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능장군 용수님의 모든 챕터: 챕터 1371 - 챕터 1380

2444 챕터

제1371화

”얼마나 더 가야 해요?”하이힐을 신은 아엘이 더 이상 못 걷겠다며 주저앉았다.“차도 있는데 굳이 걸어가야 하냐고요?”“바로 앞이에요. 아니면 택시 불러줄 테니까 호텔 가서 쉴래요?”호텔에 가라는 말에 아엘이 벌떡 일어섰다.“싫어요. 같이 가요!”입을 삐죽 내밀면서 강서준을 향해 걸어갔다.한참 걸었더니 저 멀리 별장이 보였다.그때 중형무기를 들고 위장복을 한 용병들이 앞길을 막았다.용병들을 본 아엘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와. 용병군이야.”대응국 공주님으로 살면서 어떤 장면도 다 겪어봤었다. 그러니 용병들이 출동했다고 해서 전혀 놀라지 않고 오히려 흥분되었다.“누구냐?”기관총을 멘 한 중년 남자가 다가오며 물었다.강서준이 앞으로 나서자 숱한 기관총이 그를 향해 겨누었다.그가 손을 들어 움직이지 말라는 제스처를 보냈다.“용전 강서준이다. 우즈 보스 만나러 왔다.”“용전?”중년 남자가 고개를 갸웃거렸다.용전을 처음 듣는 모양이다.하지만 위에서 강서준이라는 자가 이곳에 온다는 언질을 주어서 알고 있었다.중년 남자가 무리의 우두머리인지 한참 머뭇거리더니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수색해.”강서준은 형검 외에 아무런 무기도 갖고 오지 않았다.“보스를 만나려면 어떤 무기도 못 가지고 들어가. 그러니 무기 다 내려.”강서준이 잠시 생각하더니 형검을 던져주었다.그런데 상대방이 제대로 잡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뜨렸다.우두머리가 떨어진 검을 들고 검날을 뽑아 보더니 피식 웃으며 감탄했다.“좋은 검이군.”강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잘 지키고 있어. 잊어버리는 날엔 책임을 물어내야 할 거야.”우두머리가 검을 집어넣고 뒤에 선 부하에게 건넸다.“남은 두 사람도 계속 수색해.”이혁은 아주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아엘은 아니었다.“그 더러운 손으로 감히 이 공주님의 몸을 수색한다고?”“거절해? 잡아!”우두머리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부하들에게 손짓을 했다.그러자 뒤에 선 부하가 총을 들고 다가갔다.“이것들이 감히 누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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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2화

아엘의 두 눈이 반짝거렸다.강서준이 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강할 줄은 몰랐다.수십 명이나 되는 용병을 눈 깜짝할 사이에 전부 쓰러뜨렸다.어떤 수법을 썼는지 그들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일어서지도 못했다.아엘이 해맑게 웃으며 강서준의 뒤를 쫓아갔다.“이렇게 대단한 줄 몰랐어요.”강서준이 웃어넘겼다.그러다 문득 잊어버린 것이 있어 돌아서서 손을 쭉 뻗었다.먼 곳에 떨어져 있던 형검이 자석이라도 붙은 듯 날아와 그의 손에 잡혔다.“가시죠. 우즈 보스가 어떤 사람인지 봐야겠어요.”강서준 일행이 멀리 사라진 뒤에야 한 사람이 겨우 일어나 휴대폰을 꺼냈다.“보스, 용전 강서준이 우리 형제들을 쓰러트리고 침입했습니다.”호화로운 별장 내부에서 덩치가 산만 한 흑인이 소파에 앉아 있다.부하의 보고를 듣더니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웃었다.“재미있군. 감히 내 구역에 침입해?”강서준 일행이 계속 걸어 별장에 접근할수록 경비가 점점 삼엄했다.백인, 흑인, 황인족 가릴 것 없이 경호원들은 모두 중형무기를 들고 지키고 있었다.윗선의 지시를 받았는지 이번엔 그들이 가는 길을 막지 않았다.그때 멀리서 한 승용차가 다가왔다.높은 콧날에 피부가 하얀 남자가 차에서 내리자 뒤에 흑인 부하들이 화전통을 들고 따라왔다.백인이 먼발치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손을 들어 앞길을 막았다.강서준도 발걸음을 멈추고 상대방을 쳐다봤다.그 장면을 본 아엘이 구시렁거렸다.“아타진에 무기를 장착한 개인 용병이 있다니. 돌아가서 어머니한테 청산하라고 일러야겠어.”“당신이 용전 강서준이야?”백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맞다.”강서준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먼 곳까지 울렸다.“새끼. 간이 부었구나. 감히 보스 구역에서 행패를 부려? 다 잡아!”백인의 명령이 떨어지자 주변에 무장한 용병들이 나타났다.심지어 먼 곳에 저격수까지 나타나 강서준, 이혁, 아엘의 가슴과 얼굴 그리고 머리에 레이저를 쏘았다.그러나 세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군인 출신인 강서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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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3화

