담담한 표정이라 살짝 기분이 상했다.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르라고 했던 말만 생각하면 이가 갈렸다.그녀는 두말없이 휴대폰을 그림 앞에 가져가며 물었다.“할아버지, 오늘 황공망의 그림을 봤는데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밝혀주세요.”솔직히 선우건이는 살짝 화가 나 있었다. 하지만 황공망이라는 말에 놀랐다.황공망의 그림은 많지 않고 회화 역사상 지위도 높으니 중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영상통화 건너편에서 선우건이가 갑자기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정아, 그게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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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데릴사위 자식아, 선우정아에게 휴대폰을 돌려주지 못해?”“그런 식으로 반박하다니. 대가리 어떻게 된 거 아니야?”“우리도 미쳤지. 네 말을 믿었다니.”그 시각 모든 사람이 김예훈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끊임없이 비난했다.그때 영상 넘어 선우건이가 숨을 들이마시더니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천강산수’ 수법? 이건 황망공만의 독특한 화법이야. 가짜 그림에서 어떻게? 역사 이래 누구도 이 정도로 모방할 수 없었는데. 불가능, 불가능이야.”선우건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이 친구, 자네 말은 이 그림이 진품이라는 거지? 그럼 설명해 보게. 두 박물관에 전시한 잔본은 어떻게 된 일인지. 내가 직접 두 눈으로 봤지만 자네 그림도 가짜일리 없어. 진짜 희안하구먼.”두 박물관에 전시한 잔본이 진짜이지만 이 그림도 가짜일리 없다고? 이건 대체 무슨 상황이지?그 말에 사람들은 김예훈과 휴대폰을 번갈아 보면서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옆에 있던 강문탁은 눈살을 찌푸리며 김예훈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김예훈, 선우건이님께 말하는 태도가 뭐야? 예의가 하나도 없어! 어서 휴대폰을 돌려주지 못해?”지금 강문탁에게 그림의 진위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선우건이가 가짜라고 말했으면 아무리 진짜라고 해도 가짜여야 했다.강문탁은 김예훈에게 만분의 일이라도 기회를 주고 싶지 않았다.“너는 입 닥쳐!”갑자기 선우정아가 강문탁을 노려봤다. 그녀는 감정에 진심이라 할아버지의 말에서 알고 싶은 진실을 알게 되었다.선우건이가 생각에 잠겼다.“확실히 한 가지 가능성이 있지만 너무 희소해서 불가능하지만…이 친구가 당당하게 ‘부춘사거도’가 진짜라고 말하니 설명이라도 듣고 싶네.”선우건이의 말에 뜻이 담겼다. 설마 이 그림이 진짜란 말인가?방금도 그림이 진짜고 두 박물관에 있는 잔본도 진짜라고 했으면서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김예훈이 영상을 보며 웃었다.“선우건이 선생님께서 저를 시험하시려고 하네요. 그렇다면 저도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추측이 맞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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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선우정아는 김예훈의 판단을 믿지 않지만 선우건이는 100% 신뢰한다. 할아버지가 감정계에서 선조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대등할 사람이 몇 명밖에 되지 않는다.“이보게 친구, 조만간 우리 집에 와서 이야기를 나눴으면 하네.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야.”영상 넘어 선우건이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통화를 끊었다.김예훈은 아무렇게나 선우정아에게 휴대폰을 던져주었다.“방금 우리 했던 내기 기억하죠?”“나…”선우정아는 할 말을 잃었다. ‘진짜로 여기서 아버지라고 불러야 돼?’강문탁이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김예훈, 너 남자새끼 맞냐? 그냥 장난한 걸 갖고 진짜로 나오네? 너도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거야!”“입 다물어요!”선우정아가 갑자기 소리질렀다. 김예훈을 보는 눈빛이 상당히 혼란스럽지만 조용히 말했다.“김예훈 씨, 제가 잘못 봤어요. 우리 골동품 업계 사람들이 가장 중시하는 건 신뢰이니 말하면 말 한 대로 오늘부터 제…제가…”선우정아는 목까지 벌겋게 타올랐다. 한참이나 망설여도 끝내 ‘아버지’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안 됩니다!”“선우정아, 절대로 안 돼요. 어떻게 데릴사위를 그렇게 부를 수 있어요?”“저 자식은 그냥 개똥같이 운이 좋았던 거예요. 어떻게 당신과 비교할 수 있어요?”“맞아요. 이 그림을 감정한 것도 선우건이 대사이지 저 자식은 아닙니다.”모든 사람이 재빨리 나서서 말렸다. 만약 선우정아가 진짜로 그렇게 부른다면 선우 가문에 체면이 걸린 문제가 되고 모든 사람이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몇몇 사람들은 김예훈에게 무릎을 꿇고 싶었다. 그렇게 부르지 말게 해달라고 빌고 싶었다.