한창 의기양양하게 말하던 백인의 몸이 갑자기 하늘에 뜨더니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강서준이 무서운 기운을 뿜어냈더니 주변의 모든 용병이 쓰러졌다.오로지 기운만으로 모든 사람을 물리친 것이다.멀리서 총을 겨누던 저격수마저 일어날 힘이 없어 안간힘을 썼다.강서준이 기운을 거둬들이고 바닥에 떨어져서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는 백인에게 다가갔다.그리고 발로 백인의 얼굴을 밟고 차분하게 말했다.“내가 우즈를 찾으러 온 것은 그자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일어서서 안내해.”백인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신이 왜 갑자기 바닥에 내팽개쳤는지 알 수 없었다.‘이 사람 뭐야, 신이야?’이혁도 강서준의 실력에 깜짝 놀랐다.8단 무술인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 실력이 어느 정도 강한지는 오늘 처음으로 봤다.아엘은 어안이 벙벙했다.다시 한번 그의 실력에 감탄했다. 아니 그녀의 예상을 초월했다.“사람 맞아요?”충격이 가신 뒤 아엘은 몇 번이나 강서준을 뒤돌아보았다.대응국에서 강한 기사들이 누구인지 알고 그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봤었다.하지만 대응 황족에서 최강자라고 해도 소리 없이 이렇게 많은 사람을 쓸어버리지는 못했다.강서준이 백인의 멱살을 잡아당겨서 일어 세웠다.백인은 비틀거리며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별장에서 우즈가 한창 젊은 여자를 껴안고 있을 때 백인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우즈 앞에 도착하자 더는 버티지 못하고 바다에 쓰러졌다.강서준은 그런 백인을 무시해 버리고 별장 거실을 둘러보았다. 이때 마침 여자와 노닥거리는 흑인을 발견했다.미리 독보운이 보낸 자료를 봤기에 덩치가 큰 흑인이 우즈라는 걸 한눈에 알아챘다.강서준이 성큼성큼 걸어서 우즈의 맞은편에 앉았다.잔뜩 흥분한 아엘이 그의 옆에 앉고 이혁이 그의 뒤에 섰다.우즈가 다리에 앉은 여자를 밀치고 강서준을 힐끗 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용전 보스 강서준?”“그래.”강서준이 가볍게 대답했다.“간이 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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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4화

난생처음 보는 장면이었다.‘한 손으로 총알을 잡아? 이게 사람이야?’우즈는 계속 식은땀을 흘렸다.아엘은 다시 강서준을 보더니 눈동자를 굴리며 생각에 잠겼다.한참이 지나서야 우즈는 정신을 차렸다.마치 귀신을 본 것처럼 몸을 부르르 떨더니 공손하게 물었다.“혀, 형님. 조사하고 싶은 사람이 누구신지?”강서준이 이수빈의 사진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리고는 우즈의 앞으로 내밀었다.“이수빈이라고 대하 사람이야. 2개월 전에 유럽에 왔는데 대응국 국경의 시몬국에서 납치당하고 지금은 행방불명인 상태야.”“내, 내가 지, 지금 당장 사람을 풀어서 찾아볼게.”“그래. 내일까지 이 사건의 경위를 밝혀. 아니면 넌 이 세상에 살아남을 가치가 없어.”강서준이 말을 끝내고 돌아서 나오자 아엘과 이혁이 뒤를 따랐다.그들이 떠난 뒤 우즈는 온몸이 마비된 듯 소파에 드러누웠다.“오 마이 갓. 정체가 뭐야?”액션 영화에서만 봤던 장면을 현실에서 보다니 지금도 믿기지 않았다.밖에 나온 아엘이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강서준 씨, 당신 대체 얼마나 강해요?”“내가 기사들한테서 대하에 고대 무술인이 존재한다고 들었어요. 그들도 경지가 있다던데 가장 낮은 경지가 1단이고 높은 경지가 9단이래요. 당신은 몇 단이에요?”“이봐요. 나 좀 봐줘요. 그렇게 무뚝뚝하게 굴지 말고.”…아엘의 질문에 강서준은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그는 지금 이수빈의 사건에 대해 생각하는 중이다.만약 일반 사람들에게 잡혀갔다면 우즈가 찾아낼 수 있지만 신비한 세력들의 짓이라면 우즈의 능력으로 한계가 있다.“보스, 이제 어떡하실 겁니까?”이혁이 물었다.강서준이 한참을 생각하다 말했다.“일단 이곳에서 하루 머물면서 우즈의 답변을 기다리자. 만약 아무도 조사해 내지 못하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어.”“알겠어요. 지금 호텔을 예약할게요.”우즈와 만난 뒤, 그들은 아타진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한편, 교토.김초현은 교토로 돌아온 후 계속 치료를 하면서 체내의 한기를 제거했다.하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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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5화

침대에서 일어서는 순간, 가슴에서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그녀는 가슴에 손을 얹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한참 정지 상태로 서 있고 난 뒤에야 고통이 완화되었다.김초현은 집에서 나가 사합원의 대문을 열어주었다.문밖에 늘씬한 몸매에 예쁘게 생긴 여자가 서 있었다. 여자는 갈색 머리를 정수리에 올려 하나로 묶어 청순미가 흘러넘쳤다.여자는 약을 들고 문을 열어 주길 기다렸다.김초현은 강영을 힐끗 쳐다봤다.“들어와요.”강영은 뒤를 따라 거실까지 들어왔다.그리고 손에 든 약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이건 우리 가문 선배님께서 지은 약이에요. 내상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좋아요.”그리고 흰색 작은 병도 꺼내 놓았다.“이건 우리 가문 약방에서 가져온 내상 치료제예요.”“고마워요.”어두웠던 김초현의 안색은 어느 정도 풀렸지만, 그래도 눈빛에는 여전히 경계심이 보였다.“이 약들은 내게 소용없어요.”“정말 괜찮아요?”강영이 그녀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얼굴에 핏기가 없는 것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서 은근히 걱정스러웠다.“아니면 약왕곡에 가봐요. 거기 의술은 전하 제일…”김초현이 손을 들어 강영의 말을 잘랐다.“용건만 말해요. 할 말이 없으면 그냥 돌아가고요. 폐관하고 치료해야겠어요.”“중요한 일은 아니에요.”강영은 속으로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정리한 뒤에 입을 열었다.“유럽에서 온 소식인데요. 그곳에서 글로벌 무술 교류대회를 진행한대요. 주최자는 대응국의 헤일리 가문이고요.”별로 관심이 없던 김초현이 대응국이라는 말에 살짝 긴장하며 물었다.“서준 씨와 관련 있어요?”강영이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렇지는 않을 거예요.”김초현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헤일리는 어떤 가문이에요?”“무술 교류대회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특별히 조사해 봤어요. 대응국에서 헤일리 가문의 위치는 대하의 강씨 가문과 엇비슷해요. 이번에 그 가문에서 절반 재산과 중신의 검을 경품으로 내놓았어요. 만약 글로벌 무술 교류대회에서 1등을 취하면 중신의 검과…”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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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6화