선우 가문은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고!김예훈은 그런 사람들을 무시한 채 옆으로 지긋이 선우정아를 쳐다봤다.선우정아는 약간 혼이 날아간 것 같았다. 그래도 말하면 말한 대로 하는 성격은 어떤 남자들보다는 백배 나았다.그 순간, 김예훈은 선우정아를 높이 평가했다.잠시 침욱하던 김예훈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아 씨, 안 불러도 돼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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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정민아도 조급해하며 사과했다.“선우정아 씨, 죄송해요. 김예훈도 그냥 말뿐이에요. 마음에 두지 마세요. 따지지도 말고요.”강문탁이 유유하게 말했다. “정민아 씨, 아무리 남편이라도 그렇게 감싸는 건 아니죠. 찌질이라는 건 사실이잖아요. 그럴 필요 없어요.”선우정아가 눈살을 찌푸리더니 안색이 더 나빠졌다. 이미 끝난 일인데 왜 지금은 자신이 더 창피해지는지 알 수 없었다.그 때문에 목소리마저 싸늘해졌다. “김예훈, 우리 선우 가문의 명예를 갖고 장난할 수 없어요. 그러니 설명하세요. 아니면 절대 끝나지 않을 거예요.”김예훈은 점점 더 감탄했다. 이렇게 솔직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드물었다. “조급해 마시고 들어보세요. 전에 박물관에 있는 그림이 진품이라고 했지만 저는 이 그림이 진품이라고 했어요. 사실은 두 그림이 다 진품이었어요. 그렇다면 우리 두 사람의 보는 눈이 대단한 것이니 자연스럽게 승부를 가릴 수 없게 되었어요.”일리 있는 말에 모두의 눈빛이 달라졌다.두 그림이 모두 진품이라면 두 사람도 대단한 것이니 승부는 의미가 없게 된다.그 말에 선우정아의 굳은 표정이 느슨해졌다. 다행이라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저도 부르지 않아도 되네요.”김예훈이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얼음 같은 미인이 자기를 아버지라고 부른다면 자극적일지도 모른다. 선우정아는 어느새 대범하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저에게 생생하게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골동품 감정은 역시 편견을 갖지 말고 착실하게 해야 되네요. 전에 할아버지도 그 점을 말씀해 주셨지만 제 안목만 믿으려고 고집했어요. 이제 보니 저도 틀릴 때가 있네요.”김예훈도 웃으면서 손을 뻗어 작은 손을 살짝 잡았다.“선우정아 씨, 과찬이십니다. 오히려 제가 감사드립니다. 아니면 이 그림을 살 수 없었으니까요.”그 말에 주변 사람들의 눈이 뜨겁게 달아올랐다.‘부춘산거도’ 진품이다! 돈이 있어도 못사는 보물이다!강문탁은 눈에서 불을 뿜었다. 선우정아를 목표로 삼고 있었는데 김예훈과 악수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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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강문탁, 손건우, 조이영은 말할 것도 없다. 김예훈이 미워 죽겠는데 당연히 나서서 말해주지 않을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이 그림이 너무 유명하기 때문에 다시 경매를 하길 바랬다.그때 정장을 차려 입은 젊은 남자가 몇몇 경호원을 데리고 빠른 걸음으로 무대 뒤에서 걸어 나왔다.“윤 도련님…”경매사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 사람은 윤 씨 가문의 윤도훈이자 경매장 담당자이다. 그는 방금 일어난 일들을 알고 있다.윤도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현장을 쓱 둘러보더니 김예훈에게 시선을 고정했다.“김 선생님, 우리를 대신해 이 그림을 감정하셨죠? 우리 운정 경매장에서 사과의 뜻으로 오만 원의 감정료를 드릴 테니 부디 거절하지 말아 주십시오.”김예훈이 눈을 살짝 찡그렸다. ‘무슨 말이지? 감정료를 줘? 이건 완전 뻔뻔한데?’하지만 ‘부춘산거도’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이럴 수밖에 없었다.그때 강문탁이 웃으며 말했다. “윤 도련님, 데릴사위에게 그렇게 예를 갖추지 않아도 돼요. 오만 원에 이 그림을 가져갈 수 있겠어요? 웃기지 않아요?”윤도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강문탁을 쳐다봤다.‘저 자식이 일부러 그랬네. 운정경매장에서 기본적인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는 걸 모르나? 내가 친히 나섰는데 또 시비를 걸어? 죽고 싶나?’하지만 ‘부춘산거도’는 정말로 소중하기 때문에 배후 인물에게 밉보이면 안 되었다. 윤도훈은 별로 내키지 않아도 방법을 대서 그림을 회수해야 했다.윤도훈이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 만약 오만 원 감정료가 너무 적다고 생각하면 가격을 제시할 수 있어요? 공정한 가격으로 드리겠습니다.”김예훈이 상대방을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제가 당신들 경매장에 물건을 사러 온 거지 감정하러 온 거 아니에요. 헷갈리지 마세요. 이 그림은 내가 돈을 내고 산 겁니다.”순식간에 모두의 시선이 다시 모였다.‘이 자식이 진짜 죽음이 두렵지 않나봐. 정말로 오만 원에 가져가려는 건가?’도리상 윤 씨 가문에서 뻔뻔하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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