”약왕곡?”문득 방금 강영이 한 말이 떠올랐다.그제야 약왕곡에 약선을 찾으러 가서 치료받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목표가 생기니 더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았다.방에 들어가 옷장을 열고 비밀 상자를 꺼냈다.천문 장문인의 가면과 옷 그리고 진사검을 트렁크에 챙겨 넣고 급하게 집을 나섰다.그리고 비행기를 타고 약왕곡이 위치한 도시로 향했다.그때 사합원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강영이 모습을 드러냈다.김초현이 떠난 방향을 지긋이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네. 약왕곡에 치료하러 갈까, 아니면 바로 대응국에 갈까?”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 그걸 생각해도 소용없었다.김초현에게 마음 준비를 하라고 소식을 흘린 것이다.약왕곡은 대하의 서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서남 지역의 깊은 산속에는 초행길이지만 대하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천문의 장문인으로서 약왕곡의 위치를 알아내기는 식은 죽 먹기였다.지금 천문은 대하 고대 무술계에서 가장 강한 세력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전방에 수많은 산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고 산 아래에 작은 마을이 하나 있었다.마침 점심시간이라 마을 곳곳에서 연기라 피어올랐다.다들 점심밥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양이다.이곳이 바로 약왕곡의 외문제자들이 거주하는 곳이다.비록 외문제자라고 하지만 일반 백성들과 다를 바가 없이 모두 농사를 직접 지으며 생계를 유지했다.김초현은 귀신 가면을 쓰고 검은색 외투를 걸치고는 성큼성큼 마을로 들어갔다.마을 입구에 도착하기 전에 마을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그들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김초현을 바라봤다.괭이를 든 한 농부가 다가오더니 잔뜩 경계하는 표정으로 물었다.“당신은… 자네는 어디서 왔는가? 여기에 무슨 일로 왔지?”“천문 문주다. 약선을 찾으러 왔다.”김초현은 목소리를 변조하고 대답했다.천문 문주라는 말에 농부는 뒷걸음을 쳤다.지금 신분이 농민이지만 약왕곡의 제자라 천문을 알고 있었다.김초현은 외문제자들을 상대하지 않고 진사검을 들고 마을로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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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7화

신선처럼 고귀한 기품을 뿜어내는 노인이 바로 약왕곡의 곡주, 별칭 약선이다.그의 의술은 대하에서 제일이라 강씨 가문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약선은 두 손을 앞으로 모아 인사를 올리며 물었다.“천문 문주께서 이곳까지 왕림하셨는데 마중을 나가지 못해서 송구합니다. 그런데 천문 문주께서 무슨 용건으로 약왕곡에 들르셨습니까?”최근 고대 무술계에 명성이 자자한 천문 장문인의 앞에서 약선도 감히 소홀히 대하지 못했다.“치료하러 왔어요.”김초현은 감추지 않고 이곳에 온 목적은 한마디로 말했다.“치료요?”약선이 당황했다.그의 뒤에 선 제자들이 경계하는 태세를 취했다.“네.”김초현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며칠 전에 천산파의 조상 진청산과 대결했는데 그분께서 고대 무술계에서 실전된 절학을 수련했다는 걸 미처 몰랐어요. 100년 전에 명성이 자자했던 현영장에 맞고 지금 체내의 한기를 제거할 수 없어 특별히 약왕곡을 찾아왔어요.”“현영장이라고요?”약선이 움찔하더니 가면을 쓴 김초현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그럴 리가. 진 선배는 무맹에서 최고 자리에 선 무술인이라 100년 전부터 무맹에서 명성을 떨치신 분인데 어찌 그런 사악한 무공을 익혔단 말입니까?”“내 말을 못 믿겠다는 겁니까?”김초현이 나지막하게 물었다.“그런 뜻은 아닙니다. 문주님, 이쪽으로 오십시오.”천문 문주의 앞에서 아무리 약선이라도 함부로 거절하지 못했다.그러니 직접 나서서 약왕곡으로 안내했다.진청산마저 패배한 상황에서 천문 장문인이 약왕곡에서 행패를 부린다면 약왕곡의 입장에서 큰 재해를 맞이하게 된다.약왕곡 내 어느 나뭇집.김초현이 나무 의자에 앉자 약선이 옆에서 분부했다.“문주님, 손을 내밀어 주세요. 맥을 짚어보겠습니다.”김초현이 가죽 장갑을 벗고 소매를 걷어 올렸다.가늘고 하얀 손을 보던 약선이 속으로 깜짝 놀랐다.‘천문 문주의 정체가 여인이었구나. 손이 어쩜 이리도 희고 고울까? 아마도 젊고 어여쁜 미인이겠지.’“왜 그러세요?”김초현이 나지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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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8화

김초현의 증상은 일주일 내에 치료할 방법이 없었다.약선은 비록 치료할 자신이 있지만 적어도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안 돼요.”김초현의 태도는 단호했다.“일주일. 반드시 치료하세요. 아니면 약왕곡을 멸망시킬 거예요.”“약왕곡을 멸망하고 저를 죽인대도 치료할 수 없어요.”김초현은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키고 사과했다.“죄송해요. 제가 감정 조절을 못 했어요. 하지만 저한테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일주일, 일주일 뒤에 대응에 도착해야 해요. 약선의 의술은 대하에서도 최고라고 하던데, 약선이 치료할 수 없다면 누가 치료할 수 있겠어요?”약선이 침묵했다.그동안 외계에서 천문이 사악한 문파라고 떠들어댔다.천문파마저 천문에 귀순했다는 소식을 듣고 특별히 사람을 보내 상황을 알아봤다.그런데 천문이 천산파에 대학살을 벌인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한 사람도 다치게 하지 않았다.오직 천문 장문인과 진청산이 한번 겨룬 것이 다였다.약선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문주님의 내상은 일주일에 치료할 수 있어요. 하지만 체내의 한기는 어쩔 도리가 없네요.”그 말에 김초현은 사색에 잠겼다.지금 내상을 입은 데다 한기까지 겹쳐 몸이 더는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만약 내상을 치료한다면 한기를 단기간에 제거하지 못해도 실력을 발휘하는 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 여겼다.“그럼 약선 선배님께 부탁드리겠습니다.”그래도 그녀는 고대 무술계에서 덕망이 가장 높은 선배인 약선을 진심으로 존경했다.실력은 강하지 않아도 신망이 두텁고 지금까지 수많은 무술인을 치료해 왔다.“내상이 심해서 치료하는 방법도 까다로워요. 일주일 내에 치료하고 싶다면 한 가지 약재가 필요합니다”김초현이 물었다.“무슨 약재요?”“’구엽번화’라는 약재입니다.”“그건 뭡니까?”약선이 설명했다.“희귀한 약재로 내상 치료에 빠른 효과를 주지요.”“어디에 있어요?”“저희 약왕곡 뒷산에 한담이 있는데 깊은 곳에 들어가면 구엽번화를 찾을 수 있어요. 그런데 한담의 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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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9화

“알겠어요.”김초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몸을 돌려 한담으로 뛰어들었다.차디찬 한기가 모공을 뚫고 뼛속까지 스며들었다.마치 얼음 늪에 들어온 것처럼 온몸이 오돌오돌 떨렸다.그 순간 몸의 피가 들끓기 시작했다.영귀의 선혈이 끓어오르면서 거대한 힘이 온몸으로 쫙 퍼지더니 한기를 차단했다.김초현은 깊은 곳을 향해 헤엄쳤다.들어가면 갈수록 물 온도가 더 차갑고 수압도 강해졌다.수압이 너무 강력해서 영귀의 힘으로도 저항하기 버거웠다.그제야 8단 강자라도 깊은 곳까지 들어갈 수 없다는 말에 실감이 났다.점점 수압을 견딜 수 없었다. 피부가 무언가에 눌린 것처럼 찌릿찌릿 아파왔다.“버텨! 구엽번화를 찾아서 내상을 치료해야 대응국으로 갈 수 있어. 대회에서 1등을 하면 중신의 검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김초현은 스스로 용기를 주었다.그러자 마음속에 강한 신념이 솟아올랐다.진기로 영귀의 힘을 끌어내 계속 깊은 곳을 향해 움직였다.3천 미터, 5천 미터. 8천 미터까지 들어갔다.하지만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온도와 수압 때문에 더는 견지할 수 없었다.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전력을 다했더니 오히려 내상을 건드렸다.게다가 체내의 한기 때문에 온몸이 쑤시고 아파왔다.순간 생명의 위험을 느끼고 재빨리 떠나려고 했다.아니면 질식해서 죽을 것이다.상처가 다시 재발하자 김초현은 당황했다. 위로 올라가면서 의식이 점점 희미해져 더욱 긴장되었다.신속하게 석벽을 따라 올라가면서 암석을 끌어당겼다.그 힘을 빌려 계속 위로 올라갔다.그런데 얼마 올라가지 못하고 암동이 눈에 띄었다.암동에 접근했더니 거대한 소용돌이에 빨려 그 속으로 들어갔다.순간 당황해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몰랐다.가냘픈 몸이 소용돌이에 휘말려 순식간에 바닥으로 들어가자 점점 의식을 잃고 기절해 버렸다.얼마나 지났는지 김초현이 슬며시 눈을 떴다.가면은 이미 소용돌이에 벗겨져 어딘가 사라졌다.눈을 뜨자마자 차가운 한기를 느끼고 주변을 둘러보았다.온통 캄캄하고 한 줄기 빛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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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0화

김초현은 석벽의 암동에 빨려 들어갔다. 암동에서 강력한 소용돌이가 치면서 바닥에 떨어졌다. 그렇게 정신을 잃고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이곳에 누워 있었다.도대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출구를 찾아서 나가야 했다.언덕에 올라와 봤더니 습기로 인해 바닥은 온통 이끼로 뒤덮였다.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어가면서 살펴봤다.대개 어떤 곳인지 파악했다.지하 암동이다. 이 암동은 기껏해야 500제곱미터 정도에 불과하지만 석벽으로 둘러싸여서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나가는 길이 없어?”김초현은 습한 동굴 속에 서서 손으로 턱을 고이고 중얼거렸다.“다시 물속에 들어가야 돌아갈 수 있는 건가?”출구가 없는 이상 물속으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지금 몸 상태로 더는 움직일 힘이 없다.또다시 강력한 소용돌이를 만난다면 다시 살아날 보장이 없으니까.바닥이 습기 때문에 축축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저앉았다. 영귀의 힘을 끌어내 체내의 상처를 진정시키면서 주변을 주시해 보았다.바로 그때 석벽에 새긴 글자를 발견했다.호기심에 치료를 중단하고 석벽으로 다가갔다.석벽에도 이끼가 잔뜩 꼈지만 이끼가 없는 곳엔 글자가 보였다.글자를 보려면 이끼를 전부 제거해야 했다.“진사검.”문득 진사검이 떠올랐다.그런데 암동에 들어오면서 정신을 잃은 탓에 진사검을 놓쳐버렸다.진기를 움직이자 다시 영귀의 피가 끓어올랐다.어렴풋이 진사검의 위치를 감지했다.진사검도 그녀의 체내에 있는 영귀의 선혈을 감지했는지 한담 밑 부분에서 빠르게 솟아 올라오더니 암동의 강한 소용돌이를 뚫고 물길을 따라 밑으로 떨어졌다.슈우욱!그때 진사검이 물속에서 튀어나왔다.김초현은 검을 받아 쥐고 소중한 물건들 다루듯 쓰다듬었다.창백한 얼굴이지만 검을 아끼는 기색이 역력했다.“내 기운을 감지하고 찾아오다니 정말 신검이 따로 없네.”진사검으로 신속하게 석벽 위에 깔린 이끼를 제거하자 문자들이 또렷하게 보였다.이건 천 년 전의 문자다.마검을 배우면서 특별히 인터넷을 통해 번역하고 배운 덕분에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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